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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하는 송알송알 동시 논술 - 생각이 열리는 동시집
윤동주 시, 이상미 엮음, 박지훈 그림 / 초록우체통 / 2011년 7월
평점 :
논술은 어렵다?
솔직히 논술이 대입에 적용되기 전에는 논술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다. 아예 논술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보면 읽기, 듣기·말하기, 쓰기로 나뉘어져 있다. 이미 논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막연히 논술을 하라고 하면 어렵겠지만 논술이란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배우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어떤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논술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를 보니 글쓰기 자체를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쓰면 되는데 뭐가 어렵나 싶었는데 글쓰기 자체를 못한다기 보다는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던 모양이다.
동시 논술?
동시는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같다. 그래서 동시를 읽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 책은 논술을 잘 하기 위한 비법책은 아니다. 동시 논술이란 제목이 왠지 낯설다면 그냥 '동시와 함께 놀기'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생각이 열리는 동시집>이란 소제목이 보인다. 가끔 아이에게 동시집이나 시집을 읽어준 적은 있지만 한 편의 시를 놓고 깊게 이야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동시를 읽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 중 한 분인 윤동주 시인을 만날 수 있다. 딱딱한 국어 수업이 아닌 정말 윤동주 시인을 만난 것처럼 친근해서 좋다. 책의 구성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를 읽은 후에 느낌이나 생각 말하기, 다른 시 감상하기, 내 맘대로 동시 쓰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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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p)
호주머니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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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p)
[송알송알 동시]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보세요. 무엇이 들어 있나요? 아무것도 없다고요? 무엇이 있으면 좋을까요?
어, 그런데 작은 동전이 하나 있었네요.
주머니 속에서 동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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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 감상하기]에서는 또래 친구들의 동시와 다른 시인의 시가 나와 있다. 같은 주제라도 사람마다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내 맘대로 동시]에서는 만약 나라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인지 적어보고 내 마음을 동시로 표현해볼 수 있다. 무작정 동시를 쓰라고 하면 힘들겠지만 다양한 시들을 읽어보고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찾아가다보면 저절로 한 편의 동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동시를 통해서 저절로 생각이 커져갈 것 같다. 책의 말미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시 세계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한 권의 책 속에서 동시도 읽고, 논술도 익히고, 윤동주 시인도 만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추가로 윤동주 시인의 다른 시 4편이 나와있는데 그 중 <내일은 없다>와 <서시>는 아이도 좋아하는 시라서 더욱 반갑다. 윤동주 시인의 시들은 한결같이 순수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아름답다. 이 책과 함께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마음을 열면 생각이 열린다. 논술이나 시 감상은 어렵다고 여기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