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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웨이 - 윤광준의 명품인생
윤광준 지음 / 그책 / 2011년 2월
평점 :
사람들은 왜 명품을 좋아할까? 아마도 남들과는 차별화된 특별함 때문이 아닐까?
<윤광준의 명품인생>이란 부제를 보면서 인생에도 등급이 있나, 라는 생각을 했다. 도대체 어떤 인생이 '명품인생'인지 궁금했다. 윤광준이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첫 장을 넘기니, 역시나 본인도 '명품인생' 운운해서 뒷골이 당긴단다. 그래도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기에 자신이 생각하는 '명품인생'이란 위인과 범인 중간쯤의 선택이며, 하고 싶은 일과 충만한 시간으로 삶을 채우며 사는 것이란다.
이제야 알 것 같다. 세상에서 말하는 명품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만 '명품인생'은 남들이 뭐라고 하건 내가 원하는대로 즐기면서 행복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나 '명품인생'을 살 수 있고, 그 각자의 삶은 모두 특별하고 아름다울 수 있다.
누군가의 에세이를 읽을 때 그 이야기가 삶의 진솔한 체험에서 우러나와야 읽을 맛이 난다.
"어둠은 언젠가 반드시......"
"결국 치열한 것만이 남는다."
"절실한 욕망만 남기고 나머지는 버려라."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는 엄청난 부자는 아니지만 기왕이면 좋은 물건을 갖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고 노력한다. 쓸데 없는 사치나 낭비와는 거리가 멀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최대한 완벽하게 즐기기 위해서 좋은 오디오에 관심이 많다. 디지털 최신기기가 아닌 아날로그 턴 테이블에 열광한다. 레코드판의 먼지를 털고 판을 뒤집는 수고쯤은 대수롭지 않다. 그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의 가치를 일깨워준 것이 음악이기 때문에 소소한 수고로움은 오히려 음악적 감동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 되는 것이다.
부럽다. 순수한 즐거움을 위해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아주 오래 전 일만 같다.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산 것 같다. 유년 시절부터 애늙이 같았던 내게 있어서 삶은 해야 될 것들로 가득차 있었다. 그러다보니 하고 싶은 것은 늘 뒷전에 미뤄두었다. 예전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나를 붙들었는데 지금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조차 잊어버린 느낌이다.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내용물로 삶의 시간을 채워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익숙한 것을 비틀어보기, 순서의 역전, 뒤섞음, 관성에 의문 갖기, 덧붙이기, 빼기, 감탄과 감동의 기록 등등.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예술을 즐기는 일은 삶의 규칙과 질서를 회복시키는 좋은 방법이다. 관심은 반복으로 익숙해지고 세련을 더해간다. 관심을 꾸준히 지속한다면 성장은 저절로 따라온다." (196p)
저자의 삶을 보면서 깨닫게 된다. 그가 나의 삶보다 더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는 건 자신의 삶에서 '나'를 놓치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무엇 때문에, 누구 때문에 '나'를 포기한다는 이유는 비겁하다. 결국 우리는 각자 '나'를 찾아야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 동안 일상에 익숙해져서 '나'를 외면했던 것 같다. '명품인생'이란 '나'를 명품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세상에서 하나 뿐인 특별한 나를 위해서.
<마이 웨이>의 마지막 장은 이렇게 말한다.
"모든 것은 지나가버린다."
멋진 삶을 위해 지금부터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