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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은 방 ㅣ 박노해 사진에세이 4
박노해 지음 / 느린걸음 / 2022년 1월
평점 :
시집 한 권으로 시작해, 지금은 박노해 시인의 책들을 한 권씩 차근차근 읽어나가고 있어요.
《내 작은 방》은 박노해 시인의 사진에세이 시리즈 네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이 너무 많았는데, 비단 이 책만이 아니라 모든 책들이 그랬네요. 그래서 문장들을 노트에 적어가며 마음에 새기는 노력을 했어요.
"살아있는 동안 한 인간이 나를 감싸주는 것은 내 작은 방이다.
지친 나를 쉬게하 고 치유하고 성찰하고 사유하면서 하루하루 나를 생성하고 빚어내는 내 작은 방.
우리는 내 작은 방에서 하루의 생을 시작해 내 작은 방으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고 앞을 내다본다.
그곳에서 나는 끊임없이 새롭게 재구성되고 있다." (9p)
물리적인 공간이면서 심리적인 안식처인 '내 작은 방'이 왜 필요한지, 그걸 알고나면 각자 마음의 방을 환하게 밝힐 수 있을 거예요.
솔직히 무엇을 느꼈고, 어떤 것을 배웠다고 말하는 것보다 박노해 시인의 문장을 읽어주는 것이 이 책의 가치를 보여주는 확실한 방법인 것 같아요.
"'어찌할 수 없음' 투성이인 우리 인생에서 내가 '어찌할 수 있고' '어찌해야만 하는' 것은 내 마음 하나다. 모든 것의 시작이자 목적지는 내 마음의 빛이고, 내 마음의 방으로부터다." (15p)
마지막으로 <내 마음의 방>이라는 시를 읽으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켰네요.
내 마음의 방
지상에 집 한 채 갖지 못한 나는
아직도 유랑자로 떠다니는 나는
내 마음 깊은 곳에 나만의 작은 방이 하나 있어
눈물로 들어가 빛으로 나오는 심연의 방이 있어
나의 시작 나의 귀결은 '내 마음의 방'이니.
나에게 세상의 모든 것이 다 주어져도
내 마음의 방에 빛이 없고
거기 진정한 내가 없다면
나는 무엇으로 너를 만나고
무슨 힘으로 나아가겠는가.
이 밤, 사랑의 불로 내 마음의 방을 밝히네.
(11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