기꺼이 파란만장하시라 - 컬투 정찬우의 돌직구 인생법
정찬우 지음 / 청림출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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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컬투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컬투 정찬우님이 책을 썼다고? 다들 궁금할 것이다. 도대체 어떤 책을 썼을까?

그런데 이 책은 정찬우님이 쓴 책이 아니라 떠든 것을 적어낸 책이란다. 너무 솔직한 거 아냐?

역시 컬투다. 솔직하고 화끈해서 좋다.

말로 웃기고 울리는 타고난 입담꾼답다.

근래 유명연예인들의 책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대중에게 많이 알려졌다는 점에서 저절로 홍보가 될 것이고, 내용과 상관없이 그 당사자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당연히 구입할 거라는 속셈?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예인이라면 오히려 대중 입장에서 좀더 알고 싶고, 그러한 요구를 책으로 보여준다면 서로 만족스러운 거니까.

정찬우님도 이전부터 책을 내보자는 제의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 워낙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 경험이 많으니까. 하지만 전문적인 작가도 아닌 사람이 글을 쓰고 책을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서 거절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신을 인터뷰해서 책을 낸다고 하니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었던가보다.

나도 가끔은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이나 하고 싶은 말이 바로 글로 써지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 적이 있는데, 단순히 말이 글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진심을 전달할 수 있게 다듬어진 글로 전환되는 것 말이다. 편지를 쓸 때도 쓸 말은 많은데 막상 한 글자 적기가 어려운 것을 보면 말 잘하는 것과 글 잘쓰는 것은 별개 영역인 것 같다. 말은 의미전달만 되면 대략적으로 이야기해도 괜찮지만 글로 쓴다는 건 단어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어서 좀더 신중하게 되는 것 같다.

어찌됐든 시원하게 말 잘하는 정찬우님의 말을 알기 쉽게 잘 다듬어 쓴 이 책은 두루두루 마음에 든다.

<안녕하세요>라는 TV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 고민을 해결해주는 컬투의 역할을 이 책에서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여러 사람의 다양한 고민에 대해서 '내가 해결해줄게'가 아니라 '나는 이랬어'라고 말해준다. 세상에 아무 고민없이 살았을 것 같은 사람도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 괴롭고 힘든 사정이 있다는 걸.

"기꺼이 파란만장하시라"

공감한다. 철없던 시절에는 어려운 고비마다 불평이 먼저 튀어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살다보니 알 것 같다. 산다는 게 원래 힘든 거라고. 힘든 줄 알면서도 왜 사냐고 묻는다면? 그건 정찬우님의 어머니 말을 슬쩍 빌려 말하고 싶다. 누가 대신 답해줄 수 없는 것, 그 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겠지.

세상에 365일 괴롭고 힘든 사람도 없고, 365일 즐겁고 기쁜 사람도 없다. 내가 힘들 때는 나만 힘들고, 남들은 다 편해 보이는 법이다. 하지만 잠시만 주위를 둘러보면 힘든 건 나만이 아니다. 오늘 힘들어 눈물 찔끔나다가도 내일 웃을 수 있는 것이 인생이더라.

파란만장 정찬우님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보니 깊이가 느껴진다. 우여곡절 인생사를 거치면서 단단해진 느낌이 든다. 흔들림 없이 설 수 있는 사람? 아니, 흔들려서 쓰러져도 다시 일어설 사람? 인생이 원래 꼬이고 깨질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 철드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서 많이 흔들리고 깨져본 사람이 잘 일어설 수 있는 것 같다.

수많은 고민을 보면 분명 당사자에게는 괴로운 일이겠지만 수긍하고 바라보면 그 고민조차 나를 키워가는 자양제라고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은 없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면서, 나 자신의 고민도 스스로 끌어안을 수 있는 용기가 생기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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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소년 2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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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윤 피살사건 1급 용의자 안길모의 심문조사는 어떻게 되었을까?

위 질문의 대답이 2권의 결말이다.

<천국의 소년>은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뻔한 결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반전이 있다.

