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거리스 러브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한희선 옮김 / 창해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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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랑을 맛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나이 서른을 훌쩍 넘기고 나니 사랑은 남녀 간의 열정만이 아니다.

차라리 남녀 간의 사랑으로 여길 때가 편했다. 누군가 연애할 상대가 있으면 만족할 수 있는 감정이니까. 그런 사랑은 달콤한 아이스크림 같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녹아 버린 아이스크림은 달콤함이 어느새 끈적임으로 바뀌어 거추장스럽다. 달콤한 맛은 그렇다. 처음 입맛에는 즐겁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질리기도 하는 맛.

우리 삶의 사랑을 이런 달콤한 맛으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야마모토 후미오. 그녀는 말한다. 사랑은 결코 달콤하지 않다고.

그녀는 소설을 통해 자신을 과감히 드러내는 것 같다. 실제 그녀의 모습은 알 수 없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을 보고 있으면 뭔가 닮은 꼴을 보게 된다. 그것은 그녀일 수도 혹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 이제 겨우 두 권의 책으로 만났을 뿐인데 은근히 친밀감을 주는 매력이 있다. 유쾌하지 않은 일상이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다. 

 열 편의 이야기 속에는 다양한 여자들이 지병을 앓고 있다. 골다공증, 아토피성 피부염, 변비, 돌발성 난청, 수면장애, 생리통, 알코올 의존증, 비만, 자율신경실조증, 미각장애 이런 증상을 경험한다는 것은 불행할 정도는 아니지만 괴로운 일이다. 그녀들을 괴롭히는 것은 병 자체일까, 아니면 병이 생긴 원인일까?

여자들이 사회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은 일본이나 우리 나라나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사회가 강요하는 여성상에 자신을 끼워 맞추려고 노력할수록 답답함은 쌓여간다. 부조리한 사회를 향해 항의하지 못한 채 결국 자신의 몸으로 항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들은 몸으로 사랑을 나누지만 사랑이 그녀의 병을 치유하진 못한다. 오히려 악화시킨다.그녀들의 사랑은 보여지는 것이 전부다. 남자들은 보이지 않는 그녀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들이 진정 사랑을 나누고 싶은 상대는 남자가 아닐 지도 모른다.

외로움은 곁에 아무도 없기 때문이 아니라, 곁에 있어도 이해 받지 못할 때 더 커지는 것이 아닐까. 그 상대가 남자든, 바로 자기 자신이든.

다른 사람을 모두 속일 수는 있어도 자신을 속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녀들의 몸을 병들게 한 것은 잘못된 사랑 탓이다. 외모를 예쁘게 가꾸고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려는 노력도, 상대방을 위해 헌신하는 태도도, 먼저 자기를 사랑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는 것이다. 결국 그녀들의 몸과 마음은 사랑이란 이름 아래 병들고 있었다.

 

<저울 위의 작은 아이 비만> 속의 미나미와 슈코.

미나미는 인기가 많잖아.

맞아. 나한테는 내가 없으니까.

있지. 내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서 사랑 받고 싶다고 생각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어. 남자도 여자도, 그리고 너도 그렇고. 다들 사랑을 받고만 싶어해. 이야기를 들어주길 바라고, 긍정해주길 바라고, 머리를 쓰다듬고 귀엽다고 말해주길 바라지. 그래서 나는 그걸 해주는 거야. 단지 그뿐이야. 세상에는 사랑 받고 싶어하는 사람만 있지. 사랑해줄 수 있는 사람은 아주 조금밖에 없어. 다들 소중하게 여기는 게 당연해.

 

진정한 사랑은 자기 안에서 시작된다. 사랑을 맛으로 표현하자면 달콤한 맛도 달콤하지 않은 맛도 아닌 것 같다. 사랑은 사람을 아름답게 만든다. 진정한 사랑이라면 그 맛이 무엇이든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줄 것이다.

사랑은 맛있다. 그래야 살 맛 나는 세상이겠지.

*** 달콤한 사랑 이야기를 원한다면 절대로 읽지 마세요. 병든 그녀들의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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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7-11-27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달콤한 사랑을 원하지만, 읽고 싶어졌는데.. 어쩌죠? 으흐

어쩌면.. 병든 그녀들의 이야기가 더 달콤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달콤함이라는 표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의 문제겠지만.. 그녀들의 고통이 베어있는 삶의 이야기만큼, 달콤한 이야기도 없을 것 같아서요. 책을 읽고 더 - 생각해 보아야겠죠?
 
