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요양병원 완화의료 임상지침서
Jerry L. Old & Daniel Swagerty 지음, 대한노인요양병원협회 옮김 / 메디마크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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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 잡아뜯는 듯한 통증 등등.

살다보면 아플 때가 있다. 다양하게 묘사되는 통증의 형태를 보면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들다는 걸 알 수 있다.

만약 이런 통증이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

물론 상상하고 싶지는 않지만 살아있다는 자체가 고문처럼 느껴질 것 같다.

완화의료라는 용어는 몰랐지만 요즘들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삶의 질과 죽음이라는 주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일반인에게는 호스피스라는 용어가 더 익숙할 것이다. 원래 완화의료의 대상은 암환자뿐 아니라 기대수명이 6개월 이내의 말기 환자를 모두 포함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잘 살까를 고민하지만 우리의 삶에서 죽음을 외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쩌면 완화의료는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좀더 아름답고 편안하게 맞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이 책은 <노인요양병원 완화의료 임상지침서>로서 실제 임상에 종사하는 의료진을 위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근래 노인요양병원이 늘어나고 있고, 노인의료 관계자라면 더욱 읽어야 할 책일 것이다.  하지만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과 말기 환자의 가족들까지, 누구나 알아야 할 내용이기도 하다.

호스피스나 완화의료는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명제를 놓고 어떻게 하면 좀더 인간다운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느냐에 대한 방안을 간구하고 있다. 완화의료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와 임종 돌봄에 대한 다문화적 접근, 그리고 완화의료 대상자에 대한 고찰, 통증 치료와 그밖의 완화중재, 윤리적인 문제까지 포괄적으로 설명해준다.

처음 이 책을 읽을 때는 완화의료대상자를 바라보는 객관적인 입장이었는데 책을 덮고나니 나 자신도 예외일 수는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것 같다. 두렵지만 알아야 할 내용들이고 준비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음 한켠이 묵직해진다.

주변 지인이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가 임종하는 일은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다. 어떻게 건강하고 멀쩡하던 사람이 한순간에 저렇게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두렵고 슬퍼진다. 인간의 생로병사는 불변의 진리인 줄 알면서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인 것은 확실하다. 또한 임종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과 그밖의 사람들이 실로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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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긍정자산 만들기 - 세계 각국 아이들 300만 명의 성공적인 교육법
주디 갤브레이스, 피터 벤슨, 패멀라 에스펠란드 지음, 유영희 옮김 / 마리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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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자녀육아서와는 스케일부터가 다르다.

지금까지 부모로서 자신의 자녀만을 생각했다면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는 지역사회 또래 아이들 전체를 생각하게 될 것이다.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설명해주는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부모와 학교, 지역사회, 종교단체, 사회단체뿐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자산을 만들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제공한다.

우선 '긍정자산'이란 무엇일까?

원래 용어는 '발달자산'이라고 하는데 일반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용어를 바꾼 것이라고 한다.  용어가 무엇이든 원하는 목표는 동일하다.

바로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인생을 결정지을 중요한 자산을 더 많이 가질 수 있도록 어른들이 관심을 갖고 돕자는 것이다.

<아이의 긍정자산 만들기>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은 20여 년 전이라고 한다. 이 책의 아이디어들은 20년 이상 실시한 설문조사와 축적된 자료에 근거한 것이라 더 신뢰가 간다.   

 서치연구소에서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확인해준다. 아이들이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긍정자산'이며, 이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아이일수록 더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확인한 긍정자산은 모두 40개이며 다음과 같다.

