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 플럼빌리지 공동체에서 일어난 행복한 기적
틱낫한 지음, 강주영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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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 있는 플럼빌리지는 1982년 팃낙한 스님이 만든 명상공동체.

‘행복은 지금, 여기에 있다’는 노래를 부르며 매일 마음을 비우는 걷기 명상을 한다. 세계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평화를 얻고자 그곳을 찾고 있다.

“내 안에 평화의 집을 지어라.”

틱낫한 스님의 책은 힘들고 지쳤을 때 위로가 되며 힘을 준다.

 

나는 어떤 집에 살고 있나?

언젠가 봤던 텔레비전 광고가 생각난다. 무슨 아파트 광고였는데 “당신이 사는 곳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줍니다.”라고 말한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크고 넓은 아파트에 살아야만 자존심과 품격을 지킬 수 있다고 소비자를 유혹한다. 우리에게 집이란 사랑과 행복의 터전인데 그 집을 외적인 가치로만 따지고 사람마저도 등급을 매기고 있다. 처음에는 기분 나빴는데 점점 현실은 내가 살고 있는 집과 나를 동일시하는 어리석음으로 몰고 가는 것 같다. 좀 더 좋은 집에서 살기 위해, 현재의 행복은 잠시 미뤄둬야 한다. 열심히 바쁘게 사는 것은 모두 미래의 행복을 위해서니까. 100평의 집에는 100평만큼의 행복이 있을까? 100평집에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그 어떤 집이든지 가족과 함께 하기에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행복한 집이란 행복한 가족들이 있어야 가능하니까.

그렇다면 마음속에 짓는 평화의 집에는 무엇이 있어야 할까?

틱낫한 스님은 마음을 비우라고 말한다. 평상시 우리의 의식은 분노와 폭력, 두려움, 질투, 절망, 차별, 증오 등 부정적인 씨앗들이 너무나 많다. 누군가 다가와 그 씨앗에 물을 주면 싹이 돋아나 우리를 고통스럽게 만든다. 마음 비우기는 이러한 부정적인 씨앗들을 거둬내는 일이다. 하지만 완전히 없앨 수는 없다. 그래서 늘 정신을 집중하여 부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는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분노를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의 부모로서 부족함을 느낄 때가 바로 분노하는 순간이다. 다행인 것은 우리 안에는 건강한 씨앗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한 씨앗을 키우려면 4가지 영양분이 필요하다. 첫 번째 영양분은 실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건강한 음식이다. 건강한 몸과 지구의 미래를 위해 무엇을 먹어야 할지 잘 선택해야한다. 두 번째는 감각을 받아들이는 느낌인데 우리 주변에는 폭력이나 미움, 분노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해로운 것이 들어오도록 그냥 내버려두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마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그런 부정적인 것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야한다. 세 번째는 의지다. 뭔가를 이루고자 하는 간절한 소망이나 열정이 우리를 괴롭히는 모든 고통마저도 변화시킨다. 단 그 소망이 우리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행복하게 만드는 건강한 욕망이어야 한다. 네 번째는 의식, 즉 마음이다. 부정적인 씨앗에 물을 주는 일이 없도록 온 마음을 비워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

모든 사람들이 평화를 얻기 위해 플럼빌리지에 갈 수는 없다. 대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을 비우는 명상을 하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지금 이 순간 하는 일에 집중하라! 그러면 평화를 얻을 것이다.

매일 내 삶의 과제는 바로 <마음 비우기>다. 그리고 내 삶의 목표는 <평화>다. 이 책을 읽는 모든 이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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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쌀과 밥
백명식 지음 / 씽크스마트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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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어라”

“밥 한 톨도 남기지 말고 깨끗이 먹어.”

“밥이 최고야.”

“밥 안 먹는 사람은 간식도 없어.”

“밥을 잘 먹어야 키가 크지.”

아이들에게 매일 하는 밥 잔소리다. 요즘 아이들은 먹을 것이 풍족하다보니 밥의 소중함을 잘 모른다. 정성껏 차려놓은 밥상 앞에서 열심히 먹지 않는 아이들을 볼 때면 너무도 속상하다. 이제는 엄마의 잔소리가 아닌 재미난 책으로 밥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싶다.

