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처음 읽는 진화심리학 - 데이트, 쇼핑, 놀이에서 전쟁과 부자 되기까지 숨기고 싶었던 인간 본성에 대한 모든 것
앨런 S. 밀러.가나자와 사토시 지음, 박완신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심리를 알고 싶어하는 심리는 무엇일까?
세상에 수많은 호기심과 궁금증은 인류 역사상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성 중 가장 원초적인 것을 꼽으라면 바로 호기심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인간 본성에 대한 호기심은 우리를 심리학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렇다면, 진화심리학은 어떤 학문일까?
인류의 진화 과정 속에 인간 본성은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적 결정론을 배제하고 생물학적 요인의 영향을 강조한다. 심리학을 진화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인간 행동은 진화된 심리적 기제가 사람들이 지닌 대부분의 욕망, 감정, 선호도 속에 숨겨져서 특정한 방식으로 이끈다고 한다.
이 책은 1장과 2장에는 진화심리학의 기본 원칙이 소개되고, 3장에서 8장까지는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궁금증과 설명이 나와있다. 맨 마지막에는 진화심리학에서도 해결하기 힘든 질문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왠지 풀지 못한 질문들에 대해 더 관심이 간다.
1. 동성애는 어떻게 설명할 건가?
2. 왜 형제는 한 핏줄이면서 서로 그토록 다를까?
3. 왜 어떤 사람들은 자식을 적게 두거나 아예 안 두기로 할까?
4. 사람들은 왜 자살을 할까?
5. 왜 어떤 사람들은 자기 자식을 살해할까?
6. 군인은 왜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바칠까?
7. 왜 자식은 부모를 사랑할까?
8. 왜 선진산업국가에 사는 부모는 자식을 그토록 적게 낳을까?
9. 왜 사람들은 태닝한 것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할까?
위 질문 이외에도 우리는 더 많은 ‘왜?’를 지닌 채 살고 있다.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하고 전문적으로 연구에 뛰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 모든 질문들을 풀기 위한 노력이 심리학을 진화시키는 원동력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가볍게 즐기면 된다는 사실이다. 대중들을 위해 진화심리학을 알리기 위한 책이니만큼 어렵지 않다.
솔직히 진화심리학을 통해 설명해 준 부분이 완벽한 해답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인간 행동을 명확하게 규정짓기에는 변수와 예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심리학은 마치 통계학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일정한 상황에서 정해진 행동을 할 확률이 높을 뿐이지 수학공식처럼 완벽하게 들어맞지 않는 것을 보면 말이다.
심리학도 과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하기 때문에 연구의 신뢰도가 매우 중요하다. 책 속에도 소개된 마가렛 미드와 사모아 제도, 온화한 타사다이족처럼 진실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심리학이 주는 해답을 맹신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어찌 됐건 진화심리학은 새롭고 흥미로운 분야인 것은 확실하다.
이 책은 인간 행동의 광범위한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또 하나의 열쇠인 진화심리학에 대해 알려 준다. 현재 우리의 환경은 인류 초창기의 환경과는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인간의 심리적 기제가 진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아마도 그것이, 인간 본성이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하지 못한 이유가 될 것이다.
무한한 우주의 신비처럼 인간 심리도 그 비밀을 파헤치려면 아직 멀었지만 그만큼 흥미롭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