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공부법 - 한 번 알면 평생 활용하는
정경훈 지음 / 진성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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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공부란 무엇인가, 이제껏 단단히 오해했던 것 같아요.

솔직히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효율적인 공부법, 공부 기술을 습득해보자는 속셈이었는데, 가장 중요한 알맹이를 쏙 빼놓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나에게 공부는 어떤 의미인가, 왜 효과적인 학습법을 배워야 하는가. 이 책을 읽기 전에 스스로 자신의 질문을 생각해본다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어요. 좁은 의미의 공부뿐 아니라 넓은 의미의 공부를 생각하니, 진짜 유용한 학습법을 배웠네요.

《백년공부법》은 정경훈 교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심리학과 교수이자 인지심리학 전문가라고 하네요. 미국 케네소 대학에서 최연소 정교수 중 한 명으로, 인지심리학과 심리통계학을 가르치며 메타인지 학습 전략을 수업에 도입해 학생들의 성적을 향상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인지-메타인지 학습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어요. 이 책은 인지과학자들이 찾아낸 효과적 학습의 원리를 쉽게 풀어내고 있는데, 단순히 이론적 설명이 아니라 실제 교육 현장에서 그 효과가 입증된 '인지-메타인지 학습 시스템'이라는 구체적인 학습 방법을 제시하고 있어요. 인지-메타인지 학습 시스템의 개념을, 저자는 불교 용어인 '신해행증(신信 해解 행行 증證)' 을 가져와 각각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 설명해주네요. 신해행증이란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그 뜻을 이해하며, 그에 따라 실천하면서 깨달음에 이른다는 의미예요. 어떤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여 자신에게 적용할 때 그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네 가지 요소를 신해행증, 즉 믿음, 이해, 실행, 깨달음으로 본 거예요. 우와, 놀라운 발견이다 싶었고, 저자가 인지심리학 수업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떻게 신해행증을 적용했는지, 그 결과를 보면서 신기했네요. 학습자가 가져야 하는 바른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은 우리가 왜 공부하는지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네요. 남을 이기는 공부법으로 저 혼자 잘 살기 위한 노력만 하는 학생들이 엘리트가 될 때 세상은 어떻게 되는지, 지금 목격하고 있으니 말이에요. 물론 당장의 공부와 시험을 앞두고 있는 수험생들에겐 인지-메타인지 학습 시스템으로 원하는 결과를 내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만 제대로 이해하고 습득한다면 자신의 공부에 대한 깨달음이 인생의 깨달음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학습, 올바른 공부가 현명한 사람을 만드는 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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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평생 최강 - 고바야시 사요코 장편소설
고바야시 사요코 지음, 김지혜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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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 누구하고도 공유하지 않은 기억은 놀랍도록 빨리 사라진다고..." (232p)


평생 혼자 산다면 어떻게 될까요.

젊다면 미리부터 이런 걱정을 하진 않을 텐데, 슬슬 나이가 들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꼭 결혼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살 수 있기 때문에 굳이 혼자를 고집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혼자가 편할 때도 있지만 대체로 혼자보다는 함께라서 행복한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누구하고도 공유하지 않은 기억은 빨리 사라진다는 말에 진심으로 공감해요. 반대로 공유하는 기억은 추억이 되어 오래 남으니까요. 혼자라서 누리는 즐거움도 있지만, 여럿이 함께 했던 경험은 "우리 그때 말이야..."라며 언제든지 신나게 꺼낼 수 있으니 말이에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 꽤 매력적으로 느껴졌네요.

