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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Zone
차동엽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바보라는 말을 들으면 괜히 화가 난다. 왜? 정말 나 스스로도 바보같다고 느낄 때가 있으니까. 그걸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더 화를 낸다.
그런데 정작 바보는 바보라는 말을 들어도 웃는다. 왜? 진짜 바보는 자신이 바보인 줄 알고도 행복하니까.
세상에 수많은 바보들에게, 아니 자신이 바보인 줄 모르는 바보들에게 당당히 말한다.
이제까지 우리는 바보가 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쓰며 살았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행복과 성공의 열쇠는 바로 바보 안에 있다.
이 책은 <무지개 원리>의 저자 차동엽 신부님의 신작이라 관심이 갔다. 과연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로 우리를 일깨워주실까 라는 기대감이 컸다. 역시나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잘 살려고, 바보처럼 살다가 후회하지 않으려고 바둥거리는 사람에게 '바보처럼 살라'고 하다니!
좋은 게 있으면 죄다 남들 주고, 힘든 게 있으면 나서서 거들고, 제 것 하나 챙길 줄 모르는 바보가 뭐 그리 좋다고 바보예찬론을 펼치는 건지 조금은 의아했다. 그런데 세상에는 위대한 바보들이 꽤 많은 것 같다. 바로 이 책은 우리가 몰랐던 바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을 구하는 바보들 앞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평생 무료 진료를 하며 가난한 이들의 생명을 지켜주었던 장기려 박사님의 한 마디 말 속에 <바보 Zone>의 핵심이 담겨있다.
"아 이 사람아, 바보 소리 들으면 성공한 거야! 바보 소리 듣기가 얼마나 어려운 줄 알아?" (61p)
진정한 바보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 같다. 남들보다 더 많은 것을 가져야만 행복한 줄 아는 우리들과는 삶의 방식이 전혀 다르다. 만약 세상에 바보가 없었다면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누군가를 위해 희생한다거나 양보할 줄 모르는 세상은 지옥일테니까. 세상이 조금 나아진 것은 위대한 바보들 덕분이고 살기 힘들어진 것은 바보이길 거부하는 겁쟁이들 탓이다. 나 역시 겁쟁이 중 한 명이다. 진정한 바보가 되는 길은 자신을 비워내는 일이기에 두렵고 자신이 없다. 과연 내가 그들처럼 살 수 있을까? 분명 위대한 바보들에게 감탄하고 존경을 보내지만 나 스스로 바보의 길을 가는 건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제대로 바보처럼 살아보지 못해서 진정한 행복이 뭔지를 모르고 살아와서 머뭇거리게 되는 것 같다. 살면서 늘 '나는 누구인가?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생각했는데 바보 Zone 속에서 그 답을 찾은 것 같다.
이제 바보란 말은 더이상 부정적인 의미의 바보가 아니다. 앞으로는 바보라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당당하게 바보로 살기 위해서 용기를 가지고 노력할 것이다. 바보의 위대한 깨달음을 오래 기억하고자 <바보 철학 12훈>을 적어본다. 반드시 기억하고 실천해야 할 내용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세상을 한 순간에 바꿔놓는 기적을 만드는 것 같다.
1. 상식을 의심하라 - '몰상식하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2. 망상을 품으라 - '헛꿈꾼다', '또라이 같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3. 바로 실행하라 - '무데뽀다', '물불 안 가린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4. 작은 일을 크게 여기라 - '쪼다', '쫀쫀하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5. 큰일을 작게 여기라 - '무식한 놈이 용감하다', '단순무식하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6. 미쳐라 - '미쳤다','못 말린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7. 남의 시선에 매이지 마라 - '눈치가 둔치다', '어리바리하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8. 황소걸음으로 가라 - '느려터졌다', '답답하다', '속 터진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9. 충직하다 -'미련 곰퉁이'라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10. 투명하라 - '철부지 같다', '철없다'. '천진하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11. 아낌없이 나누라 - '간이고 쓸개고 다 빼준다', '제 앞가림 못한다', '어수룩하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
12. 늘 웃으라 - '헬렐레', '칠푼이', '팔푼이', '푼수 같다'는 손가락질을 긍정적으로 뒤집으면 이 말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