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인의 가시고기 사랑수첩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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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작가 조창인은 소설 <아내>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그 다음 읽게 된 책이 바로 <가시고기>였다. 그의 소설은 긴 말이 필요 없다.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슬그머니 건네 주면 되는 책이다.

두 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가슴이 찡해져서 눈물을 흘렸었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린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었다. 무엇이 나의 눈물샘을 자극한 걸까?

 작가 조창인의 소설이 가슴을 울리게 했던 이유가 무엇인지 <가시고기 사랑수첩>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그의 취재수첩에 적혀 있던 스물 다섯 편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이 땅에 살고 있는 이웃일 수도,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는 이야기다. 주제는 단 하나 사랑이다.

작가는 말한다.

 

 사랑은 제가 소설을 쓰는 이유입니다. 삶의 목적입니다. 왜 사랑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는, 결국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와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슴을 울릴 수 있는 감동은 바로 사랑의 힘이다.

 마치 눈의 여왕에게 붙잡혀 간 카이의 꽁꽁 언 가슴을 녹인 것이 겔다의 뜨거운 사랑의 눈물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의 글들은 삶의 진실이 담겨 있다. 연인들의 열정적인 사랑과는 다른 인간에 대한 원초적인 사랑을 말하고 있다. 사랑의 본질은 영원불변하다. 인간의 생은 짧지만 인류가 계속 되는 한, 사랑은 영원할 것이다. 그의 말처럼 우리 삶의 목적은 사랑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닌 실천이라는 말에 공감했다. 우리가 살면서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사랑이라는 실체 중 극히 일부분인 것이다.

그의 수첩 속에는 사람들 사는 이야기가 적혀 있다. 사랑은 살아 숨쉬는 이야기인 것이다.

사랑에 관한 잘못된 오해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서 제대로 사랑을 알려 주고 있다.

사랑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사랑을 잘 모르기 때문에 괴로운 것이다.

사랑하는 연인과 이별하여 괴롭고 슬플 때, 사는 것이 지겹고 매일매일이 지옥 같다고 느낄 때, 세상이 자꾸 원망스럽고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누군가가 미워질 때……

우리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은 우리 안에 사랑이 말라 버렸을 때이다. 사랑은 외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우물이 마르면 다시 새 우물을 파는 노력을 해야 한다.

다행히 우리 가슴에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다. 언제든 그 샘물을 길어 올려 주길 바라면서 말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했다. 아직 사랑하지 못한 사람은 지금이라도 사랑하면 된다. 사랑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도 필요 없다. 따뜻한 심장을 지닌 모든 사람들은 사랑해야 할 의무가 있다. 왜? 우리는 행복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니까. 이 멋진 말은 헤르만 헤세가 했다. 글로써 감동을 주는 작가들은 이미 사랑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

작가 조창인은 내 안에 말랐던 샘물을 솟게 해주었다. 그는 할 줄 아는 것이 글 쓰는 일 뿐이라지만 그 한 가지로 수많은 사람을 감동시켰으니 충분하지 않을까. 그의 글로 감동 받은 사람들이 제대로 사랑하며 행복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의 감동은 삶 속에 있었다.

결혼해서 지금까지 매일매일 행복을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매일매일 행복을 보여주세요. 라고 말하는 그의 아내가 있었다.

우리는 많은 것을 잘 하려고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랑하며 사는 방법에는 너무 서툴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사랑은 우리 삶의 의미,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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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와 책 - 지상에서 가장 관능적인 독서기
정혜윤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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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와 책 >

너무나 매력적인 조합이다. 잠과 책을 즐기는 내게 있어서 침대란 그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또한 여기 진정한 독서가, 정혜윤의 책이 있다.

가장 은밀한 공간인 침대로, 그녀의 과감한 초대를 기쁘게 받아 들였다.

밤마다 침대에서 안락함을 만끽하며 읽는 책은 단순한 책의 의미를 넘어선다. 슬프고 한없이 우울할 때는 위로가 되고, 단조롭고 지루한 순간에는 산뜻한 재미를 주는 삶의 에너지가 된다. 심심풀이 정도로 책을 펼치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른 그녀의 책 이야기는 그녀의 침대와 함께 일상의 매력을 느끼게 해준다.