데일리 음양 - 음양을 맞추면 하루가 잘 풀린다
김인곤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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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 오행, 풍수, 사주, 관상을 미신이라고 생각 하시나요?

설사 미신이라고 생각해도 약간의 호기심조차 없다고 말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전 음양에 대해 관심이 많아요. 하지만 관심에 비해 지식 수준은 낮아요.

그 이유는 어려운 한자의 벽을 넘지 못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거죠. 나름 쉽게 쓰여졌다는 책도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근데 이 책은 그냥 쉽게 읽혀지고 재미가 있네요.

전 음양 오행을 통한 사주, 관상을 전통 학문으로서 존중해요. 종교적인 믿음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어쩌면 전 음양에 관한 호기심 많은 초보라고 할 수 있죠.

저자인 수람 김인곤은 책 속에 자신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우천산풍을 등장시켜 음양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어요. 주인공 우천산풍은 스스로가 절반은 사람이요 절반은 신선인 반선반인이라고 말한대요. 믿거나 말거나.

음양은 자연의 섭리라고 할 수 있지요. 밤과 낮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음양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설픈 미신이나 점과는 다른 논리적인 느낌이 들고 우리 생활 곳곳에서 찾아 볼 수 있어 친숙하게 느껴져요. 여기선 생활 속에서 어떻게 음양의 조화를 이루며 살 것인지 알려 주고 있어요.

어떤 상황을 기가 막히다 하는 것은 매우 답답하단 의미도 있겠지만 몸의 기가 막히는 안 좋은 상태라고 할 수 있어요. 이 때 말하는 보이지 않는 를 의식하기 시작하면 음양을 이해하기 쉬워지는 것 같아요. 사람마다 나름의 기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조절하느냐가 중요하지요. 책에서는 아침을 시작할 때 자명종을 사용하지 말라고 하네요.

인간의 혼이 낮에는 눈에 머무르다가 잠을 자는 동안에는 간으로 옮겨가서 머무른다.

그래서 자명종이라는 금속성 소리로 잠을 깨우면 간이 스트레스를 받고 안 좋을 수 있대요.

저도 가끔 자명종 소리에 화들짝 깨서 놀란 적이 있는데 사람이 놀란다는 것은 몸에 해로우니까 맞는 말이죠. 좋은 방법은 피부 자극으로 잠을 깨우는 것인데 이것은 누군가는 먼저 일어나야 한다는 문제가 있죠.  반대로 잠 잘 때, 아이들의 경우 자장가를 부르며 토닥거리며 재우는 방법은 청각, 촉각을 통해 신장과 간을 자극해서 끈기와 지구력이 좋아지게 한대요. 또 엄마의 자장가를 많이 듣고 자란 아이가 나중에 어른이 돼서 당뇨병에 걸릴 확률이 줄어든다고 하니 이래저래 꼭 실천할 만한 내용이지요.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풍수 인테리어, 초간편 사주풀이, 관상 보기 등은 재미 있게 읽고 적용해 볼 수 있어요.

 특히 주목할 점은 음양학 관점에서도 인간의 성공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성공을 의미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사람 관계가 좋아야 하고, 음양의 근본인 여자와 남자의 관계 역시 음과 양, 대립이 아닌 공존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지요.

제가 꼭 실천하리라 맘 먹은 것은 화가 났을 때의 대처 방법이에요. 화를 참고 쌓아 두면 병이 되니까 화가 나면 일단 고릴라처럼 가슴을 손으로 때리기를 해요. 방법은 두 손을 맞잡아 깍지를 낀 뒤 양쪽 엄지 손가락만 펴서 가슴 정중앙선을 따라 몇 번씩 때려요. 동시에 입은 가볍게 벌리고 가슴을 때릴 때마다 하하하 하고 소리를 내요. 간단하면서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일부러 화낼 필요는 없겠죠.

이 밖에도 음양 식사법, 건강 관리법, 궁합을 위한 조언들이 흥미롭게 나와 있어요.