길모와 날치는 마카오 카지노에서 도박에 손을 댄다. 이유는 한 가지, 영애의 엄청난 빚을 탕감하기 위해서.

평생 배고픔을 짐짝처럼 메고 다닌 소년, 날치는 길모의 유일한 친구였다. <영웅본색>의 주윤발처럼 죽고 싶다던 날치는 결국 더 높은 하늘나라로 갔고, 길모는 영애를 쫓아 서울로 향했다. 길모의 눈으로 바라본 서울은 어떤 모습일까?

대한민국에서 길모를 맞이해준 사람은 교화소 소장 윤영대.  그는 남한에서 탈북자를 돕는 단체를 만들어 윤회장으로 불리며 모범적으로 살고 있다고 했다. 윤회장은 겉으로는 기독교인이 되었지만 철저한 자본주의자가 되어 돈을 맹신했다. 길모를 이용하여 주식투자를 하고 부자 노인을 속여 길모를 북한에 두고 온 혈육으로 소개했다. 그런데 정말 부자 노인은 길모를 자신의 손자라고 생각했을까?  길모는 할아버지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중요한 건 있거나 없는 것이 아니라 있다고 믿는 거예요. 하늘에 아버지가 계시느냐고 물었더니 아버지가 그렇게 말씀하셨거든요."

그래서 할아버지는 자식들이 요구하는 유전자 검사를 거부하고 길모를 손자로 받아들였다. 정말로 우연의 일치였을까? 할아버지가 젊은 아내와 헤어지면서 나눴던 이야기. 중요한 것은 내가 곁에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가 아니라 있다고 믿는 것이라고 말이다.

무엇이 진실이든 우리에게 믿는다는 건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윤회장은 비열하게 길모를 이용하여 돈을 벌었지만 그가 믿는 건 '돈'이었다. 얼만큼 벌어야 만족할 수 있을까?  돈이 주는 믿음이 자신을 얼만큼 지켜줄까?  과연 윤회장은 행복했을까?  행복했을지도 모른다. 그건 그 사람의 삶이니까.

 

"영애야, 복리를 계산하는 법과 오일러 수의 기능과 해법을 안다고 내가 돈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돈을 바라보고, 날치는 돈을 탐하지만 돈의 주인은 되지 못했어. 돈은 누구에게도 소유를 허락하지 않는 고집 센 아가씨 같아. 누군가 품에 안으려 하면 달아나버리니까. 많이 가진 사람은 더 많이 가지려 하고 적게 가진 사람은 가진 것이나마 빼앗기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지만 모두가 불행하긴 마찬가지지.

공화국에서는 많이 가진 사람도 적게 가진 사람도 없었어. 모두가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으니까. 그때 우리는 행복했었나? 그런 것 같기도, 아닌 것  같지고 해. 돈을 몰라서행복했지만 돈이 없어서 불행했으니까....... 너의 길모."

 

자본주의에서 돈은 총과 칼보다 무서운 흉기가 된다. 공화국에서는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만 이 도시에서는 돈이 사람을 죽인다. 약한 자들은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열심히 늦은 밤까지 일해도 생활은 쪼들리고 빚은 늘어가는 마트 아줌마.  아줌마는 자신을 잡아먹고 있는 괴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혼자만의 세계에 갇혀 있던 소년에게도 타인의 아픔을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숫자는 0이야.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하나가 더해지거나 덜해지면 괴물이 되는 건 시간문제거든.

1에 0을 더하면 1이 될 것 같지?

아냐. 1에 0을 더하면 10되지. 거기에다 또0을 더하면 100이 되고...... 빚은 스스로 증식하는 괴물이야." (122p)

 

윤회장과 함께 미국으로 떠난 영애. 보통 사람이었다면 자신을 배신한 영애를 미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길모에게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사랑하지 않는 모든 것이다. 그리고 영애는 길모를 배신한 것이 아니라 윤회장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길모 또한 영애를 놓을 수 없기 때문에 따라간 것이다. 남들은 그것을 무엇이라 부르는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운명적인 사랑이라고 적고 싶다.

