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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고마워요 고마워요 - 당신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 12가지
이미나 지음 / 걷는나무 / 2009년 1월
평점 :
"아, 간지러워라."
사랑 이야기가 이토록 간지럽게 느껴지는 나이가 됐나 보다. 풋풋한 연애를 하고 있는 이십 대들을 위한 공감 사연들을 보는 것 같다. 이십 대는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사랑 이야기 속에 끌린다. "그래, 그때는 그랬지." 하면서.
<사랑, 고마워요 고마워요> 아래 "당신에게 묻고 싶고, 듣고 싶은 말 12가지"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만약 나라면 이렇게 답해주고 싶다. 나에게 묻는 것이 아닌데도 벌써 할 말이 생각난다.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도 말하고 싶다.
질문 1. 연애 1.....너는 언제 가장 행복해?
사랑하는 사람이 이런 질문을 하는 순간, 거침없이 닭살 돋는 말을 할테다. "당연히 너와 함께 있는 이 순간이지."
찬란한 연애의 한 가운데 있다면 흠뻑 그 순간을 즐기리라. 설레고 두근거리는 순간은 금세 지나더라.
질문 2. 세사람.....너에게 이미 다른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하지..
난 겁쟁이라서 삼각 관계는 만들지 않아. 그러니까 이미 애인이 있는 사람 사이에 끼어들 일은 없을거야.
운명적인 사랑이 유치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난 믿거든. 네가 정말 내 사람이라면 네 곁에 있는 사람이 떠나겠지.
질문 3. 사랑의 시작.....언제부터 우리는 '우리'가 됐을까
참 놀라운 일이야. 정말 언제부터 우리라는 느낌이 자연스럽게 된 걸까. 사랑을 시작할 때는 마치 마법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세상에 온통 너와 관련된 것들만 눈에 띄더라. 마치 내가 너가 된 것처럼.
질문 4. 사랑의 부등호.....왜 항상 내가 더 많이 사랑할까
피할 수 없는 질문이지. 사랑하는 연인들은 어쩔 수 없나봐. 서로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는지를 저울질하지. 그래, 객관적으로 내가 더 많이 사랑한 것 같아 억울할 때가 있어. 하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는 건 서로가 조금씩 어긋나고 있는 게 아닐까?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시소 타는 게 아니라, 함께 그네를 탄다도 생각해. 사랑이란 함께 하는 감정이니까. 진짜로 내가 더 사랑한 것 같아도 그냥 모른 척 하기. 그게 마음이 편해.
질문 5. 이별.....우리가 꼭 헤어져야 했을까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 영화처럼 아름답다면 얼마나 좋겠어? 하지만 이별 뒤 처량하고 쓰린 마음은 어떻게 달래야 하는지 아무도 안 가르쳐주지. 그냥 스스로 견뎌내는 수밖에.
질문 6. 문득 그리움.....보고 싶다, 잘 지내지?
헤어졌던 그 사람을 그리워할 만큼 사랑은 사람을 바보로 만드나봐. 아팠던 마음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좋았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니 말이야. 하지만 아프지 않다는 건 사랑이 화석이 되었다는 의미겠지.
질문 7. 연애 2.....내가 많이 사랑하는 거 알지?
이별이 아무리 힘들어도 연애를 포기할 생각은 없을 거야. 사랑도 해 본 사람이 하는 거니까.
이번에야말로 마지막 사랑, 천생연분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질문 8. 짝사랑.....너는 내 마음이 안 보이니?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가슴앓이 할 때, 세상이 내게만 불공평한 것 같지.
혹시 모르잖아. 나를 바라보면 짝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착각은 노망의 지름길이라지. 그래도 마음을 달래기에는 즉효라지. 너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마음도 세월이 지나면 변하더라.
질문 9. 후회.....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후회는 미련이다. 미련한 마음이다. 사랑하는 동안에는 후회없이 사랑해야지.
질문 10. 연애 3.....나 얼마만큼 사랑해?
사랑하는 연인끼리 수없이 했을 질문이지. 굳이 그걸 말로 해야되겠냐고 묻는다면 당연한 거야. 사랑은 내가 매일 마시는 물처럼 늘 내 몸에 일정하게 채워져야 갈증이 사라지거든.
질문 11. 시간.....벌써 나를 잊은 건 아니지?
지금 내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없다면 어느 외로운 밤 문득 생각하겠지. 그 사람은 나를 기억할까?
사랑으로 아픈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한다잖아. 먼저 지나간 사랑은 내 기억에서부터 놓아주기.
질문 12. 재회.....다시 만나면 우리는 행복할까?
아니라는 건 서로 알고 있지. 그래도 한때는 사랑했고 행복했으니까 된 거야.
세상에 사랑이 없다면 희망도 없을 것이다. 사랑, 고마워요! 그리고 사랑의 소중함과 애틋함을 알려준 작가님에게도 고맙다. 내 메마른 가슴에 사랑의 촉촉한 비가 내렸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