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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좋아 - 그래 그래 스님의 행복을 부르는 메시지
승한 지음 / 마음의숲 / 2016년 1월
평점 :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
누군가가 말할 때 불쑥 이런 말이 튀어나옵니다.
나의 의견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아니"라는 말은 상대방과 나를 가르는 벽이 되고 맙니다.
더이상 상대방이 말할 수 없게 만들어버립니다.
말은 습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 자신이 어떤 말을 자주 쓰는지를 돌아보면 자신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좋아 좋아"
언제들어도 기분 좋은 말입니다.
『 좋아 좋아』는 승한 스님이 <BBS 불교방송> 문자서비스를 통해 독자들에게 보낸 '행복을 여는 힐링편지'를 간추려 묶은 책입니다.
그래서인지 페이지마다 따뜻한 기운이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마음 속에서 달궈지고 연마된 보석 같은 말들이 담겨 있습니다.
'행복은 원래의 자기 자신에게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을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원래 내 안에 저장되어 있는 행복을 잊고 내 밖에서만 행복을 찾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원래 내 자신으로 복귀, 그것이 행복으로 가는 사닥다리입니다'라고 승한 스님은 말합니다.
'건강이 가장 큰 이익이고, 만족이 가장 큰 재산이며, 신뢰가 가장 귀한 친구이다. 그러나 마음의 평안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라고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음미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도 없다'라고 소크라테스는 말했습니다.
그 모든 말들이 내 마음을 두드립니다. 내 마음 안으로 조용히 스며들기를 기다립니다.
"그래 그래"
"맞아 맞아"
"옳아 옳아"
"믿어 믿어"
"힘내 힘내"
"웃어 웃어"
"알아 알아"
"그럼 그럼"
오늘 하루, 이 말들을 얼마나 자주 했나요? 말만 들어도 기분 좋아지고 힘이 나는 말들을 그동안 너무 아끼고 있었나봅니다.
종교적으로 스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출가 전 세속의 삶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승한 스님은 자신의 힘들었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저자와의 인터뷰가 실려 있습니다. 어떻게 힘든 날들을 견뎌왔고, 그것을 견디게 해준 메시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렇게 고백합니다.
"저 역시 나약한 인간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소주를 마신뒤 서른여섯 살 때까지 알코올중독자로 살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암울하고 슬픈 과거입니다.
1993년 6월 17일 알코올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병원에 3개월 동안 입원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술을 끊고 있으나, 아직도 한 잔만 마시면 예전의 나로 되돌아가는 여전한 알코올중독자입니다.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인 것처럼, 한 번 알코올중독자는 영원한 알코올중독자입니다. 또 어려서부터 양극성장애(조울병)를 앓았고, 그로 인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음독자살을 기도했습니다. 그 뒤로도 끊임없는 자살충동에 시달리며 알코올에 젖어 살았습니다. 도합 일 년 가까이 정신병원에서 폐쇄병동생활을 했고, 마지막으로 입원한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그 힘든 ECT(전기충격치료)를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지금도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주기적으로 다니며 진료와 상담을 받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용타 스승님의 가르침과 문학(시 쓰기)을 비롯한 명상, 심리상담, 영성수련, 여행 등 저와 제 마음을 붙잡아준 것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좋아 좋아"라는 아주 단순하면서도 사소한 긍정마인드가 제 힘든 마음에 더 많은 용기와 희망을 주었습니다."
자신의 가장 나약한 부분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제가 이제껏 알고 있던 스님의 이미지는 지혜롭고 훌륭한 스승의 모습이었다면 승한 스님의 모습은 나약하고 부족한 우리와 더 닮아 있습니다. 아픈 상처를 감추지 않고 그 고통이 준 깨달음을 우리에게 전하는 승한 스님에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좋아 좋아"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순간 정말 모든 것이 좋아진다고.
우리 삶이 아프지 않다면 좋겠지만 아프더라도 웃을 수 있는 힘을 조금은 얻은 것 같습니다.
"기도란 나를 향한 신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신을 향한 나의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10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