어릴 적에 즐겨 사던 껌이 있었다. 10개 들어 있는 껌은 저마다 예쁜 옷을 입고 있었다.

껌 종이는 반짝이는 광택인데다 예쁜 그림과 아름다운 시가 적혀 있었다. 내 취미는 여러 종류의 껌 종이를 잘 펴서 모으는 것이었다. 시를 이해할 나이는 아니었지만 아름답다고 느꼈다. 예쁜 껌 종이 수집이 목적인 내게는 껌은 그저 껌이었다. 한낱 껌 종이로 구겨져 버릴 운명이 몇 줄의 아름다운 시로 인해 새롭게 거듭난 것이다. 그때 막연히 느꼈다. 아름다운 글이 가진 매력을 말이다.

한 권의 책 속에 수많은 책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실상 소개한 것이 아니라 그녀의 일상 속에 더불어 숨쉬는 듯한 느낌을 준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적절해서, 전혀 몰랐던 책에 대해 관심이 간다.

특히 우울한 다음날 술 한잔 딱 걸치고 돌아오는 길에 펼치는 수잔 손택의 책 <우울한 열정>이 마음에 든다. 나 역시 토성의 영향을 받은 것일까.

 수잔 손택은 특히 사소한 것에서 의미를 끌어내기란 표현에 대해 아주 멋진 해석을 붙였는데 이런 행위야말로 바로 우울함을 쾌활함으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의 느낌이 그렇다. 사소한 일상 속 그녀 침대 위 책들이 특별하게 느껴진다.

그녀의 일상은 책과의 동거라고 할 수 있다. 그녀가 사랑하는 책들, 그래서 침대 주변을 자리잡은 책들이 나에게도 윙크를 보낸다. 그녀에게 책이란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라기보다는 현실에서 즉각적으로 도움을 주는 인생의 힌트라고 했다.

그녀가 부럽다.

인생의 조언자가 늘 곁에 있으니까. 인생의 지극한 즐거움(책 읽기)을 아니까.

또한 그 즐거움을 나눌 친구가 있으니까 - 정말 멋진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와 그 책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저자에게는 언제든 그럴 수 있는 친구가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이 책의 마지막에는 그 친구의 애정이 담긴 글을 볼 수 있다.

정혜윤이라는 사람을 통해 책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녀의 글을 보면서 아니 프랑수와가 떠올랐다. <책과 바람난 여자>란 책의 저자인데 그녀는 굉장한 독서광이다.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야만 잠들 수 있다는 독특한 습관을 지녔다.

그러고 보면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독서광들에게 최적의 독서 장소는 침대가 아닐까. 침대에 함께 들어가야 할 사랑하는 누군가보다 더 많은 손길을 원하는 책.

내 책장에 꽂혀 먼지를 뒤집어 쓴 책들에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그 책들이 나의 침대에 입성할 날을 고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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셉티무스 힙 2 - 돌아온 일곱 번째 아들 셉티무스 힙 2
앤지 세이지 지음, 송경아 옮김, 마크 저그 그림 / 서울교육(와이즈아이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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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2권이 나왔다.

셉티무스 힙의 마지막 이야기다. 암흑의 마법사 돔다니엘의 추격으로 모두가 위험에 처한 상황은 긴박감이 느껴졌다. 셉티무스 힙이 누군지는 처음 1권을 읽은 사람이라면 이미 짐작했겠지만 연약하던 소년이 조금씩 용기와 힘을 찾아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흐믓하게 한다.

 

문득 해리포터나 셉티무스 힙처럼 타고난 마법의 능력을 가진 소년들은 어째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내는 건지 궁금해졌다. 마법의 세계니까 타고난 운명을 미리 알아서 행복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두 소년 모두 그런 면에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의 멋진 마법 소년들은 불우한 어린 시절에도 불구하고 맑은 심성을 지녔다. 어린 나이에 비해 성숙하고 신중하다. 그들의 타고난 능력이 아무리 탁월해도 자랑할 줄 모르는 순수함과 겸손함을 지녔다.

순수함과 겸손함은 그들이 겪은 시련으로 인해 더욱 빛을 발한다.

