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넬라 Passionella
줄스 파이퍼 글.그림, 구자명 옮김 / 이숲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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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에 가벼운 마음으로 <패셔넬라>를 펼쳤다.

어떤 만화일까? 만화는 언제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친구 같아서 좋다. 그런데 이 만화는 꽤 깊이가 느껴진다. 우리가 흔히 느끼는 일상의 고민들을 대신 이야기해주는 것 같다.

 

<패셔넬라>는 굴뚝청소부였던 넬라가 요정의 힘으로 글래머 여배우가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외모와 멋진 몸매를 갖고 싶은 것은 많은 여자들의 소원이다.

소원만 이뤄진다면 행복할까? 정답은 이미 알고 있다. 우리는 행복해지고 싶다면서 행복할 수 없는 수많은 이유와 핑계를 대느라 바쁘다. 넬라는 행복 앞에 머뭇거리는 우리의 모습을 대변한다.

굴뚝청소 일을 끝내고 집에 오면 그녀는 텔레비전을 본다. 그 안에는 멋진 미녀 스타가 등장한다. 어느 날, 텔레비전 속 요정이 나타나 그녀를 미녀로 변신시켜준다. 마치 신데렐라의 요술 할머니가 해 준 것처럼 정해진 프로그램이 방영될 때까지만 가능한 변신이다. 대중들은 비밀이 많은 새로운 미녀 스타, 패셔넬라를 더욱 좋아하게 되고 인기는 날로 높아진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면서 모든 것을 가진 듯한 그녀지만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 바로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뒤 패셔넬라에게도 마음에 드는 상대가 나타난다. 함께 영화에 출연했던 남자배우 플립이다. 그 역시 유명한 스타였고 사람들은 그를 ‘프린스’라고 부른다. 그런데 그는 패셔넬라뿐 아니라 세속적인 흥미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연기에 대한 열정뿐인 남자다. 그래서 패셔넬라는 연기학원을 찾아간다. ‘내 안의 나 연기 아카데미’에서 진정한 연기, 우리의 실제 삶을 실감나게 연기하는 방법을 배운다. 이리하여 그녀는 보이는 섹시 스타의 이미지를 버리고 연기파 배우에 도전한다. 그녀가 맡은 배역은 굴뚝청소부다. 원래 그녀의 실제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미녀의 모습이 사라질까봐 도망갈 필요 없이 당당히 굴뚝을 청소하면 된다. 결국 그녀는 굴뚝청소부 역으로 오스카상을 받는다. 지난해 수상자였던 남자배우 플립(프린스)은 패셔넬라에게 청혼한다.

두 사람이 사랑을 확인하며 정신없이 보내는데 패셔넬라가 변신할 시간이 다가온다. 서로 놀라 바라보니, 프린스 역시 패셔넬라처럼 평범한 남자로 변신한다. 이제 숨길 것이 없어진 두 사람은 더욱 사랑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신데렐라 같기도 하고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 같기도 하다. 아니면 모든 일이 넬라의 한바탕 꿈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넬라가 패셔넬라로 변신한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연기학원이었지만 ‘내 안의 나 연기 아카데미’는 우리에게 멋진 교훈을 준다. 행복은 내 안에 있다는 것, 그리고 진정으로 나답게 사는 것이 최고로 행복하다는 것.

넬라는 패셔넬라가 되고나서야 깨달은 것이다. 자신이 행복하지 못한 것은 먹고 살기 위해 억지로 했던 굴뚝 청소일이나 볼품없는 외모 때문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자신의 삶을 부정하고 불평하는 내가 행복을 밀어낸 것이다.

내가 행복하면 안 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내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않는다면.

 

이 책에는 <패셔넬라> 이외에도 5편의 작품이 더 있다. <줄스 파이퍼 만화 전집> 제4권에 실린 작품들로서, 1950년대 창작되었다니 놀랍기만 하다. 만화가 주는 감동과 깊이가 정말 예술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꼬마 병사 먼로 이야기>는 사회의 편견에 대해서, <해롤드 스워그>는 진정한 승리에 대해서, <조지의 달>은 외로움에 대해서, <외로운 기계>는 자아 찾기에 대해서, <관계>는 남자와 여자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든다.

