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 녹말음식은 어떻게 약도 없이 살을 빼고 병을 고치나
존 A. 맥두걸 지음, 강신원 옮김 / 사이몬북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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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식의 건강 정보는 넘쳐난다. 하물며 다이어트 방법만 해도 수백 가지는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왜 소아비만이나 30대 성인병이 늘어나는 것일까.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에 비해 실제 건강한 사람들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나만의 착각일까.

주변 지인들만 봐도 늘 어디가 아파서 병원에 간다거나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 약을 먹는 것이 일상인 사람들도 꽤 있다. 환절기만 해도 감기 환자로 병원은 늘 북적인다. 대부분 감기 정도는 심각하게 여기질 않으니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과거에 비하면 병원을 다니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 것 같다. 아무리 가벼운 증상일지라도 어디가 아프면 환자라고 볼 때 주변에는 건강한 사람들보다 환자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떻게 건강 정보나 의학지식을 얻을까. 아마도 가장 손쉬운 방법은 TV에서 방영되는 건강프로그램 시청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 정보들이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

녹말 음식은 어떻게 약도 없이 살을 빼고 병을 고치나.

이 책이야말로 올바른 정보를 준다고 생각한다. 더이상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녹말 음식이란 우리가 매일 먹는 밥, 현미를 포함한 다양한 잡곡, 감자, 고구마 등의 자연식품을 뜻한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육류와 유제품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던 정보들은 모조리 거짓이라는 건 다소 충격적이지만 꾸준히 언급되었던 진실이기도 하다. 뻔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존 맥두걸 박사는 30년 동안 고단백, 저탄수화물 식단이 생명을 위협한다고 경고하는 책들을 써왔다는 점이다. 현직 의사로서 의료계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스스로 녹말음식과 채식음식의 전도사가 되어 맥두걸 프로그램을 만들어 수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찾도록 도왔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람들은 얼마든지 올바른 식생활을 통해 스스로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데 오히려 과대포장된 식품업계와 의료계 덕분에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2015년 새해에도 어김없이 TV에서는 의학박사님이 나오셔서 건강식품을 소개하고 있다. 건강은 새해의 다짐이나 소망이 아니라 우리 삶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이다. 특별한 보양식품이나 다이어트법 없이도 신선한 채소, 과일, 녹말 음식으로 된 소박한 밥상이 우리몸을 살린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정육점 고기들이 동물의 시체로 보인다. 인간은 원래 채식동물이라는 것을 기억하면서 우리몸이 원하는 자연식품만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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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1 이어령 - 이어령 편 - 내일을 사는 우리 시대의 지성,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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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잡지다. 잡지로 분류되나 책의 형태는 양장본이다. 내용 역시 색다르다. 현재를 살고 있는 인물의 전기를 잡지 형식으로 엮어낸 것이다.

바이오그래피 매거진(BIOGRAPHY MAGAZINE) 창간호의 주인공은 이어령 선생님이다.

마치 출판물도 하나의 예술 장르로 만들어내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일반적인 전기가 아닌 특정한 삶의 조각들을 따로 떼어 확대하거나 시각적 이미지를 강조한 부분이 세련된 연출로 느껴진다. 이어령 선생님의 연세가 여든이 넘었는데 한 권의 책으로 그 분의 삶을 이야기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평론가, 작가, 언론인, 교수, 장관까지 대외적인 활동만도 엄청나다. 젊은 시절부터 저녁 이후에는 약속을 잡지 않고 독서와 집필에 전념하여 200권이 넘는 저작물을 출간할 정도로 평생 말과 글을 다룬 분이다. 그만큼 우리나라에서 이 분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분이지만 실제로 어떤 분인지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에서도 이어령님의 주요 활동과 저작물을 아홉 가지로 간추리고 있다.

