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 존 가트맨.최성애 박사의
존 가트맨.최성애.조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아이와 감정 싸움하느라 지쳐요."

"화내지 않고 큰 소리치지 않고 아이 키우는 방법은 없을까요?"

바로 내 얘기다. 요즘 부모로서 위기감을 느끼는 중이다. 어떻게 키워야 될지 혼란스럽고 왠지 부모로서 자격이 없는 것 같아 우울하기까지하다. 지금 돌아보면 부끄럽지만 아이가 아주 어릴 때는 육아에 자신만만했던 적도 있다. 어쩌면 그 때는 온 마음이 아이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의 마음을 읽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런데 점점 커갈수록 아이를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잔소리가 많아졌다. 아이와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눌 때보다 일방적으로 명령하듯 말할 때가 많아진 것이다. 이제는 스스로 자기 일을 할만큼 컸으니까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점점 아이의 반응에 마음이 상했다. 일부러 못 들은 척 하거나 대답만 하고 전혀 할 생각을 안 하는 모습에 화를 냈다. 아이와의 감정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감정을 진정시키고 아이와 대화를 시도해보지만 제자리 걸음이다. 왜냐하면 부모인 나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독립심이 강해지고 자기 주장이 많아진 아이가 기특하기보다는 슬며시 얄미워진다. 말 잘 듣던 아이에서 제멋대로인 아이로 변한 것 같아 속상하다.

"아이의 문제는 결국 부모가 원인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존 가트맨 박사의 감정코칭에 대해서는 이미 방송과 책을 통해 봤지만 실생활에서 제대로 실천을 못했다. 감정코칭이 육아 문제뿐 아니라 전반적인 일상 생활에서도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 못했던 것 같다. 감정코칭은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닌 것이 기본적으로 부모 자신의 문제 인식이 수반되어야 한다. '자기 안에 있는 아이를 깨워라.'라는 조언처럼 부모 스스로 자아 속의 아이와 어른을 조화롭게 균형을 이뤄야 자녀의 감정에도 공감할 수 있다고 한다. 부모인 나는 어떤 어린 시절을 보냈는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를 대하는 태도에서 문득 부모님과 나의 관계가 떠오를 때가 있다. 부모님의 말과 행동에 상처받거나 실망하면서 감정을 숨기고 드러내지 않는 것에 익숙해졌던 것 같다. 그래서 부모가 된 뒤에는 아이의 감정을 그대로 받아주기 보다는 축소하거나 회피했고 우리 아이 역시 상처를 받은 것 같다.

이 책은 존 가트맨 박사 이외에도 최성애 박사와 조벽 교수가 함께 알려주는 감정코칭이란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우리 정서에 알맞는 조언과 실제 사례 덕분에 100% 공감이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성장 시기에 따른 육아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시기별 감정코칭과 놀이법을 알려주고 있어서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감정코칭'을 이 책 한 권으로 배울 수 있다. 강력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명랑하라 고양이 - 가끔은 즐겁고, 언제나 아픈, 끝없는 고행 속에서도 안녕 고양이 시리즈 2
이용한 글.사진 / 북폴리오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고양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사람으로서 고양이에 관한 책에 관심을 갖는다는 건 매우 특별한 경우다. 우연히 이 책이 나오게 된 사연을 알게 됐다. 동네 길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 저자가 사진도 찍고 글도 써서 블로그에 올린 것이 화제가 되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라는 첫번째 책이 출간되었고, <명랑하라 고양이>는 후속 작품인 것이다. 사실 고양이보다는 고양이에게 관심을 갖게 된 저자가 더욱 궁금하다. 어떻게 남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동네의 흔한 길고양이를 주목하게 됐을까?  우아한 표현이 길고양이지, 대부분은 도둑고양이라고 말하지 않나?  사람 손에 길들여지지 않고 동네를 떠돌며 음식찌거기를 뒤지고 다니는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간혹 한밤중에 들리는 가냘프고 음침한 느낌의 아기 울음소리에 섬뜩해서 귀기울여보면 길고양이의 울음소리일 때가 있다. 음침하게 느껴지는 것도 길고양이에 대한 편견때문일 것이다. 어릴 적에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운 적이 있는데 잘 따르고 재롱을 부리는 강아지와는 달리 도도한 고양이가 왠지 얄미웠던 것 같다.

