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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평점 :
품절
근래 동일한 제목의 책을 봤다.
호리에 다카후미의 <제로 :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간다>라는 책이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진 그를 보면서 진심으로 감탄했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대학에 갈 필요 없다' , '취직할 필요 없다', '한시라도 빨리 사업을 시작해라.'라는 조언을 했다.
<Zero to One> 역시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피터 틸은 '틸 장학금'을 만들어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에게 대학교를 중퇴하고 창업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를 지원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책은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준다. 책을 받자마자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연했던 <스타트업> 강의 영상 DVD를 먼저 봤다. 나도 모르게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처럼 메모를 하면서 시청했다. 너무나 새롭고 신선한 관점의 강의라서 50분이라는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나서 책을 펼쳐보니 공교롭게도 스탠퍼드대학교 강연을 들었던 블레이크 매스터스라는 학생이 그때 강의 내용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연재한 것이 인기를 얻어, 결국 블레이크와 함께 이 책을 엮었다고 한다. 현재 블레이크 매스터스는 법률연구 기술 스타트업 주디캐퍼 공동창업자라고 한다. 역시 열심히 강연을 듣고 실천한 장본인답다.
이 책은 반드시 DVD를 시청해야 한다.
책으로 전달되는 내용보다 강연을 직접 시청하는 것이 훨씬 집중하게 되고, 다시 책을 읽으면서 핵심내용을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필의 첫 인상은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다. 편안한 티셔츠에 캐주얼점퍼 차림으로 열강을 한다. 솔직히 놀란 건 우리나라였다면 이런 차림이 가능했을까라는 점이다.
그런데 책 속에 그부분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그는 '창업자가 미팅에 양복을 입고 나타나는 회사는 제외한다'라는 일반규칙이 있는데, 그 이유는 세일즈맨 타입의 경영자들은 자금을 모집하고 정부 보조금을 확보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고객들이 사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데는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진짜 기술 전문가들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 실제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늘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다녀서 이슈가 되었는데, 최근 온라인 Q&A에서 ‘매일 똑같은 셔츠를 입는 이유’에 대해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에 최고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답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외모지상주의라고 할만큼 겉모습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지을 만큼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상상 못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취업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젊은이들에게 <제로 투 원>이 주는 조언은 굉장한 힘을 지닌 것 같다.
0에서 1을 만들어내라.
어떻게? 스스로 생각해보라.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 않듯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 노력해야 한다.
자신만의 사업, 창업을 해라. 중요한 건 회사를 창업할 때 독점기업을 목표로 하고 경쟁은 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시장을 찾아야 한다. 작게 시작해서 독점하라. 큰 시장보다 작은 시장이 장악하기 쉽다.
피터 필은 경영자로서 페이팔에서 내가 가장 잘한 일은 회사의 모든 사람이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책임을 지게 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처음 의도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을 단순화라기 위해서였는데 나중에 보니 역할 구분으로 인해 충돌이 거의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독점기업과 독점업무관리가 일맥상통한다.
그는 강연에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모두가 빠져나가려고 난리인 너무 작은 문을 억지로 지나가려고 하지 말고, 모퉁이를 돌아 아무도 없는 큰 대문으로 통과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그의 말이 굉장히 깊숙하게 와닿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