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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심리학 - 천 가지 표정 뒤에 숨은 만 가지 본심 읽기
송형석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심리학이 왜 위험할까? 사실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한 제목인 듯하다. 원래 “주의”, “위험”이란 자극적인 문구에 더 시선이 끌리는 게 사람 심리 아니던가.
역시 정신과 원장님다운 책이다. 저자는 tv프로그램 <무한도전> 출현 후 유명해진 의사 선생님이라는데 내게는 이 책이 첫 만남이다.
사람을 첫 눈에 간파한다는 것이 뭐가 그리 무서운지 모르겠다.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저자의 말대로 누구나 자기 나름의 판단 기준이 있다. 그리고 웬만하면 첫인상과 그 사람의 성향이 일치할 때가 많은 것 같다. 물론 숨겨진 성향까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말이다.
심리학에 대한 책이 끌리는 이유는 다른 사람 속마음보다는 내 자신을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심리학이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알아내는 재미가 있다. 솔직히 재미보다는 놀라움이라고 해야겠지만. 그래도 자신을 제대로 아는 일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일은 없을 것이다. 반대로 자기 자신을 전혀 모르고 있다면 그것이 더 위험한 상황이 아닐까? 일단 자신을 제대로 파악해야 남들도 제대로 볼 수 있다.
자, 그렇다면 이 책은 심리학을 어떻게 설명해줄 것인가?
저자 송형석 원장님의 얼굴을 보면 매우 개성이 넘친다. 찰랑거리는 긴 생머리가 어깨까지 내려오며 눈빛은 예리한데 입은 미소 짓고 있다. 동글동글한 얼굴이지만 눈빛이 강한 편이다. 본인 말대로 괴짜 같다. 의사로서의 권위보다는 개성 표출을 우선시하는 자유인 이미지가 강하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심리학에서 흔히 나오는 복잡한 프로이트나 융의 이론보다는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심리를 설명한다.
여기 등장하는 사람들은 특이하면서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처음부터 명령하듯 대하거나 자기 얘기만 하는 사람들은 관심에 목마른 것이고, 로봇 같거나 의심 많은 경우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것이다. 사람들과 눈을 못 마주치거나 일과 생활에 융통성이 없는 사람들은 타인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될까?
이 책을 보면서 ‘나는 아니겠지’라는 심정으로 봤다면 정말 위험하다.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들조차 진단 자체를 부정하면 치료할 수 없는 법이니까. 그렇다고 심각해질 필요는 없다. 각각의 타입이 어떤 문제점을 지녔는지를 안다면 자신의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의 임상경험에서 우러나온 따끈한 이야기를 통해 심리학의 실전을 배운 것 같다.
세상에 나를 알고 남을 알면, 세상 살기가 더 편해지지 않을까?
‘모르면‘ 위험한 심리학, ‘알면’ 재미있는 심리학?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