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8 : 한비자 - 현실의 정치학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8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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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에서 가장 혼란했던 시기에 가장 위대한 사상가들이 등장했어요.

바로 그때의 제자백가사상을 다룬 만화 시리즈가 나왔어요. 신간인 줄 알았더니 오래 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린 스테디셀러였네요.

이번에 들녘출판사에서 새로운 모습의 시리즈로 나와서 반가웠어요.

《한비자 : 현실의 정치학》 은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여덟 번째 책이에요.

우선 한비자는 누구인가, 그는 전국시대 철학자로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인물이에요. 이 책에서는 한비자의 일생과 그의 사상을 만화로 알기 쉽게 해설해주고 있어요. 제자백가사상 중 법가 사상은 난세에 왕권을 강화하고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통치방법을 제안하고 있어요. 한비자는 사람이 본래 이기심이 있어서 법으로 통제하지 않으면 사사로운 이익의 추구를 억제하지 못한다고 봤기 때문에 엄격한 법 집행을 위해 올바른 법 제정을 우선이라고 여겼다는 점에서 현대 법치주의 사상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어요. 물론 한비자의 법은 오늘날 현대 민주주의 법과는 성격이 다르지만 법을 통치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는 탁월한 통찰을 보여주네요. 무엇보다도 법의 공평한 적용을 강조한 것도 놀라운 지점이에요.

얼핏 만화책이라고 해서 가볍게 여기면 안 될 것이, 한비자의 철학과 사상을 이해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없는 내용이에요. 동양철학이라는 분야가 어렵고 따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만화라는 형식 덕분에 한결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아요. '입이 두 개 달린 벌레'라는 제목의 만화를 보면, "몸은 하나인데 입이 둘인 회(蛔)라는 벌레가 있었다. 맛있다! 맛있어! 냠냠! (한쪽 입이 다른 쪽 입을 콱 물고 있는 장면) 꽉꽉! 찍찍! 두 입이 먹이를 먼저 먹겠다고 서로 물어뜯다가 결국 죽게 되었다. 나라의 관리들이 사리사욕을 위해 다투면 국가의 멸망을 초래한다. 모두 회와 같은 벌레들이다." (50p) 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요즘 상황을 대변해주는 비유인 것 같아요. 한비자 사후 삼 년 만에 한나라는 멸망했고, 그로부터 십이 년 뒤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했어요. 뛰어난 인재였으나 하필이면 저물고 있는 한나라 출신이라 제대로 큰 뜻을 펼치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깝네요.

'돼지를 잡은 증자'에 관한 일화를 보면, 증자의 아내가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느라 다녀와서 돼지 잡아준다는 말을 했는데, 이를 들은 증자가 실제로 돼지를 잡으려 하자 아내가 말렸어요. 이때 증자가 "아이는 모든 것을 부모로부터 배우는 법. 당신이 아이를 속이면 사람 속이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오. 엄마가 아이를 속이면 아이가 엄마를 믿지 않을 텐데 어떻게 아이를 가르치겠소?" (94p)라면서 돼지를 잡았대요. 군주는 법령상의 상벌을 분명하게 지켜야 하고, 자주 바뀌거나 말에 신용이 없으면 법령이 먹혀들지 않는다고 했으니, 현실적이며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한비자의 법가 사상은 지금 우리에게 적용되는 법치주의 근본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네요. 수시로 말을 바꾸고 거짓말로 변명하며, 무엇보다도 법을 지키지 않는 자에게는 엄벌을 처해야 하지 않을까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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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7 : 손자병법 - 병서의 바이블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7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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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교훈을 담은 책들은 오래오래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이른바 고전이라 부르는 책들 중에서 손자병법은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거예요. 직접 읽어 본 적이 없다고 해도, 그 안에 담긴 전략들이 워낙 많이 회자되다 보니 유명해진 것 같아요. 전쟁에서 사용되던 전략서가 어느새 현대판 처세술, 자기계발서로 통용되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 그동안 손자병법의 내용을 담은 책들은 읽어봤지만 만화로 된 책은 처음이에요. 이미 손자병법을 읽어본 사람은 물론이고, 아직 안 읽은 사람이라면 만화로 구성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손자병법 : 병서의 바이블》 은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이에요.

