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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악의 학교 3 - 레이프는 왕짜증 거짓말쟁이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31
제임스 패터슨 & 리사 파파드미트리우 지음, 김상우 옮김, 닐 스와브 그림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아이들이 여럿 있는 집이라면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을 것이다. 아무리 야단치고 혼내도 아이들끼리의 투닥거림을 멈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사랑하는 가족끼리 사이좋게 지내라는 엄마의 말은 저 멀리 사라지고, 오늘도 시끌벅적, 아웅다웅 소란은 여전하다.
"얘들아, 도대체 너희들 머릿속에는 뭐가 들어 있는 거니?"
궁금해요? 궁금한 어른들은 살짝 이 책을 읽어보시라.
<내 인생 최악의 학교>시리즈 중 세번째 이야기는 악동으로 소문난 레이프의 여동생 조지아가 끔찍한 학교 생활을 들려준다.
1권에서는 레이프 카차도리안이 힐스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펼치는 기상천외 말썽 퍼레이드였다면, 2권에서는 힐스빌 중학교를 떠나(?), 아니 쫓겨나 예술학교로 전학간 레이프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드디어 레이프의 여동생 조지아가 힐스빌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3권을 만나게 된 것이다.
흔히 형제, 자매, 남매 간에는 학교를 같이 다니는 경우가 많다. 그 때문에 먼저 학교를 다닌 큰애의 평판이 동생까지 영향을 미칠 때가 있다. 큰애가 뛰어난 우등생, 모범생이었다면 그만큼의 기대심리가 있을 것이고, 반대로 레이프처럼 엄청난 악동이었다면?
이럴 수가! 레이프 카차도리안. 현실에서도 이런 희한한 성이 있다면 악동이 아니더라도 기억에 남을텐데, 악동의 이름이라면 도저히 잊기 힘들 것 같다. 바로 레이프 카차도리안의 여동생 조지아 카차도리안은 오빠 덕분에 최악의 학교를 경험하게 된다. 조지아는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만 해도, 제법 공부도 잘하고 선생님께 인정도 받는 인기 학생이었다. 그런데 힐스빌 중학교에 입학한 순간, 과거의 영광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티격태격, 레이프와 조지아의 관계는 전형적인 천적 관계 같다. 서로 못잡아 먹어서 안달난 사람처럼. 사실 남매 간의 다툼은 너무 흔한 일이라 특별히 신기할 건 없다. 오히려 여동생의 시각에서 오빠와의 이런저런 일들을 수다떨듯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있다. 마치 과거의 나를 보는 듯 해서 조지아가 무척 친근하게 느껴진다. 오빠 때문에 즐거웠던 학교가 완전 지옥같은 학교로 변했으면 조금은 미안한 게 기본 아닌가, 라는 여동생의 심정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그런데 정말 궁금한 건, 미국의 중학교와 힐스빌 중학교가 얼마나 비슷할까.
레이프 카차도리안에게 질린 힐스빌 중학교의 선생님들은 카차도리안이란 이름만 봐도 경악을 한다. 선생님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것은 아니지만 조지아의 입장에서는 너무도 억울한 일이다. 열심히 잘 하려고 해도 색안경을 끼고 장난치는 레이프의 여동생으로만 보다니, 조지아가 불쌍하다. 그리고 갑작스런 출생의 비밀까지 알게 되는 건 시기적으로 너무 안 좋았던 것 같다. 예민한 사춘기 소녀 조지아의 파란만장 중학교 생활은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대부분의 소녀가 겪는 학교 생활일 것 같다. 어쩌면 중학교 시절은 누가 괴롭히지 않아도 스스로 고민이 많아지는 시기라서 자칫 심각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는데 조지아의 이야기를 보면 어떤 역경도 거뜬히 이겨낼 것만 같다. 힘들어도 유쾌하고 발랄함을 잃지 않는 조지아를 응원해주고 싶다.
"조지아, 우린 가족이고, 가족은 영원한거야."(312p)
우리 아이들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