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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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며칠만에 타인과 가족이 될 수 있을까?

TV 예능프로그램 중에서 연예인이 일반 가정으로 직접 찾아가 가족구성원이 되어 2박 3일을 지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있었다. 처음 볼 때는, 겨우 3일 동안 같이 지낸다고 과연 가족이 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 놀랍게도 그들은 가족간의 정을 느꼈던 것 같다. 진짜 속마음이 어떠한지는 알 수 없지만 서로를 배려하고 아끼는 모습이 눈으로 보였으니까 진심일 것 같다. 처음 만날 때는 서로 어색한 타인이었는데 마지막에 헤어질 때는 가족과의 이별처럼 눈물이 흐를 정도로 마음이 짠해지는 걸 느꼈다. 그러고보면 가족간에도 온전히 함께 있는 시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각자 할 일이 바쁘다보니 한 끼 식사를 같이 하는 정도의 시간만큼을 함께 하는 가정이 더 많을 것 같다.

<원 플러스 원>은 스물일곱 살 엄마 제스가 혼자 남매를 키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제스의 남편 마티는 우울증을 이유로 어머니집에서 산다고 가버린 지 2년이 넘었다. 아들 니키는 마티와 델라의 아들이고, 델라는 마티가 10대 때 잠시 사귄 여자였다. 8년 전, 니키가 제스의 집으로 오면서 제스는 니키를 아들로 받아들였다. 탠지는 제스와 마티의 딸이자, 수학에 푹 빠져 있는 열 살 소녀다. 노먼은 마티가 집을 떠나고 난 뒤, 불안에 떨던 제스가 동물보호소에서 경비견으로 데려온 엄청난 덩치를 가진 큰 개다. 늘 침을 질질 흘리고 잠을 잘 때 울부짖고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만 탠지네 식구들은 모두 노먼을 사랑한다.

제스는 청소부로 일하면서 펍에서도 일한다. 일주일 내내 바쁘게 일하지만 집세와 고지서를 내기에도 벅차다.

그런데 탠지의 학교 수학교사인 창가레이 선생님이 엄마 제스에게 전화로 탠지가 세인트 앤 학교에 수학영재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알려준다. 90퍼센트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기쁜 소식이지만 제스에게는 나머지 경비를 댈 돈이 없다. 최소 2000파운드의 돈, 그 때문에 마티에게 전화해보지만 도울 수 없다는 답변뿐이다. 오래된 차 롤스로이스를 팔자고 해도 안 된단다. 제스는 탠지를 위해서 세인트 앤에 보내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다행히 학교에서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에 출전하면 우승상금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방법은 오직 하나,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 우승이다.

아들 니키는 평소 말이 없는 데다가 컴퓨터 게임만 하고 마리화나를 해야 겨우 잠을 자는 아이다. 그런데 동네 깡패 피셔형제에게 심하게 맞아서 응급실에 실려간다.

제스는 친구 나탈리와 청소하는 집 중에 비치프론트가 있는데 그날따라 청소하던 중 집주인 니콜스씨를 마주치게 된다. 그는 심각한 통화 중이었고 제스는 쫓겨나다시피 한다. 이후 제스가 일하는 펍에서 술취한 니콜스씨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해 집까지 데려다준다. 에드 니콜스는 현재 회사 내부고발자로 법정에 서야 할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러다가 아주 우연히 에드는 한밤중 도로에서 경찰에 잡혀 있는 제스를 보게 된다. 제스와 니키, 탠지, 노먼은 수학 올림피아드 대회를 위해 낡은 롤스로이스를 타고 나선 것이다. 납세필 증명서의 유효기간이 2년이나 지난 차는 견인되고, 그걸 지켜보던 에드는 자신이 스코틀랜드까지 데려다주기로 한다.

자, 여기서부터가 낯선 사람이 가족이 되어가는 자동차 여행이 시작된다.

