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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꾸는 싸움의 기술
강준 지음 / 타래 / 2013년 5월
평점 :
흔히 '싸움의 기술'이라고 하면, 말싸움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말하는 싸움은 실제로 몸을 부대끼는 몸싸움을 뜻한다.
저자는 무술 유단자다. 왕따 학생을 지도하면서 왕따의 원인은 피해학생에게도 있다고 말한다. 싸워야 할 때는 싸우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내용이래?
처음에는 좀 황당한 생각이 들었다. 무술인이라서 싸움의 본질을 편협하게 보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가 들기도 했다.
그런데 점점 읽다보니 나름의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건 '싸우지 말라'는 것이지 '어떻게 싸우느냐'가 아니다. 그래서 싸움을 피하기만 하다가 왕따가 되는 것이다. 좀 극단적인 표현일 수는 있다. 현실적으로 싸움 없는 세상은 없다. 누군가는 시비를 걸고 싸움을 걸어온다. 그런데 싸움은 나쁜 것이니까 피하라고 충고한다면 그 충고에 따르겠는가? 원래 피할 수 있는 싸움이라면 굳이 나설 필요 없다. 하지만 피할 수 없고 피하지 말아야 할 싸움도 있다.
특히 남자아이들은 학교생활에서 크고 작은 싸움을 하게 된다. 초반에 기가 눌리면 동급생끼리도 서열이 갈리고 왕따 처지가 될 수 있다. 요즘 학교폭력이 심각하여 여러모로 어른들이 나서고 있지만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어쩌면 이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는 정용이라는 왕따 학생을 가르치면서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준다.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싸움의 기술이 알기 쉽게 나와 있다. 우선 싸움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나를 바꾸라'고 조언한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 이 부분은 공감한다. 몸싸움은 그저 체격 좋고, 힘이 좋으면 이길 것 같지만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승패가 달라질 수 있다. '싸움의 기술'은 마음가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사람은 대부분 자기보다 약하면 무시하고 강하면 물러나는 법이다. 그래서 초반에 강렬한 인상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기술이다. 첫인상에서 기선제압을 하려면 눈빛, 목소리가 중요하다. 그 밖에도 가슴치기와 가슴밀기, 멱살잡이를 응징하는 법 등의 싸움 기술이 필요하다. 싸움에 있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이 실전 노하우다.
문득 이 책을 읽으면서 영화 <싸움의 기술>이 떠올랐다. 사실 이 영화를 보지 않았기 때문에 책 내용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으로 비슷한 내용이 아닐까 싶다.
누구의 말마따나 법보다 가까운 것이 주먹이라고. 일상생활에서 끊이지 않는 크고 작은 싸움 속에서 싸워야 할 때는 싸워야 한다. 그 때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 싸움의 기술이다. 솔직히 이 책으로 말싸움도 아닌 몸싸움의 기술을 익힌다는 것이 말은 안되지만 읽다보면 싸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멋진 나'를 만들기 위한 싸움의 기술이라면 제대로 배워야 되지 않을까.
"왕따에서 벗어나는 길은 무엇일까?
싸워라! 비록 그 싸움에서 지는 한이 있더라도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한다!
정당한 싸움이야말로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것이다.
어쩌면 단 한 번의 싸움이 당신의 인생을 바꿀 수도 있다." (22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