전 부록을 보는 순간 놀랐어요. 로또복권 당첨을 위한 횡재운수와 고스톱에서 이기는 법이 나와 있어요. 정말 호기심 많은 초보들을 위해 쓰여진 음양 이야기란 생각이 드네요.

모든 것은 믿거나 말거나.

자신에게 이로운 것은 취하고 아닌 것은 버릴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겠죠.

자기 전 잠시 책을 보려고 펼쳤다가 끝까지 읽게 됐네요.

재미가 가득한 <데일리 음양>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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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 - 잠든 뇌를 깨우는 건강한 습관-걷기
오시마 기요시 지음, 성기홍 외 옮김 / 전나무숲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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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고 한다.

 이 책은 일본 뇌과학자인 오시마 기요시가 걷기와 뇌에 관한 연구를 본인 스스로 실천하며 얻은 즐거움을 알려 주고 있다. 걷기가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걷기를 시작하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있다. 건강을 목적으로 시작했던 운동들이 작심삼일로 끝나는 경우도 보통은 의지박약을 탓하지만 실은 즐겁지 않기 때문에 금새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뇌 건강을 위해 걷기가 좋다는 이야기보다 걷기를 하니 어떤 즐거움이 있는지를 이야기해주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역시 입소문의 힘이 크다. 어떤 때는 내가 해보니 참 좋더라.라는 경험자의 한 마디가 전문가의 조언보다 더 설득력 있게 느껴지곤 한다.

다행히 이 책은 전문가이자 경험자의 말이니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읽고 나니 걷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기분이 좋을 때는 좋은 대로 나쁠 때는 나쁜 대로 무조건 걸으라고 한다. 우선 걸어야 즐겁고 좋은 점을 알 수 있으니 말이다.

마치 약장수 마냥 일단 먹어봐!라는 확고한 추천인 것이다.

처음에 그냥 걷다가 심심하면 구경을 할 수도 있고 음악을 들으면서 걸을 수도 있다. 책 속에 걷기가 즐거워지는 12가지 비결 중에 자신과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우리 몸은 참 신비롭다는 생각이 든다. 몸과 마음이 묘하게 통한다. 기분이 안 좋을 때 몸을 움직여주면 그 움직임에 온 신경이 쏠려 기분이 어떠했는지 잠시 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사람마다 기분 전환으로 춤을 추거나 운동하는 등 몸을 이용하는 방법이 많은 것 같다.

특히 걷기는 몸을 움직이면서 눈을 통해 많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 뭔가를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걷기, 산책을 통해 뇌에 다양한 자극을 줄 수 있으니 저자의 말 대로 걸을수록 뇌가 젊어지는 것이다.

우리 집 근처 공원에는 산책로에 지압하는 자갈길이 따로 있다.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이 따끔거리지만 걷고 나면 개운한 느낌이 든다. 옛날 같았으면 돌멩이가 여기저기 깔린 돌길은 흔했겠지만 요즘은 찾기가 힘들다. 일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어쩌면 걷기의 기본은 맨발로 흙길을 걷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최상이 아니면 차선이기에 어떤 길이든 무조건 걸으라고 말하는 것 같다. 신발도 평소 신던 것을 신고 걷다가 걷기가 정말 즐거워지면 그 다음에 발에 편한 신발을 구입하면 된다고 말이다. 연장만 갖춘다고 저절로 만들어지진 않으니까.

무조건 걸어라!

걷기의 즐거움에 빠지면 저절로 걷기에 좋은 길, 걷기에 편한 신발을 찾게 될 테니 말이다.또한 함께 걷는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다. 결혼한 사람들은 저자처럼 부부가 함께 걷는 것도 건강과 행복을 동시에 얻는 방법이 될 것이다. 미혼이라면 책에 여러 걷기 동호회가 참고가 될 것이다.

무엇이든 얻고자 하면 수고로움은 당연한 것이다. 걷기를 시작하려면 처음에 귀찮음과 번거로움을 이겨내려는 의지가 필요할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산책을 거의 안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니 추운 겨울은 나뭇잎이 떨어져 앙상해진 나무 사이로 새를 관찰하는 재미도 꽤 큰 것 같다. 역시 즐겁게 걷는 것이 최고다.
즐겁게 하는 일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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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무슨 생각 하고 있어요?
니콜 드뷔롱 지음, 박경혜 옮김 / 푸른길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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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니콜 드뷔롱 만세!

