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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미술치료 교실 : 크리스마스 리스 - 요하네스 로젠가르텐의 만달라스
가문비 엮음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요하네스 로젠가르텐의 만달라스
<만달라스>라는 말 자체부터 생소하다. 그래서 찾아봤다.
불교 수행자가 깨달음의 경지를 표현한 그림이라는 만달라스. 그러나 ‘만달라스’를 유심히 살펴보면 이를 이루는 그림에는 특별히 불교나 종교적 색채랄 것이 없다. 『영감을 되찾아 창의력을 높이는 어린이 만달라스』는 어린이가 쉽게 만달라스를 색칠하고 따라 그릴 수 있도록 친근한 소재로 구성된 만달라스를 가득 담은 책이다.
단순하고도 흔한 형태의 ‘만달라스’가 인간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최초로 탐구한 사람이 바로 심층심리학자 ‘융’(C. G. Jung)이다. 우리가 그리는 원 그림이 우리의 무의식을 표현하며, 우리 자신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심리적 안정과 학습적 효과를 동시에 가져오는 만달라스를 어린이가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만달라스 도안집이다. 자신만의 느낌과 영감으로 색을 떠올려 책을 채워 나가게 구성되어 있다.
[ 책소개 참조] |
처음에는 책 제목이 <어린이 미술치료 교실>이라고 해서 그림 그리기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는 책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설명은 전혀 없고 색칠할 수 있는 만달라스 그림뿐이라서 당황스러웠다. 책 크기도 딱 CD 케이스만하다. 일반 색칠 공부책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작다. 먼저 어떤 도안인지를 살펴보니 전부 둥근 원에 반복되는 문양이라서 조금 실망했다. 이것이 만달라스구나.
그런데 아이에게 보여주니 의외의 반응이었다. 재미있겠다면서 바로 색연필을 꺼내드는 것이다. 열심히 색칠하느라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사실 이전에 다른 색칠 공부책을 사 준 적이 있는데 한 두 장 색칠하더니 금세 싫증을 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그림이라 처음에는 좋다고 하더니 막상 색칠은 재미가 없었던 모양이다. 그랬던 아이가 이 책은 재미있다고 하니 그 매력은 무엇일까?
일단 함께 색칠을 해봐야 알 수 있다. 동그란 원 모양이 편안한 느낌을 주어서일까? 색칠을 하는 동안 다른 생각이 안 든다. 우리 애가 재미있다고 표현했지만 일반적인 재미와는 다른 느낌이다. 반복된 문양을 여러가지 색으로 채우는 동안 머릿 속에는 온통 알록달록한 색깔로 가득하고 기분까지 화사해진다. 하얀 백지에 검은 선으로 그려진 그림이 점점 예쁘게 색으로 채워지는 과정이 꽤 중독성이 있는 것 같다. 자꾸만 다음 그림을 칠하게 된다.
오래 집중하기 힘든 아이조차도 색칠하는데 푹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다. 원래 그림 그리기나 색칠 공부를 좋아하는 애도 아닌데 유독 만달라스에 집중하는 것을 보면 뭔가 심리적인 영향을 받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왜 이 책의 제목이 <어린이 미술치료 교실>인지는 알 것 같다. 색칠하는 동안 편안하고 집중이 된다.
진작 크리스마스 전에 알았더라면 예쁜 카드로 만들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각 도안마다 한 장씩 뜯을 수 있게 만들어져서 카드나 편지로 써도 좋고, 아니면 거실 벽을 아이의 작품으로 멋지게 장식해도 좋을 것 같다.
재미있다고 전부 색칠하려는 아이를 달래어 내일 함께 색칠하기로 했다.
만달라스의 매력. 작고 단순하다고 매력까지 적은 것은 아님을 알게 됐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색칠공부 책 한 권으로 아이를 기쁘게 할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큰 선물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