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 우리의 삶을 넘어선 본질에 대한 이야기 세스 시리즈
제인 로버츠 지음, 매건 김 옮김 / 터닝페이지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죽음이란 무엇일까요.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하는 감정으로 인지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커다란 충격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수많은 사건사고들, 한순간에 벌어진 죽음을 목격할 때마다 너무나 괴롭고 힘들어요. 이 고통과 아픔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의학적으로는, 심리학적으로는, 철학적으로는, 종교적으로는... 아직 그 답을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 '영혼'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어요.

2024년 출간된 《세스 매트리얼》을 읽어봤다면 영적인 존재인 세스에 대해 알고 있을 거예요. 저자인 제인 로버츠는 세스와 교신하는 메신저라고 볼 수 있어요. 이러한 관계를 기존에 알려진 영매 혹은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의 개념으로 이해했는데, 세스는 스스로를 에너지 퍼스낼리티의 정수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제인 로버츠의 《세스 매트리얼》 후속작이에요.

이 책은 2000년 출간된 《육체가 없지만 나는 이 책을 쓴다》의 새로운 번역본이고, 세스 시리즈 중 가장 많이 읽힌 책이라고 하네요.

"이 책은 자신을 '에너지 형태의 인격적 본질'로 소개하는 '세스'는 존재가 쓴 글이다.

세스는 7년 동안 매주 두 차례씩 트랜스 상태(스스로 깨닫지 못하고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못하는 초월적 의식 상태)의 나를 통해 이야기해왔다. 1963년 어느 날 저녁, 시를 쓰고 있던 나는 처음으로 영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15p)

어떻게 이 책을 읽어야 할까요. 이 질문에 대해서는 이렇게 답하고 있어요. 세스라는 존재를 올바로 이해하려면 퍼스낼리티와 의식을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에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어야 한다고요. 세스가 육체 없이 존재할 수 있는 건 의식이 형상을 창조하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자신의 생각을 물질 형태로 만드는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고, 이것이 스스로 세상을 창조하는 힘이며, 현실을 창조하는 장본인은 바로 자신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각자 자신의 환경을 만든다는 사실을 안다면 삶과 환경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깨달아야 해요. 더이상 세상을 불행하게 만든 책임을 악마에 돌릴 수 없어요. 그러면 나란 존재는 뭐라고 규정해야 할까요. 영혼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라 인간 그 자체, 영혼은 내면의 주체로서 쉼 없이 변화하고 있고 무한한 잠재력을 지녔으므로 그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여 창조자가 되는 법, 즉 책임지는 법을 배워야 해요. 우리는 생각, 감정, 정신적 행위를 통해 현실을 창조하고 그중 일부는 육체적으로 물질화되고 다른 것은 또 다른 가능한 현실 세계에서 현실화되기에 끝없이 선택하고 책임져야 하는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해요. 악은 존재하지 않지만 악마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면 그의 에너지가 실재하는 악마를 창조한 것이라서 믿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힘도 실재성도 가질 수 없다고 하네요. 따라서 전체적인 자아, 즉 영혼은 모든 세계에 속한 자신의 현실을 알고 있고, 영혼의 일부분인 우리는 각자 자기 인식의 상태를 이루며 활동하고 있는 거예요. 의식은 영혼의 속성이며, 나 자신과 영혼에 속해 있는 부속물이라서 의식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활용할수록 자신의 현실을 이해하게 되고, 점점 의식 자아가 진정한 의식을 갖추게 되는 거예요. 그러면 육체의 현실이 수많은 현실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스스로 원할 때에만 육체의 현실을 자각할 수 있다고 해요. 영혼의 본질을 이해하는 과정은 쉽지 않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전하는 힘은 강렬하네요. 어디까지 이해하고 흡수하느냐는 각자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정근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소설이라면 무조건 읽어봐야지, 라고 할 정도 믿고 보는 편이에요.

《비정근》을 읽으면서 역시나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네요. 히가시노 게이고의 초기작이라는 점, 학교를 배경으로 했다는 점에서 새로웠고, 각 장마다 추리소설의 치트키를 제대로 보여줘서 감탄했네요. 각 장마다 배경이 되는 학교 이름이 이치몬지 초등학교, 니카이도 초등학교, 미쓰바 초등학교, 시키 초등학교, 고린 초등학교, 롯가쿠 초등학교인데 일본어로 1, 2, 3, 4, 5, 6 이라는 숫자를 변형한 것임을 옮긴이의 말을 통해 알게 됐는데,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요소까지 치밀하게 설정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네요. 중요한 건 제목인데 비정근, 즉 감정 없는 비상근 교사라는 뜻인데 소설을 따라가다 보면 그가 비정한 게 아니라 현실이 비정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네요. 잔인하고 불합리한 현실을 확 비틀고 뒤집은 거죠.