줄스 파이퍼의 만화는 생각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보여준다. 저마다 자신의 입장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특별한 만화인 것 같다. 특히 <패셔넬라>가 인상적이다. 현실을 바꾸고 꿈을 이루는 힘이 무엇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주어서 고맙다.

오늘밤 웃으며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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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못 된 세자들 표정있는 역사 9
함규진 지음 / 김영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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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찍은 사진을 보면 거의 절반은 입이 불쑥 튀어나온 심통 낸 표정이다. 이유인즉슨 나들이를 나서면 엄마와 손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은 둘 뿐인데 우리 집은 형제가 셋이니 늘 밀리는 것은 나였기 때문이다. 형제간에 우애가 안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도 이런 상황을 겪을 때마다 운명적인 라이벌 의식이 생겼던 것 같다.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일인데 그 때는, 형제간의 상징적인 우위 다툼에서 밀렸으니 꽤 마음이 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철이 들면서 유치한 자리다툼보다는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 낫다는 걸 알게 됐다.

21세기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이 책을 읽으며 실감했다. 또한 권력의 어둔 이면을 통해 우리 역사의 진실과 인간의 욕망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왕이 못된 세자들>은 조선 왕조에서 불행했던 세자들의 이야기다. 조선 왕조의 세자는 모두 27명이며 그 중 12명의 세자가 왕이 못 된 채 죽었다. 왕이 되어야 할 운명을 지닌 세자가 왕이 될 수 없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권력은 치명적인 칼날과 같다. 칼자루를 쥐지 못하면 칼을 쥘 수밖에 없다. 왕이라는 최고 권력에서 밀려난 이들의 냉혹한 운명을 보여준다.

조선의 역사는 시초부터 피비린내가 진동한다. 최초의 세자였던 이방석은 자신의 형이자 태종이 된 이방원에 의해 죽음을 맞는다. 태조 이성계가, 맏이도 아니고 건국 과정의 공로도 없는 막내아들 이방원을 세자로 선택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을 것이다. 권력은 지킬 수 있는 자에게 승계되어야 한다. 치열하게 투쟁하여 권력을 거머쥔 이성계가 사사로운 정으로 세자를 정했으니 결과는 자명하다.

자신보다 똑똑한 동생을 위해 왕위를 양보했다는 양녕대군의 일화는 역사적 진실 앞에 여지없이 무너진다. 정말 순순히 권력을 양보했다면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한 역사가 되었을까? 하지만 권력의 유혹은 강렬하고 치명적이라 도저히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소현 세자 이왕은 아버지 인조를 대신하여 청나라에 8년 간 볼모살이를 하고 돌아오지만 환영은커녕 냉대를 받으며 귀국한 지 두 달 만에 사망한다.

사도세자 이선은 역사 드라마의 단골메뉴로 뽑힐 만큼 일생이 극적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권력 앞에서 어떻게 무너지는지를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최고 권력을 갖고도 절대로 얻을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의경세자 이장, 순회세자 이부, 효장세자 이행, 문효세자 이향, 효명세자 이영.

이들은 권력다툼과는 무관하게 병사한 경우다. 그러나 세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과 의무로 건강을 지키지 못했다면 이들 역시 권력의 희생자인지도 모른다.

폐세자 이황과 이질은 각각 아버지인 연산군과 광해군으로 인해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조선 왕조의 마지막 세자 이은, 영친왕은 우리의 슬픈 역사를 대변한다. 당당히 황태자로 책봉되었으면서도 일본 황실과의 혼인으로 양국 어디에도 속할 수 없었던 불운의 왕이다. 그 뒤를 잇는 이진, 이구는 친일 왕족이기에 온전히 왕족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것이 우리의 근현대사를 암울하게 만든 원인은 아니었을까?

역사의 뿌리가 송두리째 뽑힌 듯 아프다. 일본에게 무참히 짓밟혔다고 해서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본의 왕녀와 혼인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선 제 28대 왕이 될 수 없다면 우리의 역사와 정체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왕이 못된 세자들>은 우리 역사 속 한(恨)을 이야기한다. 그것을 풀 사람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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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한국어 측정기 나의 한국어 측정 1
김상규 외 지음 / GenBook(젠북)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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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문제> 다음 [보기]에서 사용된 '간세'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제주도 사투리입니다.

 

일터에 이런 사람이 많으면 일이 하나도 안 돌아가지요. 사장님은 미치고 말 것입니다.