문득 궁금한 건 우리말을 사랑하는 이어령님이 이 잡지의 이름에 대한 언급이 없었나 하는 점이다. 우리말보다는 외국어로 표현해야 좀더 그럴듯하다고 여기는 요즘의 풍조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하나. 조기교육 열풍으로 겨우 우리말을 하는 아이들조차 영어유치원에서 영어이름을 만드는 세상이니, 수많은 영어이름 잡지 중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고 해서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이어령님의 전기를 보면서 조정래 작가를 떠올린 건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성으로 꼽는 이어령님처럼 조정래 작가님도 치열하게 글을 쓰며 평생을 살았다는 점에서 역시 지성은 끊임없는 배움과 열정, 노력으로 빛나는 것임을 느끼게 된다. 또 한가지 공통점은 아내와 대학 동기이며 평생을 함께 한 진정한 동반자라는 점이다. 세간에는 이어령의 아내, 조정래의 아내로 불리지만 그 아내분들 역시 훌륭하게 자기 소임을 다하며 살아왔다는 점에서 존경스럽다. 부부가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배려하며 살아온 모습이 책에서 소개된 뛰어난 활동들보다 더 멋지고 훌륭해 보인다. 잡지든 책이든 결론은 독자의 몫이니까.

도대체 다음 인물은 누가 선정될 지가 무척 궁금하다.



"그래서 내가 우물을 파는 사람이라는 거요. 우물 파서 물 먹을 생각하는 게 아니라 여기를 파면 물이 있을까 궁금하고 답답해서 파는 거요.

살아 있다는 걸 증명하는 거죠. 내가 우물을 파서 어제까지도 없던 물이 솟아날 때 난 살아 있는 거예요. 열 개의 우물을 파면 난 열 개의 생명을 지속하는 거예요.

하나의 우물 속에서 마시고 앉았으면 그때 난 죽은 거야. 내가 어느 대담집에서 이런 말을 했어요. 내 묘비명에다 '여기 우물을 파고 다닌 사람, 죽음이란 마지막 우물을 파면 과연 무엇이 나올꼬? 그것이 하도 궁금해서 여기 묻혀 있는 사람'이라고 써 다오. 죽음마저도 난 호기심이야. 죽음이란 건 내 마지막 우물 파기예요. 나의 무덤은 무덤을 파는 게 아니라 우물을 파는 거예요. 거기서 물이 나올지, 빈 모래가 나올지, 그건 죽고 나서 사람들이 알게 되겠죠."  (94p-95p)


"80이 지나면 오늘이 마감이에요. 항상 오늘이 마감이야." (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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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시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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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어떤 존재일까. 요즘은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 된 것 같다. 마치 책 한 권을 출간하는 것이 자신의 위상을 높이는 수단처럼 너도나도 책을 출간하는 것 같다.

어떤 이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나 책을 읽지 않는다고 개탄한다. 과연 그럴까. 사람들이 책을 구입할 때는 그만큼의 가치를 지녔다고 생각해서다. 반대로 책의 내용이 그럴만한 가치가 없다면 책을 구입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쓴 사람이 '작가'가 아니라 독자들 스스로 책을 찾아 읽도록 만드는 사람이 '작가'라고 생각한다.

작가 조정래님.

이 분의 이름 석 자를 떠올리면 여러 작품들이 줄줄이 떠오른다. 일흔이 넘은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든다. 정말 글 속에서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느끼게 된다.

<조정래의 시선>은 작가님이 그동안 글이 아닌 말로 이야기했던 내용들을 담고 있다. 한 번 내뱉으면 사라질 말들조차 허투루 하질 않는 작가로서의 당당한 위엄을 확인할 수 있다. 인터뷰를 글로 옮긴 것이지만 읽으면서 작가님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것 같아서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출처를 살펴보니 『정글만리』를 출간한 후 인터뷰했던 2013년과 《한겨레》와 《참여사회》에 2014년 인터뷰한 최근 내용부터 2002년《한겨레》에 기고한 글까지 나와 있다. 10여 년간의 말들을 한 권의 책으로 살펴보니 작가의 목소리가 한결같다. 오로지 글 쓰는 일에 평생을 바친 사람다운 올곧음이 느껴진다. 바로 이것이 작가의 시선이며 삶이라는 것을 조금은 알 것 같다.

