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게임
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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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과 치정 그리고 복수까지 독한 맛의 부부 이야기 네 편을 만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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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게임
박소해 외 지음 / 북오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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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관계는 지독하게 사랑했던 사이가 아닐까 싶어요.

연인 혹은 부부 사이에서 사랑과 증오는 동전의 양면 같아서 언제 뒤집힐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에요. 범죄 가운데 살인사건의 경우는 대개 세 가지 이유로 발생한다고 해요. 원한, 치정, 거액의 돈.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결혼의 불편한 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앤솔로지 소설집이에요.

《시소게임》은 부부의 세계를 주제로, 네 명의 여성작가가 쓴 네 편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첫 번째 이야기는 박소해 작가님의 <사마귀, 여자>인데, 제목처럼 아슬아슬 위험한 정사를 즐기는 여성에게 홀딱 넘어간 젊은 형사가 등장해요. 결혼한 유부남, 유부녀들의 불륜은 왜 일어나는 걸까요. 궁금해서 묻는 질문이 아니라 너무 고약해서, 목구멍 깊숙한 곳을 자극했을 때 울컥하는 구토 반사 같은 거예요. 혀 안쪽은 음식물이 넘어가는 통로라서 다른 이물질이 닿으면 생존을 위해 뱉어내도록 설인신경이 작동하는 건데 불륜뿐만이 아니라 거짓된 마음을 슬그머니 사랑으로 포장하는 모든 것들이 구토를 유발하네요. 위험한 그녀의 정체부터 살인 사건, 진짜 살인범까지 반전의 반전을 주네요. 누가 죽였는가보다는 누가 진심으로 사랑했는가, 이것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두 번째 이야기는 김재희 작가님의 <부부, 그 아름다운 세계>예요.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병원 쇼핑 환자'라는 아이디로 "저는 불륜하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면서, 익명이긴 하나 불륜 고백이라는 파격적인 글 때문에 난리가 났어요. 그녀도 성형외과 의사인 남편의 불륜을 의심하는데, 정작 충격적인 사실은 불륜이 아니라는 거예요. 알다가도 모를 부부의 세계, 참으로 미스터리 그 자체네요. 세 번째 이야기는 한수옥 작가님의 <설계된 죽음>은 제목만으로도 많은 것들을 상상하게 만들더니 소름돋는 복수극을 보여주고, 네 번째 이야기는 표제작으로 한새마 작가님의 <시소게임>인데 본격적인 미스터리스릴러 장르의 심장 쫄깃한 맛을 주네요. 푸른 수염의 아내처럼 금지된 방의 문을 열어버린 느낌이랄까요.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을 추호도 의심하진 않지만 사랑한다고 말하는 커플들의 마음은 믿을 수가 없네요. 사랑은 말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 하필이면 속고 속이는 시소게임 때문에 불신지옥에 잠시 빠졌던 것 같아요. 불륜, 치정 그리고 복수를 다룬 이야기의 핵심은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그 결말이 주는 인생 교훈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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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
김옥림 지음 / 정민미디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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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몸에 좋은 음식은 당장 먹을 때는 티가 나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섭취하다 보면 건강해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어요.

필사도 똑같은 것 같아요. 좋은 문장을 꾸준히 따라 쓰다 보면 마음 공부가 되더라고요. 필사가 얼마나 좋은가는 직접 써봐야 알 수 있어요. 입소문이 퍼지면서 필사하기 좋은 책, 필사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어요. 어떤 책이 더 나을지, 그건 개인의 취향대로 고를 수 있어요.

《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는 처음 필사를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필사책이에요.

이 책에는 시인이자 소설가, 에세이스트인 김옥림 작가님이 선정한 인생 명문장들이 담겨 있어요. 책의 구성은 모두 여섯 개의 챕터로, '삶의 지혜를 길러주는 깨달음의 문장들', '신념과 믿음과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문장들', '이상과 용기를 길러주는 지혜의 문장들', '어휘력과 문해력을 길러주는 사색의 인생 문장들', '나를 깨우고 변화시키는 명시 그리고 명문장들', '사랑과 행복을 전해주는 푸른 서정과 사랑의 문장들'로 나뉘어져 있고, 책을 펼치면 왼쪽은 인생 명문장이 적혀 있고, 오른쪽은 빈 칸으로 된 노트 형식이라서 문장을 필사하면 돼요. 저자가 소개하는 인생 명문장들은 짧지만 강한 여운을 주는 내용이라서 읽고 따라 쓰는 과정이 전혀 어렵지 않아요. 필사하는 방법이나 순서가 따로 정해진 게 없기 때문에 매일 그날그날 읽고 싶은 내용을 정하여 필사할 수 있어요. 저자가 고른 첫 번째 문장은, "무엇이든 자세히 보라. 무엇이든 자세히 보면 그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 자세히 본다는 것은 애정과 관심을 기울이는 아름다운 행위이다." (18p) 인데, 필사하는 행위가 '글'을 자세히 보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음미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아름다운 행위가 아닌가 싶네요. 한마디의 문장을 필사하는 것은, 어찌보면 소소하고 별 것 아닌 일이지만, 꾸준히 실천하며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그 의미가 커지는 것 같아요. 오로지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 하루 10분 정도면 충분해요.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들이 몸의 건강을 좌우하듯이, 《매일 듣고 싶은 한마디 필사책》으로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채워갈 수 있어요. 말과 글, 그 안에 담긴 정신을 소중하게 대하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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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트 (컬러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현대지성 클래식 63
알베르 카뮈 지음, 유기환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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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명화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완역본이 나왔어요.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예순세 번째 책이며, 삶과 죽음을 다룬 명화 15점이 수록되어 있다는 점에서 《페스트》를 더욱 특별하게 만날 수 있어요.

