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지 마라 - 한의사이자 자연의학 전문가가 말하는 ‘외모의 비밀’
이경원 지음 / 살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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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척 보면 압니다~"라고 말하는 관상책이 아니다.

이 책은 미국 한의사이자 자연의학 전문가인 저자가 16년간 연구한 결과물이다. 수많은 사람들의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려서 그들의 얼굴형과 체형의 골상을 연구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사람을 볼 때 단순히 예쁘고 잘생겼다고 하는 외모를 보지만 그는 골상을 먼저 보고, 그다음은 말투와 음성, 마지막으로 행동을 본다. 즉 사람을 볼 때는 한 부분만을 봐서는 안 되고 전체를 봐야 한다는 뜻이다.

오랜 기간 연구한 내용이지만 일반인을 위한 책이라서 그런지 내용 자체는 가볍게 읽을 만한 수준이다. 사람의 다양한 체형을 그림으로 보여줘서 자신의 체형이 어떤 분류에 속하는지 알 수 있다. 체형만 봐도 미래의 모습을 예측할 수 있다는 건 주변을 보면 쉽게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오랜 기간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 중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몸매를 유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씬했던 몸매가 몰라보게 뚱뚱해진 사람도 있다. 이 책의 설명을 보니 미국의학협회 의학사전에 나오는 세 가지 체형인 내배엽형, 중배엽형, 외배엽형의 특징만 파악하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다. 내배엽형은 몸통이 크고 비만형으로 살이 쉽게 찌는 타입이다. 중배엽형은 골격이 굵으나 내배엽형만큼 크고 굵지는 않으면서 몸통이 단단하고 어깨와 가슴이 넓고 체격이 좋다. 체지방이 적은 근육형 운동선수 타입이다. 외배엽형은 체지방이 적고 신진대사가 빨라 잘 먹어도 살이 잘 찌지 않고 근육이 잘 생기지 않는 체형으로 체격이 가늘과 약하다. 예민한 두뇌형이라고 볼 수 있다. 서로 같은 타입의 사람끼리 만나야 좋다는 건 두 말 하면 잔소리.

만약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이 나와 다른 타입이라면 그 성향을 자신이 수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연애할 때는 무심코 넘어갔던 문제들이 결혼 후에 큰 문제가 터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뭔가 자신과 안 맞는 부분이 있다면 대충 넘겨서는 안 된다. 한창 연애 시절에는 참을 수 있어도 평생 참을 수는 없기 때문에 이혼까지 가는 것이다.

이 책에서 알려주는 중요한 핵심은 이것이다.

인생에는 돌이킬 수 없는 것이 있다. 그러니까 미리 알았더라면 결혼에 실패하지 않을 것들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자는 것이다. 행복한 인생을 꿈꾼다면 자신의 배우자를 잘 선택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물론 결혼을 절대로 안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상관 없겠지만 결혼은 꼭 하겠다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알려주는 조언들을 잊지 말자.

저자는 사주궁합보다 말궁합이 최우선이라고 말한다. 외모나 속궁합은 세월이 가면 시들지만 말궁합은 평생 가기 때문이다. 서로 성격이나 인품, 체질, 식성이 비슷하고 건강한 사람을 만나서 말궁합까지 잘 맞는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이다. 책에서 외모를 통해 그 사람이 앞으로 살이 찔 것인지 아닌지를 보는 것은 상대방의 건강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결혼에 있어서 배우자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배우자를 만났어도 중병에 걸린다면 행복 끝, 불행 시작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살이 찌는 내배엽형과 중배엽형이라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신의 체형과 체질을 제대로 알게 되었으니 식생활을 바꾸는 노력을 한다면 살이 찌지 않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처럼 무턱대고 첫눈에 반하지 말라는 건 어른들이 누누이 말씀하셨던 '얼굴 예쁜 건 3년 가고, 성격은 평생 간다'는 걸 염두에 둔 조언이다. 결혼은 사랑만으로 할 수 없고, 사랑도 종교 앞에서는 무너진다는 것을 수많은 경험담을 통해 알려주는 것이다. 집안의 가풍이 다르고 성격도 전혀 다른 여자와 남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확률은 극히 드물다.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야 서로 통하고 행복한 법이다. 이성을 만나면 사귀기 전에 먼저 부모를 만나보는 것이 좋다. 부모를 보면 상대방의 미래 모습과 건강을 미리 알 수 있고, 그 집안의 혈통을 짐작할 수 있다. 좋은 집안의 언행은 말소리가 점잖고 부드러우며 행동은 침착하고 믿음직스럽다. 사람의 인품은 언행에서 다 보인다. 그래서 잠깐의 연애로는 상대방을 파악하기 어렵다. 최소한 1~2년은 사귀어봐야 알 수 있다.