원래 이 책은 '만화 중국 제자백가사상'으로 전 세계 21개 언어, 45개 판본으로 번역 출간된 스테디셀러인데, 이번에 새롭게 들녘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나왔네요. 저자 채지충 작가는 제자백가를 비롯한 다양한 동양사상, 중국 설화와 기담을 재창작한 작품을 발표하며,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프린스 클라우스상과 황금만화상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만화가라고 하네요. 저자명이 낯설어서 모르는 작가라고 생각했는데, 그림체를 보니 굉장히 친숙하더라고요. 정확한 출처는 모르겠지만 어릴 때 채지충의 만화를 봤던 것 같아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학습만화의 원조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동양철학을 만화로 배우는 시리즈라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손자병법 13편을 저술한 손자의 일생으로 시작해 원문에 담긴 핵심 내용을 그림과 함께 알기 쉽게 해설해주고 있어요.

손자병법에서 제일 중요한 승리 전략은 모공편에 나오는데, "전쟁의 법칙은 국가를 온존하는 것이 제일이다. 손상시키면 승리하더라도 차선이다. 마찬가지로 전군이 고스란히 아군으로 돌아서게 하는 것이 최선책이며, 격멸시키는 것이 차선책이다. 전군의 여단과 군졸과 대오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백전백승하는 자가 아니라 싸우지 않고 적을 항복시키는 자가 가장 뛰어난 자다. 가장 뛰어난 전략은 모략으로 적을 이기는 것이고, 그 다음은 외교적 수단을 써서 적을 굴복시키는 것, 마지막이 강대한 군사력을 동원하여 적을 항복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최하책이 적의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피 흘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책이다." (42-45p)라고 했어요. 평화로운 시기에 태어나서 자라난 세대들에겐 전쟁이 먼 얘기였다면, 요근래에는 나라의 존속이냐 패망이냐를 가르는 중차대한 갈림길에 서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진짜로 손자병법의 전략을 써야 할 상황이 생겼다는 게 믿기지 않네요. 부디 전력 손실 없이 완전한 승리를 거두길,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하잖아요. 손자는 육 년 동안 자신의 병법을 활용해 당당히 승리를 이끌었던 인물이며, 싸워서 이기는 방법이 아니라 싸우지 않고 이기는 최상의 병법을 완성해낸 뛰어난 사상가였네요. 손자병법을 한 권의 만화책으로 중요한 핵심 내용만을 쏙쏙 배울 수 있어서, 재미있고 유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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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 장자 - 자연의 피리 소리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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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역사를 배울 때 가장 흥미로웠던 시기는 춘추전국시대였어요.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이전 시기라서 사회적으로는 혼란스러웠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시대의 사상가들이 등장했어요.

그 사상가들을 제자라 하고, 그 학파를 백가라 불러서 제자백가사상이 탄생한 거죠. 제자백가의 선구자는 춘추시대 말기의 공자, 전국시대 초기는 묵자, 전국시대 중기는 맹자와 장자, 전국시대 후기는 순자와 한비자가 있는데 이들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상가는 장자예요. 공자와 맹자로 대변되는 유교의 예교 사상보다는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자유를 추구한 장자의 사상이 더 끌렸던 거죠. 바로 그 동양철학의 핵심으로 꼽는 제자백가사상을 만화로 풀어낸 시리즈가 나왔어요.

《장자 : 자연의 피리 소리》는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네 번째 책이에요.

원래 이 책은 '만화 중국 제자백가사상'으로 전 세계 21개 언어, 45개 판본으로 번역 출간된 스테디셀러인데, 이번에 새롭게 들녁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나온 거예요. 전 8권 시리즈라서 공자의 <논어> 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각자 관심가는 책을 골라 읽어도 돼요. 이 책에서는 내편, 외편, 잡편 3부로 구성된 방대한 내용을 압축하여 핵심만을 알려주고 있어요. 내편, 외편, 잡편을 모두 합치면 33편인데 여기에는 그러한 구분 없이 제1편 소요유부터 제32편 열어구까지 그림과 함께 원전의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어요. 탐욕의 시대를 직시하며 날카롭게 비판하는 촌철살인이 숨겨져 있네요. 이익만을 좇는 추악하고 더러운 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장자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혜자가 장자에게 물었어요. "사람은 무정한 존재인가? 정이 없는 존재가 사람일까?"

그러자 장자는, "자연은 사람에게 모습을 주었고, 하늘은 신체를 주었으니, 어찌 사람이 아니라 하겠나?" 라고 답했어요.