1.가족의 지원 /  2.가족 간의 긍정적인 대화 / 3.다른 어른들과의 관계 / 4.관심을 기울이는 이웃 / 5. 관심을 기울이는 학교 분위기 / 6.부모의 학교 교육 참여  / 7.아이들을 소중히 여기는 지역사회 / 8.자원으로서의 아이들 / 9.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 / 10.안전 / 11.가족의 경계 / 12. 학교의 경계 / 13. 이웃의 경계   / 14.역할 모델이 되는 어른들 / 15.또래의 긍정적인 영향 / 16.높은 기대  / 17.창조적인 활동  / 18. 청소년 프로그램  / 19. 종교단체  / 20. 가정에서 보내는 시간 / 21. 성취동기 /  22.학교 참여 / 23. 과제  /  24. 애교심 / 25. 즐거운 책읽기 / 26. 배려 / 27. 평등과 사회 정의 / 28. 성실 / 29. 정직 /  30. 책임 /  31. 절제  / 32. 계획과 결정 / 33. 대인관계 역량  / 34. 문화적 역량 /   35. 저항의 기술 / 36. 평화적인 갈등 해결  / 37. 개인적 역량  / 38. 자존감  /39. 목적의식 / 40.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

굳이 이렇게 모두 열거한 이유는 우리가 알고 있지만 놓치고 있던 자산들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산이라고 말하는 것은 대부분 물질적인 측면이 강하다. 유일하게 정신적인 측면은 아이의 학업 성취도가 아닐까.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많이 고민하는데 이 책처럼 지역사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유기적인 관계까지 고려한 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겪는 고비들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왜 긍정자산이 중요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혼자 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청소년기의 반항이나 일탈행동은 대부분 주변에 믿을만한 어른의 부재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잘못을 탓하기보다는 오히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긍정자산을 주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나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좋은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거창한 구호에서 그치지 않고,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다.

과연 미국이 아닌 한국 사회에서 <아이의 긍정자산 만들기>가 커다란 혁신의 한 줄기로 나아갈 수 있을까. 아마도 지금 당장 실천하는 각자의 힘이 모인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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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생활 2 : 정서.인성편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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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EBS 다큐프라임으로 봤더라도 다시 한 번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좋은 부모로 살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같다. 매일 밥을 먹듯이 꾸준히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

어쩌면 안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들을 머릿속에만 가둬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아이의 사생활> 2권 정서와 인성 편을 읽으면서 새삼 나의 도덕지수를 점검하게 된 것 같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착하게 살면 손해라고 가르치는 부모, 법규를 어기는 부모,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부모 등등. 아이가 받아온 백점 짜리 시험지를 보며 어떤 말을 했던가.

말로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결과를 놓고 평가하지는 않았나.

도덕성을 높이는 방법은 훈련이라고 한다. 아이에게 벌어지는 수많은 상황에서 어떠한 도덕적 판단을 할 것인지는 평소 도덕적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한 번 몸에 밴 습관이 평생 가듯이 도덕성도 마찬가지다. 결과보다는 의도와 과정을 칭찬하면 도덕적 행동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칭찬해야 올바른 도덕관을 심어줄 수 있을까. 가장 효과적인 칭찬은 꾸준히 노력한 과정에 대한 칭찬을 구체적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칭찬을 통해 아이들은 경쟁에서도 정당하게 이기는 법을 배우고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이다.

뉴욕대 심리학과 마틴 호프먼 교수는 도덕성 훈련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예를 들어 어떤 행동에 대한 잘못을 지적할 때는 상황을 설명해주는 방식이다. 아이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도록 설명하는 것이다. 체벌은 도덕 교육에서 안좋은 방식이고, 무시나 방치는 별 효과가 없다. 대신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릴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면 아이는 상황을 이해하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도덕성을 키울 수 있다. 하지만 도덕적 행위에 대한 보상을 주는 건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이미 형성된 내적 동기를 짓밟는 요인이 된다. 그보다는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 마디의 말이 더 효과적이다.

부모의 할 일은 다음과 같다.

유아기에는 일관된 육아 원칙을 가진다. 엄마와 아빠가 일관된 육아를 해야 아이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 이때 주의할 것은 착한 행동에 대한 지나친 보상이다. 도덕성이나 인성 교육에서는 물질적 보상보다 따뜻한 스킨십과 구체적인 표현의 칭찬 한 마디가 더 효과적이다.  