요즘은 젊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연애하고 결혼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혼만큼은 부모가 허락하는 사람과 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러한 조언들은 인생선배들이 쓰디쓴 체험을 통해 들려주는 것이니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 읽고나니 문득 부모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알려줘야 할 <좋은 짝 만나는 비법>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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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안되나요? - 사춘기 아이들이 알고 싶어하는 위험한 질문 7가지
오노우에 유키오 지음, 한은미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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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어릴수록 질문이 많다.

왜?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로 궁금한 것이 많던 아이들이 점점 커갈수록 질문이 줄어든다.

그건 아마도 어른들이 아이들의 질문을 무시해서가 아닐까 싶다. 공부에 관한 질문이 아닌 이상 그 이외의 것은 궁금할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지어버리기 때문이다.

어쩌면 나 역시 그런 어른들 중 한 명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라면 어른들이 "이렇게 해라.", "이렇게 하지 마라." 라는 말들을 순순히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히려 아이들은 제멋대로 행동하려고 한다. 무엇이 문제일까?  사춘기 아이들에게는 확실한 이유가 필요하다. 단순히 어른들의 명령이 아닌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이다. 자신들이 알고 싶어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질문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하지말라고 하는 건 부당한 일이다. 어떤 행동에 대해 왜 하면 안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납득한다면 굳이 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현재 교육평론가로 강연과 집필, 상담을 하는 오노우에 유키오라는 사람이 사춘기 아이들이 알고 싶어하는 위험한 질문 7가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왜 살인을 해서는 안 되나요?   왜 원조교제를 해서는 안 되나요?   왜 집단따돌림을 해서는 안 되나요?  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안 되나요?  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나요?  왜 노인을 공경하지 않으면 안 되나요?  왜 선거에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나요?> 일본에서 사춘기를 둔 부모들을 상담해온 저자가 선택한 7가지 질문은 그 질문 자체만으로도 경각심을 느끼기에 충분한 것 같다. 일본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각각의 질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지만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내용을 궁금해 할 수 있는지가 도리어 궁금했다. 살인을 하면 안 된다는 건 우리가 인간이라는 점에서 지극히 당연한 일로 여겨지지만 사춘기 청소년들에게는 그조차 설명이 필요하다는 게 오히려 충격적이다. 원조교제와 같은 문제는 성 윤리의식과 연관하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안이라 조심스럽게 다루어야 할 문제인 것 같다. 집단따돌림이나 공부, 거짓말, 노인 공경, 선거 참여는 학교에서도 어느 정도 언급했을 질문인데 아이들을 납득시키기에는 부족했던 것 같다. 중요한 건 이러한 문제들을 어른들이 나서서 알려주고 본보기가 되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지만 집단따돌림으로 인한 자살문제, 윤리의식이 결여된 문제 행동들로 인한 사건사고들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교는 인성교육을 강조하지만 대학진학율이 더 중요하고, 가정에서 부모들은 아이의 마음보다는 성적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으니 현재의 문제는 어른들의 잘못이다. 문제학생을 탓하고 벌하기 전에 어른들은 무엇을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바쁘게 산다는 핑계가 너무 궁색하게 느껴진다. 가정에서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과 제대로 대화를 나눈다면 벌어지지 않을 문제들이기도 하다.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사춘기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기 보다는 그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읽어야 할 내용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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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족의 역사 북멘토 그래픽노블 톡 1
리쿤우 지음, 김택규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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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쿤우.

중국 만화가로 2010년 우에스트프랑스 상과 샤토드슈베르니 상을 수상했다.

처음 알게 된 만화가이지만 이 책 한 권을 읽고나니 왜 세계적인 만화가인지 알 것 같다.