"사람이라면서 왜 정이 없는 건가?"라며 장자를 탓하자, 장자는 "내가 말하는 정은 그런 뜻이 아니네. 본인의 기준에 따라 본성을 손상시키지 않아야 한다네. 자연에 맡길 뿐 인위적인 감정을 더하지 말아야 하네. 인위적인 감정은 사랑함과 사랑하지 않음을 나누는 것이고, 자연의 정은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다네. 자연은 모든 것을 사랑하기에 널리 퍼뜨리고 오래 지속된다네." 라고 했대요. (70p)


송나라 사람 조상이 진나라에 사신으로 갔는데 진왕이 그에게 수레 백 대를 하사했대요. 왜 그런고 하니, 진왕이 병이 나서 그를 부른 것인데, 왕의 종기를 터뜨려준 자에겐 수레 한 대를 줬고, 치질을 혀로 핥아준 자에게는 수레 다섯 대를 하사했으니, 치료하는 일이 천하면 천할수록 수레를 많이 준 것이라오. 당신은 진왕을 어떻게 치료했기에 수레를 백 대나 받았소?

사람들은 명예와 이익을 취하기 위해 본성도 버린 채 비열하고 천한 일도 마다하지 않으니.

군자라면 마땅히 그런 데 미련을 두지 말고 큰 뜻을 품과 마음을 비워야 하리라. (25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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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2 : 맹자 - 난세의 철학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2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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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문자를 써가며 유식한 체하는 태도를 일컬어 '공자 왈 맹자 왈'한다는 말이 있어요.

그만큼 학문의 깊이를 따져 볼 수 있는 기준으로 공자와 맹자를 꼽았다고 볼 수 있어요. 바로 그 맹자를 쉽고 재미있고 읽을 수 있는 책이 나왔어요.

《맹자 : 난세의 철학》은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두 번째 책이에요. 저자 채지충은 대만 출신의 세계적인 만화가이며, 이 시리즈는 '만화 중국 제자백가사상'으로 전 세계 21개 언어, 45개 판본으로 번역 출간된 스테디셀러라고 하네요. 이번에 들녘 출판사에서 새롭게 펴낸 시리즈로 만나게 됐네요. 제목만 보고는 처음 보는 책인 줄 알았는데, 펼쳐보니 그림체가 뭔가 낯이 익더라고요. 어릴 적에 봤던 만화, 그때는 정확한 출처를 몰랐는데 오랜만에 보니 반갑네요. 이 책에서는 맹자의 일생과 그의 사상, 가르침이 만화로 잘 표현되어 있어서, 연령 제한 없이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네요. <맹자>는 중국 전국시대의 사상가 맹자의 언행을 기록한 유교 경전이에요. 맹자는 공자보다 약 백 년 뒤에 태어난 인물이며 절망적이고 말세에 가까웠던 전국시대에 활동했으니 불운한 시대의 사상가였다고 볼 수 있어요. 어쩌면 정치적으로 혼란하고 도덕적으로 문란했던 시기였기에 맹자는 인의왕도의 덕치를 내세워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고자 했던 거예요. 어릴 때부터 공자를 숭상했던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발전시켜 공자의 인(仁)에 의(義)를 더해 인의를 강조했고, 사람의 천성은 착하며 이 본성을 지키고 가다듬는 것이 도덕적 책무라는 성선설을 주장했어요. <맹자> 의 내용을 '양혜왕편', '공손추편', '등문공편', '이루편', '만장편', '고자편', '진심편'으로 나누어 그림과 함께 설명해주니 쉽게 이해가 되네요. 맹자 고자편 상 제11장을 보면, "인은 사람이 본래 가지고 있는 마음이요, 의는 사람이 나아갈 큰 길이다. 그 큰 길을 버리고 가지 않으며 본심을 잃고도 찾지 않으니, 슬프구나! 사람은 닭과 개를 잃으면 찾을 줄 알면서, 본심을 놓치고는 찾을 줄 모른다. 학문의 도리는 각자 잃어버린 마음을 찾는 것일 뿐이다. 매사가 내 마음과 반대로 나아가려 한다. 마음이 몸의 주인이니 잘 양육하여 잃어버리지 않으면, 뜻이 맑아지고 의리에 밝아져 모든 것이 제 궤도에 오른다." (86p) 라고 했는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명심이 될 만한 가르침이네요. 몸과 마음의 주인으로서 본심을 잃지 않고 어질고 올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 같아요. 재미있게 만화를 보면서 심오한 철학을 사색할 수 있어서 유익하고 좋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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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1 : 논어 - 불멸의 가르침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1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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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릴 때는 만화를 보는 것이 일탈로 느껴질 정도로 어른들의 잔소리를 들어야 했어요.