 

결혼한 여자들이라면 그녀의 이야기에 공감할 것이다. 어쩌면 결혼 기간이 길수록 공감을 넘어선 몰입 단계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건 내 이야기잖아. 하면서 말이다.

프랑스 부부도 한국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다.

 

작가의 의도적인 설정이었을까. 남편은 남자로 칭하고, 말하는 아내 자신은 당신으로 칭하고 있다. 읽으면서 조금 낯설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 내가 마치 그 당신이 된 느낌이었다.

물론 50대 후반의 연륜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말이다.

 

부부가 38년을 함께 살았다고 하면 서로를 속속들이 알 것 같은데 왜 제목이 <당신 무슨 생각하고 있어요?>일까?

한 지붕 아래 함께 밥을 먹고, 같은 침대를 쓰고 있는 사람들 우리는 이들을 법적으론 부부 혹은 동거인이라 부른다 에 대해 집중 탐구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결혼하고 나면 환상이 깨진다는 말은 사실이다. (지극히 주관적인 사실임을 밝힌다.)

내 경우의 환상이라 함은 이심전심, 일심동체, 나의 반쪽과 같은 느낌을 말한다.

 정말 내 마음을 전부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지구 유일의 존재라고 여겼던 남자가 결혼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존재로 돌변했다. 무엇이 변한 건지도 모른 채 은근한 배신감이 밀려 왔다. 나만 배신감을 느낀 건 아닐 것이다. 모든 걸 알고 있다고 믿었던 상대방은 이제 미지의 존재가 되었다.

 

결혼한 남자와 여자는 무엇이 바뀌는가?

바라보는 잣대가 바뀐다. 연애할 때는 사랑의 잣대로 모든 결점이 덮어지고 오직 사랑스러운 그대만이 존재했다면, 결혼 후 현실은 너무나 이성적인 잣대로 상대를 평가하게 된다.

여기까지 얘기하면 미혼인 사람들은 나의 결혼 생활을 측은하게 바라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오해를 막고자 밝힌다. 현재 나의 결혼 생활은 만족스럽고 행복하다. 환상이 깨진 것이지 행복이 깨진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알고 있는 결혼의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서로가 남으로 지낸 몇 십 년을 외면한 채 사랑과 결혼으로 상대방을 전부 안다거나 모든 게 일치할 거란 믿음은 환상이며 착각이다. 그래서 이혼 사유의 1순위는 늘 성격 차이인가보다.

도대체 자신과 성격이 100% 일치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복제 인간이 아니고서야.

 

결혼하고 치열하게 싸우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결혼은 두 사람을 한 사람으로 만드는 과정이 아니다. 마치 이인삼각 경기처럼 나와 상대를 묶고 영차 영차 발 맞추어 한 길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 내 보폭만을 강요하면 쓰러지고 만다. 서로를 배려하며 한 발씩 내딛는 노력이 있어야 함께 결승점에 도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책 속의 아내는 은퇴한 남편과 보내는 생활이 힘들지만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녀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다양한 외국어로 욕(제기랄)을 하는 것이다. 남편에게도 불만을 말하기 보다는 칭찬과 아부를 통해 우회적인 지적을 한다. 남편도 그녀의 거짓말을 알면서도 기쁘게 속아 준다. 그녀는 현명했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38년 동안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아내의 고양이와 남편의 개는 하나의 상징과 같다. 문득 영화 <고양이와 개에 관한 진실>이 떠오른다. 로맨스 영화라서 제목에 대해 특별한 생각이 없었는데 이 책을 읽다 보니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었다. 남자와 여자는 모두 인간이지만 서로 별개의 종이라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 고양이와 개처럼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행복하다.

환상과 착각은 빨리 깨는 것이 결혼에 대한 현명한 자세이다.

 
니콜 드뷔롱의 유쾌하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 그 매력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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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에 강한 딸로 키우는 법
김지룡 지음 / 21세기북스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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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멋진 아빠라고 말이다.

그는 첫 애가 딸이라서 겪어야 했던 남녀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남자아이보다 승부에 강한 로 키우겠다는 결심을 했고, 10년 동안 딸과 놀아 주며 승부 근성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놀이들을 모아 책으로 펴냈다.

