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조 앤 새디 vol.1 - 마린블루스 정철연의 미치도록 재미난 생활툰 마조 앤 새디 1
정철연 지음 / 예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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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쩜 만화처럼 사는 부부가 다 있네.

부부의 삶 그대로를 만화로 옮겨놓은 것이 참 신기하다. 리얼 100% , 블랙유머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마조 앤 새디>다.

집안일을 하는 남편 마조와 바깥일을 하는 아내 새디의 별일 없이 사는 이야기라는데 평범한 일상 속에 잔잔한 웃음을 주는 만화다.

만화 속 마조의 얼굴은 곰, 새디의 얼굴은 토끼다. 평소에는 귀여운 얼굴인데 살벌한 표정을 지을 때는 오히려 더 웃음이 난다.

이들 부부는 결혼 5년차다. 문득 나는 그 시절에 어땠나 떠올려보니 아이를 키우는라 정신없었던 기억뿐이다. 마조와 새디는 고양이들을 가족처럼 키우며 산다. 장난감과 힙합을 좋아하는 남편 마조를 보면 철부지 아이같지만 살림하는 모습을 보면 천상 주부답다. 요즘은 남편이 주부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여자와 남자의 차이가 아니라 주부가 되면 다 똑같아지는구나 싶다.

주부는 세 번 웁니다.

태어날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을 때,

그리고

가족을 위해 매일 일했는데

노는 사람 취급 받을때......     (88p)

이들 부부가 사는 모습에 웃을 수 있는 것도 누구나 공감할 만한 일상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여자와 남자가 만나서 한 지붕 아래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는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가족으로 느끼기까지는 몇 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서 신혼에는  연애와 결혼의 엄청난 차이를 몸소 느끼느라 잦은 다툼도 하게 되는 것 같다. 마조와 새디는 이미 서로를 잘 아는, 안정기에 접어든 결혼 5년차다. 불쑥 마조의 직업이 무척 부럽다. 자신의 부부 생활이 곧 만화 소재이면서, 한 권의 책이 곧 부부의 역사가 되니 말이다. 결혼 선배로서 그들이 사는 모습에 어느 정도 공감을 하면서도 그 때 그 시절의 우리 부부의 모습을 떠올리면 이제는 좀 가물가물하다. 벌써 치매? 그건 아닌데 아무래도 마조처럼 세세하게 기억하지는 못할 것 같다. 어떤 때는 똑같은 일을 놓고도 서로의 기억이 전혀 다른, 황당한 경우도 있다. 진작에 기록을 해놓을 걸...... 아쉽다. 연애할 때는 시시콜콜 별 걸 다 기억하고 추억을 남겨놓았는데 결혼 이후에는 그냥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다만 아기가 생기면서 모든 관심과 애정이 아이에게로 향했다는 점이 큰 변화라 할 수 있다.

어쩔 수 없는 변화인데 부부 사이에 아이들이 생기면서 부부 둘 만의 시간도 줄어들고 그만큼 서로에 대해 소원해진 것이 아닌가 싶다. 마조와 새디가 알콩달콩, 때로는 격렬하게 사는 모습을 보니 새삼 자극이 된다. 비록 둘 만의 시간은 줄었지만 사랑하는 아이들과의 시간이 많아졌으니까 만족한다. 하지만 좀더 부부 간의 대화를 늘리고 서로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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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잠자기 전 30분
예영 지음, 김효진 그림 / 티즈맵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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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잔소리를 필요 없게 만드는 책이 나왔다.

"일기쓰고 얼른 자라~"

우리 아이가 잠자기 전에 내가 늘 하는 소리다. 그밖에도 수많은 잔소리를 해야 잠자리에 겨우 드는 아이라서 밤마다 괴로울 지경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안  하게 될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아이 말이 "엄마, 이 책 계속 보면서 바꿔볼래요."라는 기특한 얘길 한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주인공 서동녁은 만년 꼴찌, 미루기 대장인 13살 소년이다.  한 반이 된 리나를 좋아하는데 완진이 때문에 자꾸 신경쓰인다. 완진이는 공부, 운동, 악기까지 못하는 게 없고 성격까지 원만해서 반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그러던 어느날 완진이가 의외로 한자실력이 약한 것을 발견하고 동녁이가 한자급수 자격증 내기를 하게 된다. 처음에는 당연히 자신이 이길 거라고 생각했던 동녁이는 점점 시험일이 다가올수록 불안해진다. 계속 미루다가 공부를 거의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완진이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 틈틈이 한자 공부를 하더니 자신만만해보인다. 동녁이는 엄친아인 사촌 준수 형을 찾아가 '엄친아가 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과연 어떤 비법이 꼴찌를 1등으로 바꿀 수 있을까?  바로 '습관'이다. 

