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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 동안 - 행복을 부르는 37가지 변화
패티 다이 지음, 박유정 옮김 / 이숲 / 2010년 1월
평점 :
근래에 어느 부부모임에서 '자신이 배우자보다 먼저 죽는다면'이라는 가정 하에 편지를 쓰는 시간이 있었다. 왠지 눈물이 핑 돌면서 배우자에게 잘 해주지 못한 것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사랑해'라고 더 많이 말해줄 걸, 더 많이 웃어줄 걸, 더 자주 안아줄 걸...... 어쩌면 나는 영원히 살 거라는 착각 속에 살았던 것 같다.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하지만 불치병에 걸린다거나 중대한 고비에 놓이지 않는 한, 삶 자체를 절실하게 느끼며 살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삶의 매순간을 소중하고 값지게 보낼 수 있을까?
이 책은 자신의 삶이 37일 남아 있다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이 질문에 진지한 대답을 할 준비가 되었다면 펜을 들고 첫 장부터 천천히 읽으면 된다. 어떻게 사느냐에 대한 방법이 막연한 이들을 위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자기답게 사는 의식적인 삶은 집중, 관용, 성실, 친밀, 직관, 의도로 구성된다. 각 요소마다 필요한 과제를 스스로 풀어가면 된다. 그냥 한 번 읽고 덮을 책이 아니라 자신과 대화를 나누며 빈 여백에 진심을 적어가면 된다.
처음부터 뭔가를 적는다는 것이 어색하다면 그냥 읽어도 좋다.
굳이 37일 동안이란 시간을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우리에게 삶이 얼만큼 남아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스스로 자신의 삶을 의식하며 살 수 있다면 변화의 시간은 단 하루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다만 마음의 변화는 하루라는 시간으로 가능하지만 우리 삶 자체가 변화하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삶을 의식하는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 책이 도움이 된다. 아무리 좋은 것도 필요를 느껴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다. "당신의 삶이 37일만 남았다면 오늘을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질문이나 '오늘을 생애 마지막처럼 살아라.'라는 조언은 새롭지 않다. 어디선가 들어봤고 무슨 뜻인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질문이 지닌 깊은 의미를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고 살 수 없다면 아무리 훌륭한 조언도 무의미해질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배우자에게 편지를 쓸 때의 심정을 느꼈다. 누군가를 향해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짧은 메모라도 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무엇이든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적는 일이 어색했던 사람도 한 두 줄의 글을 적는 일은 시도할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이 중요하다. 나 역시 새해 들어 시작한 일이 일기쓰기다. 나 자신을 향한 글이지만 때로는 사랑하는 가족에게 쓰는 편지가 될 때도 있다. 서툴고 부족한 글이지만 진심으로 적어가는 매일의 글 속에서 삶의 소중함을 기억할 수 있어서 좋다.
각자 자신의 삶을 위한 멋진 계획이 있다면 바로 실천해보자. 오늘 아니면 언제 또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