《어쩌면 우리는 평생 최강》은 고바야시 사요코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이 소설에서는 네 명의 친구들, 십년지기 여자 넷이 함께 살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여자들이라면 친구끼리 농담으로 했던 말인데, 실제로 이루어진다면 어떨까라는 상상 속의 모든 것을 그려내고 있어서 신기했네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은 제각각인데, 자신도 모르게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연애든 결혼이든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갔던 건 아닌지... 그냥 마음이 원하는 대로, 자신이 가장 행복한 방식으로 살아가면 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네요. 무엇보다도 여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 고정관념이 여자들을 옭아매는 족쇄인 것 같아요. 여자라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한지를 생각하고 선택한다면 후회는 없을 거예요. 제목처럼 평생 최강, 참으로 멋진 가족의 모습이라서 보는 사람까지 흐뭇해지네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서로의 마음을 믿는다면 전혀 어렵지 않은 결정이네요. 가족은 운명처럼 만나는 부모와 자녀 관계도 있지만 온전히 나의 선택으로 이루어진, 특별한 가족도 있다는 걸 보여줬네요. 평생 함께 살아도 좋은, 같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들이 바로 나의 가족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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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를 만나다 -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
백숭기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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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과거의 것들이 그냥 흘러가 버린 것이 아니라 현재 우리와 함께 머물 때가 있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를 만났네요. 오래 전에 읽었던 <구토>, 그때는 어떤 의미인지도 깊이 생각해보질 못했는데 이제서야 알 것 같네요. 어쩌면 지금이라서 그 의미가 크게 와닿는 게 아닌가 싶네요.

《사르트르를 만나다》는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을 보다 쉽게 만날 수 있는 책이에요.

저자는 '사르트르 살롱'을 연 주최자로서 우리에게 열일곱 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우리는 사르트르 살롱에 초대 받았고, 이 책은 사르트르의 문장을 문답식으로 풀어내고 있어요. 등장인물은 청년 P와 신사, 이들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서 사르트르의 실존주의 철학 사상과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요. "우리는 우리의 선택이다." (124p) 라는 문장에 대해 두 사람은 프랑스의 천재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나는 나를 파괴할 자유가 있다."라는 말을 언급하면서 그녀의 인생 이야기 속에서 자유의 의미를 되짚어가고 있어요. 사르트르는 우리 자신이 우리의 선택이라고 말함으로써 선택의 자유를 강조한 거예요. 인간의 삶에서 자유는 선택을 통해 드러나는 법이죠. 얼마나 자유를 누리고 있는가, 과거에 무엇을 했고,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내가 무엇을 할지, 어떤 것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거예요. 선택 후 얻는 가능성까지 전부 나라는 거예요. 혼란한 세상에서 허무주의에 빠지기 쉽지만 사르트르는, "남들이 뭐라든 너 자신이 되어라." (129p) 라는 조언으로 일갈하고 있어요. 아무 목적 없이 살면서 대단한 뭔가를 얻으려 한다면 그보다 어리석은 건 없을 거예요. 사르트르는 불의한 세상을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알았고, 행동으로 보여줬어요. 구토 나는 세상, 혐오의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까요. 구비구비 넘어가는 길처럼 열일곱 번째 골목을 거치고 나면 부조리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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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HD 사용 설명서 - 지나치게 산만하고 충동적인 뇌와 슬기롭게 살아가는 법
제시카 매케이브 지음, 정미나 옮김 / 북라이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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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유난히 산만하고 집중 못하는 아이를 ADHD 라고 추측하는 건 어렵지 않아요.

근데 조용해서 드러나지 않는 ADHD 가 있더라고요. ADHD 는 단순히 주의 집중력이 떨어지고 그냥 산만한 증상만으로 볼 게 아니라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섣부른 추측 대신 전문가의 진단이 우선되어야 하는 질환인데, ADHD를 둘러싼 여러가지 오해와 편견 때문에 당사자들이 겪는 어려움이 큰 것 같아요. 저 역시 몰라서 오해한 부분들이 있었네요.