동녁이는 학교 다녀와서 간식 먹고 쉬다가 학원 다녀와서 게임 조금하고 나면 어느새 잠잘 시간이다. 공부는 좀 있다가 해야지,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결국은 못하고 마는 것이다. 반면 완진이는 학교에서도 쉬는 시간과 같은 틈새 시간을 활용하여 공부하기 때문에 노는 것도 잘 놀면서 공부도 항상 1등이다.

준수 형은 공부도 습관처럼 하게 되면 힘들지 않고 꾸준히 잘 할 수 있다고 알려준다. 노력과 시간은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리 오랜 시간을 책상에 앉아 있다고 해도 공부를 많이 했다고 볼 수 없듯이 30분이라는 시간은 길지도 짧지도 않지만 습관을 만들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그래서 특별히 잠자기 전 30분을 잘 활용하면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동녁이는 비록 한자 4급 시험에는 떨어졌지만 완진이처럼 자기 수준에 맞는 급수 시험을 준비해서 합격한다. 동녁이는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자신의 생활을 변화시키는지를 체험하게 된다.

이 책은 어린이들을 위한 좋은 습관 만들기에 관한 내용이지만 어른들 역시 활용할만하다. 잠자기 30분을 그냥 잠자기 전 시간으로 흘려 버릴 것이 아니라 좀더 알차게 보내야겠다. 우선 아이들이 잠자기 전에는 잔소리보다는 10분간의 포옹과 뽀뽀 시간을 가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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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수영장 생각쟁이 그림책 5
레베카 패터슨 글.그림, 서연 옮김 / 아이맘(전집)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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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의 주인공을 보니 작년 여름, 둘째 녀석이 수영을 처음 배울 때가 생각난다. 수영복과 수영모자, 물안경까지 새로 생겼다고 좋아할 때는 언제고, 막상 수영장에 혼자 들어가라고 하니 머뭇거린다. 또래 유아들 중에는 아예 울음보가 터져서 못 들어가는 아이도 있다. 엄마와 떨어져서 수영장에 들어간다는 게 낯설고 두려운 모양이다.  욕조와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큰 수영장에서 첨벙거리는 것이 아이들 입장에서는 모험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마다 다르겠지만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금세 수영장에도 적응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수영을 처음 배우거나 수영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참 좋을 내용이다. 둘째 녀석에게 이 책을 선물로 줬더니, "난 수영장에서 하나도 안 무서워하는데"라며 자신만만해 한다. '에고,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 한다더니......'  피식 웃음이 난다. 

낯선 수영장이 익숙해지고 즐거운 공간이 되기까지 <신기한 수영장>에는 아이들의 기발한 상상력이 펼쳐진다. 글보다는 아기자기한 그림이 더욱 돋보이는 책이다. 꽃무늬 수영모자에 깜찍한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뚱한 표정으로 서 있는 여자아이는 "난 절대 물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거야."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자신에게는 물고기의 지느러미, 비늘, 꼬리가 없기때문이란다. 한 마디로 수영 배우기 싫다는 얘기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수영장 깊은 물 속까지 들어가면 구멍이 있어서 그 안으로 들어가 헤엄치다보면 바다가 나온다는 이야기를 해준다. 수영장에서 바다까지 헤엄쳐가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그런데 수영장 깊은 물 아래까지 가려면 먼저 수영을 배워야 한다. 그 덕분에 여자아이는 친구에게 업히지 않고도 수영장 안에 들어가고 수영을 배우게 된다. 막상 수영을 배워보니 재미를 느끼게 된다. 수영 강습이 모두 끝나고 신나게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으면서 웃고 있는 여자아이를 보니 저절로 흐믓한 미소가 지어진다.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처음 수영장으로 놀러간다거나 수영을 배우는 아이를 위해서 <신기한 수영장>을 선물해주면 어떨까?  수영장 구멍이 바다로 연결된 것처럼 아이들의 놀라운 상상력으로 두려움도 날려버리고 즐거운 물놀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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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 - 행복의 중심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 걷는나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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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뭔가 쫓기듯 서두르는가?

갑자기 할 일이 없을 때 편안하기보다는 불안한가?

