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잠자는 책 ㅣ 신나는 책놀이 시리즈
세드릭 라마디에 지음, 뱅상 부르고 그림, 조연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12월
평점 :
아이들은 왜 잠자는 것을 싫어할까요?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하품을 하면서도 자기는 졸립지 않다고 말합니다.
매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어려움을 겪는 아이라면 <잠자는 책>이 어쩌면 효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 아이처럼 말이지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아이가 좋아하는 재미난 동화를 읽어주면 이야기에 꼬리를 물고 질문이 쏟아져서 몰려오던 잠도 싹 달아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잠자리에서 읽어주는 책은 아이가 원하는 동화책보다는 잠과 관련된 그림책이 더 알맞은 것 같습니다.
<잠자는 책>은 그야말로 책이 잠을 잡니다. 네모난 책, 파란 얼굴이 바로 주인공 '책'입니다.
첫 장을 펼치자마자 "쉿!" 조용히 소곤소곤 말해야 됩니다. 책이 지금 졸립기 때문이지요.
작은 목소리로 책이 잠드는 과정을 읽어주다보면 아이도 어느새 차분해지면서 잠자는 책과 함께 잠들 준비를 하게 됩니다.
매일 잠자리에 드는 일이 스스로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야 하는데 억지로 재우려고 하면 싫은 일이 되는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자기 스스로 해보고 싶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해준다면 잠자리에 드는 일도 재촉하거나 강요하지 않고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를 위해 기다려준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아이가 졸릴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다보면 지치고 힘듭니다.
대신에 미리 잠잘 시간을 정해놓고 잠자는 책을 보면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잠자는 책>은 잠드는 시간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아이가 잠자는 책을 위해서 이야기도 들려주고 이불도 덮어주면서 엄마처럼 재워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늘 뭔가를 받는 역할에서 누군가를 위해서
뭔가를 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 아이 스스로도 느낄 수 있습니다. 평소에도 인형들을 동생이라고 부르면서 놀아주거나 머리맡에 나란히 눕혀 놓고 이불도 덮어주면서 잠을 재우면서 흐믓해 하는 걸 봤습니다. 이제는 잠자는 책이 생겼으니 재워줘야 할 친구가 한 명 더 생겼네요.
단순하지만 명쾌한 <잠자는 책> 덕분에 평화로운 밤이 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