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 딸에게 들려주는 사랑과 인생의 지혜 딸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2
펄 벅 지음, 하지연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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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고마워요."

왠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엄마의 격려와 조언을 들은 것처럼 든든해집니다.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인생의 지혜는 부모님으로부터 배우게 됩니다. 펄 벅 여사처럼 조곤조곤 글로 써주신 적은 없지만 늘 따스한 말을 해주시는 엄마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저희 엄마는 한 번도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 하고 말하신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어릴 때는 다른 엄마들처럼 잔소리를 해주셨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었습니다. 오히려 어른이 되고나니 이런저런 말씀을 해주십니다. 그것도 잔소리는 아니고 인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정도입니다.

이 책을 읽다 보니 문득 저희 엄마와도 진작에 이러한 인생 이야기를 나누었다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삶에 불만인 것은 아니지만 지나온 삶을 돌아볼 때 좀 더 현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 때문입니다. 인생이 원래 그런 건가 싶습니다. 설익은 감을 억지로 익힐 수는 없는 법이지요. 때가 되어야 알맞게 익어 제 맛을 내는 거라고 위로해 봅니다.

이미 사랑과 결혼 그리고 가정을 꾸린 저에게, 이 책의 조언들이 무슨 소용일까 싶지만 아닙니다.

저는 읽으면서 무척 공감하며 가슴에 새기려 노력했습니다. 

펄 벅 여사의 말씀처럼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펄 벅 여사님이 이 글을 쓰신 시기가 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1973년 타계하셨으니 분명 26년은 더 된 책일 겁니다. 이렇게 오래 전 쓰여진 책이 여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이라니 놀랍습니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는 해도 여자들의 삶은 그리 달라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언제쯤 여자들의 위상이 변할까요? 변화는 저절로 오지 않습니다. 답답하고 고루한 인습의 틀을 깨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첫 장에 이런 말씀을 들려주십니다.

" 젊은 그대들이여, 불만을 가져라!

웅덩이처럼 고여 썩어가는 이 사회의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라!

그대들만이라도 고루한 악습에 정직하게 저항하라!

소극적인 태도를 떨쳐내고, 무엇이 진정 인류를 위해 온당한 것인가 고민하며 신념을 다져라!"

 

펄 벅 여사의 어머니는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 넌 네가 여자라는 사실에서 벗어날 수 없을 거야."

여기서 "여자"라는 사실은 족쇄처럼 느껴집니다만 펄 벅 여사는 평생 행복하고 만족스럽게 살았습니다. 여자라서 사회적인 인식때문에 힘든 순간이 있었겠지만 지혜롭게 대처한 결과겠지요.

현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의 고민은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사랑에 빠질 때, 여자와 남자의 차이는?

결혼 생활에서 아내로서의 고민은?

결혼한 여자에게 사회적 성취란?

행복을 위한 성 혁명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원한 진리이자 삶의 지혜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그것이 세상의 모든 딸들을 현명한 엄마로, 행복한 여자로 이끄는 길일테니까요.

"행복에 이를 수 있는 도구는 바로 '의지'이다.

의지를 작용시키는 것은 '두뇌'다.

두뇌는 계획자이며 의지는 실행자인 것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라.

즐거움으로서, 두뇌와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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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두 얼굴 - 무엇이 보통 사람을 영웅으로 만드는가?
김지승 외 지음 / 지식채널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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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나 자신을 무척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상대방을 배려할 줄 알고, 양보하니까 이 정도면 착한 거라고 여겼다. 그러나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중적인 내 모습이 드러났다. 진심은 보이지 않으니 오해 받기 십상이고, 말과 행동이라도 착한 척 하게 된 것이다. 그야말로 남을 의식한 채 사는 '공적인 나'와 내 맘대로 사는 '은밀한 나'가 생겨난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를 착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황따라 바뀔 수 있고, 자신의 의지에 달린 일이기 때문이다. 매일 매 순간 두 얼굴의 나는 갈등한다.

그래서 착한 사람은 아니지만 착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다.  

세상 사람들을 착하다 혹은 나쁘다고 딱 잘라 구분지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선행을 통해 모범이 되는 영웅이 있는가 하면, 악행으로 처벌받아 마땅한 죄인이 있다. 무엇이 그들을 영웅 혹은 죄인으로 만든 것일까?

이 책은 그 답을 알려준다. '상황의 힘' , 상황에 지배당하지 않고 상황을 지배하는 인간의 힘은 일상에서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 세상이 왜 이렇게 험해졌냐고 투덜댈 것이 아니라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상황의 힘'을 키우면 되는 것이다.

