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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 내 말에 상처 받았어? -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 ㅣ … 상처 받았니? 시리즈 2
상생화용연구소 엮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 2007년 5월
평점 :
우리가 하는 수많은 대화 중에 의식하고 하는 대화가 얼마나 될까? 항상 말실수는 무의식중에 내뱉는 말에 있다. <여보, 내 말에 상처 받았어?>란 제목이 낯설지 않은 것도 부부 간에 흔히 상처 주는 말을 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사이라서 하게 되는 실수인 것이다.
말은 기술이 아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이다.
책표지에 적힌 글이다. 공감한다. 말솜씨가 좋다고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은 감동을 준다.
부부 간에 문제는 남자와 여자의 근본적인 차이에서 비롯된다.
사랑이란 감정에서 시작된 연애는 서로의 차이를 덮을 수 있지만 결혼하고 나면 서로의 차이는 표면으로 드러나게 된다. 부부 간의 말다툼이 특별히 중대한 문제보다 사소한 것들 때문인 것이다. 나 역시 결혼 초기에는 엄청 싸웠다. 나를 사랑해주고 모든 것을 이해해줄 것이라 믿었던 남편에게 배신감마저 느꼈다.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내 얘기를 제대로 들어주지도 않고 ‘나보고 어쩌란 말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이니, 속상했다.
또 필요한 얘기 이외에는 무뚝뚝하고 말없는 남편이 나중에는 미워지기까지 했다.
이런 우리 부부에게 변화가 시작된 것은 남편이 나에게 한 말 때문이었다. “ 자기는 너무 말을 심하게 해. 자기 말에 상처받았어.”라는 말을 듣고나서이다. 난 내 감정대로 막 퍼부은 말들이 남편에게는 상처가 됐던 것이다. 오히려 말없는 남편은 내게 말로 상처준 적이 없었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책 앞부분에 자가 진단 테스트가 있다. 나는 어떤 배우자인가를 아내입장, 남편입장에서 체크해보는 것이다. 100점 만점 중 나는 45점, 남편은 56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40~69점까지는 나름대로 괜찮은 수준이라고 한다. 역시 말없는 남편보다 말많은 내가 점수가 적었다.
나는 늘 말없는 남편을 왜 말을 안하냐고 구박했는데 잘못은 내가 더 많았다는 걸 알게 됐다. 중요한 것은 대화의 양이 아니라 질인 것을.
이 책은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대화하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정말 일상적인 부부 간의 대화이다. 먼저 무심코 말하기에는 서로의 차이를 몰라 생기는 잘못된 대화를 예로 보여준다. 부정적인 사례는 단계에 따라 ‘본성대로 판단하기’, ‘자기중심적으로 말하기’, ‘공격적으로 말하기’, ‘무관심하기’의 4단계로 나뉜다. 나 스스로도 늘상 저지르는 잘못이다.
그 다음에는 남편과 아내의 입장에서 배우자에게 상처준 말들을 달리 생각해보는 부분이 있다. 서로가 몰랐던 부분이 많다. ‘어, 뭐 그런걸로 상처받아.’ 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가장 사랑하는 배우자에게 상처를 준다면 하지 말아야 한다. 상처주지 않으면서 어떻게 마음을 표현할지를 생각할 기회를 준다.
배려하여 말하기는 긍정적 사례로 ‘마음 다가가기’, ‘마음 열기’, ‘마음 읽기’ 의 순서로 해당하는 대화에서 그 의미를 설명해준다.
아내입장이든 남편입장이든 서로가 배려하고 마음을 읽어준다면 부부 사이가 더욱 좋아지리라 믿는다. 말하는 기술보다 더 중요한 건 듣는 기술이라고 한다. 내가 먼저 남편의 말 속에 담긴 마음까지 읽어낼 수 있는 아내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남편에게 말해줘야겠다. “여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