겨우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아이들인데... 이런 식으로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는 경고 같기도 해요. 아직 어리기 때문에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더 큰 것이지, 열두 살과 열세 살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알고 있어요. 그래서 비상근 교사인 '나'는 반 아이들을 선뜻 믿지도 않지만 섣불리 의심하지도 않는 거예요.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아이들에게, "인간은 나약한 존재란다. 선생님도 인간이야. 나도 약하고, 너희들도 약해. 약한 사람들끼리 도우며 살지 않으면 아무도 행복해질 수 없어." (109p) 라고 말해주는 것이나, "사람이란 말이야. 당연히 누군가를 좋아하고 싫어해. 하지만 확실한 한 가지는 사람을 좋아해서 얻는 건 많지만 싫어해서 얻는 건 거의 없다는 사실이야. 그렇다면 굳이 사람을 미워할 필요가 없지." (141p) 라고 얘기해줄 때 진짜 어른답다고 느꼈어요. 길냥이를 돌보는 게 나쁜 일이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물론 나쁘지 않아. 그렇지만 생명을 돌보려면 책임을 져야 해. 아이에게 밥만 주면 되지 더 필요한 게 뭐가 있겠냐고 하는 어른이 있다면 무책임하게 느껴지겠지?" 라고 답하자, 아이들은 "근데 그런 부모는 많은데요."라고 말했고, 그는 "그래서 세상이 이 모양이란다." (210p) 라고 했어요. 자꾸만 마지막 말이 머릿속에 맴돌더라고요. 세상이 이 모양인 건 무책임하고 나쁜 어른들 탓이니까요. 이 소설이 처음 출간된 시기가 2003년, 벌써 20여 년이 흘렀는데 이 모양이던 세상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고, 최근에 출간된 작품처럼 전혀 이질감이 없다는 것이 충격이네요.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교사, 학생들이 늘고 있으니 현실이 너무나 비정하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새벽의 틈새
마치다 소노코 지음, 이은혜 옮김 / 하빌리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온전히 그 '순간'에 몰입하여 '경이로움'을 느꼈던 그때의 장면을 잊을 수 없어요.

깊은 어둠이 서서히 물러나는 듯 푸르스름한 빛으로 물든 하늘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옆에 놓인 종이 위에 뭔가를 적었더랬죠. 그동안 숱한 새벽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마음 속에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새벽'은 그때였네요. 아마 다들 각인해놓은 듯 지울 수 없는 순간이 있을 거예요.

《새벽의 틈새》는 마치다 소노토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일본에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삶의 잘 보여주는 작가이자 대중적인 인기 작가로 사랑받는 분이라는데, 이번 작품으로 처음 만났네요. 삶과 죽음 사이 그 어디쯤에서 방황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이야기라고 느꼈어요. 소설은가족장 전문업체인 게시미안을 배경으로 여성 장례지도사인 사쿠나 마나와 그 주변 인물들의 에피소드를 통해 미처 살피지 못했던 마음들을 돌아보게 만드네요.

"아무리 세상이 변했다고 해도 큰 파도 앞에서 힘없이 무너지는 모래성인 거지. 하, 더러운 세상." (12p)

친한 친구들끼리 모여 떠드는 흔한 대화라고 여길 수도 있지만 자신들의 상황을 큰 파도에 무너지는 모래성에 비유한 것이 뭔가에 찔린 듯 따끔하게 와닿네요.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그들의 삶이 한순간에 이해되면서, 마치 곁에 있는 또 한 명의 친구가 된 듯이 그들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아요. 산 자와 죽은 자가 공존하는 장례식장에서 마나는 소중한 사람들 떠나보내는 일을 하고 있어요. 직원이니까 업무의 일환으로 생각하다가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의 마지막을 맡게 되는데, 그 과정들이 너무 생생하게 묘사되어서 슬프고 아팠어요. 기쁨과 즐거움은 금세 휘발되는 느낌인데, 왜 슬픔과 아픔은 무겁게 박히는 느낌일까요. 우리는 어떻게 이별하고, 남은 생을 살아야 할까요. 새벽의 틈새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들이네요.