<위대한 쌀과 밥>은 재미난 동화 속에 유익한 정보가 함께 있다. 주인공 나희는 연휴를 맞아 삼촌과 함께 할아버지 댁에 간다. 강화 석모도를 가는 중간에 삼촌과 밥도 해먹고, 논에서 일하시는 동네 어른들이 주시는 비빔밥도 얻어먹는다. 할아버지 댁에서 먹는 밥상은 집에서 먹는 것처럼 모든 식구들이 한상에 모이지 않고 어른들 밥상과 아이 밥상을 따로 차려 먹는다. 큰아버지와 삼촌이 벼를 베러 간 사이 나희는 할머니와 밭에서 고추를 딴다. 집에 돌아올 때는 큰엄마가 김밥을 싸주셔서 맛있게 먹는다. 집에 돌아와서는 삼촌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밥을 해본다. 나희는 또래보다 키가 작고 몸무게도 덜 나간다. 워낙 먹는 것도 적지만 편식이 심하기 때문이다. 삼촌은 나희에게 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설명해준다. 나희가 지은 밥으로 온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는데 이웃집에 이사 온 아주머니가 떡을 가져온다. 나희의 평범한 일상 이야기 중간 중간에 쌀의 역사, 보릿고개, 우리의 밥상, 부뚜막, 장독대와 항아리, 김치, 밥 하는 방법 등 쌀과 밥에 관한 다양한 정보가 나와 있다. 특히 엄마 입장에서는 밥상머리 교육에 관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제대로 된 자녀교육을 위해서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욱 신경써야겠다. 바쁘다고 따로 먹을 것이 아니라 한 끼라도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시간을 만들어야겠다.

책을 읽는 아이 입장에서 이야기 속에서 궁금한 내용들을 바로바로 알려주니 이해하기도 쉽고 좋은 것 같다. 엄마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 더욱 좋은 책이다.

“위대한 밥상, 이제 뭔지 알았으니까 밥 잘 먹을 거지?”

이제는 밥상 앞에서 잔소리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매일 당연하게 먹는 밥이 얼마나 소중하고 위대한 밥인지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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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천자문 경제원정대 1 - 가정경제, 손오공의 경제 대모험 출발! 마법천자문 경제원정대 1
다락 글, 윤창원 그림, 윤기호 감수 / 아울북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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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법천자문의 위력은 대단하다.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마법천자문 시리즈로 한자뿐 아니라 경제 공부까지 할 수 있다니 신기하다. <경제원정대 1>는 천상계에 살던 손오공이 함부로 한자마법을 사용하여 자연계가 혼란에 빠지고 화가 난 옥황상제는 손오공을 인간계로 내쫓는다. 손오공이 한자마법을 쓸 때마다 자연자원이 사라졌는데 정작 손오공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손오공의 잘못은 경제 관념이 부족해서 벌어진 일이다. 그래서 손오공이 다시 천상계에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은 경제의 참뜻을 깨달아야 한다. 하지만 인간계로 내려올 때 천상계의 모든 기억이 사라진 손오공은 피자가게의 양아들로 경제 관념이라고는 전혀 없다. 결국 손오공을 돕기 위해 삼장이 인간계로 내려온다. 얼결에 쫓아오는 옥동자가 실수할 것을 염려한 삼장은 옥동자의 기억을 사라지게 만든다. 옥황상제에게 맞서는 아수라는 라미아와 3인방을 인간계로 보내 손오공의 임무를 방해하도록 시킨다.

인간계에서 손오공의 오공피자가게와 라미아의 라미피자가게의 경쟁이 시작된다. 맛좋은 피자를 만드는 오공피자가 라미피자에게 밀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이 바로 시장경쟁이다. 손오공은 어떻게 라미피자를 이길 수 있을까?

줄거리도 재미있고 경제 공부도 할 수 있으니 참 좋다. <경제원정대 1>은 가정경제에 관한 내용이다. 손오공이 부모님을 도와 피자가게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면서 서서히 경제 관념이 생기게 된다. 마치 우리 아이들이 철드는 모습처럼 손오공이 기특하다.