 

[보기]------------------------------------------

 

간세꾸러기, 간세다리, 간세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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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 재주 (ㄴ) 장난 (ㄷ) 게으름 (ㄹ) 범죄

 



자, 답은 무엇일까요?

바로 게으름입니다. '간세'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사람도 문제만 보면 답을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나의 한국어 측정기>는 그 동안 우리말 공부에 간세했던 제게 유익한 책입니다.

한국어 측정을 위해 필요한 600문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 동안 국어 시험 볼 일이 없었는데, 긴장되네."라고 생각하셨다면 긴장을 푸시길 바랍니다. 저도 문제를 보기 전까지는 살짝 걱정했는데 막상 문제를 보니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재미가 있더군요. 다행히 우리말 실력이 나쁘지 않다는 확인이 되어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이나 가족과도 재미삼아 문제를 내며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함께 문제를 풀어봤는데 문제가 워낙 친절해서 아이도 답을 잘 찍더군요. 물론 한자성어나 어려운 단어는 그 의미를 배울 수 있으니 책을 보면서 저절로 익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구성은 문제가 모두 여섯 몫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한 몫을 한 번의 국어 시험이라고 보면 됩니다. 문제는 다양한 유형으로 되어 있습니다.

적합한 어휘를 찾아내기, 적당한 어휘를 둘 중 하나 고르기, 주어진 문장을 읽고 연상되는 어휘 찾기, 재미로 푸는 상식 문제로 한 번에 10문제가 나옵니다. 문제 묶음이 끝날 때마다 <아하! 이런 뜻이...>라는 부분이 있는데 우리말 상식을 풀어서 알려줍니다.

답은 책 맨 뒤에 있습니다. 미리 보면 재미가 없으니까 꼭 문제를 다 푼 뒤에 맞춰보길 바랍니다. 문제는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답을 맞히고 틀린 답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공부가 됩니다.

시험이라고 하면 긴장되고, 공부라고 하면 하기 싫어지는 사람도 이 책만큼은 부담 없이 문제를 풀며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험 점수 때문에 주눅 들 일도 없고 기껏해야 누군가와 우리말 내기로 겨루는 정도니까 정말 유쾌한 시험입니다.

흔히 우리말에 관한 책들은 "자, 이런 말은 이럴 때 쓰는 거야."라고 알려주는 일방적인 수업 시간 같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자신의 한국어 실력도 확인할 수 있고, 여럿이 재미로 우리말 내기도 할 수 있는 가볍고 유익한 놀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골든 벨"에 도전하는 학생이 된 것처럼 문제를 풀어봐도 좋겠지요?

저는 이 책이 무척 반갑습니다. 어른들도 우리말 공부가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만 "공부해라!"라고 잔소리할 것이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이 책을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학창 시절 생각도 나고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듬뿍 생긴답니다.

<나의 한국어 측정기>로 우리말 실력도 키우고 가족 간의 화목한 시간을 가진다면 그야말로 일석이조겠지요?

한국어 시험에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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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 - 과학과 종교를 유혹한 심신 의학의 문화사
앤 해링턴 지음, 조윤경 옮김 / 살림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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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싫은 사람과 함께 밥을 먹으면 체한다.

2. 속상한 일이 생기면 감기에 잘 걸린다.

3. 바쁠 때는 아픈 것도 잊다가 휴일에 앓아눕는다.

 

이상은 내 마음이 어떻게 몸에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라는 명제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굳이 과학자가 아니어도 실생활에서 마음과 몸의 연관성을 체험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심신 의학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병원에서 진료 받을 때 의사의 설명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가? 차라리 환자인 당사자의 설명을 듣는 편이 이해하기 쉬울 때가 있다. 그렇다고 환자 자신이 모든 걸 파악하기는 힘들다. 이럴 때 의사는 아니지만 의학적 지식이 풍부한 제 삼자가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심신 의학이라는 주제를 역사학자의 시선으로 이야기한다.

여기서 말하는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이며 구체적인 사건들이다. 심신 의학을 과학과 종교라는 역사의 한 흐름 속에서 설명하고 있어 흥미롭게 느껴진다.

