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밈코인 하고 자빠졌네 - 인생 역전 대박 코인 레퍼토리
눈먼시계공 지음 / 여의도책방 / 2024년 10월
평점 :
인생 역전 대박 코인 레파토리!
선뜻 관심이 가는 주제는 아니지만 '눈먼시계공'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더라고요.
《밈코인 하고 자빠졌네》는 '눈먼시계공'이 만 배 오른 밈코인으로 롤렉스 13개의 주인이 된 이야기라고 하네요.
저자가 실명 대신 '눈먼시계공'이란 닉네임을 쓴 이유는, 아마도 본인 의지로 쓰게 된 책이 아니라 출판사의 끈질긴 설득 끝에 완성된 책이라서가 아닐까 싶어요. "난 시계를 수집해. 롤렉스가 열세 개 있어. 부자냐고? 어떤 기준으로는 부자지. 어떻게 돈을 모았냐고? 코인으로. 지금부터 그 얘기를 할 거야. 나같이 쥐뿔도 없고 배움도 짧은 놈이 어떻게 눈먼 돈을 벌었는지. 사실 난 돈 번 놈들이 돈 번 자랑하는 게 제일 싫어. 근데 나도 그짓을 하고 있네. 이건 다 출판사 때문이야. 출판사 말이, 눈먼 돈 그렇게 벌었으면 좀 풀라는 거야, 사람들한테. 헉. 띵 하고 뭐가 오더라고. 내 얘기를 듣고 밈코인이다 코인을 시작한다면 말야, 이거 하나는 알고 들어와. 돈이 쉽게 벌리지 않아. 난 운이 따랐지. 혹시 들어봤나. 도지코인. 코인판에서도 도지코인은 별종이야. 얘가 내 첫 번째 롤렉스를 사줬어." (5p)
이 책은 밈코인의 시작인 도지코인의 탄생부터 밈의 세계가 무엇인지, 밈코인의 전략 전술까지, '눈먼시계공' 특유의 말투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코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쭉 읽다보면 저자의 말투에 익숙해지면서 조금씩 코인의 세계를 이해하게 될 거예요. 어려운 용어는 하나도 없고, 그냥 수다를 떨듯이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어서 흥미로운 밈코인의 세계로 빠져들 수도 있어요.
"비트코인은 2008년에 나왔어요. 사토시 나카모타라는 가명을 쓰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전해져. 비트코인은 아주 요상한 기술을 부려. 코인 발행량을 2100만 개로 묶어놨거든. 누가 무슨 짓을 해도 비트코인은 2100만 개만 존재해. ... 도지코인은 이걸 역이용한 거야. 도지코인은 무한히 발행되거든. 도지코인은 2013년 12월 6일 탄생한 암호화폐로, 처음에는 단순한 농담으로 시작됐어. 소프웨어 엔지니어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는 비트코인의 복잡성과 진지함을 희화화하기 위해 도지코인을 만들었고, 일본 시바견의 사진을 이용한 인터넷 밈인 '도지[Doge]'를 마스코트로 삼았어. 도지코인을 만든 사람들은 이 코인이 이렇게 성공할 거라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그 증거로 개발자들 자신이 현재 도지코인을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아. 다시 말해서 도지코인은 실수로 성공한 거지. 실수가 성공을 만든 거야. 애초에 비트코인을 비트는 게 목적이었고, 비트코인이 성공을 하니까, 그걸 비튼 도지코인도 주목을 받게 된 거라고." (16-17p)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래저래 듣는 얘기가 많은데, 밈코인은 아는 게 전무하다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배우는 입장으로 읽게 되더라고요.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퍼져나가는 밈이라는 현상이 코인의 세계까지 접수할 줄은 몰랐네요. 태생적으로 밈은 사람들이 즐기기 위해 만들어진 문화적 현상이기 때문에 밈코인 역시 똑같이 즐기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네요. 여러 사람들과 재미를 위해 밈 이미지를 만들고, 그 밈으로 코인을 만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 돈을 벌겠다는 흑심을 품고 밈코인에 달려들면 쪽박, 밈코인 문화 코드를 이해하고 진심으로 그 속에 흠뻑 빠져들면 대박이라는 거예요. 최근 코인 사기 범죄가 극성을 부리면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저자도 바로 그 점을 우려해서 사기와 마케팅의 차이점을 설명해주네요. 테라-루나 사태를 만든 장본인 권도형에 대해 언급한 부분을 보면 그가 남들보다 월등히 뛰어나서 돈을 번 게 아니라 기회에 올라 탄 것을 본인의 능력처럼 과시한 결과라고, '절제하지 않고 깝쳤다'라고 표현하고 있어요. "영광의 시간은 짧아. 영원하지 않아. 밈코인으로 대박도 나기 전에 왜 초 치는 소리를 하냐고? 대박 났을 때를 대비하지 않으면 대박이 쪽박 돼. 밈코인은 즐기는 거라서, 놀다가 대박이 나는 수가 있어." (193p) 그래서 저자는 본인의 성공을 '운'에 돌리면서, 밈코인으로 돈 버는 방법만큼이나 즐기는 태도를 강조하고 있어요. 돈을 좇지 말고 마음을 따르라는 조언, 이것이 핵심이 아닐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