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3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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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명화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완역본이 나왔어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예순세 번째 책이며, 삶과 죽음을 다룬 명화 15점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페스트》를 더욱 특별하게 만날 수 있어요.

우리는 왜 《페스트》를 읽어야 하는가.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나를 비롯한 모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고전을 읽으면서 단서들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네요. 문학 작품이 지닌 가치는 각 개인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세상을 연결시켜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가 성장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어갈수록 자신의 세계가 커지듯이, 고전문학은 저마다 담을 수 있는 만큼의 깨달음을 건네주는 것 같아요.

카뮈는 1945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체계를 믿을 정도로 이성을 신뢰하지는 않는다. 나의 관심은 우리가 신神도 이성도 믿지 않을 때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가를 아는 데 있다." 《페스트》는 신도 이성도 무력감을 드러낼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특히 시간의 변화에 따라 페스트 관련 집단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_ <해제>, 유기환 (373p)

《페스트》는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해안 도시 '오랑'에서 발생한 페스트(흑사병)로 인해 점차 도시가 공포와 불안으로 마비되는 과정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이 재난의 연대기를 기록한, 우리에게 들려주는 화자는 의사 베르나르 리외예요. 그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시대를 기록하는 증인으로서 전염병이 창궐한 도시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베르나르 리외와 어머니의 짧은 대화였어요.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가, 그것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결정적 요소라는 것, 리외는 의사로서의 직분에 충실했고, 인간의 사랑을 믿었기에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베르나르?"

"예."

"피곤하지 않니?"

"괜찮아요."

그때 그는 어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어머니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 그가 얻은 것은 단지 페스트를 겪었고, 페스트를 기억한다는 사실, 우정을 경험했고 우정을 기억한다는 사실, 애정을 경험하고 언젠가 애정을 기억하리라는 사실뿐이었다. 기실 페스트와 삶의 내기에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인식과 기억뿐이었다." (345p)

이 책에는 삶과 죽음을 다룬 명화 15점이 수록되어 있어요. 표지 그림은 구스타프 클림프의 <죽음과 삶>(1910-1915년)이고, 두 번째 등장하는 그림은 아돌프 폰 베커의 <잠자는 회색 고양이와 쥐>(1864)예요. 페스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과정마다 에드바르 뭉크의 <병실에서의 죽음>(1893), <불안>(1896), <장례 행진>(1897), <절망> (1892), 그리고 아르놀트 뵈클린의 <흑사병>(1898), <죽음의 섬>(1880), 빅토르 타르디유의 <예방접종>(1923년경), 존 본드 프란치스코의 <병든 아이>(1893), 게리 맬커스의 <설교> (1886),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의 <병든 남자> (1902) 그림을 함께 볼 수 있어요. 명화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감상일 텐데, 《페스트》를 함께 읽으니 소설의 장면과 그림이 겹쳐지면서 생생한 느낌으로 와닿았네요.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되던 시점에 《페스트》를 읽었고, 계엄령을 선포한 내란 우두머리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시기에 다시 읽게 되었네요. 인간의 내면에는 공존하는 선과 악,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최선의 면을 끄집어내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건 치열하게 불의와 맞서 싸우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페스트'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입 밖에 나왔다.

... 사실상 재앙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지만, 막상 그것이 자신에게 닥치면 그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는 페스트가 전쟁만큼이나 빈번히 발생했다. 그리고 페스트나 전쟁이나 사람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 전쟁이 발발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오래가지 않을 거야, 그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니까."

물론 전쟁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지만, 그렇다고 오래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리석은 짓은 언제나 저질러진다. 만약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 점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 그들은 겸손을 잊었다, 그뿐이다. 자신들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자신들에게 재앙이 닥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전제하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그들이 미래와 여행과 토론을 없애버리는 페스트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들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아무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55-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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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로그인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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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대표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우샤오러, 죽음을 보는 눈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완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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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로그인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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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검은 안개에 휩싸인 사람은 죽는다?