<내 가족의 역사>는 중국 현대사를 자전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품 속 '리'라는 인물이 작가 자신인 것 같은데 굉장히 현실적으로 그린 것이 특징이자 이 작품만의 매력인 것 같다. 만화지만 그림이 생생한 영상처럼 눈 앞에 그려지도록 묘사되어 그 내용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우연히 골동품 시장에서 만난 사내는 대단한 물건이 있다며 '리'를 뒷골목 빈민가로 데려간다. 그곳에는 한 노인이 지켜온 물건이 있다. 바로 엄청난 양의 사진들이다. 중국에서 단 한 번도 공개된 적 없는 사진으로 중일전쟁 시기의 일본군의 모습과 그들의 만행을 확인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그 때문에 이미 일본인들이 노인을 찾아와서 물건을 넘기라고 한 것인데 노인은 끝까지 그 사진들을 지켜낸 것이다. 원래 '리'를 데려간 사내는 노인의 제자였던 사람의 사촌인데 나중에는 사촌과 함께 제자처럼 지냈다고 한다. 제자였던 사촌은 노인에게 사진을 팔자고 했다가 노인과 관계가 틀어지고 지금은 골동품가게 사내만 노인을 만나고 있다. 노인은 사진을 절대 팔지 않는 대신에 '리'에게는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준다. 처음에는 이토록 방대한 양인 줄 몰랐다가 며칠에 걸쳐 찍을 정도로 많은데다가 사진 내용이 지닌 역사적 가치에 또 한 번 놀란다.

실제 사진이 책 속에 나와 있는데 1937년 중일전쟁 시기의 모습을 생생한 현장 사진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도 그 사진들은 일본기자들에 의해서 찍힌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일본군의 모습을 자국민에게 알려 애국심을 고취할 목적이었겠지만 현재는 일본의 만행을 증명하는 역사적 증거물이 된 것이다. 이 책을 보면서 문득 우리의 역사의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배우지 않은 국민이 과연 미래를 생각할 수 있을까. 한국과 중국, 일본의 관계는 여전히 갈등이 남아있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에 대해 분노하고, 그들의 만행에 대해 널리 알려야 한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그들도 역사왜곡으로 자국의 이익을 취하려고 한다. 끝나지 않은 갈등 속에서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굉장히 현실적인 묘사의 만화를 보니 만화가 가진 표현의 다양성을 새삼 확인한 것 같다. 만화는 단지 형식일뿐 어떤 내용을 담아내느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지는 것이다. 리쿤우의 만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도 중국을 가장 뚜렷하게 표현해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영화처럼 스토리 전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단숨에 읽게 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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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지, 나? 어떡하지, 나? 1
호소가와 텐텐 지음, 권남희 옮김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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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소가와 텐텐의 만화, 처음 봤습니다.

일본에서는 꽤 인기작가인 것 같은데 제가 본 첫 느낌은 '엥, 그림이 왜 이렇지?'라는 약간의 실망감이었습니다.

책 표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어떡하지, 나?"라고 말하는 듯한 인물이 바로 주인공입니다. 흔히 만화 주인공이라고 하면 대단히 예쁘지는 않아도 귀엽거나 다른 어떤 매력을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지 않나요?  제가 기억하는 만화 주인공들을 떠올리면 캔디, 밍키, 세라, 라라 등등 눈빛 초롱초롱 순정만화였으니 아무래도 그 시절 이미지에 연연했던 것 같습니다.

첫 장을 넘겼다면 어쩔 수 없이 주인공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될 것 같아 열심히 봤습니다.

그런데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다른 친구들은 취직을 한다거나 대학 진학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우리의 주인공만은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학교 안 가도 되니까 매일 집에서 보고 싶은 TV 프로를 실컷 보겠다는 생각 정도. 하지만 백수로 사는 일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괜히 눈치가 보여서 취업하기 위한 구직활동을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연기까지 합니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백수 친구를 만나기도 합니다.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어떡하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러던 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쉬운 아르바이트는 하나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주인공은 사람을 대하는 일도 서툴고 계산도 잘 못합니다. 고등학생 알바보다도 못한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결국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애씁니다.

회사에 취직하는데 공장 경리직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구체적인 업무가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사 내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또 문제입니다. 여자들끼리 모이면 누군가를 험담하고 안좋은 소문을 내는 일. 주인공이 대단한 능력자는 아니지만 쑥덕거리는 여자들 부류가 아니라서 마음에 듭니다. 사내 연애를 하는 사람들과 얼키고설킨 관계들.

