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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이를 위한 기도
리버 조던 지음, 이진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이 모든 건 새해 결심에서 시작됩니다.
"날마다 낯선 사람 한 명을 위해 기도하자."
기도한다는 건 종교는 달라도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그 대상이 자신과는 전혀 무관한, 낯선 사람이라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리버 조던은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었을뿐입니다. 마치 그녀는 자신의 새해 결심이 본인의 의지가 아닌 다른 어떤 힘에 의해서 이끌리는 무언가로 표현합니다. 그건 낯선 사람을 선택하는 부분에서도 그렇습니다. 어떤 기준을 정해서 낯선 사람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어서 다가가는 것입니다. 마음에서 이미 정해진 일입니다.
반대로 낯선 사람 입장에서 누군가 다가와서 "낯선 당신을 위해서 오늘 기도해드릴게요."라고 말한다면 굉장히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한국에서 이런 일은 "도를 믿으십니까?"와 같은, 뭔가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사기꾼 취급을 받을 확률이 큽니다. 그녀도 알고 있기 때문에 망설입니다. 파란 신발의 꼬마처럼 선뜻 나설 수 없는 상황이 더 많습니다. 낯선 사람의 삶에 갑자기 끼여들었다가 이상한 여자로 오해받을 거라는 두려움이 큽니다.
그런데 시어머니를 배웅하는 버스 정류장에서 한 여성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그 여성에게 자신의 새해 결심을 말하고, 오늘은 당신이 나의 낯선 사람이며 하루 종일 당신을 생각하면서 당신을 위한 특별한 기도를 하겠다고 말합니다. 놀라운 건 그 여성의 반응입니다. 손을 잡고 목을 끌어안으면서 "오늘 아침에 내가 무슨 기도를 한 줄 아세요? 오늘 아침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하다 말고 이렇게 물었죠. 이 넓은 세상에 혹시 저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을까요?"라고 말합니다. 그녀의 첫번째 낯선 사람 덕분에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새해 결심이 현실이 됩니다.
<낯선 이를 위한 기도>는 리버 조던이라는 작가의 지극히 개인적인, 기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소설이 아닌 실화입니다. 기도라고 해서 종교적인 내용은 아닙니다. 순수한 마음으로 낯선 사람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결심을 실천해가는 내용입니다. 그녀가 기도의 대상을 낯선 사람으로 정한 것은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 제3자를 위해 기도할 때 그 기도가 반드시 응답받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그 시기에 두 아들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으로 파병을 가게 됩니다. 전쟁터로 가는 두 아들을 둔 엄마에게 필요한 건 두 아들을 위한 기도였을 겁니다. 그런데 그녀는 자신과 가족을 위한 기도 대신에 낯선이를 위한 기도를 선택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한 마디의 말, 그 말 속에 사랑이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진심은 전해집니다. 사랑은 나누면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나고 커지는 것 같습니다. 그녀는 낯선이를 위한 기도를 통해 자신이 더 행복해진다고 말합니다.
리버 조던, 그녀의 <낯선이를 위한 기도>를 통해 기도의 힘을 깨닫게 됩니다. 간절한 기도, 이루어질거라는 믿음은 우리가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걸 의미합니다.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세상은 누군가의 작은 기도로 인해 아름다워지고 있습니다. 잔잔한 감동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