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꼭 봐야 할 100점의 명화 - 내셔널 갤러리에서 테이트 모던까지
제프리 스미스 지음, 안혜영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이 주는 감동은 무엇일까? 사실 내게 예술은 먼 나라의 얘기처럼 낯설은 분야이다. 그러나 유명한 명화들을 볼 때면 단순히 바라보는 것이 좋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게 바라보는 것이 예술 감상의 시작이 아닐까.

런던에서 만나는 100점의 명화는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미술 애호가들을 염두에 두고 선정한 작품들이라고 한다. 저자는 런던에 있는 수많은 작품 중 미술사적으로 가치 있는 작품 100점을 갤러리 별로 소개하고 있다.  내셔널 갤러리나 테이트 브리튼, 코톨드 인스티튜트 갤러리, 덜위치 픽쳐 갤러리, 에스토릭 컬렉션, 켄우드 하우스, 존 소안 경 박물관, 테이트 모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 월리스 컬렉션에 대한 설명과 찾아가는 길, 입장료, 개장시간, 부대시설 등에 대한 설명이 있고 그 곳에 소장된 명화에 대한 작품 설명이 되어 있다.

솔직히 미술 교과서 이외에는 명화를 본 적이 없는 초보에게는 너무나 친절한 책이다.

저자인 제프리 스미스는 미술사 전문가로서 40여 년간 미술관을 돌며 견문을 넓혔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미술관을 보며 예술이 생활 속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수의 미술관과 입장료가 무료인 곳도 있으니 시민 누구나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여건이 되어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솔직히 미술관은 특정한 예술가, 전문가들을 위한 곳이란 생각에 쉽게 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미술 작품에 대해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화가는 낯설지만 훌륭한 그림은 친근한 느낌을 주었다.

많은 작품들 중에 엘리자베스 루이즈 비제 르브룅의 밀짚모자를 쓴 자화상은 너무나 아름답다. 화사한 전체적인 모습과 뭐라고 말할 것 같이 입술을 살짝 벌린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 렘브란트의 두 개의 원이 있는 자화상은 얼굴에 드리운 명암 속에 심오한 표정이 눈길을 끈다. 뒤에 그려진 두 개의 원모양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화가의 정신 세계를 상징하는 것이지 않나 하는 짐작을 해보았다.

이브 클라인이나 마크 로스크의 작품은 색채로만 표현한 단순한 형태의 순수한 추상미술이라고 하는데 화가의 심오한 의도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저 그림은 무슨 느낌인지 잘 모르겠다. 예술이란 그런 다양한 표현의 시도라는 점에서 한참 바라보았다.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그림이 좋다는 단순한 초보 감상가로서 초상화, 자화상 등의 그림이 좋았다.

직접 런던을 방문한다 해도 이런 좋은 작품이 모두 전시되지는 않기 때문에 사진으로나마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맞는 말이다. 예술을 모르는 초보의 눈에는 왜 이 그림이 다른 것보다 뛰어난 작품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그러나 모른다고 외면하기에는 예술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은 큰 것 같다.
예술은 몰라도 예술을 느낄 수는 있다. 그러나 예술을 알게 되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많은 분들도 이 책을 통해 훌륭한 예술 작품을 즐기시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0초의 매직, 닉네임
노장오 지음 / 더난출판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인터넷 문화가 확산되면서 네티즌은 누구나가 닉네임을 갖게 되었다. 자신의 실제 이름보다 닉네임이 더 익숙하게 된 것이다. TV 프로그램에서도 특이한 닉네임을 가지고 질문하는 코너가 있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오드리 헵번은 오드리 햇반,  안젤리나 졸리는 안젤리나 졸려, 하얀 마음 백구는 야한 마음 백구로 살짝 바꾼 것만으로 웃음을 유발한다.

백 마디 말보다 기억되는 한마디, 닉네임으로 홈런을 쳐라!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 사람이건 상품이건 기억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한다.

기억되고 싶다면 숙명적으로 주어진 첫번째 이름에서 벗어나

세상을 사로잡을 두 번째 이름을 가져라!

이토록 닉네임의 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저자 노장오란 사람은 바로 국내 최초의 네이밍 전문회사인 인워드 브랜딩 대표로 이름 짓는 일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직업 자체가 새롭고 재미있게 느껴진다. 저자 본인이 자신의 직업을 유쾌한 놀이로 생각한다는 점이 부럽기도 하고 그런 의식의 전환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자주 접하게 되는 다양하고 유명한 브랜드 스카이라이프, 싸이언, 꿈에그린 등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정말 잘 만들어진 브랜드는 듣는 순간 그 상품 이미지가 떠올려질 만큼 기억에 오래 남는다.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도 상품을 히트시키기 위해 브랜드의 이름이 중요하듯이 개인도 각자의 가치를 알리고 높이기 위해서는 닉네임을 활용한 전략이 효과적임을 알려준다.