요즘 우리 아이가 용돈을 달라고 조른다.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뽑기 장난감 때문이다. 다른 애들은 용돈을 받아서 마음대로 물건을 사니까 부럽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제대로 관리하는 법을 모르는 아이에게 용돈을 주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 같아서 미루고 있다. 이 책에서도 철부지 손오공이 용돈을 몽땅 다 쓰는 것을 삼장이 옆에서 관리해준다. 경제 관념없이 용돈을 받으면 우선 저축을 하고 나머지로 필요한 것만 사도록 알려준다. 용돈을 받다보면 돈의 소중함을 잘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데 전부 써버리는 경우가 많다. 처음 용돈을 받는 초등학생 때부터 용돈 관리를 잘 하는 것이 현명한 경제습관을 기르는 방법이다. 우리 아이에게 경제 관념을 키워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는데 <마법천자문 경제원정대> 덕분에 도움이 된 것 같다. 특히 부록으로 워크북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 내용과 연계되어 경제 개념을 설명해준다. 경제에 관한 한자나 영어로 된 개념을 핵심어만 골라놓은 부록책이라서 미니사전이라 할 수 있다. 원래 책은 재미위주로 보기 때문에 부족한 경제관련 지식을 부록으로 배울 수 있다.

이 책 덕분에 아이와 함께 경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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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과 함께하는 송알송알 동시 논술 - 생각이 열리는 동시집
윤동주 시, 이상미 엮음, 박지훈 그림 / 초록우체통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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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은 어렵다?

솔직히 논술이 대입에 적용되기 전에는 논술의 중요성을 잘 알지 못했다. 아예 논술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었다. 그런데 요즘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를 보면 읽기, 듣기·말하기, 쓰기로 나뉘어져 있다. 이미 논술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막연히 논술을 하라고 하면 어렵겠지만 논술이란 초등학교 1학년부터 배우는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에 모두 포함되어 있다. 어떤 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쓰는 것이 논술이다.  그런데 우리 아이를 보니 글쓰기 자체를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쓰면 되는데 뭐가 어렵나 싶었는데 글쓰기 자체를 못한다기 보다는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어색했던 모양이다. 

동시 논술?

동시는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 같다. 그래서 동시를 읽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즐겁고 편안해진다. 이 책은 논술을 잘 하기 위한 비법책은 아니다. 동시 논술이란 제목이 왠지 낯설다면 그냥 '동시와 함께 놀기'로 바꿔도 좋을 것 같다. 그러고보니 <생각이 열리는 동시집>이란 소제목이 보인다. 가끔 아이에게 동시집이나 시집을 읽어준 적은 있지만 한 편의 시를 놓고 깊게 이야기한 적은 없는 것 같다. 동시를 읽으면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한국의 대표적인 시인 중 한 분인 윤동주 시인을 만날 수 있다. 딱딱한 국어 수업이 아닌 정말 윤동주 시인을 만난 것처럼 친근해서 좋다. 책의 구성은 윤동주 시인의 동시를 읽은 후에 느낌이나 생각 말하기, 다른 시 감상하기, 내 맘대로 동시 쓰기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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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p)

 

호주머니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만 되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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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p)

[송알송알 동시]

"주머니 속에 손을 넣어 보세요. 무엇이 들어 있나요? 아무것도 없다고요? 무엇이 있으면 좋을까요?

 

어, 그런데 작은 동전이 하나 있었네요.