이쯤되면 뻔히 예상되는 결말이 보이겠지만 모든 소설과 여행이 그러하듯이 좌충우돌 우여곡절 많은 과정들이 더 흥미진진하다. 이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영화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다. 각 인물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성이라 마치 눈 앞에 그들을 보고 있는 것 같다. 무모한 듯 보이지만 자식에 대한 사랑으로 버텨온 제스를 보면서 안타까웠다. 싱글맘이 현실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에드처럼 좋은 남자를 만날 확률만큼 크지는 않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이 책을 읽으면서 가족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는 점이다. 제스의 말처럼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마티처럼 남편과 아빠로서의 책임을 버리는 비겁한 사람은 가족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낯선 타인이었지만 제스와 탠지, 니키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돕는 에드는 가족이다. 단 며칠만으로도 타인과 가족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지금 함께 사는 가족과는 더 사랑하며 살아야 할 것이다.

<원 플러스 원>을 읽고 나서 영화<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보았더니 두 이야기가 섞여 밤새 꿈을 꾸었다. 어찌됐든 결말은 해피엔딩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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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活 생활 약차 - 그동안 커피를 너무 마셨어! F.book Living 2
포북(for book) 편집부 엮음, 김홍진 감수 / 포북(for book)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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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차, 생수보다 좋을까?

요즘 물을 2ℓ이상 마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래서 평소에 잘 안 마시는 생수를 억지로 마시느라 고생 좀 했다. 효과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아니오."이다.

아마도 체질적인 차이라고 생각한다. 차가운 생수보다는 따뜻한 차를 더 좋아하는 내게는 취향만 고려한다면 무조건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이 편하다.

이 책은 정말 실용적이다. 저렴한 가격이 마음에 들고, 가격 대비 내용이 알차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럽다.

약차라고 표현하니까 무슨 한약을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가 흔히 마시는 따뜻한 차 종류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은 다양한 약차 종류와 레시피를 소개한다.

탈모 치료에 좋은 어성초+자소엽+녹차잎 차, 하수오차, 측백차. 

다이어트에 좋은 양파차, 우엉차, 메밀차, 상지차, 돼지감자차, 산사차, 의이인(율무)차.

당뇨환자에게 좋은 여주차, 산약차, 뽕잎차, 둥글레차.

허약체질이나 면역력 강화에 좋은 채소차(무+당근+우엉+무청+표고버섯), 개똥쑥차, 연근차, 생맥산차(맥문동+인삼+오미자), 구기자차, 오미자차.

기침, 감기 예방에 좋은 진피차, 총백차, 도라지차, 생강차, 맥문동차, 감잎차, 박하차.

남자가 마시면 더 좋은 헛개나무열매차, 산수유차, 참가시나무잎차, 칡차.

갱년기 여자에게 진짜 좋은 백수오차, 기혈차(연잎+율무+진피+산사자), 겨우살이차, 오가피차.

젊은 여자들에게 특히 좋은 무차, 계피차, 당귀차, 서리태차.

아이들에게 좋은 현미차, 복분자차, 느릅나무차, 결명자차.

최근 런던의 <King’s College> 연구팀에서는 하루 석 잔의 차를 마시는 것이 단순히 생수를 마시는 것보다 건강에 좋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정보에 관한 매일 쏟아지는 연구내용에 휩쓸릴 필요는 없지만 생수가 부담스러운 나 같은 사람이라면 차를 마시면서 건강할 수 있다는 내용이 반갑기만 하다. 다만 매일 마시는 커피 대신에 약차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다. 한의원에서 처방받는 한약만큼은 아닐지라도 매일 집에서 직접 만들어 마시는 약차로도 충분히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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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
오프라 윈프리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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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놀라운 사람이다. 그녀의 삶은 '성공'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은 오프리 윈프리가 14년동안《O 매거진》에 연재한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책 제목만으로도 강력한 힘이 느껴진다.