아동기에는 사소한 규칙과 약속을 지킨다. 아이와의 약속이나 규칙을 얼마나 잘 지키느냐가 부모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결정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아이를 부모의 소유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인격적으로 무시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 기초적인 생활습관이나 규칙을 지키게 하려면 부모의 잔소리만으로는 힘들다.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아이 앞에서 모범을 보이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아이에 대한 공감이다. 매번 반성하는 부분이 '공감'이다. 아이가 커갈수록 자기고집만 부린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돌아보니 아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먼저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할 기회를 주고 그 상황을 이해해주는 일부터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아이의 자아존중감은 바로 부모의 공감을 통해 키울 수 있다고 한다. 인생에 있어서 성공을 좌우할 만큼 중요한 요인이 '자아존중감'이며, 이 결정적 요인에 가장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가 '부모'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다시금 부모로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어서 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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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사생활 1 : 두뇌.인지편 아이의 사생활 시리즈 1
EBS 아이의 사생활 제작팀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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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인간탐구 대기획 5부작 <아이의 사생활>이 방영된 지 벌써 5년이 지났다. 그 당시 다양한 실험을 통해 보여준 결과들은 우리 아이들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부모로서 자녀를 키우면서 겪는 여러가지 고민들을 풀어나가는 힘이 되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아이의 사생활>을 '두뇌, 인지 편'과 '정서 , 인성 편'으로 나누어 좀더 세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개정판으로 출간되었다.

두뇌와 인지 편에서는 여자와 남자를 구분짓는 두뇌의 차이, 손가락 길이와 성호르몬의 관계, 아들과 딸은 다르게 키워야 하는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 아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키워주자는 데 있다. 

예전에는 IQ 테스트로 지능을 평가했지만 요즘은 다중지능에 주목한다.  미국 하버드 대학 교육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는 기존의 IQ로는 인간의 광범위한 인지능력 영역을 설명할 수 없다는 점에 착안하여 여러 분야의 지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1983년 발표된 다중지능 이론으로, 현재 밝혀진 지능은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이해지능, 자연친화지능 등읻. 앞으로 뇌 연구가 더 발달된다면 다양한 지능들이 밝혀질 것이다.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서 보면, 모든 인간에게는 여덟 가지 영역의 지능이 모두 있으며, 이 중 강점을 보이는 지능이 하나 혹은 그 이상이 존재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성공한 사람들의 다중지능 검사 결과를 보면 강점지능으로 한 가지 공통적인 지능이 있다고 한다. 바로 자기이해지능이다. 자기이해지능이 높은 사람은 개인의 감정에 충실하며, 자신의 몸과 정신 상태를 자기 스스로 잘 알아서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자신의 기준에 맞는 평가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자기이해지능이 뛰어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주변 상황에 영향받지 않고 자신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집중하며 노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가 자기이해지능이 높기를 바란다면 아이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노력하는 습관을 키워주어야 하는데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이 일기 쓰기라고 한다. 초등 저학년 때는 일기 쓰기가 숙제라서 억지로 쓰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소홀히 하는 것이 일기 쓰기인 것 같다. 처음부터 자신의 의지대로 일기를 쓴다면 좋겠지만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좀더 새로운 방법으로 일기 쓰기를 유도해야 될 것 같다. 물론 조심해야 할 부분은 싫어하는 일을 억지로 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부모의 몫이란 사실이다.

1권의 마무리는 내 아이의 재능과 행복을 찾아주는 방법이 나와 있다. 왜 강점지능을 찾아주어야 할까?  어떻게 강점지능을 발견할까?

우선 아이가 흥미나 호기심을 느끼는 대상이 무엇인지 관찰한다. 그리고 아이를 긍정적으로 대하면서 믿어준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준다. 아이의 자존감을 높이는데 중요한 사람이 부모이다. 그다음은 아이 스스로 배우려는 동기를 부여해줘야 한다.  다중지능 이론을 통해 우리가 확인한 것은 적절한 환경과 자극을 제공하고, 아이의 능력을 믿어주며 격려한다면 누구나 최고의 지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의 강점지능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 가치 있는 삶을 주도할 수 있도록 부모로서 노력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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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말해줘
존 그린 지음, 박산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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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스토리라고?  글쎄, 내가 보기에는 성장스토리 같은데......