무엇인가에 이름을 붙여준다는 건 특별한 관계의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시골 동네에서 고양이를 애완동물로 여기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조차 따로 이름이 없으니 돌봐주는 사람 없는 길고양이의 처지는 짐작이 간다. 그 수많은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각자 개성에 맞는 이름까지 붙여준 저자는 마치 고양이들의 수호천사 같다. 아이의 육아일기를 써 나가듯이 세심하게 고양이들을 관찰하고 돌보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왠지 그 고양이들에게 관심이 간다. 몰랐을 때는 징그럽고 싫다고만 생각했는데 고양이들도 꽤 귀여운 구석이 있다. 어쩌면 고양이에 대한 비호감은 무관심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반대로 저자가 보여준 고양이에 대한 관심은 소소하지만 따뜻하고 정겹다. 천연기념물 동물만 보호해야 할 동물이 아니라 주변의 길고양이도 보호해주고 싶은 생각이 든다. 생명의 소중함이랄까. 거창하게 동물보호협회처럼 활동하지 않더라도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얼마든지 주변에 도와줄 동물들은 많다. 그분들처럼 적극적인 도움은 못 주더라도 이전처럼 혐오스런 눈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 같다. 귀찮은 고양이를 없앤다고 쥐약을 놓는 사람들이나 돌을 던지거나 못 살게 구는 사람들의 행동이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사람들 틈 속에서 살기 위해 애쓰는 길고양이들의 삶이 애잔하기까지 하다. 새끼를 향한 모정은 사람 못지 않다. 강아지처럼 충성스럽지는 않아도 고양이만의 의리가 있다. 명랑하라, 고양이!  꿋꿋하게 살아가는 길고양이와 그 고양이를 지켜주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마음까지 훈훈해진다. 소외된 길고양이가 멋진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따뜻한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꼭 읽어보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은, 공부가 너의 전부다 - 1년 몰입, 3년 실천! 공부의 큰 틀을 바꾸는 티치미 수능.내신 비책
한석원.김찬휘 지음 / 해라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공부가 인생의 전부냐?”라는 물음에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사람마다 대답은 다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포괄적인 의미의 배움일 수도 있고, 편협적인 의미의 학교 공부일 수도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공부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학생이라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뚜렷한 주관과 목표의식이 있어서 학교 공부 이외의 다른 분야를 선택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현재의 학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하기를 소망한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자신의 공부에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떤 책에서는 동기를 유발하라고 조언한다. 스스로 중요성을 인식하면 행동은 자연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공부가 너의 전부다>라는 책은 중학교 이상의 학생들이 꼭 읽어봐야 한다. 막연히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무의미하다. 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줘야 실천할 수 있다. 사실 학생들 입장에서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가장 큰 고민은 학업, 성적 문제일 것이다. 아예 공부를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효과적인 공부법을 모를 뿐이지 알게 되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이 책은 강남의 유명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주는 수학과 영어 공부법이다. 다양한 성공 사례들 중 대부분은 이 학원을 다닌 학생들이기 때문에 학원 홍보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중에는 지방에서 학원 한 번 안 다니고 순전히 인터넷 강의만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꾸준히 효과적인 공부법을 실천한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2014년 수능 개편시안은 2011년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부터 적용된다고 한다. 갈수록 대입은 철저한 정보와 준비 과정이 있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매번 교과 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혼란은 있지만 결국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하는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학교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다는 걸 보여준다는 면에서 공부는 중요하다. 학생에게 공부는 인생을 준비하는 실전 연습인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이 책은 매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일일이 공부를 봐줄 수는 없어도 아이가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공부의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리하는 공부법의 핵심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잔소리하는 부모를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공부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아이의 마음을 여는 대화를 통해서 아이 스스로 결심할 수 있게 이끌어줘야 한다. 이 부분은 부모의 몫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
마르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속에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이 있나요?”

언젠가 라디오를 듣다가 울컥 눈물을 쏟은 적이 있다. 혼자라서 맘껏 울었던 것 같다. 슬퍼서도 아니고, 아파서도 아니었다. 단지 ‘어머니’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샘을 건드리는 자동버튼처럼 어떤 준비도 없이 쏟아진 눈물이었다.