우리들 세상에서는 어렵게 고생하다가 작은 성공을 이루면 금새 겸손함을 잃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더 심한 경우는 자신처럼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인색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은 마법의 세계에도 일반적인 우리들 세상과 다를 바가 없다. 선량한 마법사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암흑 마법을 이용하는 사악한 마법사도 있으니 말이다.

 

암흑 마법을 무찌를 운명을 타고난 일곱 번째 아들의 일곱 번째 아들인 셉티무스 힙.

어찌 보면 사악한 마법사의 강력한 힘을 무찌르기 위해 일찍부터 시련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게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젤다 고모 할머니의 보살핌과 제나의 애정 속에서 마음을 조금씩 열면서 타고난 마법의 힘을 키워가는 소년의 성장 과정이 짧지만 잘 그려진 것 같다.

아쉬운 것은 그 다음에 일어난 일들이 단 몇 페이지로 요약되었다는 것이다. 해리 포터 시리즈처럼 길게 이어질 줄 알았는데 단 2권으로 마감했다는 것이 참 아쉽다. 매력적인 소년 셉티무스 힙과 어린 여왕님 제나의 이야기를 더 이상 볼 수 없으니 말이다.

 

<셉티무스 힙>을 통해 멋진 마법의 세계를 경험했다.

우리가 생각하던 마법은 마법 지팡이로 주문만 외면 뭐든지 이뤄지는 만능이었다. 그러나 책에서는 특별 마법사도 열심히 마법책을 보고, 마법 주문도 정해진 힘 만큼 사용하는 현실적인 능력과 흡사했다. 마법도 인간의 능력처럼 타고난 것과 노력한 것이 합쳐져야 훌륭한 마법을 행할 수 있는 것이다.

셉티무스 힙이 멋진 것은 그의 타고난 운명때문이 아니라 온갖 시련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겨냈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도 그저 재미있고 신비로운 마법 이야기가 아닌 용감한 마법 소년의 이야기로 읽혀지리라 생각된다. 아이들도 어려운 일을 겪을 때마다 셉티무스처럼 용감하고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보이지 않는 마법의 힘이 작용하는 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사랑하면 마법에 걸린 듯 온 세상이 사랑스럽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경험을 한다. 또 어떤 것을 간절히 소망하면 어느 순간 마법처럼 현실이 되기도 한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도 아름다운 마법이 가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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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밥상 - 배부른 영양실조에 걸린 현대인을 위한 음식 이야기
이원종 지음 / 시공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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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를 풍요 속 빈곤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진 것 같지만 뭔가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왜 일까?

그것은 현명한 절제와 선택을 못해서가 아닐까 싶다.

<가난한 밥상>은 현대 사회에 기름지고 풍성한 밥상의 문제점과 그 해결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부제는 배부른 영양실조에 걸린 현대인을 위한 음식 이야기이다.

과거 보릿고개라 하여 먹을 것이 부족하여 고생하던 시절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오히려 너무 기름진 음식들을 과하게 먹어 몸을 망치는 상황이 되었다. 아이들까지도 소아비만을 걱정해야 하는 세상이 되었다.

어떻게 먹어야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자신의 생활을 소개함으로써 그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농촌에 살면서 직접 채소를 재배하며 소박한 밥상으로 건강하게 살고 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농사를 지어 자급자족할 수는 없는 일이다.

대신 먹거리에 대한 관심, 마음만 있다면 베란다나 옥상에 키울 수도 있고 주말 농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그것도 어렵다면 유기농 식품을 구입하면 된다.

인스턴트 식품에 첨가제가 몸에 해롭다는 얘기, 중국산 식품에 함유된 중금속, 농약 성분 등에 대한 얘기를 접할 때마다 도대체 뭘 먹어야 할 지 걱정스럽다. 먹거리 종류는 많아졌지만 제대로 된 먹거리는 줄어들었단 생각이 든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좋은 음식을 선택해서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좋은 음식이란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자연 음식을 말한다.

저자가 말하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한 조언을 정리하면,

1.       세끼 먹는 밥이 보약이다.

2.       맵고 짠 음식,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라.

