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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클리스 : 다시없을 영웅의 기록 - 한국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모할 정도로 용감했던 한 영웅의 질주
김신영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5년 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레클리스》는 한국전쟁의 영웅에 관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이에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던 영웅의 존재였고, 한국 최초 미 해병이 된 레클리스가 미국에서는 책과 동상으로 만들어질 만큼 유명하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됐어요. '다시 없을 영웅의 기록'이라는 부제를 보면서 그 영웅이 경주마일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네요.
"여러분, 저는 오늘 매우 특별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합니다. 키 142센티미터, 체중 410킬로그램에 불과한 작은 체구의 암말 '레클레스 해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저는 늘 레클레스와 함께 전투에 나섰고, 우리가 치른 전투의 한복판에서 레클리스를 지켜봤습니다. 1953년 3월, 경기도 연천 지역에서 벌어진 '베가스 고지 전투'에서 우리는 중공군의 공격에서 살아남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웠습니다. 전장은 지옥 같았습니다. 5일 동안 밤낮 없이 전투가 이어진 탓에 우리는 엄청난 물리적 피로와 정신적 고통을 견뎌야 했습니다. 그 끔찍한 지옥 속에 작은 경주마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 레클리스가 운반한 포탄은 총 386발, 무게로 따지면 4천 킬로그램이 넘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무반동총의 포신이 녹아내릴 때까지 사격을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레클리스는 단순히 물리적 무게만 옮긴 게 아니라 '희망'과 '생명'을 나른 것입니다. (···) 레클리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레클리스! 넌 우리의 전우고, 우리의 영웅이고, 영원한 미 해병대원이야." (13-15p) 이 글은 1954년 11월 10일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한 레클리스를 환영하며 레이섬 병장이 쓴 연설문이라고 하네요.
이 책은 한국의 경주마 '아침해'가 어떻게 전쟁터에서 미 해병 레클리스가 되어 그 누구보다 든든하고 믿음직한 전우였는지, 그 놀라운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단순히 포탄을 나르는 말 이상의 역할을 해냈고, 레클리스의 헌신으로 해병대는 최종 승리할 수 있었어요. 포탄이 발사되는 중에도 침착하게 자리를 지키는 레클리스의 사진을 보니, 함께 싸웠던 전우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짐작할 수 있어요. 사실 레클리스의 이야기는 대한민국을 위해 싸웠던 모든 영웅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또한 우리 역사에서 유일하게 끝나지 않은 전쟁, 끝나야 할 전쟁인 6 · 25전쟁을 기억하는 시간이었네요. 6 · 25전쟁은 냉전과 분단이 낳은 동족상잔의 비극인 동시에 국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준 전쟁이에요. 당시 대한민국을 도운 나라는 미국을 포함해 16개국(필리핀, 에티오피아, 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뉴질랜드, 호주, 콜롬비아, 튀르키예, 그리스)이며, 전투지원국과 의료지원국, 물자지원국까지 합치면 총 63개국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국가가 하나의 전쟁에 참여한 것으로, 그만큼 전쟁의 아픔과 피해가 컸음을 의미하고 있어요. 1918년 11월 11일 오전 11시 제1차 세계대전이 종전했는데 전쟁의 기억을 잊지 말자는 차원에서 숫자 1이 반복되는 시간을 종전 시점으로 정하면서, 유럽 주요 국가들은 매년 11월 11일을 기념한다고 해요. 여기에 영감을 받은 캐나다인 한국전쟁 참전용사 빈센트 커트니의 제안으로 2007년 한국전쟁 참전 용사들을 기리는 차원에서 전 세계가 한국시간 11월 11일 11시에 맞춰 부산유엔공원을 향해 1분간 묵념하기 시작했고, 2020년 유엔참전용사의 명예선양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 시행되면서 정부는 매년 11월 11일을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로 지정했어요. 추모행사는 22개 유엔 참전국 국기와 태극기, 유엔기가 차례로 입장한 다음 오전 11시에 부산 전역에 1분간 사이렌이 울리면 1분간 묵념이 진행된다고 하네요. 6 · 25전쟁은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전쟁이 시작된 지 3년 1개월 2일, 1,129일만에 휴전상태가 되었어요.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는 그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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