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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 장자 - 자연의 피리 소리 ㅣ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4
채지충 지음, 이신지 옮김 / 들녘 / 2024년 12월
평점 :
중국 역사를 배울 때 가장 흥미로웠던 시기는 춘추전국시대였어요.
진나라가 중국을 통일하기 이전 시기라서 사회적으로는 혼란스러웠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시대의 사상가들이 등장했어요.
그 사상가들을 제자라 하고, 그 학파를 백가라 불러서 제자백가사상이 탄생한 거죠. 제자백가의 선구자는 춘추시대 말기의 공자, 전국시대 초기는 묵자, 전국시대 중기는 맹자와 장자, 전국시대 후기는 순자와 한비자가 있는데 이들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상가는 장자예요. 공자와 맹자로 대변되는 유교의 예교 사상보다는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자유를 추구한 장자의 사상이 더 끌렸던 거죠. 바로 그 동양철학의 핵심으로 꼽는 제자백가사상을 만화로 풀어낸 시리즈가 나왔어요.
《장자 : 자연의 피리 소리》는 채지충의 만화로 보는 동양철학 시리즈 네 번째 책이에요.
원래 이 책은 '만화 중국 제자백가사상'으로 전 세계 21개 언어, 45개 판본으로 번역 출간된 스테디셀러인데, 이번에 새롭게 들녁출판사에서 시리즈로 나온 거예요. 전 8권 시리즈라서 공자의 <논어> 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고, 각자 관심가는 책을 골라 읽어도 돼요. 이 책에서는 내편, 외편, 잡편 3부로 구성된 방대한 내용을 압축하여 핵심만을 알려주고 있어요. 내편, 외편, 잡편을 모두 합치면 33편인데 여기에는 그러한 구분 없이 제1편 소요유부터 제32편 열어구까지 그림과 함께 원전의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어요. 탐욕의 시대를 직시하며 날카롭게 비판하는 촌철살인이 숨겨져 있네요. 이익만을 좇는 추악하고 더러운 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어요. 장자의 사상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혜자가 장자에게 물었어요. "사람은 무정한 존재인가? 정이 없는 존재가 사람일까?"
그러자 장자는, "자연은 사람에게 모습을 주었고, 하늘은 신체를 주었으니, 어찌 사람이 아니라 하겠나?" 라고 답했어요.
"사람이라면서 왜 정이 없는 건가?"라며 장자를 탓하자, 장자는 "내가 말하는 정은 그런 뜻이 아니네. 본인의 기준에 따라 본성을 손상시키지 않아야 한다네. 자연에 맡길 뿐 인위적인 감정을 더하지 말아야 하네. 인위적인 감정은 사랑함과 사랑하지 않음을 나누는 것이고, 자연의 정은 사랑하지 않는 것이 없다네. 자연은 모든 것을 사랑하기에 널리 퍼뜨리고 오래 지속된다네." 라고 했대요. (70p)
송나라 사람 조상이 진나라에 사신으로 갔는데 진왕이 그에게 수레 백 대를 하사했대요. 왜 그런고 하니, 진왕이 병이 나서 그를 부른 것인데, 왕의 종기를 터뜨려준 자에겐 수레 한 대를 줬고, 치질을 혀로 핥아준 자에게는 수레 다섯 대를 하사했으니, 치료하는 일이 천하면 천할수록 수레를 많이 준 것이라오. 당신은 진왕을 어떻게 치료했기에 수레를 백 대나 받았소?
사람들은 명예와 이익을 취하기 위해 본성도 버린 채 비열하고 천한 일도 마다하지 않으니.
군자라면 마땅히 그런 데 미련을 두지 말고 큰 뜻을 품과 마음을 비워야 하리라. (254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