주인공 콜린의 나이를 잠시 잊고 있다가  이야기 중반부에185센티미터라는 부분에서 흠칫 놀랐다.

뭐야, 실제로 콜린을 봤다면 그냥 어른의 모습이잖아. 몸만 커버린 어린애 철부지라니.

중요한 건 열아홉 살 콜린이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게 차였고 엄청난 실연의 아픔을 겪고 있다는 것. 그래서 절친 하산이 콜린을 위해 자동차 여행을 제안하고 무작정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여행이 주는 새로운 경험이 콜린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콜린에게 특별한 점은 두 가지다. 어린 시절부터 신동 소리를 들어왔다는 점과 지금까지 사귀어 본 여자 친구의 이름이 모두 캐서린이라는 점.

어쩐지 강박증 환자처럼 느껴진다. 너무 어릴 때부터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면 부담감이 클 것이고, 점점 커갈수록 자신이 더이상 특별하지 않다는 걸 인정하기가 힘들어지겠지. 콜린 스스로도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 신동이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천재 콜린을 원하는 것 같다. 콜린은 여전히 진짜 콜린이 아닌 남들이 원하는 콜린이 되려고 하는 것 같다. 멀리 여행을 떠나왔지만 열아홉 번째 캐서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자기만의 수학 공식을 만드는데 몰두한다.

차버린 사람과 차인 사람 간의 상관관계를 공식으로 만들다니, 이걸 이별공식이라고 해야 하나. 연애의 결론이 반드시 이별은 아닐텐데, 콜린의 연애만큼은 이별을 위한 연애같다. 중간중간 콜린의 연애 이야기가 등장한다. 첫번 째 캐서린부터 열아홉 번째 캐서린까지.

우연히 투어 가이드를 해준 린지의 집에 머물게 되면서 린지의 남자친구 콜린(또다콜=또 다른 콜린)과 다른 친구들까지 알게 된다. 린지의 엄마 홀리스가 준 알바 덕분에 용돈도 벌게 된다. 콜린은 열아홉 인생 동안에 혼자 힘으로 돈을 번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콜린이 할 줄 아는 건 애너그램과 수학공식 만드는 정도니까 말이다. 어릴 때는 그 정도 능력만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지만 어른들의 세계는 다른 능력들도 필요하다. 다행인 건 홀리스가 퀴즈프로그램에서 1등을 한 콜린을 알아봤고, 그 덕분에 알바 일도 줬다는 사실이다. 지역주민을 인터뷰하는 일과 퀴즈왕의 실력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조금은 찌질한 콜린의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왜 열아홉 나이가 될 때까지 의존적인 어린애로 살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다. 미국 사회에서 부모 곁을 떠나지 못하는 캥거루들이 있다는 게 의외다. 솔직히 콜린과 하산을 이해하고 공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누구나 어린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과도기를 겪는다는 측면에서 바라보고 싶다. 내게는 러브스토리가 아닌 콜린과 하산의 홀로서기 프로젝트인 것 같다. 너희들 언제쯤 어른이 될래?

야무져 보이는 린지 역시 연애에 있어서는 서툴다.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이다. 남들 앞에서 똑똑한 모습을 드러내 보이고 싶은 콜린과는 달리, 남들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린지 둘다 아직 미완성이다.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게 아닌 것처럼 우리 인생은 부족하고 서툰 미완성 작품이다. 그래서 책의 결말도 완전한 결말은 아니다. 스무 살의 콜린 그리고 린지와 하산의 삶은 계속 진행 중이니까.

덧붙여 말하고 싶은 건 제목이 주는 궁금증처럼 콜린과 같은 십대 청소년들이 진정한 자아를 찾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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