3.       장수하려면 소식하라.

4.       날로 먹는 채소의 양을 늘려라.

결론은 가난한 밥상을 차려 먹자는 것이다.

흰 쌀밥이나 빵보다는 현미, 잡곡밥을 먹고 열량 낮은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이다. 가난한 밥상의 칼로리는 5-8-5로 하여 아침에 500kcal, 점심에 800kcal, 저녁에 500kcal , 하루에 총 1800kcal 섭취를 말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성인 1일 칼로리 권장량의 약 2/3로서 체중 감량과 건강 챙기기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과다한 열량 섭취 보다는 비타민, 무기질, 섬유질, 생리 활성물질이 풍부한 과일과 야채를 먹어 부족한 영양소를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배부른 영양실조를 치료하는 방법이다.

책 속에는 요리책이 부럽지 않을 만큼 간편한 요리방법과 효능을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요리법과 집에서 길러 먹는 웰빙 채소에 대한 조언이 있어 실용적인 책이다. 가난한 밥상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한다.

삶의 풍요로움은 그것을 제대로 누릴 줄 아는 지혜를 필요로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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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백과사전
필립 르쉐르메이에르 지음, 김희정 옮김, 레베카 도트르메르 그림 / 청어람미디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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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면 어릴 적 한 번쯤은 공주를 꿈꿨을 것이다. 동화 속에서 만나는 멋진 공주를 보면 마치 내가 공주가 된 듯 즐겁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신나게 상상하며 즐기는 것은 좋지만 어느 순간 현실의 나와 공주를 비교하게 되고 실망하게 된다. 공주가 되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외모를 지녀야 하기 때문이다. 어른이 된 지금에서야 아름답고 예뻐야 공주라는 공식은 잘못되었음을 알지만 말이다. 세상에 공주가 어찌 예쁘고 마음씨 착한 공주만 있을까? 어쩌면 어른들 중에도 공주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세상을 멋지게 살기 위해서는 여자답다거나 전형적인 공주 외모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이토록 서론이 길어진 이유는 마음에 꼭 드는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그 책은 바로 <잊혀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공주 백과 사전>이다.

독특한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이 여기에 소개된 공주들은 기존의 공주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는다. 다소곳하고 여성적인 이미지로 대표되는 공주는 훨훨 날려버린다. 왠지 통쾌한 기분이 든다. 아이들 책인데도 내가 더 재미있게 읽게 된 것도 그런 신선함 때문이다.

나의 딸들이 여자라는 틀에 갇혀 자신의 원하는 꿈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또한 세상을 편견 없이 자유롭게 바라보기를 원한다.

이제껏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는 엉뚱하고 희한한 공주들의 이야기가 나의 바람대로 딸들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백과 사전답게 수많은 공주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 중 책 표지를 장식한 공주는 까꿍 공주이다. 천사처럼 사랑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얼굴과는 전혀 딴판으로 무시무시한 공주다.

피아노 치는 것보다 펜싱 경기 하는 걸 더 좋아하고, 수다 떨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승마 경주하는 걸 더 즐긴다. 궁시렁궁시렁 불평이나 늘어놓는 사람들을 제일 싫어한다.

세상 누구보다 빨리 달리고, 침도 찍찍 잘 뱉고, 무쇠팔을 휘두르고 다니며 닥치는 대로 누구에게나 결투를 신청한다. 와장창 전투에서 부상을 당했다.

예전엔 아마조네스(아마존 지역의 여전사)였다.

고약하기로 유명한 악당 라스뿌틴과도 친하게 지냈다.

들리는 소문에는 까꿍 공주가 지나간 자리엔 풀도 다시 나지 않는다고 한다.

 

다양한 공주들을 소개하는 것 이외에 공주들의 요람이나 공주들이 사는 곳의 지도, 왕궁과 저택, 진짜 공주를 구분하는 요령 등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 전부 소개할 수 없는 것이 아쉽다. 아이와 함께 킬킬 웃어가며 재미있게 보았다. 다 보고 난 뒤 딸애가 묻는다.

엄마, 근데 공주들이 왜 다 이상해요?
그러게. 우리가 공주에 대해 너무 몰랐네. 암튼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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