만약 내 눈에만 검은 안개가 보인다면 어떨까요. 보이기만 할 뿐이지 그 사람의 죽음을 막을 방법이 없다면, 그건 너무 끔찍할 것 같아요. 죽음을 보는 눈을 가졌다는 건 일종의 저주 같기도 해요. 이 소설의 주인공 천신한은 스무 살무렵 교통사고 이후에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서 검은 안개를 보게 되었고, 직장 동료의 몸을 감싼 검은 안개를 보고도 아무런 경고를 해주지 못한 것 때문에 심한 죄책감에 시달리다가 스물여섯 살 폐인이 되고 말았어요. 늘 공부 잘하던 아들, 모범생으로 부모님의 자랑거리였던 천신한은 이제 가족의 수치로 전락해버렸어요. 주변에선 앞날이 창창한 청년이 어쩌다 방 안에 틀어박혀 부모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기생충이 되었냐며 수군대고 있어요. 남은 선택은... 죽을 결심을 하게 된 천신한은 실행에 옮기기 위해 집 밖으로 나왔고, 필요한 것들을 구입해 공원에 갔다가 난생처음 본 사람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죽으려다가 살아야 할 이유를 찾게 된 거죠. 스스로 쓸모 없는 인간이라고 여겼던 천신한, 그가 바로 이 소설의 주인공이에요.

《죽음의 로그인》은 타이완을 대표하는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우샤오러의 신작 장편소설이라고 하네요.

우선 이 소설은 매우 흥미롭게 사회가 지닌 문제점들을 들춰내고 있어요. 은둔형 외톨이가 된 청년 천신한을 통해 '죽음의 로그인'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아무리 메시지가 훌륭해도, 내용이 지루했다면 덮었겠지만 이 소설은 몰입감과 재미가 탁월하네요. 저자는 우연히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불청객처럼 뜬 포르노 광고를 본 뒤로 이런 종류의 범죄를 조사하게 되었고, 한국 'N번방' 사건을 접하게 되었대요. 우샤오러의 소설이 타이완에서 출간된 후 '타이완판 N번방' 사건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비밀 포럼이 적발되었고, 타이완의 미투 운동이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저자는 고 이용마 선생님의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를 읽으면서 자신의 신념과 공통적인 면을 발견했다고 해요. "우리는 세상이 더 좋아질 거라고 믿어야 한다." (478p) 또한 종종 한국 문학에서 귀중한 생각의 자양분을 얻고, K팝을 들으며 에너지를 충전한다면서, 우리에게 소설을 읽어야 하는 강력한 이유를 알려주고 있어요. "인간은 아름답기도 하고 추악하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창작 활동을 통해 이런 아름다움과 추악함에 더욱 가까이 접근하는 것뿐이다." (478p) 소설 속에서 온라인 게임을 하는 천신한을 보면서 우리의 현실을 떠올렸어요. 현실이 게임이라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혼란은 특정 유저가 버그를 악용해 불공정한 우세를 점하고 있는 거예요. 게임에서 발생하는 버그가 시스템상의 오류라면 플레이어들은 로그아웃, 새롭게 시스템 정비를 할 때까지 기다리면 돼요. 근데 현실은, 내~란 우두머리의 형사재판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우리의 사법 시스템에 심각한 버그 출현을 재확인했네요. 우리는 로그아웃 할 수도 없고, 버그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으니, 어찌 해야 될까요. 중요한 건 주인공 천신한을 통해 우리는 '너는 내가 되고, 나는 네가 되고, 인간이 우위를 점하면 어떻게 되는지, 반대 입장은 어떠한지'와 같은 권력의 속성을 이해하는 거예요.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우리는 권력 구조를 완전히 역전시켜야 한다. 가해자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더 많게 만들어야 한다." (477p) 라는 우샤오러 작가님의 말에 완전 공감하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켜낸 힘으로 버그 사태를 해결해나가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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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플랜 - 생리 주기를 통해 원하는 삶 성취하기
미란다 그레이 지음, 강현주 옮김 / 몸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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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28일 플랜》은 라이프 코치 미란다 그레이의 여성만을 위한 자기계발서예요.

이 책은 여성의 생리 주기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려주고, 최적의 기간마다 능력을 발견하고 최대한 활용하도록 돕는 가이드북이에요.

