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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의 혁명 - 우리는 누구를 위한 국가에 살고 있는가
존 미클스웨이트 외 지음, 이진원 옮김 / 21세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제4의 혁명>은 정부가 왜 존재하는지, 그리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와 탐구의 결과물이다.
두 명의 저자들은 이 책에서 근대 서양 정부가 세 차례 반에 걸쳐 위대한 혁명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토마스 홉스는 시대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으로 여겼던 '정부'를 성경에 나오는 거대한 바다 동물인 '리바이어던Leviathan'이라고 불렀다. 이것은 17세기 유럽이 중앙집권적 국가를 세운 시기에 일어난 제1의 혁명이다. 제2의 혁명은 18세기 말부터 19세기에 일어난 프랑스와 미국의 혁명들로 자본주의 초기의 국가 형태를 보여준다. 그다음은 20세기 초 공산주의 일탈과 함께 찾아온 제3의 혁명으로 근대 복지국가의 태동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서양 정부의 특성은 팽창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정부의 지속적인 성장을 기대했지만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복지 혜택에 비상이 걸리고 있다. 어떻게 현재의 거대한 정부가 만들어졌고, 그에 따른 문제점은 무엇인지를 지적하면서 정부가 왜 달라져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고 있다. 리바이어던을 통제하는 문제가 전 세계 정치의 중심이 되었고 서양이 파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엄청난 부채와 인구 변동으로 인해 부유한 국가의 정부도 변화를 간구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이다. 즉 서양의 팽창 시대가 끝나고 제4의 혁명이 도래했다는 걸 의미한다.
20세기까지는 정부와 개인 사이의 계약을 홉스와 밀을 통해 분석해왔다. 홉스의 이상적 질서와 밀의 이상적 자유를 추구하는 형태였고, 이후에는 평등의 의미와 시민권이 부여하는 권리에 대한 광범위한 개념을 가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정부는 점점 비대하게 변했고, 오히려 자유의 적으로 변질된 것이다.
오바마는 취임사에서 "우리가 오늘날 던지는 질문은 우리 정부가 너무 큰지, 혹은 작은지가 아니라 좋은 성과를 내는지 여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 정부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 않았다. (301p)
이 책에서는 시대적으로 뭔가 변화를 위한 움직임은 시작되었지만 제4의 혁명에 대한 확실한 철학을 세우진 못했기 때문에 홉스와 밀, 웹 부부을 통해 변화를 설명하고 있다.
제4의 혁명을 통해 낡은 정부의 정체주의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 시점에서 개혁에 나서지 않는 국가 정부는 도태와 침체의 늪에 빠질 거라는 경고의 메시지인 것이다.
현재 성공적인 모델로 싱가포르와 스웨덴을 꼽고 있다. 싱가포르를 알기 위해서는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이 책에서는 '아시아 내 서양의 대안 국가'의 창시자로 설명하고 있다. 싱가포르가 현재 복지국가를 세우고 있는 모든 신흥 아시아 강대국의 모델로 인정받는 것은 뚜렷한 성과에 있다고 본다. 리콴유가 만들어낸 싱가포르가 좋은 정부로 인정받는다고 해서 모든 나라에 적용가능하다고는 보지 않는다. 이것은 저자들이 제시한 새로운 정부 개혁의 한 사례로 봐야할 것이다.
스웨덴은 정부 규모를 줄이며 정부 개편을 착수하여 놀라운 성과를 거둔 나라이다. 북유럽 국가들 중에서 경쟁력과 복지뿐 아니라 사회통합지수에서도 상위권이며 여성 경제 활동 참여율과 사회이동(사회계층에서 지위의 상하 이동) 비율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들이 추구하는 복지국가는 정부 기능의 확대보다는 개인에 대한 지원에서 시작된다. 현재 경제자유지수 면에서도 미국을 앞서고 있는데, 그것은 더 좋은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한 결과이다. 저자는 북유럽 국가들을 미래에 도달한 서양의 일부로 보고 있다.
저자들은 날씬하고 효율적인 리바이어던을 만들기 위한 처방으로 정부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의 크기는 더 줄어들고, 개인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중심주의가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여 민영화시키고, 부자들을 위한 보조금을 줄이면서 복지 혜택을 조절하는 개혁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디까지 미국 정부에 대한 저자의 제안이며 실제 실행된 것은 아직 없다. 다만 미국이 현재 처한 정치적 혼란, 경제적 문제들이 결국은 정부 개혁이 필연적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제4의 혁명은 도래하였고, 현재진행형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제4의 혁명은 어떻게 이루어질까. 우리가 원하는 국가 정부는 무엇인지를 국민 스스로 자각하고 요구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