한 사람의 인생 자체가 기적이며 감동을 주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TV 토크쇼 진행자로 시작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고 존경받는 인물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나 행운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녀가 말하는 기쁨, 회생력, 교감, 감사, 가능성, 경외, 명확함, 힘이라는 주제가 얼마나 그녀의 삶을 잘 드러내는지 알 수 있었다.

1954년 1월 29일 미시시피주 코시오스코에서 태어난 오프라는 세상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는 존재는 아니었다. 어린 시절에 겪었던 끔찍한 경험들은 여자로서는 견디기 힘든 치욕이며 불행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살았다. 그 누구의 탓을 하거나 핑계 없이, 스스로 불행한 삶에서 자신을 구해낸 것이다.

그녀가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바로 그녀의 진심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역시 그녀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이 확실히 아는 것들은 무엇일까. 누구나 그것을 단숨에 대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아무나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은 아닌 것 같다. 만약 모두에게 "당신이 확실하게 아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대답 속에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은 '지금' 나는 숨쉬며 살아 있고 그것을 감사한다는 것이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여러가지 문제들로 고민하며 힘들었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그 문제들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내 삶을 힘들게 하는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더이상 끌려가지 않겠다.

오프라 윈프리는 내게 이런 충고를 해줬다.

"당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것이 명확해질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충고다.

스스로 고요함을 찾아, 세상의 목소리가 아닌 나 자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면,

명확함은 금세 당신 곁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을 내려 결정한 후에는 그것을 실행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한다." 

비록 책을 통해서 전하는 말이지만 분명 내게는 힘이 되었다. 수많은 인생 고비에서 주저앉지 말고 일어서라고, 힘들어도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라고 응원해주는 것 같다. 오프라 윈프리가 살아온 60년간의 인생에 박수를 보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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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한국 미술사 배움가득 우리 문화역사 10
박영수 지음, 강효숙 그림 / 풀과바람(영교출판)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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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한국 미술사>는 교과서만으로는 배울 수 없는 우리나라 미술사를 한 권의 책으로 알려준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 다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시대순으로 어린이들이 알아야 할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니 한국 미술사라는 좋은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제일 처음 나오는 것은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래 사냥 그림이다. 현재 남아있는 유적 중에서는 가장 오래되었으니 우리나라 최초의 자연주의 예술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현재 상류에 건설된 댐으로 인해 물에 잠긴 부분이 훼손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몰랐던 우리 문화유산 보존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고구려 고분벽화와 백제 금동 대향로, 서산 마애 삼존 불상, 금동 미륵 반가 사유상, 석가탑과 다보탑, 석굴암, 성덕 대왕 신종, 청자,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 숭례문, 안견의 몽유도원도, 분청사기, 신사임당의 초충도, 윤두서의 자화상, 정선의 인왕제색도, 심사정, 김홍도, 신윤복, 김정희, 장승업, 이중섭, 박수근, 박생광, 백남준까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예술가와 예술작품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다.

책표지 그림은 박생광의 <명성 왕후> 일부이다. 그는 고구려 고분벽화, 불교 설화, 역사적 사건, 무녀 등을 전통적인 색체로 표현하여 우리나라의 전통 회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한 화가이다. 단청을 연상시키는 전통 색채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도 있지만 <명성 왕후>처럼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을 보니 우리나라 미술이 가진 독자적인 특성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미술에 관한 책답게 그림과 사진으로 잘 설명되어 있어서 보는 즐거움이 있는 책이다. 근래 알게 된 인물 중에서 간송 전형필이 있다. 그는 일제 시대부터 우리나라의 미술품을 보호하기 위해 전재산을 들여 수집한 인물이다. 특히 <훈민정음>을 극적으로 사들여서 비밀리에 보관하다가 광복 후에 세상에 공개했다. 만약 전형필이 <훈민정음>을 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한글이 만들어진 과정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그는 예술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 미술품과 문화재를 진정으로 사랑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한국 미술사에 길이길이 기억될 인물이다.

