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는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 - 멘델에서 합성생물학까지, 유전자를 다시 읽다
김훈기 지음, 전방욱 감수 / 동아엠앤비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

유전자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는 걸까요. 한때 체형, 성격, 지능은 물론이고 특정 질병의 발생 가능성까지 모든 생물학적 특성이 유전자로 정해져 있다는 믿음이 통념처럼 퍼져 있었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대 과학은 유전자 결정론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냈네요. 유전자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던 시절에는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본질적인 뭔가가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믿음이 꽤나 그럴 듯한 얘기였고, 그로 인한 오해와 편견이 사회문제로 변질되기도 했네요. 과거의 오류를 바로잡는 것이 과학의 힘이죠. 최신 유전자 연구 성과를 포함한 유전자에 대한 책이 나왔네요.

《DNA는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는 자칭 '과학기술 커뮤니케이터'이자 홍익대학교 교양과 김훈기 교수의 책이네요.

이 책은 저자가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2013년 발간된 『내 생명의 설계도, DNA』 의 후속작이라고 하네요. 우선 유전자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수백 년에 걸친 과학계의 치열한 탐구 여정을 소개하고, 과학계 성과를 바탕으로 진행되어 온 공학적 응용과 사회적 인식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네요. 과학계에서 유전자의 정의는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고 하네요. 과학자들은 DNA 내에서 단백질을 생성하는 정확한 부위를 밝히는 데 주목했고, 이 과정에서 '유전자 = DNA'라는 인식이 더 이상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지기 시작했네요. 유전자의 개념은 DNA에서 단백질을 생산하는 특정 부위라는 것, 즉 '유전자 = 코딩 DNA의 염기서열'이라서 과학계에서 여러 용어로 불리지만, 이 책에서는 '코딩 DNA'라고 표현했네요. 여기서 코딩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정보를 암호화해 담고 있다는 뜻이고, 반면 단백질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거나 혹은 없어 보이는 나머지 영역은 '논코딩 DNA'로 구분하네요.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완료되면서 유전자의 정체는 결코 섣불리 판단할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네요. 인간의 염기서열 전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해도 이 정보가 다양한 인간의 염기서열을 대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여전이 남아 있네요. 인간게놈프로젝트는 기존의 유전학(genetics)에서 유전체학(genomics)으로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전환점이 되었는데, 여기서 '체학'은 전체를 포괄하는 학문이란 뜻의 영어 접미사 'omics(오믹스)'를 번역한 말이네요. 개별 유전자의 기능 분석을 넘어 유전자 간 네트워크를 규명하는 유전체학에서 출발한 다양한 오믹스 연구는 인간 유전 질환의 원인 규명에 큰 진전을 이뤘네요. 현대 과학계의 최우선 과제는 여전히 질환의 유전적 원인을 밝히는 일이지만 인류의 유전 정보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즉 인간게놈프로젝트에서 파생될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논의가 필요하네요. 저자의 말처럼 유전자는 더 이상 물질적 존재에 머무르지 않고 추상적인 사회화된 개념으로 정착하기 시작했고 사회적 논의와 합의를 요하는 주요 과제가 되었네요. 우리를 완성하는 것은 타고난 유전자 자체가 아니라 유전자와 환경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이며, 크리스토 유전자 편집 기술이나 합성생물학 같은 현대 생명과학 기술은 인간이 직접 생명을 설계하고 조작할 수 있는 시대로 이끌었네요. 이제 우리는 생명과학의 발전이 가져온 생명 윤리 문제와 인간의 정체성, 그리고 사회적 책임에 대해 따져봐야 할 때인 것 같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 - 인류학적 오답 연구
다크모드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남의 얘기는 쉽게 떠들지만 금세 잊어버리죠.

하지만 '당신'의 이야기라면 어떨까요. 드라마 속 주인공에게 몰입하듯이, 우리를 역사의 장면 속으로 초대하는 책이 나왔네요.