그렇다. 언제부턴가 조급증이 생겼다. 그래서 한 가지의 일을 하면서도 다른 뭔가를 같이 해야 안심이 된다. 잠깐의 기다림도 무척 곤역스러울 때가 많다. 가만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왠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해야 삶을 여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바로 이 책은 우리에게 참다운 휴식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휴식이 왜 행복의 중심에 있는지를 차근차근 설명해준다. 만약 이 책을 느긋하게 읽을 수 없을 만큼 바쁜 사람이라면 맨 뒷장에 요약 정리된 부분만을 읽어도 된다. 저자의 세심한 배려는 알겠지만 정말 휴식다운 휴식을 즐기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 바쁘게 살다보면 누구나 휴식을 원하지만 정작 휴식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휴식마저도 스트레스가 쌓이는 경우가 있다. 이제까지 우리가 휴식에 관해 엄청난 오해를 하고 있었다. 책을 읽는 과정이 휴식을 위한 훈련이라고 생각하면서 삶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휴식을 위해서는 조급증을 버리고 잠시 멈춰야한다. 하지만 휴식을 위해서 휴가를 준비하듯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일상에서 벗어난 특별한 시간을 마련하고 많은 돈을 들여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런데도 휴식이 우리 삶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이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갇혀 익숙해진 탓이 아닐까 싶다. 좀더 빨리, 좀더 많이, 주어진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가 그 사람의 능력으로 평가되는 분위기 속에서 나 혼자 느긋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책 속에는 휴식의 개념이 잘 설명되어 있지만 내게는 토끼와 거북이 떠오른다. 토끼에게 휴식이란 정신없이 결승점을 향해 달리다가 확실하게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을 찾아야만 가능한 것이고, 거북이에게는 천천히 자신의 속도대로 걸어가는 과정 속에 휴식이 포함된 것이 아닐까. 책에서는 휴식을 위한 명상을 이야기한다.   

지금 바로 이 순간 하는 것에 온전히 집중할 것! 그리고 이런 경험을 거듭 되풀이할 것!

명상은 결국 어떤 일을 하느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 정신의 태도라고 말한다.

휴식이 꼭 명상일 필요는 없겠지만 행복을 위해서 기억해둘 대목이다.

또한 휴식을 누리려면 내적이고 외적인 저항이 무엇인지를 알고 거절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야 인생의 우선순위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다. 휴식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전에 지녔던 모든 타성을 버리고 자신의 내면을 세심하게 돌봐야 한다. 휴식은 우리의 행복한 삶을 위해 마음을 다스리는 시간이다. 이 책을 통해 휴식다운 휴식을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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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 하프 위크 에디션 D(desire) 3
엘리자베스 맥닐 지음, 공경희 옮김 / 그책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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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인하프위크>라는 영화를 기억하는가? 미키 루크와 킴 베이싱어가 주연으로 나왔던 영화다. 줄거리는 생각 안 나는데 엄청 야한 영화로 기억된다. 영화라는 매체는 시각적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원래 의도와는 달리 보이는 것에 더 치중하게 된다. 그래서 원작이 있는 영화인 경우에는 원작을 읽어봐야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나인하프위크>는 제목 그대로 9주일 반이라는 시간 동안에 벌어지는 남자와 여자의 성적인 이야기다. 결코 사랑 이야기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육체적인 사랑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로지 성적 욕망에 충실한 모습을 사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주인공 ‘나’는 낮 동안에는 지극히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밤에는 그 남자와 자극적인 성행위를 즐긴다. 처음에는 두 손을 묶는 정도였지만 점점 그 수위가 높아진다. 이 남자는 놀라울 정도로 여자의 심리를 꿰뚫는다. 처음에는 다정하면서도 세심하게 여자를 배려한다. 함께 있는 동안에는 여자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남자의 시중을 받으며 여왕처럼 지낸다. 식사를 준비하고 음식을 먹여주고 목욕을 시켜주고 옷까지 입혀주는 일, 하물며 그녀가 원하면 책까지 읽어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남자가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성적인 부분까지 완벽하게 만족시켜주는 이 남자에게 완전히 빠져든다. 그녀의 낮과 밤은 극과 극의 모습이며, 점점 그 남자와 함께 있는 밤을 위해 존재하는 것 같다. 서서히 남자는 본색을 드러낸다. 마치 여자를 자신의 꼭두각시가 되도록 길들이는 것 같다. 남자는 한 번도 여자에게 강요한 적이 없다. 여자 스스로 남자에게 굴복한 것이다.

개구리를 팔팔 끓는 냄비에 넣으면 놀라 달아날 것이다. 하지만 찬물에 넣고 아주 서서히 물을 끓이면?

가학적이고 변태 성향을 지닌 이 남자가 여자에게 보인 친절과 정성은 쾌락을 위한 약간의 수고로움 정도다. 너무나 섬뜩한 점은 남자의 태도가 실험실에서 개구리를 해부하듯이 세심하고 능숙하며 매우 차분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녀는 조금의 의심도 없이 자신을 남자의 손에 맡긴 것이다. 남자는 여자가 원하면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자유를 줬다. 자유를 포기한 것은 여자다. 만약 마지막까지 그들이 모험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영화 <원초적 본능>처럼 끔찍한 장면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나인하프위크>는 단순한 성적 호기심을 넘어 인간이라면 누구에게나 내재된 성적 욕망과 쾌락의 끝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 번 경험하면 헤어나기 힘든 중독처럼 그 여자는 결국 원래의 자신으로 돌아오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겨우 9주일 반이라는 시간이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버린 것이다.

이 소설은 1978년 작품인데 전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이란 태초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코드가 아닐까. 진정 자유로운 인간은 욕망의 노예가 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누가 장담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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