암시의 힘, 말하는 몸, 긍정적인 사고의 힘, 현대의 삶에 망가지다. 병을 치유하는 인간과의 끈, 동쪽으로의 여행이라는 여섯 가지 이야기로 심신 의학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긍정적인 사고의 힘>이다. 종교적 의식이나 성공비법 수준을 넘어 뇌 과학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찾아 적극 활용되기를 바란다. 한 때 베스트셀러였던 <시크릿>이 논란이 된 이유도 긍정적인 사고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적과도 같은 현상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이기적인 생각만으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건 무리일 것이다.

이상하다. 이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책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려니 쉽지 않았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글을 쓰려는 시점에 고민거리가 있었다. 자꾸 머릿속이 복잡해지니 두통도 생기고 몸까지 힘들었다. 다른 내용은 전혀 생각이 안 나고 <마음은 몸으로 말을 한다>라는 제목만 떠올랐다. 내 마음은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걸까?

문득 옮긴이의 심정이 이해가 된다.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심신 의학을 위한 이야기를 스스로 만들며 고통의 시간을 보냈으니 말이다. 아직도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앞으로는 심신 의학을 “사람 몸은 마음먹기 나름이야.”라고 쉽게 말하지는 못할 것 같다. 마음으로 생긴 두통을 마음으로 사라지게 할 만한 내공이 부족한 탓이다.

이 책을 통해 마음 치유의 힘을 얻지는 못했지만 몸과 마음의 비밀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어서 만족한다. 이제는 내 마음 속을 탐구할 시간인 것 같다. 마음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두통은 약으로 해결하고, 마음의 짐을 덜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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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의 붐이 온다
H. 기타쿠스 지음 / 월간싱클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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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 싱클레어를 만나면서 H.기타쿠스를 소개받았다.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최근에 알게 됐다. 첫 느낌이 꽤 인상 깊었다.

이쯤 되면 내가 누구길래 월간 싱클레어와  H.기타쿠스를 만났는지 궁금할 것이다.

하하하, 나는 독자이면서 음악을 듣는 청취자의 한 사람이다. 듣고 보는 것만으로도 친밀함을 느낄 수 있으니 외로운 이들에게 위안이 되는 것은 바로 책과 음악인 듯 싶다.

당연히 만남의 실체는 그들의 글과 음악에 대한 나만의 느낌이며 상상 속의 만남이라 할 수 있다. 

이제 내가 만난 H.기타쿠스를 소개하겠다. 





 

 

1.  H.기타쿠스는 누구인가?

그들은 자신을 이렇게 소개한다. 기타를 단 한 순간도 잊은 적이 없는 두 사람이 결성한 밴드 라고 말이다.

피터(김용진)은 어쿠스틱 기타를, 킴벌리(고대연)는 클래식 기타를 연주한다.

기타를 연주하고 자신의 노래를 불러주는 H.기타쿠스는 기타의 붐을 꿈꾸는 거리의 예술가임을 자처한다. 세계공연을 떠났다고 하는데 지금은 어디쯤 있을지 궁금하다. 남들이 걸어간 길이 아니라 스스로 새 길을 만들고 싶다는 그들이 너무나 부럽고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2.  H.기타쿠스의 첫번째 EP 북이란?

싱글앨범과 정규앨범의 중간 형태를 EP 라고 하는데, 여기에 음악 관련 이야기를 담은 책이 합쳐져 'EP 북'이 탄생된 것이다. 새로운 시도인데 놀랍다기 보다는 편안한 느낌이 먼저 든다.

책을 펼치니 또박또박 쓰여진 손글씨가 보인다. 섬세하고 따뜻한 글씨체다. 사진을 안 봤더라면 피터가 여자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렇게 곱고 반듯한 손글씨를 보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친구들과 주고 받던 편지, 라디오에서 즐겨 듣던 음악들 그리고 어릴 적 꿈에 대해서......

작고 아늑한 카페 한 켠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느낌이다. H.기타쿠스의 음악은 소박하면서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기타 선율과 꾸밈없는 목소리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내가 좋아했던 공일오비, 김광석, 동물원, 유재하, 일기예보...... 잠시 잊고 있었는데 문득 그 음악이 그립다. 그 시절이 그립다.

H.기타쿠스의 <기타의 붐이 온다>는 서른 즈음 혹은 서른을 훌쩍 넘긴 이들에게 추억의 봄을 맞이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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