길모는 자신을 심문한 CIA요원 안젤라에게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로 모든 걸 고백한다. 

참이지만 증명이 불가능한 수학적 명제.

부정도 증명도 할 수 없는 문제.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 안길모는 '나는 거짓말쟁이다'라고 살인현장에 메시지를 남겼고 그는 진실을 위한 거짓말을 했다.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보던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더 넓은 세상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소년을 통해 진실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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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의 소년 1
이정명 지음 / 열림원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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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야, 세상은 아름다운 곳이란다. 그걸 잊으면 안 돼!"

"선생님.  세상은 아름다워요. 왜냐면 세상은 수로 만들어졌으니까요."

"그리고 세상은 자기가 아름다운 걸 어떻게 알죠?"

"세상은 수많은 눈을 가지고 있어. 아주 작고 예쁜 눈들 말이야.

그 눈은 별들, 나뭇잎들, 소라들, 달팽이들, 고양이들, 잠자리들, 박쥐들의 눈이고 우리의 눈이야.

우리가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때 세상은 비로소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는 거야."

 

   - 수학 선생님과 길모의 마지막 대화 중에서 101p

 

안길모. 소년의 이름이다. 북한에서 태어난 소년은 수학천재이며, 자폐성향이 있다. 아버지는 원래 평양 의대의 유능한 외과의사였는데 최고 간부를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사면허를 빼앗기고 장의사가 되었다. 그래서 소년의 기억 속에 아버지는 죽음배달부다. 구두닦이가 구두를 광내듯, 죽음은 아버지의 손끝에서 우아하게 태어났다. 소년은 아버지를 도우면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그건 용감해서가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능력이 없어서였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와 소년은 교화소로 끌려간다. 벽장에 숨겨둔 성경책 때문에. 어머니는 함께 가지 않는다. 그럼 어디로 가신 걸까?

소년의 삶은 고된 노동과 배고픔의 연속이다. 교화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를 보며 소년은 울지 않는다. 슬픔이란 감정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나.

3-1-1=1

홀로 남겨진 소년이 알고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숫자밖에 모르는 소년에게 교화소에서 만난 소녀는 뭔가 특별하다. 영애. 소녀의 이름이다. 소녀는 날이 선 말들로부터 도망쳐 소년의 특별한 언어의 영토로 들어온 유일한 사람이다. 영애의 아버지, 강씨 아저씨는 길모와 함께 교화소의 장부를 관리한다. 하지만 교화소장의 의심으로 강씨 아저씨는 죽고 영애는 교화소를 떠나게 된다. 영애를 보살펴달라는 강씨 아저씨의 마지막 부탁이 있었지만 길모는 함께 가지 못한다. 그러다가 장부 뒤표지에 붙어 있는 보라색 우표를 발견한다. 그건 영애의 우표.

길모는 영애의 우표를 배달하기 위해 교화소를 몰래 탈출한다.

국경부근에 좀도둑 패거리에 붙잡혀 있던 길모는 자신을 감시하던 날치와 함께 두만강을 건너 북한을 탈출한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수학천재, 길모라는 소년을 통해 바라본 북한의 모습은 너무도 처절하고 비참하다. 오히려 감정을 제거하니 더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것 같다. 세상을 수학처럼 이분법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선과 악, 기쁨과 슬픔, 옳고 그름...... 삶과 죽음. 그러나 우리의 삶이 끝난다고 해서 정말 끝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믿었던 길모의 아버지는 마지막까지 행복했을까?

이 소설은 어떤 느낌보다는 자꾸만 질문들을 떠오르게 만든다. 그는 어땠을까? 그녀는 어땠을까?

소년에게 수학은 존재의 의미처럼 느껴진다. 수학선생님과 나눈 대화처럼 소년은 수학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아무리 괴로운 상황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영애의 얼굴은 눈동자에서 앞니 끝, 앞니 끝에서 턱 끝에 이르는 1 : 1.618 의 황금비가 있다. 코 중심선에서 눈 가장자리의 거리와 눈의 가로 길이도 황금비다. 그래서 그녀는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을 보면 소년은 행복하다. 소년에게 아름다움을 사랑한다는 말은 영애를 사랑한다는 말과 같다.

