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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들지 않는다 - 젊음을 죽이는 적들에 대항하는 법
마루야마 겐지 지음, 김난주 옮김 / 바다출판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그 무엇에도 길들지 않은 본연의 나.
"나는 길들지 않는다."라는 말이 멋지다고 느꼈다.
어떤 사람이기에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궁금했다.
그는 마루야마 겐지.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 "시골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다면 저녁노을이 이렇게 아름다울 리가 없다."," 세계 폭주", "매일의 즐거움", "원숭이의 시집", "잠들라, 나쁜 아이여." 이것은 그가 쓴 작품의 제목들이다. 읽어보지도 않은 책인데 왠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가족에게 길들지 마라, 직장에 길들지 마라, 지배자들에게 길들지 마라, 목적이 없는 자는 목적이 있는 자에게 죽임을 당한다, 당신을 구제할 힘은 처음부터 당신에게 있었다, 누구의 지배도 받지 말고 누구도 지배하지 마라. 목차만 볼 때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하지만 한 장씩 읽어갈수록 그의 모든 의견에 공감할 수는 없다. 일본인으로서 일본사회가 직면한 한 인간에 대한 문제를 신랄하게 적나라하게 지적했다는 건 인정한다.
나 스스로를 돌아보면 익숙한 굴레에 갇혀 살고 있었구나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의 조언처럼 익숙한 것과 결별할 줄 알아야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아직 어른이 되지 못한 것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고 있으니 삶의 무게에 눌리고 뭔가에 쫓기듯 조급함이 생기는 것 같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고민은 끝나지 않은 숙제 같다.
이 책이 내 삶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뭔가 자극을 주는 건 있다.
"나는 말을 위한 말을 하는 자가 아니라 글로 자립한 젊음과 내면의 반란을 부채질하는 자이다.
본인이 변하지 않으면 세상도 변하지 않는다. 세상을 바꾸려면 개인의 정신을 개조하는 수밖에 없다고 굳게 믿고 있는 자이다.
'진정한 혁명은 개인으로부터.'
그것이 내가 도달한 아포리즘이며 슬로건이다. 나는 어디까지나 현실에 입각해서 사고하고, 어디까지나 현실을 거역하며 살려 하는 인간이다." (190p)
그래놓고 저자는 마지막에 가서 한 발을 슬쩍 뺀다. 평생을 걸고도 못 쥐는 것이 자립이라고 말이다. 자립한 젊음! 말을 위한 말이 아니라지만 아무래도 말이 먼저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다만 한 가지 조언을 덧붙인다. 자립한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절대 속지 않아야 한다고 말이다. 긴장과 갈등은 피할 수 없다. 자유와 자립을 향한 치열한 삶의 노력이야말로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나의 삶이 얼만큼 남아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의 나이가 되고보니 이제는 삶뿐만이 아니라 죽음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어찌됐든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의 선택이며 책임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