우연히 20대에 읽었던 <태백산맥>을 인연으로 이후에 다른 작품들을 읽었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감탄하게 되는 작품이란 점에서 존경스럽고 감동스럽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못 읽은 작품은 다시 읽고, 이전에 읽었던 작품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은 그대로인데 매번 읽을 때마다 받는 감동은 달라지는 것 같다. 솔직히 한동안 한국문학에 대한 관심이 줄었는데 조정래 작가님 덕분에 뜨거운 관심이 생겨난 것 같다.

이미 수많은 열혈독자를 거느린 분이지만 이 책을 통해 역시 대단한 작가임을 확인한 것 같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싶다. 그냥 읽어보면 알텐데 말이다.



집필은 어떤 방식으로 하십니까?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25~30매를 집중해서 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운동과 식사를 한 뒤 9시에 서재로 출근한다. 새벽 두세 시까지 죽을힘을 다해 쓴다. 20년 동안 세상과 절연하고 대하소설 세 편을 썼다. 그때 술을 끊었다. 술을 마시면 이틀 뒤까지 꼬박 사흘을 숙취로 날려버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되면 원고 100매가 사라진다. 그렇게 열심히 썼더니 오른팔 전체 마비, 위궤양, 탈장 등 온갖 직업병이 다 찾아왔다.

"죽기를 각오하고 쓰라" (212p)


작가로서 따르고 싶은 롤 모델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빅토르 위고다. 영국에 셰익스피어, 독일에 괴테가 있다면 위고는 프랑스의 자존심이다. 프랑스 위인들이 묻힌 묘지 '판테온'에 위고만 유일하게 부인과 합장되는 영광을 누렸다. 위고는 "예술은 아름답다, 그러나 진보를 위한 예술은 더 아름답다"고 했다. 소설은 그 시대 인간이 달성해야 할 진실을 이야기해야 한다. 톨스토이는 "민중과 함께 있으라. 그러나 반 발짝만 먼저 가라"고 했다. 작가는 인간을 위한 진실을 말하는 것인데, 얼마나 멋있는가. 그러나 그 길은 외롭고 험하다.


모든 인간이 갖는 세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누구나 한 번 태어나고 한 번 죽으며, 아무도 완벽하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209p)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신의 속도로 해나가기 위해선 독서를 권한다. 독서는 앉아서 하는 여행이고, 여행은 서서 하는 독서다. (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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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얼굴, 신용 - 리더를 성공으로 이끌고 부자로 만드는 처세술
이수광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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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공을 위한 키워드로 '신용'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역사소설의 거장답게 중국 고전과 우리의 역사 속에서 등장하는 신용에 대해서 알려준다.

인간 관계에서 신용은 빼놓을 수 없는 덕목에 해당된다. 한 마디의 말이라도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아는 것이 신용이다. 말과 행동을 바르게 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당연한 도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세상이 어지럽고 혼란스러운 것이다.

책에서는 경제활동을 하는 상인으로서의 신용, 지도자 리더로서의 신용, 과거에 신하가 임금를 대할 때의 신용, 부모와 자식 간의 신용, 벗과의 신용, 부부의 신용이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그리고 유대인, 일본인, 중국인, 미국인, 한국인의 신용을 어떻게 다르며, 또 같은지를 알려준다. 또한 말이 신용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한다. 차근차근 읽다보면 신용이 이토록 중요한 덕목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신용을 지켜낼 수 있을까.