우리는 왜 《페스트》를 읽어야 하는가. 최근 몇 년간 엄청난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나를 비롯한 모든 인간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생겼고, 고전을 읽으면서 단서들을 발견하는 경험을 했네요. 문학 작품이 지닌 가치는 각 개인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세상을 연결시켜준다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가 성장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되어갈수록 자신의 세계가 커지듯이, 고전문학은 저마다 담을 수 있는 만큼의 깨달음을 건네주는 것 같아요.

카뮈는 1945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체계를 믿을 정도로 이성을 신뢰하지는 않는다. 나의 관심은 우리가 신神도 이성도 믿지 않을 때 어떻게 행동할 수 있는가를 아는 데 있다." 《페스트》는 신도 이성도 무력감을 드러낼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특히 시간의 변화에 따라 페스트 관련 집단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_ <해제>, 유기환 (373p)

《페스트》는 1940년대 프랑스령 알제리 해안 도시 '오랑'에서 발생한 페스트(흑사병)로 인해 점차 도시가 공포와 불안으로 마비되는 과정을 연대기 순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이 재난의 연대기를 기록한, 우리에게 들려주는 화자는 의사 베르나르 리외예요. 그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시대를 기록하는 증인으로서 전염병이 창궐한 도시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가장 아름다운 장면은 베르나르 리외와 어머니의 짧은 대화였어요. 극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가, 그것이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결정적 요소라는 것, 리외는 의사로서의 직분에 충실했고, 인간의 사랑을 믿었기에 희망을 잃지 않았어요.

"베르나르?"

"예."

"피곤하지 않니?"

"괜찮아요."

그때 그는 어머니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었고, 어머니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 그가 얻은 것은 단지 페스트를 겪었고, 페스트를 기억한다는 사실, 우정을 경험했고 우정을 기억한다는 사실, 애정을 경험하고 언젠가 애정을 기억하리라는 사실뿐이었다. 기실 페스트와 삶의 내기에서 인간이 얻을 수 있는 것은 인식과 기억뿐이었다." (345p)

이 책에는 삶과 죽음을 다룬 명화 15점이 수록되어 있어요. 표지 그림은 구스타프 클림프의 <죽음과 삶>(1910-1915년)이고, 두 번째 등장하는 그림은 아돌프 폰 베커의 <잠자는 회색 고양이와 쥐>(1864)예요. 페스트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는 과정마다 에드바르 뭉크의 <병실에서의 죽음>(1893), <불안>(1896), <장례 행진>(1897), <절망> (1892), 그리고 아르놀트 뵈클린의 <흑사병>(1898), <죽음의 섬>(1880), 빅토르 타르디유의 <예방접종>(1923년경), 존 본드 프란치스코의 <병든 아이>(1893), 게리 맬커스의 <설교> (1886),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의 <병든 남자> (1902) 그림을 함께 볼 수 있어요. 명화 자체만으로도 의미 있는 감상일 텐데, 《페스트》를 함께 읽으니 소설의 장면과 그림이 겹쳐지면서 생생한 느낌으로 와닿았네요. 공교롭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이 해제되던 시점에 《페스트》를 읽었고, 계엄령을 선포한 내란 우두머리가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시기에 다시 읽게 되었네요. 인간의 내면에는 공존하는 선과 악,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최선의 면을 끄집어내는 일이 아닐까 싶어요. 절망 속에서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건 치열하게 불의와 맞서 싸우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에요.



'페스트'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입 밖에 나왔다.

... 사실상 재앙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지만, 막상 그것이 자신에게 닥치면 그 사실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 세상에서는 페스트가 전쟁만큼이나 빈번히 발생했다. 그리고 페스트나 전쟁이나 사람들을 속수무책으로 만들었다.

... 전쟁이 발발하면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오래가지 않을 거야, 그건 너무 어리석은 짓이니까."

물론 전쟁은 너무나 어리석은 짓이지만, 그렇다고 오래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리석은 짓은 언제나 저질러진다. 만약 사람들이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그 점을 깨달을 수 있으리라.

... 그들은 겸손을 잊었다, 그뿐이다. 자신들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자신들에게 재앙이 닥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전제하는 생각이었다.

어떻게 그들이 미래와 여행과 토론을 없애버리는 페스트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들은 스스로 자유롭다고 믿었지만, 재앙이 존재하는 한, 아무도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55-5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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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로그인
우샤오러 지음, 강초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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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대표 사회파 미스터리 작가 우샤오러, 죽음을 보는 눈을 가진 주인공을 통해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완전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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