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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선 박사가 찾아낸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 ㅣ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7
조은재 지음, 김윤정 그림 / 스코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2011년 6월 11일, 145년 만에 외규장각 도서가 우리나라로 반환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 해도 정확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 역사적으로 여러 전쟁을 겪으면서 해외로 유출되고 약탈된 문화재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다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그동안 무관심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이 책은 어린이를 위한 스코프 누구누구 시리즈 중 일곱번째 인물 이야기다.
한국을 빛낸 인물, 바로 <외규장각 도서의 귀환>을 이뤄낸 박병선 박사님의 일생을 다룬 이야기다.
1928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난 박병선 박사님은 어린 시절부터 책벌레라 불릴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 교육자가 되기 위해 서울사범대를 입학했는데 뇌수막염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적적으로 살아난 뒤 졸업하고 프랑스유학을 결심했다. 유학길에 오르기 전 역사과목을 가르치던 이병도 교수님을 만나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인들이 약탈해간 우리 문화재를 찾아 보라는 부탁을 받는다. 우리나라 여성으로는 최초로 프랑스유학생이 되어 소르본대학에서 공부한다. 책을 좋아해서 프랑스국립도서관에 매일 찾는 것을 눈여겨본 도서관 책임자로부터 사서 일을 제안 받는다. 임시직이지만 프랑스에서 사서는 굉장히 명예로운 일로 여겨진다. 그 곳에서 동양학 분야의 책들을 정리하면서 <직지>를 발견하여 우리나라가 최초의 금속활자를 사용했음을 증명해낸다.
그리고 외규장각 도서가 병인양요때 약탈된 것임을 증명하는 도서를 발견하고 그 뒤로 반환하기 위한 엄청난 노력을 한다. 그 과정에서 프랑스인 사서들로부터 냉대를 받고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불굴의 의지로 해내고야 만다. 한국을 방문한 미테랑 대통령으로부터 반환을 약속받지만 그 뒤로 약속이 지켜지지 않다가 드디어 2011년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다시 조국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도서가 가진 의미는 단순한 문화재를 넘어 잃어버린 우리 역사를 되찾는다는 점에서 매우 감격적인 일이다. 외규장각은 정조가 왕궁 관련 문서가 소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특별히 강화도에 설치한 규장각이다. 그런데 병인양요 때 프랑스군이 침략하여 외규장각을 불태우고 약탈해간 것이다. 타국 프랑스에서 우리의 휼륭한 문화유산을 찾아내고 그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평생을 바친 박병선 박사님을 보면서 존경심이 절로 느껴진다. 특히 "우리 역사를 잘 알아야 큰 인물이 될 수 있단다." (138p)라는 말을 몸소 보여준 자랑스러운 한국인이다.
책에서는 외규장각 도서의 극적인 반환이라는 기쁜 결과만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정부가 서울 G20 정상회의에서 프랑스와 정상회담후 외규장각을 5년마다 갱신 대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원래 영구 반환하기로 했던 약속과는 어긋나지만 앞으로 외규장각을 지키는 일은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 아닐까.
정말 어린이들에게 본보기가 될 훌륭한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