현대사회는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 경제불황 속에 부익부 빈익빈이요, 유전무죄 무전유전인 세상이다. 어떻게 돈을 버느냐보다 얼마나 돈을 버느냐를 더 신경쓰는 세상이다. 인간 관계에서 신용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하면서도 가끔은 신용 없이도 부와 성공을 누리는 사람을 볼 때가 있다. 그들은 자신의 노력으로 부를 얻은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일부 선택된 사람들일 것이다. 대기업 재벌들과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은 그들이 응당 지켜야 할 신용을 어겼기 때문에 비롯된 일이다. 물론 그들이 신용을 어겼다고 해서 비도덕적 행태를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 힘없는 서민이라고 해서 좌절만 하고 포기한다면 미래는 더이상 희망이 없을 것이다. 물질만능주의와 불신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한 줄기 빛처럼 신용을 지키는 이들이 많아질 때 정말 살 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신용'은 도덕 교과서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이며 태도인 것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 신용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신용을 지켜야 부자가 되는 세상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부자가 된 것만으로도 존경받을 것이다. 진정한 부자는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마음을 얻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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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짝을 찾고 싶다 - SBS『짝』PD가 출연자 677명을 통해 본 남자 여자 그리고 인간
남규홍 지음 / 예문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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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짓기 예능프로그램들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의 진심은 보이지 않고 외모나 조건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남자와 여자의 마음이 쇼원도에 진열된 상품처럼 보이는 것이 썩 유쾌하지 않기 때문이다.

SBS『짝』프로그램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오히려 패러디한 내용은 몇 번 본 적이 있다. 애정촌이라는 곳에 짝을 찾는 남자와 여자가 일주일을 함께 보내면서 이름 대신 남자 1호, 여자 1호라는 식으로 호칭하는 것이 특이하다. 오로지 첫인상만 보고 상대방을 선택해서 함께 밥을 먹는 도시락 데이트가 있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다.

올해 이 프로그램은 폐지됐다. 제주도 특집 방송 편이었는데 촬영 도중 여자출연자가 자신의 숙소에서 자살한 것이다. 굉장히 충격적인 뉴스였다.

어떤 프로그램인지 잘 모르는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짝짓기 예능프로그램이 만든 비극적 결말로 비춰졌던 것 같다.

<나도 짝을 찾고 싶다>는 SBS『짝』PD가 출연자 677명을 통해 본 남자 여자 그리고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 일 동안 애정촌을 지켜온 촌장인 『짝』PD 입장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급작스럽게 폐지가 되었으니 무척 속상했을 것 같다. 그는 이 책에서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진솔하게 보여주려고 애쓴 것 같다. 한 번도 제대로 시청한 적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이 책을 통해 애정촌이 어떤 곳인지 짐작하게 해준다. 방송으로 보이는 모습이 모두 진실이 아니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각자 이성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좋은 면만 보여주고 싶은 심정은 이해한다. 하지만 그 중에는 출연 전 면접할 때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언행을 보이면서 『짝』PD를 당황시키는 출연자도 있었다고 한다. 어쩌면 방송을 상업적인 홍보로 이용하려는 괘씸한 소수의 사람들 때문에 이 프로그램의 순수한 의도가 훼손된 것이 아닌가 싶다.

책에서는 인상적인 커플들의 애정촌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꽤 흥미롭다. 이미 결혼한 사람들에게는 연애 심리가 까마득한 옛일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제로 애정촌에서 오로지 자신의 짝을 찾는 일에 몰두한 사람들에게는 생생한 삶의 현장일 것이다. 누가봐도 호감을 가질만한 이성에게 쏠리는 현상은 애정촌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 그래서 진짜 짝을 찾을 확률은 별로 높지 않은 것 같다. 애정촌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만 가능한 연애일 수도 있다. 안타깝지만 출연자들은 트루먼쇼의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다. 희한하게도 연애는 자신의 속마음을 많이 드러낼수록 약자가 되는 것 같다. 단 며칠만에 생긴 호감을 사랑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사람을 향한 마음 때문에 힘들다면 그건 사랑일 수도 있을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 솔직한 자신을 드러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애정촌을 다녀간 사람들 중에는 진심이 통한 커플도 있었다고 하니 세상 인연이란 아무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통해 리얼리티 예능프로그램 속에서 『짝』만의 독특한 매력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 것 같다. 인간의 연애 심리가 아무리 복잡해보여도 결국은 자신에게 꼭 맞는 짝을 만나면 해결될 일이 아닐까 싶다. 문제는 그 짝을 어디에서 찾느냐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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