《알면 잠 못 드는 위험한 인문학》는 유튜브 지식 채널 <다크모드>를 운영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다크모드의 책이네요. 저자는 우리 인류는 똑똑하고 영리한 종인데 왜 같은 방식으로 실패를 반복하는지를 묻고 있어요. 그래서 이 책은 '인류학적 오답 연구'라는 부제를 달고 있네요. 여기엔 시대도 장소도 다른 이야기들을 네 개의 장으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어요. 고대 로마의 법정부터 베트남 전쟁의 한복판까지, 흥미롭게도 저자는 모든 이야기를 '당신'으로 시작하여 이럴 때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묻고, 끝에는 '인간의 오류'를 깔끔하게 정리해주네요.

인류의 역사를 위대한 진화의 과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실제로 그 과정을 깊이 들여다보면 거듭된 실패 속에서 겨우 살아남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 책은 바로 인류가 저지른 오답을 추적하여 그야말로 다크모드로 풀어내고 있네요.

첫 번째 장의 주제는 '형벌'이며, 한 사회가 죄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인간은 정의를 말하면서 어디까지 폭력을 정당화해 왔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과거의 형벌들을 보면 너무 끔찍해서 인간의 본성을 의심하게 만드네요.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싶네요. 물론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여전히 야만의 권력이 작동하고 있지만 말이죠. 형벌이 한 사람의 몸을 다루는 장치였다면, 두 번째 장의 주제인 '감옥'에서는 통제가 어디까지 인간을 바꿀 수 있는지, 그리고 국가가 인간을 어떤 방식으로 다루려 했는지를 보여주네요. 당신이 감옥의 설계자라면? 이 질문에 쉽게 답하기는 어렵네요. 단순히 가두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교정할 수 없고, 그저 사회로부터 위험 요소를 격리하는 차원이라면 너무 비효율적이니까요. 세 번째 장의 주제인 '완전범죄'에서는 완전범죄를 꿈꾼 사람들이 어떻게 무너졌는가를 보여주는 내용이네요.

"우월감의 오류는 이런 구조다. 자신은 틀리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 순간, 틀릴 가능성 자체를 계산에서 지워버린다. ··· 이건 단순히 지능의 문제가 아니다. 전제의 문제다. '나는 그런 실수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는 믿음, 누구에게나 있다. 이런 오류는 낯선 것이 아니다. 챕터 1에서 형벌의 설계자들이 '이 절차는 완벽한 정의의 실현이다'라고 믿었을 때, 챕터 2에서 ADX의 설계자들이 '이 격리는 흠잡을 데 없다'고 결론 내렸을 때, 작동한 것도 같은 회로다. 완벽하다는 확신이 점검을 멈추게 하고, 점검이 멈춘 자리에서 가장 단순한 균열이 시작된다." (167-168p)

저자의 의도가 명확하게 전달됐네요. 인간은 원래 완벽하지 않은 존재라는 것, 그러니 인류의 오답 노트를 통해 역설적으로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거죠. 네 번 째 장의 주제인 '전쟁 무기'는 가장 대표적인 인류학적 오답이라는 것을 보여주네요.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쪽에서 전쟁을 일으키고, 정교한 무기를 개발하여 승리를 설계하지만 우리가 이미 역사에서 봐 왔듯이 전쟁의 승자는 아무도 없었네요.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는 전쟁, 그것이 인류가 가장 어리석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네요. 인류의 역사가 지닌 이면, 진짜 어두운 뒷이야기에서 교훈을 얻는 시간이었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F1 더 오피셜 히스토리 - F1®의 시작과 현재를 기록한 유일한 공식 히스토리 북
모리스 해밀턴 지음, 박지혜 옮김 / 잇담북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영화 <F1 더 무비>를 계기로 포뮬러 원의 매력에 빠져든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F1 규정이나 전문용어 등 사전 지식이 없는 일반 관객들도 박진감 넘치는 레이싱 액션을 보며 속도감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네요. 영화뿐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F1, 본능의 질주' 역시 2019년 첫 공개된 이후 2026년 현재 최신 시즌까지 공개되면서 세계 최고 모터스포츠 포뮬러 원의 치열한 경쟁과 비하인드 스토리로 생생한 스포츠 드라마를 보듯 즐길 수 있어서 F1에 대한 관심과 팬덤이 확장되고 있는 것 같아요.