진짜 만화가 유해하고 나쁜 것이라면 지금처럼 인기를 누리고 사랑받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요즘은 재미있고 유익한 만화들이 많아서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어요. 어려운 동양철학을 만화로 쉽게 풀어낸 시리즈가 나왔네요.

《논어 : 불멸의 가르침》은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첫 번째 책이에요.

동양철학에서 <논어>는 빼놓을 수 없는 고전이라서, 논어 원문을 해석하거나 연령대별로 소개한 책들을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만화로 보는 논어는 처음이네요. 일단 만화라서 좋은 점은 그림이라서 보기 편하고, 내용도 술술 읽힌다는 점이에요. 원래 이 책은 '만화 중국 제자백가사상'으로 전 세계 21개 언어, 45개 판본으로 번역 출간된 스테디셀러 만화 시리즈라고 하네요. 어쩐지 그림체가 낯이 익더라니 중국 고전 시리즈 만화로 본 것 같아요. 이번에 새롭게 들녘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는 전 8권으로 만화를 통해 동양철학의 핵심을 배울 수 있어요.

1권에서는 공자의 일생과 그의 가르침이 담긴 논어의 내용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역사가로 꼽는 사마천은 공자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다고 해요. "『시경』에 '숭고하고 험준한 높은 산은 우리가 우러러 보는 대상이고, 위대한 덕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공자는 평범한 베옷을 입은 사람으로서 수십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쳤다. 지식인 중 공자를 스승으로 여기지 않은 사람이 없으니, 진정 최고로 존엄한 성인이라 할 수 있다!" (53p) 생전에 공자는 빈부귀천을 가리지 않고 학생들을 모두 받았고, 재능에 따라 가르쳤다고 해요. 바로 그 제자들이 공자의 언행을 모아 엮은 책이 <논어>인 거예요. 유교는 공자가 체계화한 사상인 유학의 학문을 일컫는 말이며, 훌륭한 스승 아래 훌륭한 제자들이 일궈낸 결과물인 <논어>를 통해 유교 사상이 널리 전파된 거예요.

논어 제2편 위정 1장을 보면, <덕으로 정치해야 한다> 라는 제목 아래에 "나라를 다스릴 때는 덕(德)으로 백성을 감화해야 한다. 그리하면 백성이 모두 와서 한결같이 따를 것이다. 이는 마치 북극성이 제자리에 조용히 있고 많은 별이 그 북극성을 중심으로 도는 것과 같도다." (57p) 라고 적혀 있어요. 공자는 철저한 현실주의자로 그의 사상은 실천을 전제로 한 도덕이 핵심을 이루고 있어요. 그래서 <논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군자'는 덕이 있고 어진 사람으로 유교가 지향하는 이상적인 인간형이에요. 공자는 제자들을 가르칠 때 자주 군자와 소인을 대비하여 어떤 인간이 바람직하며, 사회의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어요. 논어 제16편 계시 10장을 보면, <군자의 아홉 가지 깊은 생각>이 나와 있어요. "군자가 깊이 생각해야 할 아홉 가지가 있으니, 볼 때는 명백히 보았는지 생각하고, 들을 때는 총명하게 들었는지 생각하고, 표정이 부드러운지 생각하며, 태도는 공손한지 생각하고, 말할 때는 충실한지 생각하고, 일할 때는 신중하고 성실한지를 생각하고, 의혹이 생기면 질문을 생각하고, 화가 날때는 후환을 생각하고, 이득을 보면 의로운가를 생각해야 한다." (119p) 이 내용을 뒤집어 보면 아홉 가지 깊은 생각을 통해 군자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인 거죠.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말을 하며, 어떠한 태도로 행동하는지를 통해 군자가 될 수도, 소인이 될 수도 있는 거예요. 중국 역사상 가장 혼란했던 춘추전국시대의 위대한 사상가 공자의 가르침을 한 권의 책으로 배울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네요. 저자 채지충 만화가는 "얇은 만화책 한 권이 이토록 심오한 삶의 철학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독자들이 한 시간 안에 다 읽을 수 있는 만화 한 권을 그리고자 했을 뿐입니다. 바로 그 한 시간의 독서가 동양철학에 대한 개략적인 이해와 함께 흥미를 주고, 이후의 학습 탐구로의 마중물이 되어 줄 것입니다."라고 한 것은 겸손의 표현일 뿐이지, 핵심을 전하는 데에 전혀 부족함이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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