어린 시절, 내게 있어서 엄마는 “엄마!”라고 부르며 어리광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다른 형제들에 비해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사랑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쟁취해야 할 과제였던 것 같다. 늘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었다. 사실 부모님은 나의 이런 속마음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셨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님이 일부러 차별해서 대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뭔가 부모님과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난 부모님이 진정으로 원하고 사랑하는 아이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 뒤에야 오래 묻어두었던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용기가 생겼다. 내 기억에는 흐릿하지만 어린 시절에 엄마가 무척 아프셨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했고 회복되신 후에도 엄마와의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엄마 입장에서도 유독 많이 떨어져 지낸 나의 존재가 안쓰러우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마음을 직접 표현하신 적은 없었다. 어쩌다보니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로 세월이 흘렀던 것 같다. 용기를 내어 먼저 속마음을 열었더니 의외로 엄마에게도 나름의 상처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엄마에 대한 나의 마음은 억지스러운 어리광이 더 많았던 게 아닌가 싶다. 엄마 역시 한 때는 연약한 아이였다는 걸, 엄마도 사랑받고 싶었다는 걸……. 예전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엄마에게 속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엄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되어서.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은 아버지와 딸에 관한 이야기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으로 17년 동안 대화조차 없었던 부녀지간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청첩장을 보낸 딸에게 전화가 온다. 아버지는 결혼식에 참석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돌아가셨으니까. 결국 딸은 자신의 결혼식 날에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다. 그 뒤에 딸의 집으로 배달 온 커다란 상자 속에는 상상도 못할 것이 들어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어느 정도 결말을 짐작했다. 하지만 진실한 이야기는 결말과 상관없이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마르크 레비, 그는 정말 놀라운 이야기꾼이다. 마치 피터팬처럼 우리를 네버랜드로 초대한다. 벽장 속에 깊숙이 숨겨놓았던 앨범을 펼치듯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른이 된 어린아이들의 비밀,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은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과거까지 묻으려 했던 딸 줄리아에게 일주일간의 여행은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말 늦으면 돌이킬 수 없을 때도 있다. 바로 지금, 사랑했기 때문에 미워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면 자신의 못 다한 이야기를 꼭 들려줘야 한다. 우리의 삶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있을지언정 우리의 행복을 뺏을 수는 없다. 포기하지 않는 한.

단 두 권의 책을 읽었지만 마르크 레비의 팬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들리지 않아도
사토 리에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편견을 깨기 위한 작은 두드림 같다.

실제 주인공, 사토 리에라는 일본 여성은 어릴 적에 뇌수막염을 앓으면서 청력을 잃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다보니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지 못하고 수화도 잘 못해서 그녀가 선택한 소통법은 필담이다. 글로 직접 써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청각장애인은 누구나 수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수화를 못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상관없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는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 길을 걸을 때, 차 경적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피할 수도 없고 누군가 자신을 괴롭혀도 항의할 수도 없다.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은 분명 일반인들이 짐작하는 그 이상일 것이다. 남들과 다른 점은 들을 수 없다는 것, 한 가지뿐이지만 세상은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많은 제약을 준다.

그녀의 직업은 호스티스다. 호스티스? 일본에서는 호스티스란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리 환영할 만한 직업은 아니다. 더군다나 청각장애를 가진 여성이 호스티스 일을 한다면 더욱 그렇다. 혹시나 힘없는 장애 여성을 불법적으로 노동착취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도쿄에서 꽤 유명한 호스티스다. “필담 호스티스” - 손님과 글로써 대화를 주고받으며 접대를 한다. 그녀의 직업관은 확실하다. 호스티스란 마음과 술은 팔아도 몸을 파는 직업은 아니라고. 그래서 더욱 당당하고 즐겁게 자신의 일을 하는 것 같다. 손님의 말을 들을 수는 없지만 글을 통해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그녀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슬프거나 괴로워하는 사람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글을,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재미있고 유쾌한 글을 써준다. 처음에는 글로 소통한다는 것을 귀찮게 여겼던 손님들도 점점 그녀와의 필담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장애와 직업에 대한 편견을 깨고 순수하게 바라보면 그녀의 삶은 멋지고 당당하다. 남들보다 불편하고 느린 필담이지만 세상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통 방법이 다를 뿐이지 부족하거나 모자라지 않다. 오히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이다. 손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무엇인지를 읽어내고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그녀는 소리를 잃었지만 더 큰 마음의 소리를 얻었다. 그녀를 보면서 장애는 극복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남들의 시선, 편견과 맞서서 자신의 삶을 사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엇 때문에 난 할 수 없어.”라고 말하기 전에 “비록 무엇은 없지만 내가 가진 이것만으로도 난 할 수 있어.”라고 말해보자. 무엇, 이것은 각자 다르겠지만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살다보면 A선생님처럼 비양심적으로 비열한 사람을 만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옷가게 사장님처럼 실수를 용서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들리지 않기 때문에 일하기 힘들 때도 있지만 필담이라는 특별함으로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해내기도 한다. 편견이란 세상을 한 쪽만 보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먼저 편견을 깨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