우선 개인차는 있지만 여성은 평균적으로 10대 중반부터 대략 35년간 매달 월경을 하기 때문에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생리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하고 있어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생리에 대해 불편하고 귀찮은 것으로 인식하는 데에는 사회적 편견과 잘못된 정보를 무시할 수 없어요. PMS(생리전증후군)가 존재하는 건 맞지만, 여성들이 경험하는 신체적 불편을 폄하하며 "너 생리하냐?"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건 부당해요.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경감시키는 노력을 해야 하고, 심각하면 병원에 가야 하는데 10대 여성들이 생리통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는 드물어요. 여성의 성을 말할 때 임신과 출산에 치중하여 정작 여성의 몸과 건강은 소홀히 다루는 점이 문제인 거죠. 2013년 독일의 비영리단체 '워시 유나이티드'가 월경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지정한 기념일이 바로 '세계 월경의 날'이고, 매년 5월 28일이라고 하네요. 현재 성교육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었지만 신체와 정신 모두 '나'에 집중할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그 부분에 대해 더 열린 정보, 더 질 높은 정보가 필요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여성들이 생리 주기를 통해 여성 본연의 모습으로 살아가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28일 플랜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어요. 여성들이 알아야 할 첫 번째 사실은, 생리 주기가 타고난 라이프 코치라는 거예요. 여기에는 계획, 정리, 실행, 창의적 사고, 검토, 내려놓기를 위한 최적의 기간이 있다는 것. 최적의 기간이란 여성의 한 달을 크게 4단계로 나눈 것으로, 역동적 단계(생리 후부터 배란 전/ 집중력, 학습, 탐구, 구조적 사고, 독립성, 체력을 위한 최적의 기간), 표현적 단계(배란기 전후/ 의사소통, 공감, 생산성, 팀워크, 배려, 인간관계 형성을 위한 최적의 기간), 창의적 단계(생리 전/ 창의성, 영감, 발상 전환, 문제 파악 및 해결, 자기주장을 위한 최적의 기간), 성찰적 단계(생리기/ 마음 정리, 핵심 파악, 검토, 재구성, 내려놓기, 새로운 아이디어, 휴식과 회복을 위한 최적의 기간)가 있어요. 최적의 기간에 향상된 능력을 잘 실천하려면 다섯 가지 핵심, 즉 인식, 계획, 믿음, 행동, 유연성을 알아두어야 본인의 역량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어요. 단계별 변화를 알아차리고 다음 최적의 기간으로 넘어갈 때 능력이 어떻게 변하는지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능력 패턴을 발견할 수 있어요. 나의 능력이 주기 동안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생리 주기에 맞서 싸우는 대신 최적의 기간에 맞춰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어요. 28일 플랜은, 결국 여성들이 자신의 성과 몸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통해 긍정적인 자아상을 갖추고 삶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길을 열어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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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
김아영 지음 / 북플레저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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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사람들은 인생에 정답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정해진 코스대로 가야 잘된 인생이라고 여기는 것 같아요. 아니라고 우기고 싶어도, 남들의 시선과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으니 말이에요.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 같은 삶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버린, 그래서 훌쩍 떠난 여행에서 잃었던 행복과 소중한 것들을 찾아낸 사람이 있어요.

《모든 걸음에는 이유가 있다》는 김아영 작가님의 첫 번째 에세이라고 하네요. 저자가 8년 차 기자로 커리어를 쌓던 중 돌연 퇴사하여 글을 쓰게 된 사연이 이 책 속에 담겨 있어요. 살다 보면 크고 작은 고비들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방황하고 흔들리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교토에서 만난 2층 전통 가옥 카페 사장님은 일흔일곱에 빛나는 눈을 가진 노신사인데 35년 전 마흔두 살에 카페를 열었다고 해요. 그가 일하는 모습이 카페 일이 천직으로 보였다고, 그만큼 능숙하고 행복해보였던 거죠. 근데 저자는 천직을 너무 이른 나이에 찾아야 한다는 강요와 압박감 때문에 쉼 없이 달리느라 워커홀릭처럼 일하고 방황했다고 하네요. 꽃은 저마다의 속도로 아름답게 피어나듯이, 우리도 각자의 걸음, 본인만의 속도로 가야 한다는 걸, 저자는 만 서른네 살에 깨달았다고 하네요. 여행에서 만난 좋은 인연들 덕분에 소소한 행복을 찾을 수 있었고, 느리게 걷는 연습을 할 수 있었대요. 바쁘다는 핑계로 몸과 마음을 돌보지 않으면 탈이 날 수밖에 없어요. 완벽하지 않은 우리가 완벽한 삶을 원하는 건 욕심이니까요. 아프기 전에 스스로 잘 챙기려면 늘 여유를 잃지 말아야 해요.

"비행기를 탈 때마다 생각했다. 무언가를 가질 수 있고, 영원히 존재할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이 우리 안에 지옥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 아닐까. 실상은 하늘 위 구름 한 점조차 옮길 힘이 없는 작은 인간일 뿐데." (137p)

맨 마지막에는 저자가 여행했던 대만, 일본, 베트남, 그리고 한국의 카페, 커피숍 정보가 나와 있어요. 커피를 좋아한다면 즐거운 커피숍 투어가 될 것 같네요. 사실 여행지보다 더 중요한 건 마음이네요. 여유로운 마음, 활짝 열린 마음이라야 진짜 여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으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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