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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역사 앞에서 ㅣ 인물로 읽는 한국사 (김영사) 10
이이화 지음 / 김영사 / 2009년 2월
평점 :
그렇다. 아직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그러면, 우리는 한국의 근현대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 책은 이이화 님의 [인물로 읽는 한국사 시리즈] 중 마지막 10번째 권이다.
한국사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이 근현대사다. 한민족이 갈라서고 원수가 되는 혼란의 시기다.
일제시대까지 우리 민족의 적은 하나였다. 하지만 해방이 되고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등장하면서
민족을 하나로 묶어주던 끈이 풀어졌다. 한반도는 혼란, 갈등, 분열로 다시 비극을 맞는다.
6.25전쟁, 그리고 휴전, 남한 단독 정부수립, 독재 정치......
이러한 근현대사를 열 명의 인물로 이야기한다. 모두 정치가다.
그럴 수 밖에, 정치 이념의 대립을 빼놓고는 근현대사를 말하기 힘들다.
이승만, 박정희, 신익희, 조병옥, 조봉암, 장면, 김두봉, 김일성, 허헌, 백남운.
여기에 김구 선생이 빠진 것이 아쉽지만 그 분은 정치가가 아닌 애국자로서 기억되는 것이 옳다.
열 명의 인물을 감히 평가하건대, 정치인들은 예나지금이나 이상주의의 탈을 쓴 기회주의자다.
민족을 위해 온몸을 바친 이들도 있지만 결국 정치라는 무대는 전쟁터와 다를 바 없었다.
비정하게도 승리한 자만이 살아남는다.
이승만은 독재자인가 건국의 아버지인가?
최초의 민주공화국 대통령인 그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진실을 직시하고 올바른 평가를 내리는 것이 역사적 사명일 것이다.
이승만의 정치적 맞수 신익희의 석연치 않은 죽음, 그 뒤 선거 1개월을 앞둔 조병옥의 죽음,
1950년대 들어 대통령 후보 조봉암은 간첩혐의로 죽음을 맞는다.
이 모든 것이 우연이었을까?
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 자신의 권력을 놓지 않으려 하는 사람을 '독재자' 이외에 달리 평가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떠받들며 건국 60주년, '건국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구 선생은 남북협상을 추구한 건국의 방해자, 친일파와 일본은 식민지 근대화의 공헌자로 규정하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역사를 바로 세워야할 주체가 역사 왜곡을 하고 있다.
한국의 미래가 걱정스럽다. 우리가 역사를 바로 알아야 할 이유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정치적 음모와 독재의 늪은 대한민국 정부수립과 함께 시작되었으니
한국의 근현대사를 바라보는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
개발 독재의 상징, 박정희는 어떻게 평가할까?
군사 쿠테타로 좌절한 정치가, 장면은?
또한 북한을 움직인 김두봉과 김일성, 좌파 정치인 허헌과 백남운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각자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평가는 다를 것이다.
어떤 평가를 내리든 우리는 역사의 중대함을 잊으면 안 된다.
역사의 거대한 물결 속에 휩쓸리지 않고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힘,
그것은 역사에 대한 관심이다.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딱딱한 역사책을 벗어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엮어낸 저자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