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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 지친 내 삶에 찾아온 특별한 행복
로저 하우스덴 지음, 윤미나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인생에 대해서, 나의 삶에 대해서, 바로 나 자신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언제였던가? 어린 시절, 아마도 사춘기였던 것 같다. 혼자 방에 누워 막연히 나를 생각한 적이 있다. 나는 누굴까, 나는 뭘 위해 사는 걸까 …그러다가 문득 아무런 생각도 나지 않고 그냥 누워 있는 내 자신만 보였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내 모습이 보였다.
“ 나는 나다.”
어떤 해답을 찾았다기보다 그저 나는 나라는 느낌이었다.
그 뒤로 오랜 시간이 지났다. 나이가 들면서 남들처럼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 남들 사는 대로 일하고 먹고 자고 하루가 지나는 평범한 일상들이다. 모두가 부자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 듯 나 역시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경제적인 풍요로움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고 믿으면서 부지런히 남들처럼 살았다. 지치고 피곤했다. 쉬고 싶었다. 언제쯤 행복해지는가?
나는 잊고 있었다. 내가 누군지를.
< 오아시스 > 라는 책제목이 와 닿는다. 삶에 목마른 나를 위해 시원한 물 한 잔을 건네준 책이다. 나를 자유롭게 해주는 10편의 시와 시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저자의 말대로 좋은 시는 그 자체로 하나의 메시지며 마법이다. 시를 천천히 소리 내서 읽으면 시와 나는 하나가 된다.
“… 가혹하게 당신을 바꾸려 드는 이 세상에서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여기가 내 자리라 말하며 단호한 눈빛으로 뒤돌아볼 수 있는지. 나는 정말 알고 싶어….”
우리가 태어난 이유는 그저 자기 자신으로 살기 위한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아닌 진정한 자아를 찾으라고 말해주고 있다. 내가 정말 알고 싶은 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잠시 잊고 있었을 뿐.
“….하지만 행복은 떠다니거든. 그래서 누르고 있을 필요도, 그 무엇도 필요 없어.
행복은 노래하면서, 옆집 지붕에 내려앉았다가 마음 내킬 때 그냥 사라져버리네. 어느 쪽이든 당신은 행복해….”
나는 행복을 지니고 간직하는 것이라 생각해왔다. 그래서 행복을 쫓아다녔다.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러나 시인은 말한다. 행복은 떠다니는 거라고. 무엇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라 그냥 행복을 느끼면 된다고. 행복에는 이유가 없다고. 집착하지 않고 얽매이지 않는 마음, 자유로움이 우리를 더욱 평화로운 행복으로 이끈다.
시를 통해 명상을 한 느낌이다. 시는 읽는 것이 아니라 노래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시를 노래하며 느낀다. 시인이 느꼈던 인생과 행복에 대한 지혜의 깨달음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난 반가움과 기쁨처럼 다시 나 자신을 마주할 수 있어서 기뻤다. 힘든 순간에 위로가 되는 말은 길지 않다. 침묵으로 전해지는 따스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