《F1 더 오피셜 히스토리》는 F1의 시작과 현재를 기록한 유일한 공식 히스토리 북이라고 하네요.

저자 모리스 해밀턴은 영국 모터스포츠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방송인, 작가로서 수십 년간 F1 현장을 직접 누비며 취재해 왔고, 이 책은 F1의 모든 역사를 오롯이 되살려낸 유일한 공식 F1 역사서라는 점에서 F1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특별한 책이 될 것 같네요.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주관하는 F1 월드 챔피언십은 실버스톤 영국 그랑프리에서 1950년 조지 6세 국왕과 엘리자베스 여왕의 참관 아래 성대한 시작을 알렸지만 그랑프리 대회의 실제 운영은 모든 방면에서 초보적인 수준이었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1950년대의 원초적인 레이싱부터 2020년대 정확히는 2023년 하이브리드 머신까지 모터스포츠 세계의 방대한 역사를 생생한 증언과 사진을 통해 보여주고 있네요.

윌리엄스 팀의 공동 설립자 로스 브라운은 서문에서, "포뮬러 원 업계에 몸담은 이래로 내가 직접 목격하고 경험한 가장 인상적인 변화는 바로 전문성의 비약적인 발전과 팀 규모의 눈에 띄는 성장이다.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그 변화를 크게 실감했다. 당시 나는 포럼의 연사로 참여했는데, 주최 측이 나를 소개하면서 내 커리어의 각 단계를 보여주는 사진을 시간 순서대로 띄워주었다. 내가 F1에서 처음 맡은 역할은 1977년 새롭게 출범한 울프 팀의 기계 기술자였다. 당시 팀 단체 사진에는 나를 포함해 총 15명뿐이었다. 기계 기술자 몇 명과 차량 제작자 한두 명 그리고 조수 몇 명이 전부였다. 그게 전체 팀 구성이었지만, 그해 울프 팀은 첫 우승을 달성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된다. 오늘날 메르세데스와 같은 상위 팀은 엔진 부서를 포함해 약 1400명에 이르는 인원이 팀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업게에서 목격한 가장큰 변화이다. F1의 상업적 성공과 전 세계적인 인기가 이 같은 변화를 불러왔다." (9p) 라며 70주년을 맞이한 F1과 여전히 함께해 온 소회를 밝히고 있네요.

모리스 해밀턴은 실버스톤의 원초적인 레이싱부터 최첨단 하이브리드 머신에 이르기까지, 속도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기술, 공학적 발전 과정을 심도 있게 조명하면서 영광스러운 챔피언들의 이면에 있었던 목숨을 건 위험과 비극적인 사고들을 다룸으로써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규정이 어떻게 바뀌었고 안전 사항이 의무화되었는가를 알려주네요. 엔지니어들의 치열한 기술 전쟁 속에서 공학적 진화와 비극을 딛고 발전해 온 안전의 역사가 놀라웠네요. 각 챕터마다 전설적인 드라이버, 핵심 인물, 극적인 사건, 규칙의 변화를 심층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스포츠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네요. F1 공식 조직의 독점적인 자료와 협조를 바탕으로 과거의 주요 그랑프리 순간들을 담아낸 250여 점에 달하는 희귀하고 강렬한 사진들이 압도적이네요. 화려한 서킷 뒤의 70년 F1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 영화관 환상 시리즈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귀신을 보는 소녀와 인생 주마등 영화관, 반전 힐링 미스터리 재미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 영화관 환상 시리즈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죽은 사람이 눈에 보인다고?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치자, 근데 꼭 그걸 공개적으로 말해야 했니?

안타까움에 그만, 혼잣말을 하고 말았네요. 이 소설 속 주인공 구스모토 스미레 때문이에요.