《ADHD 사용 설명서》는 제시카 매케이브의 책이에요. 저자는 열두 살에 ADHD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다가 서른두 살에 파산과 이혼을 겪은 후, ADHD로 인한 어려움들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자 결심했고, 유튜브 <How to ADHD>를 운영하며 ADHD에 관한 올바른 정보들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저자는 이 책을 "ADHD 뇌를 위해 ADHD 뇌가 쓴 책"이라고 소개하는데, 그 이유는 ADHD를 이해하고 잘 사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신의 경험담과 함께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전략 도구들을 알려주기 때문이에요. ADHD는 싸워야 할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니라 뇌의 특성으로서 ADHD 뇌와 함께 살아가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는 것, 이러한 관점에서 출발하면 ADHD 뇌를 이해할 수 있고, 어떻게 해야 잘 다룰 수 있는지를 배울 수 있어요. 여기에서는 ADHD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답게 모든 장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요. ADHD를 가진 사람이 공통적으로 겪는 주의집중, 실행기능, 시간관리, 수면 등의 문제를 잘 대처할 수 있는 도구상자, 그 안에 보편적으로 권장하는 전략과 저자가 경험을 통해 터득한 전략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ADHD로 인한 어려움이 있지만 그것을 결함이 아닌 강점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 새로운 발견이네요. 사실 ADHD가 아니더라도 뇌 기능은 얼마든지 노력 여하에 따라 개선할 수 있어요. 남들과 다르게 작동하는 뇌, 중요한 건 그 뇌를 자신이 잘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인 것 같아요. ADHD에 대해 제대로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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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 - 이순신 탄생 480주년 만에 공개되는 숨겨진 이야기
조강태 지음 / 스타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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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한 편의 감동적인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난세의 영웅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뿐 아니라 숨겨진 이야기 속 인물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네요.

《이순신 밤에 쓴 일기 난중야록》은 이순신 15대 외손 조강태님의 역사 소설이에요.

우선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연유가 흥미로워요.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밤이면 꺼내어 읽어주셨던 책 일곱 권이 있는데, 그 책이 바로 난중야록이며 이순신 할아버지가 초안을 작성하고 이걸영(임단) 할머니가 옮겨 적은 7년 전쟁 일기 번외기록이라는 거예요. 안타깝게도 원본은 어떻게 분실되었는지 찾을 순 없지만 그 내용을 기억하고 있기에 소설로 쓴 것이라고 하네요.

1권에서는 임진년 5월 5일부터 7월 20일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난중일기의 내용 외에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역사 기록에는 없지만 실존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인물, 이걸영(임단)이라는 여인의 활약이 참으로 놀라워요. 솔직히 난중야록의 주인공은 그녀가 아닌가 싶네요. 이토록 지혜롭고 당찬 여성의 존재를 새롭게 알게 된 것이 기쁘네요. 비단 그녀뿐만이 아니라 거북선 제조를 위해 애썼던 대장공과 목수들, 그리고 왜적과 맞서 싸운 병사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이 중요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이순신은 고귀한 인품을 지닌 인물이라는 것을, 단이와의 관계 속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만약 단이를 어린 여자라고 무시했다면 그녀의 조언은 무용지물이 되었을 거예요. 하지만 이순신은 아랫사람이라고 업신여기지 않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존중하며 경청할 줄 알았고, 탁월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네요. 중간에 꼴도 보기 싫은 원균이 등장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못된 것들은 하는 짓이 소름끼치게 닮았네요. 임진년 5월 17일 일기를 보면, "모기는 왜놈들과 같았다. 틈만 나면 비집고 들어와 우리 백성을 해치고 노략질을 일삼으니 이 어찌 모기와 다를 바가 있는가. 아니, 모기야 살기 위해서 사람의 피를 빨지만, 왜놈들은 조선 백성이 그들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음에도 전쟁을 일으켜 살육을 일삼으니 왜놈들은 모기만도 못한 잡놈일 뿐이다." (129p) 라고 적혀 있는데, 이는 왜놈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네요. '모기만도 못한 잡놈'이 득실거릴 때, 나라의 위기가 오는 것 같아요. 임금은 제 목숨을 구하겠다고 도망가도, 이 땅에는 나라를 지키겠다고 싸우는 백성들이 있었네요. 부끄러워해야 할 자들은 무능하고 한심한 임금과 탐관오리들이고, 우리는 용감하게 싸웠던 수많은 이들을 자랑스럽게 기억하면 될 것 같아요. 영웅 이순신 뒤에는 그를 믿고 따르던 훌륭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 그것이 큰 감동을 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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