주말을 온전히 한 몸 바쳐 아이들과 놀아 주는 아빠라면 무조건 좋은 아빠라고 인정해 주고 싶다. 좋은 아빠는 먼 곳에만 있는 걸까?

꼭 흉을 보려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잘 아는 아빠는 주말이면 전날의 숙취 해소를 위해 푹 쉬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아이와 놀아 주는 일이 드물다.

 아빠는 회사 일로 늘 바쁘고 피곤해서 놀아 주기는커녕 얼굴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때가 많다. 아이들은 걷기 시작하면 어느새 몸으로 부딪히고 뛰면서 격렬하게 놀아 주기를 바라는데 엄마에게는 놀이가 아닌 노동이 돼 버린다. 그래서 아빠의 도움이 절실한데 도움의 손길이 드문 것이다.

작가의 말대로 주말을 격렬하게 아이들과 놀다 보면 저절로 운동이 되니 뱃살 걱정 안 해도 되고 아이들도 즐거우니 일석이조인 것을.

이런 좋은 내용은 널리 알려야 한다. 너무나 알려 주고 싶다.

책을 보면서 , 이렇게 쉽게 놀아주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아이와 어떻게 놀아 줄 지 몰라 놀이에 관한 책을 산 적이 있는데 뭔가 준비물이 많이 필요해서 번거롭고 슬쩍 귀찮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지금까지 차일피일 핑계를 대며 아이들과 놀아 주는 데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딸아이는 술래잡기, 뱅글뱅글 돌기 놀이를 좋아해서 같이 놀자고 졸라 댄다. 그러면 어쩔 수 없이 몇 번 놀아주곤 슬그머니 집안일을 핑계 삼는다.

솔직히 어떻게 놀아 줄 지 모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부족했던 것이다. 엄마, 아빠가 아이와 놀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물이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아이와 함께 놀겠다는 마음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놀려고 마음만 먹으면 재미난 놀이는 널려 있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다양한 놀이 방법을 보면서 감탄했다. 익숙한 놀이도 많다. 단순한 몸 놀이부터 화투나 카드를 이용한 놀이까지 아이와 놀아 준다는 느낌보다는 함께 신나게 논다는 느낌이 들었다. 특히 수학을 싫어하는 딸아이를 위해 도리짓고땡을 응용하여 놀아준다는 부분에선 웃음이 나왔다. 어릴 적 남자애들이 좋아하던 놀이였다. 그러고 보면 어릴 적 남자애들의 놀이는 경쟁적이면서 실제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다. 그래서 잘 노는 아이들이 창의력도 뛰어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에 비해 여자 아이의 단골 메뉴인 소꿉 장난은 잔잔한 재미는 있지만 스릴이나 승부의 쾌감은 느낄 수가 없다. 여자, 남자로 구분 지어 놀이를 할 필요가 없는데도 그 때는 그랬다. 그러나 지금은 달라져야 한다. 놀이의 차별을 없애고 다양한 놀이를 경험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의 놀이들은 승부 근성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고, 무엇보다 아이가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를 하기 위해 엄마, 아빠만 있으면 된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자녀 교육을 생각할 때 늘 경제적인 부분이 신경 쓰였는데 소개된 놀이의 비용은 엄마, 아빠 인건비가 제일 크다. 교육은 돈으로 시키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몸소 보여주는 것이다.

딸을 키우면서 여자라는 것이 제약이 되지 않도록 당당하게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정작 딸아이에게 얌전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강요한 것이 아닌지 반성하게 되었다. 놀이도 너무 요란스럽게 뛰고 구르면 말리느라 바빴다. 딸아, 미안하다..

신랑에게 듣기 싫은 잔소리를 하기보다는 이 한 권의 책을 권해야겠다. 사랑하는 딸을 잘 키우기 위해 이보다 더 실용적인 조언이 또 있을까. 앞으로 체력 보강하여 아이와 신나게 놀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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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청년 2007-11-2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21세기북스의 책을 사랑(?)해주셔서 무척 감사드립니다.
이번달에 21세기북스에서 신간이 많이 나오는데, 오셔서 관심있게 봐주셨으면 하네요...^^
매일매일 한분께 책을 선물해드리고 있으며, 수시로 서평단을 모집하기도 합니다.
카페로 놀러오셔서, 좋은 책과 사람들을 만나시길 바래요^^
카페 주소 : cafe.naver.com/21c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