《환상 영화관》은 호리카와 아사코 작가의 '환상 시리즈'라고 하네요. 원래 《환상 전기관》이라는 제목으로 2012년 4월 단행본으로 나왔는데, 전작 《환상 우체국》 마지막 부분에서 주인공 아즈사와 원령 마리코 씨가 나눈 대화가 집필 계기였다고 해요. 마리코 씨 성격에 순순히 성불할 리 없으니, 샛길로 빠진 마리코 씨 이야기를 써보자, 그 결과물인 거죠. "글쎄,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었대."라는 식으로 스포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환상 시리즈'를 소개하다 보니 마리코 씨의 정체를 밝힐 수밖에 없네요. 이번 소설의 주인공은 마리코 씨가 아니라 귀신, 유령을 보는 열여섯 살 소녀 스미레예요. 외동딸인 데다가 소꿉친구도 없고, 어른들 틈에서 자라다 보니 친구 사귀는 게 서툰 스미레는 고등학교에 입학했고, 담임 선생님이 각자 자기 소개를 준비하라는 말에, "이렇다 할 특기는 없지만, 가끔 유령을 봅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었어요. 좋아하던 나나에 이모가 돌아가셨을 때도, 이모가 새벽녘 침실에 훌쩍 찾아와 '이렇게 됐다' 하고 평소의 사무적인 말투로 인사하고 떠났습니다. 저세상으로 떠나는 바쁜 때에 일부러 저희 집까지 찾아와 주었다는 사실이 기뻐서 무섭다는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도 복도나 화장실에 가끔 영혼이 보이는데, 여러분은 어떤가요?" (42p) 라며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을 한 뒤로 왕따가 되었네요. 아무도 스미레 근처에 오지 않는 바람에 외톨이가 되었고, 학교에 가기 싫은 스미레가 등교길 전철 안에서 우연히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하게 되는데, 어쩐지 모든 게 우연이 아닌 느낌이죠. 암튼 학교에 가지 않고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점가에서 '게르마, 전기관(1903년 일본 아사쿠사에 등장한 오락 시설로 영화관의 전신)'에 들어가면서 영화관 지배인과 마리코 씨를 만나게 돼요. 낡은 영화관의 분위기가 흡사 영화 <시네마 천국, 1988>에 나오는 영사기사 알프레도와 소년 토토를 연상시키는데, 재미있는 건 영사기사가 할아버지가 아닌 잘생긴 미남 우도 씨라서 스미레가 첫눈에 반했다는 거예요. 어라, 유령 나오는 공포물 아니었나? 네, 공포물 아니고 판타지 미스터리 장르였더라고요. 여기에 반전 힐링을 더해서 흥미진진하네요. 아주 살짝 무서운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정황상 그런 것이지, 공포 영화처럼 비명이 나올 정도는 아니네요. 게르마 전기관은 평범한 극장이 아니라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곳으로 죽은 사람들이 인생의 주마등을 볼 수 있는 주마등 상영관이네요. 사실 그쪽 이야기보단 우도 씨를 짝사랑하는 스미레의 순수 로맨스 감성에 더 관심이 쏠렸네요. 무엇보다도 롤에 감긴 아날로그 필름에 빛을 통과시켜 렌즈를 통해 스크린에 영상이 맺히는 영화관,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나면서 그립더라고요. 인생의 주마등처럼 말이죠. 만약 나의 일생을 한 편의 영화로 만든다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로 완성하고 싶네요.


"신작 개봉관이든 재개봉관이든 성인 극장이든, 소규모 영화관은 이제 멸종 위기종이나 다름없어. 비디오 대여점이나 복합 영화관이 생기면서 영화관이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다고들 흔히 말하지만, 시대가 바뀌면 영화를 보는 스타일도 달라져. 그런데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아. 하지만 내가 있을 자리가 사라지는 건 역시 곤란하거든."

"우도 씨는 작은 영화관을 좋아하나요?"

"좋아해."

우도 씨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좋아한다기보다, 마음으로 거기에 내가 있을 자리라고 느끼는 거야"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근무했던 영화관들이 잇달아 문을 닫는 바람에 매번 이직할 수밖에 없었다고요. (184p)


사라져 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저는, 둘이 함께 머물 곳이 사라질 위기 상황에······.

이럴 때 아무것도 못 하다니, 그럴 순 없어요!

외고모할머니가 말씀하셨던, 극복해야 할 좌절이 바로 이것입니다!

"좋아요. 요컨대. 대안. 안달복달. 달리기······ 기, 콜록콜록······." (186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