예전 같으면 자신의 본래 이름이 맘에 안 들면 작명소를 찾아야겠지만 이제는 본래의 이름보다 자신의 개성에 맞는 닉네임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게 된 것이다. 물론 원래의 이름이 혐오감이나 부정적인 이미지를 주는 것이라면 개명을 고려해야겠지만 말이다.

이 책에서는 닉네임이 주는 효과를 알기 쉬운 예시를 통해 설명해 주고 있다. 우리가 활용해 볼 수 있는 것은 직장 생활에서나 가게 이름을 지을 때 혹은 인터넷 상에서 좋은 닉네임 활용법이다.

 좋은 닉네임이란 무엇일까?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 그래서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수 있다면 매우 좋은 닉네임이다.

나 역시 인터넷을 통해 많은 닉네임을 접하면서 유머와 개성이  담긴 것이 기억에 남는다. 반면, 성인군자식 닉네임은 좋은 의미를 담고 있긴 하지만 뭔지모를 거부감이 든다. 생면부지인 것은 똑같지만 닉네임이 주는 이미지만으로 호감과 비호감으로 나뉘는 것이다.

요즘 능력 있는 사람은 성실하고 우직한 이미지보다는 개성 있고 톡톡 튀는 이미지를 갖는다. 그만큼 생각이 자유롭고 창의적인 사람에게 성공의 기회가 많다고 볼 수 있다. 성공을 위한 자기 암시처럼 멋진 닉네임으로 자신을 변화시킬 때이다.

이 책을 다 읽은 뒤 고민에 빠졌다. 과연 나의 닉네임을 무엇으로 바꿀 것인가?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해내는 닉네임의 발견을 위해 곰곰이 상상의 나래를 펴본다.

문득 이 책의 출판사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더난출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우 올림 - 황대권의 신앙 편지
황대권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0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바우 황대권님의 <야생초 편지>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그 분의 글입니다. 야생초에 대한 그 분의 특별한 사랑과 관심이 마치 소외된 계층에 대한 연민처럼 느껴졌습니다. 단순히 야생초에 대한 이야기뿐이었지만 우리가 그냥 잡초라고 부르며 무참히 밟고 뽑아버리던 야생초를 고귀한 생명으로 대하는 마음에 감동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들 중 소중하지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을까요? 바우님의 편지를 읽으면서 그 분의 따스한 마음이 신앙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바우님이 영세를 받고 신앙 생활을 하게 도움을 주었던 디냐 자매님과의 편지를 엮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른 살 나이에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십삼 년 이 개월 동안 감옥 생활을 하는 동안 신앙적인 소통을 하였던 디냐 자매님과의 서신입니다. 우리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깊고 깊은 사랑의 관계라는 생각이 듭니다.

바우님도 한 서신에서 사랑하는 디냐 자매님께라고 쓰고 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신앙을 통한 나눔을 뜻합니다. 서로 간의 편지를 통해 신앙의 본질과 자세를 잃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는 두 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제목처럼 신앙 편지라서 자칫 신앙과 무관한 분들에게는 지루한 종교 이야기로 치부될 수도 있겠지만 부디 그런 편견을 버리고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우리 나라를 망치고 있는 것이 이런 편견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적으로 아는 것은 별로 없지만 남과 북의 정치적 대립으로 우리 머리 속에도 삼팔 선이 그어져 있지 않나 싶습니다. 내 편이 아니면 무조건 적으로 치부해버리는 현실처럼.

바우님이 감옥 생활 중에 믿은 것은 하나의 종교를 넘어선 깨달음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신앙인이라고 말하기 부끄러운 신앙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의 종교관을 말하자면 종교는 믿는 수단일 뿐 신에 대한 믿음은 하나라는 생각입니다. 무얼 믿느냐보다는 어떻게 살고 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신이 우리에게 생명을 주고 사랑을 주었듯이 우리도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 대해 사랑할 수 있다면, 그렇게 살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천국일 거라고 말입니다. 이 세상은 온통 자신과 다른 것에 대해 다투기 때문에 어지럽습니다.

바우님 자신도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치욕적인 고문과 오랜 감옥 생활을 하면서 분노와 절망을 느꼈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그러나 바우님은 그들에 대한 증오심이나 복수심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다고, 이상하게도 고문을 당하면서 그들이 밉기 보다는 가여웠다고 말합니다. 어쩌면 그들은 이미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일 테니.