소년은 누구에게는 바보처럼, 누군가에겐 천재로 보일 것이다. 하지만 내게는 아름다움을 사랑한 소년으로 보인다.

영애를 따라 길모와 친구 날치는 두만강을 건너 연길에서 상하이까지 가게 된다. 그리고 살기 위해 각자 몫의 일을 한다.

그러나 세상이 바라보는 안길모는 다르다. 살인 현장에서 뉴욕 경찰에게 붙잡힌 아시아계 남성이며 그의 가방 속에는 위조여권 아홉 장과 의문의 수첩을 가진 악질 테러리스트일 뿐이다. 만약 소년이 살아온 긴 여정의 이야기를 알지 못했다면 나는 그를 무엇으로 생각했을까?

 

"수학적으로 우연이란 없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모든 일은 필연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이지.

넌 지구상의 한 점을 떠난 끈의 끝이고

나는 다른 쪽 끝이므로

우리는 반드시 만나게 되어 있거든."  (280p)

 

순수하게 소녀를 향해 달려가는 소년과는 달리, 소녀는 더 이상 소년이 알고 있던 영애가 아니다. 영애는 변했지만 소년은 변함없이 소녀를 찾아 나선다. 영애는 자본주의자가 되어 더 자유롭고 더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소년과 소녀는 마치 우리의 이상과 현실 같다. 서로 맞물려 함께 가면 좋겠지만 현실 앞에 이상은 늘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1권을 덮으며 안타까웠던 것은 이미 결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살인 현장에 붙잡혀 CIA 요원의 심문을 받고 있는 안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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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시작 -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고도원 지음 / 꿈꾸는책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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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am Great !" 라고 외치는 순간이 바로 위대한 시작입니다.

근래 닉 부이치치가 출연한 방송을 보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팔, 다리가 없었던 그를 살게 하는 힘은 무엇일까요?

<위대한 시작>을 읽으면서 닉 부이치치가 전하는 행복의 의미랑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아침편지의 고도원님이 청소년들을 위해 시작한 멘토링 프로그램 <깊은 산속 링컨학교>의 핵심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꿈에 대해서는 한 시간도 생각할 틈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냥 시키는 대로 학교에 가고, 시험을 위한 공부에 매달리느라 자신의 꿈을 잊은 것이 아닐까요? 더 심각한 건 삶 자체에 대한 의욕조차 잃어버리고 잘못된 선택을 하는 청소년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청소년 행복지수 OECD국가 최하위,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이제는 벗어냐야 되지 않을까요?

팔, 다리가 없이 태어났다는 이유로 친구들에게 심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닉 부이치치는 자신의 장애를 불행이 아닌 감사함으로 극복했다고 합니다. 자꾸 이 책을 읽으면서 닉 부이치치를 떠올린 것은 닉의 아버지의 가르침때문인 것 같습니다. 닉에게 자신이 없는 것이 아닌 가진 것을, 못하는 것이 아닌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감사하라는 가르침을 주셨다고 합니다. 링컨학교는 마치 닉의 아버지처럼 아이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진정한 멘토의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을 했습니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부모의 모습인가?

그동안의 제 모습은 아이들의 장점보다는 부족한 점을 지적할 때가 많았습니다. 정말 아이가 가진 장점과 개성을 바라보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아이들마다 타고난 능력은 제각각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의 기준으로, 무리한 욕심으로 아이를 바라볼 때에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청소년들이 꿈을 잃고 방황하는 것도, 행복지수가 낮은 것도 전부 부모 뜻대로 아이를 끌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며, 부모는 아이 인생에 가장 첫번째 멘토가 되어줄 책임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사랑하는 것과 좋은 멘토가 되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부모로서의 사랑을 올바른 방향으로 표현하고 아이를 이끄는 것은 지혜가 필요합니다. 전 <위대한 시작>을 읽으면서 부모로서 부족한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도 채울 수 있겠구나, 라는 안심을 했습니다.

