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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어주는 섬
유영광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꿈, 눈 감고 잠들어야 꾸는 꿈 말고 진짜 꿈이 뭘까요.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네요. 사실 아예 사라진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어딘가에서 두둥두둥 울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은 유영광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소설보다는 동화에 가까워요.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 아마도 먼저 읽은 사람들은 공감할 거예요. 판타지 모험 이야기가 결국 우리 자신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걸 말이죠. 어릴 때 재미있게 읽던 동화가 어느 순간 시시해지면서 철이 든 줄 알았는데 동심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의심, 불신, 시기, 질투, 미움, 욕심... 온갖 나쁜 감정들을 채우고 살았네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이라서 웃었던 게 아니라 꿈과 희망을 품고 있어서 행복했던 건데 그 동심을 사그리 잊고 지냈던 거죠.
이 소설은 앞을 볼 수 없는 소년 폴이 난쟁이 노인 할과 날개 잃은 천사 브룬델(프랫) 그리고 팔 잃은 기사 제이콥과 함께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으로 함께 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첫 장에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으로 갈 수 있는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우리 마음 속 내면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 원하는 소원을 이루고자 머나먼 여정을 시작했어요. 방황의 성에서 출발해 경쟁의 길을 지나 공허의 언덕을 넘으면 외로움의 산 속에 있는 자아의 동굴에서 꿈의 요정을 만나고, 불안의 숲을 지나 꿈의 오두막에서 잠시 머무르고 절망의 계곡 위에 놓인 믿음의 다리를 지나 희망의 신전에서 용기의 천사를 만난 뒤, 용기의 바위, 좌절의 늪, 의심의 마을, 고난의 들판, 생각의 나무, 슬픔의 강, 평화의 목장, 상처의 덤불, 기다림의 사막을 통과하면 드디어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어요. 바로 쾌락의 바다, 여기를 건너야 행복의 섬으로 갈 수 있어요. 제일 먼저 들려준 이야기, 행복의 여신이 인간의 마음에 심어준 '꿈'과 '용기','사랑'이 희망을 잃지 않게 만든 힘이었는데, 행복의 여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질투심 많은 불행의 여신이 '걱정', '불안', '미움', '원망', '후회' 등을 만들어 인간이 가지고 있던 꿈과 용기를 빼앗고, 사랑마저 뺏으려는 찰나에 행복의 여신이 돌아왔다는 것이 인간이라서 겪는 모든 감정들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이야기의 힘은 놀랍고 멋진 것 같아요. 꿈 같은 동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마음의 위로를 얻고 꿈과 희망을 찾게 됐으니 말이에요. 사랑으로 충만해진 마음에 딱 한 방울의 용기만 더해지면 될 것 같아요.
"삶이란 말이다, 누군가가 너에게 준 선물 같은 거란다.
그건 워낙 여러 겹으로 쌓여 있어서, 선물을 완전히 풀어보기 전까지는 그게 어떤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지.
지금은 구겨진 겉모습만 보이더라도, 언젠간 네가 받은 선물의 진짜 모습과 의미를 알 수 있는 날이 찾아온단다." (36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