주머니 속에서 동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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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 감상하기]에서는 또래 친구들의 동시와 다른 시인의 시가 나와 있다.  같은 주제라도 사람마다 마음을 표현하는 글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래서 [내 맘대로 동시]에서는 만약 나라면 어떤 생각이나 느낌인지 적어보고 내 마음을 동시로 표현해볼 수 있다. 무작정 동시를 쓰라고 하면 힘들겠지만 다양한 시들을 읽어보고 여러가지 질문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찾아가다보면 저절로 한 편의 동시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동시를 통해서 저절로 생각이 커져갈 것 같다. 책의 말미에는 윤동주 시인의 생애와 시 세계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다. 한 권의 책 속에서 동시도 읽고, 논술도 익히고, 윤동주 시인도 만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추가로 윤동주 시인의 다른 시 4편이 나와있는데 그 중 <내일은 없다>와 <서시>는 아이도 좋아하는 시라서 더욱 반갑다. 윤동주 시인의 시들은 한결같이 순수하고 섬세한 감정 표현이 아름답다. 이 책과 함께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읽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마음을 열면 생각이 열린다. 논술이나 시 감상은 어렵다고 여기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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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같이 좋은 선물 -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이야기
박 불케리아 지음, 윤진호 정리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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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년의 집>은 엄마, 아빠에게 버려지거나 경제적인 사정으로 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이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런데 그 곳 아이들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했다고 한다. 클래식을 전공한 사람들도 감히 오르기 힘들다는 카네기홀에서 멋지게 공연을 한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여 이 책을 읽게 됐다. 아무래도 방송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그들의 이야기가 여러 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그들에 대한 관심도 많아졌으니 말이다. 덕분에 책을 통해 좀더 자세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2012년에는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한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알로이시오 관현악단), 바로 합주부 담당 수녀님이 들려준 이야기를 <말아톤>,<마이파더>의 시나리오 작가분이 다듬은 것이다. 책 제목 <너같이 좋은 선물>은 수녀님과 아이들이 좋아하는 슈퍼주니어의 [너 같은 사람 또 없어]라는 노래 가사 중에 "~너같이 좋은 사람, 너같이 좋은 마음, 너같이 좋은 선물~"에서 따온 것이다. 수녀님은 아이들에게, 내 인생에 너같이 좋은 선물은 또 없었노라고 말씀하신다. 40년간 한결같이 아이들 곁을 지켜온 수녀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전에 크게 오해했던 부분이 있다. 부산 소년의 집 아이들은 모두가 오케스트라 단원인 줄 알았다. 그리고 평범한 가정의 아이들도 쉽게 배우기 힘든 클래식을 어릴 때부터 배우니까 당연히 대학도 클래식 전공을 하여 전문음악인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대부분의 아이들은 기계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하여 졸업하면 바로 취업하여 홀로서기를 한다. 간혹 음악적 재능이 특출한 경우는 음대 진학을 하지만 입학의 즐거움은 잠시뿐이고 경제적인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졸업 후에는 더 이상 수녀님들의 도움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스스로 해결하려다가 결국은 음악을 포기하고 취업전선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카네기홀에서 공연한 것은 남들이 보기에는 화려하고 멋져보이지만 그 속내는 안타깝다. 졸업생들 중에는 공연준비를 위해 연주 연습을 하고 카네기홀에 서기까지 시간을 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 둔 경우도 꽤 있어서 엄청난 희생을 감수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무대에 선 이유는 카네기홀이라는 멋진 무대에 서고 싶어서가 아니라 부산 소년의 집 출신으로서의 도리 때문이었다. 재학생들도 수많은 연주회를 위해서 공부할 시간, 잠 잘 시간을 쪼개가며 연습한다. 음악을 전공할 것도 아닌데 하루에도 몇 시간씩 연습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취업을 앞두고 공연때문에 좋은 취업의 기회를 놓치는 경우는 좀 너무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들의 상황이 어쩔 수 없으니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편안하게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클래식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아픔이 전해진다.

특히나 대성이의 이야기는 너무 마음이 아프다. 동화 <성냥팔이 소녀>를 읽을 때의 슬픔이랄까. 엄마수녀님의 심정도 여느 엄마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아이들마다 관심과 애정을 주고 싶어도 몇 백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입장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성이의 사연은 수녀님 입장에서도 가장 충격적이고 슬픈 일이겠지만 이 책을 읽는 내게도 큰 충격이었다.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이야기를 읽으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되었다. 혈연의 가족뿐 아니라 마음을 나누는 가족, 우리도 그들에게 가족이 될 수 있다. 그래야 이 세상이 좀더 살만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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