링컨학교는 서로 다른 아이들이 모여서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하고 어울리면서 진짜 나는 누구인지,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외동으로 자란 아이들에게는 건강한 인간관계를 체험하도록 도와줍니다. 아무런 목적없이 무조건 공부하라고 강요하는 어른들 때문에 공부 스트레스를 겪는 아이들에게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자신의 정체성과 진로에 관한 고민은 비단 청소년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종종 어른들 중에도 적성과 전혀 맞지 않는 일을 하다가 뒤늦게 자신의 꿈을 찾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제대로 이끌어 줄 멘토가 있었다면......' 이라는 안타까움이 듭니다. 반대로 링컨학교를 통해 꿈을 찾는 청소년들이 많아진다면 좋은 멘토가 더 많아질 것이고, 앞으로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도 부쩍 올라가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생깁니다.

부모로서 나의 자녀들에게 직접 좋은 멘토가 되어 줄 수는 없지만 좋은 책과 체험을 통해 도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이것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위대한 시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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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자생력을 깨워라
조엘 펄먼 지음, 이문영 옮김, 홍혜걸 감수 / 쌤앤파커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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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건강서적을 몇 권 읽다보니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동일하다는 걸 알게 됐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이 곧 우리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사실.

이 책의 저자 조엘 펄먼 박사는 미국 최고의 자연 치유전문가로 유명하다고 한다. 비만, 고혈압, 당뇨병 등과 같은 만성질환을 약물치료 없이 음식만으로 치료하는 경우는 그리 낯설거나 새로운 치료법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근래 자연식품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건 어쩌면 청장년층의 암 발병률 증가와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한 위기감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요한 건 어떻게 질병을 고칠 것인가, 보다는 어떻게 내 몸의 면역력을 높여 건강을 지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치료보다는 예방이 먼저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가공식품은 피하기 힘든 유혹이다. 빵, 콘플레이크, 청량음료, 조미료 등등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데다가 맛까지 좋으니 도저히 참기 힘들다. 반면 채소는 안 먹는다고 해서 당장에 어떤 결핍증상이 나타나는 게 아니라서 왜 채소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경우는 챙겨 먹기가 어렵다. 그러다보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점점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있다. 가공식품과 동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에는 항산화 영양소나 피토케미컬이 거의 들어 있지 않다. 즉, 채소를 먹지 않고 가공식품과 동물성 식품만 섭취하면 우리 몸의 독소가 쌓여 병에 걸리기 쉽다는 의미다. 겨우 채소를 먹지 않았다는 이유로 만성질환과 조기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게 믿겨지는가.

조엘 펄먼 박사가 유명해진 이유는 질병을 특효약이 아닌 음식을 통해 자연치유를 가능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을 맹신하면 안 된다. 조금만 아파도 약 먼저 찾는 사람들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약을 구입해서 설명서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효능보다 더 많은 비중으로 쓰여진 부작용에 대해 무척 놀랄 것이다. 약의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이 아무리 낮다고 해도 내게 벌어진다면 너무도 끔찍한 일이다. 단순 두통이나 감기가 걸렸을 때 쉽게 약을 먹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약의 부작용을 살펴보고 신중히 복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나 항생제 남용이 심각하다. 의사 처방에 따른 약물만 복용하고 절대 습관적인 약 복용은 피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이라면 아이가 열이 나고 아픈 경우 해열제를 먹인다. 소아과에서 아예 열이 나면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해열제 처방을 내준다. 그런데 미국 소아과학회는 해열제를 권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가 열로 인해 고통스러워하거나 열성경련이 없다면 해열제는 필요 없다.

독감예방접종이나 감기약 역시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약, 의사, 환경오염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법은 신체의 방어력을 높이는 생활습관과 식단을 바꾸고, 건강을 개선하려는 행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슈퍼 면역력을 증강하는 음식이야말로 질병에 대한 방어력뿐 아니라 약품의 악영향으로 자신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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