이미 교육방송에서 다큐멘터리로 방영된 내용이라고 한다. TV로 봤어도 좋았겠지만 책으로 보니 더욱 좋다. 스스로 생각할 틈이 생긴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상황 심리를 이해할 수 있으며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특히 책에서 소개된 영웅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움직인다. 특히 지하철 승강장에 낀 승객을 구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함께 33톤 전동차를 밀고 있는 사진을 본 순간 눈물이 났다. 갑자기 세상이 희망적이고 아름답게 보였다.

한 사람의 선행이 우리 사회에 영향을 주어 좀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될 수 있다면 그것이 곧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 책을 읽으면 선행 바이러스에 전염될 것 같다. 그것이 이 책을 만든 이들의 바람일 것이다.

<인간의 두 얼굴>은 우리 사회의 희망 보고서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행복의 열쇠가 될 것이다. 영웅들이 변화시킨 세상은 바로 우리들 마음이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인간은 상황에 지배당한다."

"우리가 곧 상황이다."

"상황이 사람을 바꿀 수 있듯이 우리도 상황을 바꿀 수 있다."

"상황을 지배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인다."

 

자, 나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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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동사를 사로잡아라
하광호 지음 / 리빙북스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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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학습을 위한 교재는 정말 너무나 많다.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선택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제까지 경험으로 볼 때 영어 교재도 중요하지만 학습자의 태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나 자신이 문제다. 아무리 좋은 교재라도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랴.

이렇게 마음을 다잡고 영어 정복의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 그리고 영어 교재를 살펴보니 이 책이 눈에 띈다.

<하광호 박사의 영어학습법 - 영어 동사를 사로잡아라>

저자의 이력을 보니 정말 대단한 분이다. 현재 미국에 단 한 명뿐인 한국 출신 영어교육학과 교수라고 한다. 영어교사가 될 미국 대학생들에게 영어교육법을 가르치는 분이다.

우리 상황이라면 미국인 교수님이 국어교육학과를 담당한다고 상상하니 신기하고 놀랍다. 한국인으로서 영어 완전정복을 이룬 하광호 박사의 교재라고 하니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정말 이 책이 특별할까?

영어를 제법 공부한 사람들에게 이 책의 구성은 그리 특별하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알파벳 A부터 W까지 많이 사용되는 동사를 정리한 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가 부족한 내 입장에서는 만족스럽다. 특히나 왜 동사가 중요한지를 설명해준 머리말을 보니 의욕이 생긴다. 무조건 단어 암기식 공부가 아니라 동사와 뒤따르는 낱말을 함께 문장으로 익히는 방식이다. 동사와 뒤따르는 낱말을 활용하여 일상회화가 예시로 나와 있다. 중간에 속담 한 마디가 소개되어 있다.

Better late than never.

늦더라도 해보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뜻이다. 영어공부가 늦었다고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지금부터라도 해보자. 원어민들이 즐겨 쓰는 속담들이라고 한다. 우리말 속담처럼 은유가 강하지 않아서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어쨌든 알고 있으면 유익하다.

하광호 박사의 조언처럼 이제까지의 영어 학습법은 남의 말이나 글을 읽고 알 수 있는 ‘받아들이는 언어’로 익혔기 때문에 회화, 작문이라는 표현하는 언어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동사와 뒤따르는 낱말들’을 정복하여 영어 완전정복을 이뤘으면 좋겠다. 남은 일은 열심히 교재로 공부하는 길뿐이다.

책 속의 모든 동사들이 내 머릿속으로 들어오려면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삐걱대며 녹슨 머리가 제대로 작동할지 모르겠다. 시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자기계발을 위한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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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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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라는 작가의 명성만을 들었다. 널리 알려진 일본 작가라는 사실 이외에는 아는 바가 없다.

역시 작가는 작품으로 보여주면 그만이다.

감성적인 소설은 잘 차려입은 정장이라면 에세이는 편안한 차림으로 독자를 맞이하는 것 같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원제는 '하찮은 것들'이다.

정말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이야기한다. 만약 나라면 겨우 한 두 마디의 감상이나 의견으로 끝났을 소재들이 한 편의 글이 된다니

놀랍다. 멋지게 차릴 것 없이 정말 하찮은 것으로 취급될 수 있는 고무줄, 레몬즙 짜개, 트라이앵글, 케이크, 책받침, 운동화 등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일본 문학 최고의 작가도 일상은 우리와 다를 바 없이 평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주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중요한 것은 케이크란 말에서 환기되는 달콤하고 조촐한 행복의 이미지다. 그리고 그것은 실물로서의 케이크 하나와는 오히려 무관하다.

"뭘 좋아하나요?"

