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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ㅣ 파랑새 사과문고 79
김향이 지음,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제목을 본 순간 반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표현이 어여쁠까 하고 말입니다.
그 다음 글쓴이를 보니 김향이 작가님이라 반가웠습니다. 아이들 책을 함께 읽다보면 자주 눈에 띄는 작가님이 계십니다.
<달님은 알지요>, <내 이름은 나답게>, <나답게와 나고은> 등등 많은 작품들이 있는데 그 중에는 일본, 태국, 대만, 프랑스까지 출간된 작품도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좋은 동화는 세계에서도 통하는가 봅니다.
우연히 책 제목에 반해서 보게 된 이 책은 중편 두 편과 단편 네 편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의 말을 보니 각 작품의 탄생 비화를 알게 됩니다.
<베틀 노래 흐르는 방>은 신춘문예 낙방 후 포기하는 마음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마른 가지 끝에 달린 목화송이를 보고 글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이 작품으로 계몽 아동문학상을 타고 마흔 살 늦깎이로 등단하였다고 하니 작가님에게는 더욱 특별한 작품일 것 같습니다. 그걸 알고 읽어서였을까요? 어린 정월이가 할머니의 마음을 읽는 그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할머니에게 있어서 길쌈은 인생 그 자체라는 것. 할머니의 아픈 허리와 무릎이 걱정되어 베틀을 치운 아버지 마음이나 다시 꺼내 달라고 조르는 정월이의 마음 모두 사랑입니다.
<무지개 꽃살문>은 부산 금정산 독성전의 무지개 꽃살문에 새겨진 동자, 동녀상을 보고,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은 섬진강 여행을 갔다가 운조루를 둘러보고, <날개옷 이야기>는 해인사 비로자나 불 안에 들어 있던 복장 유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항아리와 풀꽃>은 강진 가마터에서, <동백꽃 이야기>는 임진왜란 때 일본 장수가 약탈해 간 울산동백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얻은 글감들이라고 합니다. - 작가의 말 참조
김향이님이 신인 시절에 힘들어 할 때 아버님이 해 주신 말씀이 참으로 좋습니다.
"강태공은 늘 낚싯대를 드리우기에 고기를 낚는 것이다."
이 말씀은 누구에게나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한다면 해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아주 특별한 김향이님만의 아름다운 동화를 만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책을 더욱 아름답게 만든 '그림'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김동성님이 그렸는데, 실제 사진을 보는 듯 선명하면서도 수채화만의 맑고 따스함을 풍기는 그림들 덕분에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됩니다. 곱게 바느질 된 한복처럼 정성스럽게 만들어진 작품을 만나니 참 좋습니다.
"운조루라는 택호는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란 뜻입니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짜기를 나오고, 새는 날다 지치면 돌아올 줄 아네.'라는
도연명의 시에서 글귀를 따왔다고 합니다." (58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