이 책을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과 독자성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미술사는 어렵지만 아름다운 예술작품을 보며 느끼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어린이들에게 예술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유익한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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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웜 1 코모란 스트라이크 시리즈 2
로버트 갤브레이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문학수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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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갤브레이스.

가명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그 사람이 조앤 K. 롤링이라는 걸 안다.

《실크웜》은 《쿠쿠스 콜링》의 후속작이다.

사설 탐정 코모란 스트라이크가 주인공이다. 전작을 본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코모란의 매력을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이 책에서 처음 보는 것이라면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유명한 록가수 조커비의 아들이지만 버려진 아들이고, 아버지 외모는 조금도 닮지 않은데다가 한쪽 다리를 잃어 의족을 낀 거구의 사나이.

추리소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탐정이 특별히 잘생기고 멋져야 된다는 법은 없지만 코모란 스트라이트는 인간적으로 좀 안쓰러운 인물이다. 전작 《쿠쿠스 콜링》에서도 좁은 사무실에서 오로지 의뢰받은 일에만 빠져지내고 16년 된 애인과 티격태격 다투는 남자가 멋져보이기는 힘들다. 하지만 놀라울 정도의 집중력과 추리력으로 미궁에 빠진 사건을 해결했을 때는 감탄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 책에서는 소설가 오언 퀸의 아내가 코모란 스트라이크의 사무실을 찾아온다. 남편이 자신이 탈고한 원고를 들고 집을 나갔는데 작가의 은신처에 숨어있을테니 찾아달라는 것이다. 오언 퀸의 아내 리어노라는 허름한 차림의 의뢰인이지만 스트라이크는 돈 많은 의뢰인 대신에 리어노라를 돕는다. 소설가의 쇼로만 여겼던 실종 사건은 스트라이크가 오언 퀸의 시신을 발견하면서 살해 사건이 된다. 아직 출간되지 않은 오언 퀸의 소설 <봄빅스 모리>의 결말처럼 끔찍하게 묶인 상태에서 내장을 들어낸 살인이다. 도대체 <봄빅스 모리>는 어떤 소설일까 궁금하겠지만 대략 내용을 듣다보면 혐오감을 먼저 느낄 만한 저급한 내용이다. 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을 소설 속에 등장시켜 징그럽고 해괴망칙한 괴물로 만들었다. 퀸의 시신이 발견되기까지는 천하의 몹쓸 망나니 작가였는데 작가 본인이 소설처럼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추운 겨울에 아픈 다리를 절룩거리며 사건 해결을 위해 조사하는 스트라이크와 그를 돕는 로빈의 모습은 흡사 미국드라마 엑스파일의 멀더와 스컬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오언 퀸이라는 사람은 이미 죽었지만 그에 대해 조사할수록 형편없는 인간인 것 같다. 원래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 주변 인물들과 만나고 숨겨진 진실을 파헤치면서 어둡고 지저분한 과거가 속속 드러나기 마련이다. 경찰에서는 남편의 죽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아내 리어노라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스트라이크는 자신만의 직감으로 의뢰인은 절대 범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쿠쿠스 콜링》을 읽고나서 코모란 스트라이크가 시리즈로 등장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사건 전개이기는 하지만 뭔가 사건 자체가 주는 혐오감 때문에 읽는 내내 불편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아마도 코모란 스트라이크라는 인물이 풍기는 불완전한 요소들 때문이 아닌가 싶다. 탐정을 찾아오는 수많은 의뢰인들과 비교한다면 그리 불행한 것이 아닐 수도 있겠지만 내게는 오히려 스트라이크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불행해보인다. 추리소설에서 가장 주목받아야 할 사건보다 더 신경쓰이는 주인공의 삶이라니, 그것이 내게는 걸림돌에 걸린 듯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만약 다음 시리즈가 나온다면 코모란 스트라이크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주변 인물과 연관된 사건이 벌어지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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