하고 물으면 주저 없이,

"케이크"

하고 대답할 수 있는 그런 단순함으로, 나는 살아가고 싶다.     - [케이크] 중에서 67p

 

작가는 평범한 케이크를 행복의 이미지로 멋지게 바꿔 놓는다. 케이크의 달콤한 맛은 누구나 느끼지만 그 느낌을 글로 표현해내는 순간 케이크는 특별한 하나의 이미지가 된다.  굳이 작가가 아니어도 깨닫기만 하면 누구든 작가와 같은 감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작가는 우리가 지나치고 놓치는 일상을 감성적으로 깨닫게 해줄뿐이다. 

한국판 제목은 누가 지은 건지 참 멋지다.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무엇이 떠오르는가?

단순하게 술이 떠오른다. 한 잔의 술이 주는 취기는 제법 흥겹고 즐겁다. 만약 세상을 손해보지 않기 위해 두 눈 부릅뜨고 매섭게 노려보기만 한다면 얼마나 재미없는 세상이 될까? 대신 조금 느슨하게 약간 취한 듯 바라보면 어떨까?  엉망이 될까봐 걱정하지 말자. 예로부터 문학은 술과 가까운 사이였으니까. 팍팍한 세상에 문학을 하는 이들이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지 생각하면 고맙기까지 하다. 그들은 우리를 적당히 취하게 만든다.

하찮은 것들이 의미를 지닌 존재가 되고,  쉽게 잊혀질 기억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다.

오랜만에 에세이를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전혀 모르는 작가의 일상이 내 삶 속에 펼쳐진 것 같아 내심 친근감이 든다.

에쿠니 가오리 작가의 팬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책일 것 같다. 아직 그녀의 다른 작품을 만나지 못한 내게는  그저 편안한 느낌이다. 요즘 부쩍 삭막해진 나의 감성을 확인하기에 제격인 책이었다.

나이들면 술맛을 안다고 했던가. 삭막함을 취기로 달래볼까. 역시 문학과는 거리가 먼 생뚱맞은 생각만 든다. 이것이 나의 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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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Robot 유, 로봇 - 한국 SF 단편 10선
이영수(듀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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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과학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세상이다. 오늘 뉴스를 보니 지능형 로봇 대전이 개막된다고 한다. 이미 올해로 8회째라고 하니 매년 업그레이드된 로봇 두뇌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머지않아 인간의 외모를 지닌 로봇이 등장한다고 해도 전혀 놀라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짐작이 그렇다는 것이지 실제 인간 같은 로봇을 만난다면 어떤 기분일지 잘 모르겠다.

일단 겪어보지 못한 미래를 상상하기 위해서는 상상력 전문가들을 찾으면 된다. 바로 한국의 SF를 이끄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유, 로봇>은 한국 SF 단편소설 10편을 한 자리에 모아 놓은 의미 있는 책이다. 열 명의 작가가 각자 독특한 문체로 선보인 작품들을 보면서 미래를 향한 환상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퍼즐을 맞추듯이 각각의 미래가 하나의 세상으로 펼쳐진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역시 <유, 로봇>인 것 같다. 문득 영화 <A . I >에서 가슴 뭉클한 연기를 보여줬던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생각난다. 너무나 인간적인 감정과 지능을 지닌 로봇이 만들어진다면 우리는 과연 그 로봇을 단순한 기계로 바라볼 수 있을까?

<천사가 지나간 시간>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소재로 한다. 과학의 발전은 어디까지 세상을 변화시킬지 놀랍기도 하고 조금은 무섭기도 하다. 인간의 게놈지도가 완성되었다는데 앞으로 인간 복제나 유전자 조작, 로봇과 결합한 신인류 탄생을 상상하기란 어렵지 않다.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로봇이, 로봇보다 더 냉정한 인간과 대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로봇은 터미네이터와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가 아니라서 비교적 관대한 입장이지만 로봇이 인간 위에 군림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인간과 로봇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로봇이 전쟁을 위한 살상무기로 사용된다면 터미네이터가 등장할 것이고 외로운 인간을 위한 친구로서 사용한다면 영화 <A . I >의 데이비드가 등장할 테니 말이다.

자칫 미래 사회에서 인간성을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처럼 보호해야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과거 역사를 보더라도 인간 중에는 폐기처분해야 마땅한 자들이 존재했고 현재도 존재한다. 어둔 면을 바라보고 있자면 미래가 암울하게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미래를 바꿀 힘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있는 것이니까. 과학문명의 발전이 인류에게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가치와 신념이 중요할 것이다.

솔직히 SF 소설이라고 해서 재미만을 생각했는데 오히려 숙제를 받은 것 같다. 미래를 소재로 한 SF만의 매력과 깊이를 조금 알게 됐다. 한국의 SF 분야도 젊은 작가님들 덕분에 더욱 발전하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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