"사람은 큰 슬픔을 맞닥뜨리고 좌절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들 하잖아. 하지만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상대를 잃기 전의 모습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사람도 있지. 그 아픔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어." (37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 따지는 변호사 - 이재훈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
이재훈 지음 / 예미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탈리아 화가인 주세페 아르침볼도(Giuseppe Archimboldo : 1527~1593)를 아시나요.

정확하게 이름은 몰라도 그의 작품을 보면, "아하!"라며 알아챌 거예요. 한 번 보면 도저히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이거든요. 얼핏 보면 초상화인데 자세히 따져보면 과일, 꽃 등 자연물을 이용해 사람의 얼굴을 표현해서 굉장히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16세기 작품이라서 더 놀랐던 것 같아요. 어떻게 이토록 기발한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했을까요. 똑같은 그림인데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서 볼 때,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듯이, 이번 책은 멀리서 보면 예술 이야기인데 가까이 들여다 보니 법률 이야기였네요. 예술은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하여 복잡한 감정들을 하나의 감동으로 이끄는 힘이 있다면 법률은 냉철한 이성으로 모든 상황을 논리적으로 판단하는 힘을 지닌 것 같아요.

《그림 따지는 변호사》는 이재훈 법학부 교수의 예술 속 법률 이야기를 다룬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유명한 작품뿐만이 아니라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그림과 사건을 소개하면서 법적인 영역을 알기 쉽게 풀어가고 있어요. 딱딱한 법률을 보다 말랑하게, 살짝 설탕까지 가미한 느낌이랄까요. 제목에 나와 있듯이, 저자는 예술을 상대로 '한번 따져보자'라는 시각으로 법률가 특유의 관점을 보여주고 있어요. 클로도 모네의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 그림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에 근거하여 세발자전거는 자전거가 아니라는 것, 다만 세발자전거에 구동장치, 조향장치, 제동장치가 제대로 구비된다면 자전거로 볼 수 있다는 것, 자전거도로는 안전하고 원활한 교통을 확보하기 위해 자전거와 보행자의 통행을 분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 설치하는 것이라서 세발자전거도 통행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주네요. 이렇듯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법적 문제를 따져보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에 신선한 발상인 것 같아요. 그림의 안과 밖, 예술과 현실 세계가 법을 매개로 하여 연결되기 때문에 새삼 법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순수 예술을 대하는 태도와는 거리가 있지만 변호사의 시각으로 그림을 해석해주고, 더 나아가 사건사고의 측면에서 법적인 문제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흥미롭고 유익한 법률 이야기였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천문학 이야기 - 별에 빠지다
김상철 지음 / 광문각출판미디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면서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잖아요.

마음에 품고 있는 꿈, 그게 꼭 하늘에 떠 있는 별 같다는 상상을 했더랬죠. 무수히 많은 별들이 저마다의 빛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밤하늘을 보면서 공상을 했던 아이였는데 요즘은 그 별 자체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아무래도 누리호 발사가 굉장한 자극제가 된 것 같아요. 우주관광 비행이 가능해진 세상, 물론 억만장자는 되어야 탑승할 수 있는 티켓 가격이 비현실적이라서 좀 더 현실가능한 방법을 찾게 됐네요.

《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천문학 이야기》는 천문학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에요.

저자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서 자신의 연구를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 쉽게 알려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우선 저자가 몸 담고 있는 대전 대덕연구단지의 '한국천문연구원'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고 있네요. 우리나라에서 천문학을 연구하는 연구원은 딱 하나, 한국천문연구원이며, 입구에는 연구원의 사명을 적어 놓은 사명석이 있는데, '우리는 우주에 대한 근원적 의문에 과학으로 답한다' (11p)라고 쓰여 있대요. 굉장히 멋진 문구라서, 보자마자 좀 설렜네요. 우주의 신비를 풀기 위해 끊임없이 궁금해하고 질문하여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니, 이건 별을 바라보며 꿈을 꾸는 아이의 마음 같기도 해요.

이 책에서는 흥미로운 별자리와 신기한 망원경 이야기뿐 아니라 천문학자들의 세계를 친절하게 안내해주네요. 현재 활동하는 세계 최대 망원경들과 한국이 참여하는 미래의 거대 마젤란 망원경에 관한 내용을 보면서 첨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제반 여건들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닫게 됐네요. 새삼 R&D 예산 삭감이 미친 악영향을 되짚게 되네요. 저자가 들려주는 천문학자의 삶은 우리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그들의 연구는 한국의 미래를 움직이는 한 축임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생생한 천문학 이야기 덕분에 그동안 몰랐던 별의별 세상을 만날 수 있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