바우님이 말하는 신앙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겨나는 온갖 감정과 일들을 사랑으로 승화시키는 것입니다. 바우님이 디냐 자매님께 보낸 편지만으로 엮여 있어서 디냐 자매님의 글은 볼 수 없지만 분명 바우님의 글처럼 따뜻함이 있을 거라 믿습니다.
종교는 신과 인간의 관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바우님의 서신을 보며 그 분이 말하는 신앙에 공감하게 됩니다. 인간에 대한 깊은 통찰은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부당하고 절망적인 삶에서 희망을 끌어올리는 바우님의 모습을 보며 많이 부끄러웠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바우님은 육체적으로 감옥에 갇혀 있을 망정, 정신과 마음은 누구보다 자유인이었습니다. 어쩌면 우리야말로 자기애, 이기심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름다운 삶에 대해 생각하게 해 준 바우님과 디냐 자매님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픈 북 - 젊은 독서가의 초상
마이클 더다 지음, 이종인 옮김 / 을유문화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마이클 더다는 누구인가? 사실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미국 최고의 서평가로서 1993년 그의 서평들에 대하여 퓰리처 상을 받았고 <오픈북>은 2004년 오하이오나 도서상을 받았다. <오픈 북>은 마이클 더다의 인생 속 책 이야기이다.

부제가 젊은 독서가의 초상이다. 독서가라고 불릴 정도면 어느 정도의 책을 읽었을지 궁금한 것이 일반적인 호기심이다. 그러나 그의 삶을 보면 책의 양만큼이나 책에 대한 열정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군다나 그가 읽은 책 목록을 보면 수준이 상당해서 또래에 비해 조숙하지 않았나 싶다. 그가 어떻게 책 읽기의 황홀한 세계에 빠진 걸까?

역시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 어머니 품 속에서 편안히 책을 읽던 유아 때의 쾌감이 강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민 노동자였던 부모님과 세 명의 여동생, 여섯 명의 식구가 살기에 넉넉치 않았던 살림이라 더다의 독서광적인 기질은 그다지 환영 받지 못했던 모양이다. 오히려 아버지는 책에 푹 빠져 있는 더다에게 차라리 밖에 나가 공을 차던지 뭘 만들라며 다그쳤다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책읽기만 좋아하는 내성적인 소년이 걱정스러웠을 것이다. 그런 부모의 걱정과는 달리 미국 최고의 서평가가 된 것을 보면 미쳐야 미친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직업으로 택했으니 말이다.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에 대해 행복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분노와 경멸, 뚱뚱하고 근시이며 운동을 잘 못한다는 열등감과 내성적인 소년에게 현실은 환상적이지 않았다. 그가 소년 시절 탐닉했던 SF소설이나 모험 이야기들,  책은 소년에게 희망이며 꿈이었을 것이다.

수줍고 어리숙하던 소년이 지적인 눈빛을 빛내게 된 것도 책을 통해서였고, 오만하지만 당당한 자존심을 내세울 수 있었던 것도 책 덕분이었다.

오래 전 그의 아버지는 경고하곤 했다. 독자는 글을 읽는 사람이고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야. 그래서 그는 일기를 쓰기 시작했고 글을 쓰게 되었다. 지금 그는 여전히 자신을 독자라고 생각하지만 남은 나날들은 작가로서 쓰이길 바라고 있다. 모든 작가는 훌륭한 독자가 아닐까. 아버지의 경고는 잔인했지만 내면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는 것도 아버지 인생을 제대로 읽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책은 다양한 인생을 보여준다.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값진 것 중 하나가 바로 독서일 것이다. 나 역시 내성적인 성격 탓에 책읽기가 즐거운 취미였고 책은 좋은 친구였다. 마이클 더다의 책 사랑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책이 주는 즐거움에는 공감할 수 있었다.

<오픈 북>은 마이클 더다의 자서전이라기보다는 책을 위한 책이다. 마이클 더다의 인생이 곧 책이란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자신의 어린 시절에 책들이 가져다 준 즐거움과 책들을 발견하게 된 과정, 책들에게서 얻은 느낌, 책들이 꿈과 성격에 미친 영향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읽은 책들이 삶 속에 스며들어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이다. 그에게 좋은 책은 너무나 사랑했던 연인을 회상하듯 감회에 젖게 만드는 것 같다. 너무나 매력적이어서 사랑할 수 밖에 없는 그의 책들.

그의 글을 보고 있으면 그 책들을 정말 읽고 싶어진다.