여기서 살짝, 일본과 한국의 직장이 비슷한 정서를 가졌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괴롭고 힘들지만 직장생활이라는 사회를 경험하고 난 주인공은 드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마지막을 보면서 호소가와 텐텐 자신의 이야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사람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직장생활에는 맞지 않지만 자신의 감성을 만화로 그리고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으로 만화가가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많은 청춘들이 자신의 꿈보다는 현실에 끼워맞춘 삶을 사느라 힘이 듭니다. 정말 제가 본 만화 중에 가장 찌질한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에는 큰 한 방을 보여줍니다. "부족하고 모자란 나도 내 꿈을 찾는데 왜 너라고 못하겠니?"라고 말해주는 듯 합니다. 뻔한 내용 허술한 그림처럼 보여도 실제로 주인공과 같은 처지에서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엄청난 공감과 함께 위로받을 수 있는 책인 것 같습니다. "모두들 힘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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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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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근래 동일한 제목의 책을 봤다.

호리에 다카후미의 <제로 : 아무것도 없는 나에게 작은 하나를 더해간다>라는 책이었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겪으면서도 끝까지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진 그를 보면서 진심으로 감탄했었다. 그는 학생들에게 '대학에 갈 필요 없다' , '취직할 필요 없다', '한시라도 빨리 사업을 시작해라.'라는 조언을 했다.

<Zero to One> 역시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피터 틸은 '틸 장학금'을 만들어 장학생으로 선정된 학생에게 대학교를 중퇴하고 창업하는 조건으로 10만 달러를 지원한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 책은 좀더 구체적인 설명을 해준다. 책을 받자마자 <페이팔> 공동 창업자 피터 틸이 스탠퍼드대학교에서 강연했던 <스타트업> 강의 영상 DVD를 먼저 봤다. 나도 모르게 강의실에 앉아 있는 학생처럼 메모를 하면서 시청했다. 너무나 새롭고 신선한 관점의 강의라서 50분이라는 시간이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나서 책을 펼쳐보니 공교롭게도 스탠퍼드대학교 강연을 들었던 블레이크 매스터스라는 학생이 그때 강의 내용을 정리하여 블로그에 연재한 것이 인기를 얻어, 결국 블레이크와 함께 이 책을 엮었다고 한다. 현재 블레이크 매스터스는 법률연구 기술 스타트업 주디캐퍼 공동창업자라고 한다. 역시 열심히 강연을 듣고 실천한 장본인답다.

이 책은 반드시 DVD를 시청해야 한다.

책으로 전달되는 내용보다 강연을 직접 시청하는 것이 훨씬 집중하게 되고, 다시 책을 읽으면서 핵심내용을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 필의 첫 인상은 옆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다. 편안한 티셔츠에 캐주얼점퍼 차림으로 열강을 한다. 솔직히 놀란 건 우리나라였다면 이런 차림이 가능했을까라는 점이다.

그런데 책 속에 그부분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그는 '창업자가 미팅에 양복을 입고 나타나는 회사는 제외한다'라는 일반규칙이 있는데, 그 이유는 세일즈맨 타입의 경영자들은 자금을 모집하고 정부 보조금을 확보하는 데는 뛰어나지만, 고객들이 사고 싶은 물건을 만드는 데는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진짜 기술 전문가들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다닌다. 실제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는 늘 회색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다녀서 이슈가 되었는데, 최근 온라인 Q&A에서 ‘매일 똑같은 셔츠를 입는 이유’에 대해 “어떤 옷을 입을지 고민하는 시간에 최고의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고 답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외모지상주의라고 할만큼 겉모습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지을 만큼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상상 못할 일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우리나라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떠올리게 된다. 취업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젊은이들에게 <제로 투 원>이 주는 조언은 굉장한 힘을 지닌 것 같다.

0에서 1을 만들어내라.

어떻게?  스스로 생각해보라.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 않듯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고 싶다면 지금 노력해야 한다.

자신만의 사업, 창업을 해라. 중요한 건 회사를 창업할 때 독점기업을 목표로 하고 경쟁은 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작은 시장을 찾아야 한다. 작게 시작해서 독점하라. 큰 시장보다 작은 시장이 장악하기 쉽다.

피터 필은 경영자로서 페이팔에서 내가 가장 잘한 일은 회사의 모든 사람이 오로지 한 가지 일에만 책임을 지게 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처음 의도는 사람을 관리하는 일을 단순화라기 위해서였는데 나중에 보니 역할 구분으로 인해 충돌이 거의 줄어드는 결과를 얻었다는 것이다. 독점기업과 독점업무관리가 일맥상통한다.

그는 강연에서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모두가 빠져나가려고 난리인 너무 작은 문을 억지로 지나가려고 하지 말고, 모퉁이를 돌아 아무도 없는 큰 대문으로 통과해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그의 말이 굉장히 깊숙하게 와닿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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