그는 최고의 서평가에서 최고의 작가를 꿈꾸고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마음 한 편에 책을 쓰고 싶다는 열망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 자신의 책과 사랑에 빠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 이 가을, 책과 사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자의 품격
가와기타 요시노리 지음, 황선종 옮김 / 창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인생 선배로서 남자가 말하는 품위 있는 남자란 무엇일까?

품격이란 사전적 의미로는 사람 된 품성과 인격을 말한다. 그러나 이 책에서 의미하는 품격이란 인생을 멋지게 사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해 주고 있다.

나오키 상을 수상한 이주인 시즈카는 품격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품격이란 눈 앞에 있는 것을 서둘러 집지 않는 것이다.

, 인생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매력적이며 품격이 우러나온다는 것이다. 삶을 즐기는 느긋한 여유, 마음가짐이 남자의 품격과 품성을 갈고 닦아 준다는 저자의 말에 백 번 공감한다. 이런 삶의 자세, 품격이 어디 남자에게만 해당 되겠는가 싶다.

일본이나 우리 나라나 현대인들은 바쁘고 여유 없는 생활에 심신이 지쳐 있다. 뭔가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고 있지만 늘 조급하고 허전한 남자들에게 가와기타 요시노리는 명쾌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남자들이여, 품격 있는 인생을 살아라!

여자인 내가 이 책에 관심을 갖은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품격 있는 남자를 싫어할 여자는 없으니 말이다. 단순한 호기심에 이끌려 첫 장을 펼쳤다. 작가가 바라볼 때 요즘 남자들에게 부족한 것은 삶을 즐기는 마음이라고 했다. 구체적으로 일, 가정, 연애, 취미, 미학, 인생관 등 각 주제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다만 여자 입장에선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다. 예를 들면,

 ……하지만 남자는 다르다. 아무리 저속하게 놀아도, 쓴맛 단맛을 다 경험해도 거기에서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자세만 갖추고 있으면 결과적으로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된다..

남자니까 괜찮다라는 성차별적인 시각은 시대에 뒤떨어진 고루한 생각이다. 인생을 즐기는 것은 각자의 자유지만 책임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솔직히 인생을 즐기며 살자는 의도는 매우 긍정적인 충고지만 남자니까 어느 정도의 탈선은 용서가 된다는 식의 사고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결혼한 몸으로 연애를 즐기려면 아내와 애인을 고를 때 실패하지 않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여자들과 교제하며 온갖 경험을 쌓고 그런 능력을 몸에 익혀야 한다……

정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결혼과 연애를 별개로 생각하고 이중 생활을 즐기란 말인가. 그러면서 본인은 그걸 원하지만 이런 생활을 하기가 어려운 이유를 아내가 묵인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좋은 아내와 따뜻한 가정이 있고 거기다 가정을 파괴하지 않는 연애 상대가 있으면 더욱 좋다는 생각. 물론 남자들의 속마음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이런 충고는 적절치 못하단 생각이 들었다. 설사 남편이 다른 여자를 만나도 묵인하는 부인이 있고 유부남을 만나는 여자가 있다 해도 그런 관계를 건전하고 행복하다고 말 할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약 자신의 아내가 그런 연애 관계를 즐긴다 해도 아무런 질투심이 생기지 않는지, 그러고도 아내를 진정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마음에 한 사람을 담기에도 벅찬 나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다.

어쩌면 작가 자신이 73년 간의 삶을 통해 얻은 경험담일 수 있다. 바르게 사는 것이 때론 지루하게 느껴져서 일탈을 꿈꾸고 다른 남자들에게 인생을 즐기라고 충고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85세의 나딘 스테어라는 사람이 쓴 시 <인생을 다시 산다면>처럼

 인생을 다시 산다면

다음 번에는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

긴장을 풀고 몸을 부드럽게 하리라.

이번 인생보다 더 우둔해지리라.

가능한 한 매사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보다 많은 기회를 붙잡으리라……

< 남자의 품격 >은 남자의 시각이다. 남자들이 원하는 멋진 인생이다. 어차피 여자인 내가 사는 인생과 다르다고 따질 필요는 없다. 싱겁게도 이 책은 남자들을 위한 책이란 점을 잊고 있었다. 누구든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하지만 받아들이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현명한 사람은 눈 앞에 있는 것을 골라 잡을 줄 안다.

 자신의 삶을 당당하게 즐겁게 여유 있게 살아라. 자기 나름의 품격을 갖춰라.

품격은 향기와 같다. 아름다운 삶에서 묻어나는 향기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