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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가우디 - 흔들리는 나를 위로해 주는 건축 수업
유승준 지음 / 성안당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알란 파슨스 프로젝트의 가우디 앨범에 수록된 'Standing on Higher Ground (더 높은 곳에 서서)'라는 곡을 들으며 이 책을 읽었네요.
둥둥둥둥둥둥 빰빰 빠밤~ "I know the truth But I can't say And I have to turn my head And look the other way ~~"
스페인 바르셀로나 근교 몬세라트 수도원 아래쪽 절벽 틈새,'산타 코바(Santa Cova)'로 가는 길에, 올랐던 길을 되짚어 내려가며 저자는 이 노래를 들었다고 하네요. 저자는 가우디를 만나러 바르셀로나에 두 번이나 갔고, 2024년 11월부터 2026년 3월까지 가우디의 삶과 건축을 통해 위로받고 자신의 삶을 성찰한 이야기를 쓰면서 세 번째 가상 여행을 떠났다고 하네요.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이 가슴 벅차고 설렜다는, 그 마음을 느껴보고자 같은 음악을 들었네요. 1976년 앨런 파슨스와 에릭 울프슨이 결성한 영국의 전설적인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데 음색과 멜로디가 낯설지 않네요. 1987년 '가우디' 앨범은 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와 그의 대표 건축물인 사그리다 파밀리아 대성당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곡이라고 하네요. 가본 적 없는 그곳을 떠올리며 난생 처음 듣는 곡인데 둥둥둥둥 울리는 드럼 소리에 맞춰 심장이 뛰더라고요.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그에게로 이끄는 걸까요.
《내 인생의 가우디》는 유승준 작가가 가우디 서거 100주년과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 완공을 앞두고 그의 흔적을 따라 걷는 인생 여행기라고 하네요. 이 책에는 저자가 가우디를 만나기 위해 다녀온 길들을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어요. 첫 장에 바르셀로나 지도 위에 그 여정이 표시되어 있네요.
몬세라토, 레이알 광장 가로등, 카사 비센스, 구엘 저택, 마타로 노동자 단지, 산타 테레사 학교, 카사 칼베트, 벨예스구아르드, 구엘 공원, 카사 바트요, 카사 밀라, 콜로니아 구엘 성당,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까지, 가우디가 남긴 미완의 건축물을 통해 그가 평생 추구한 예술과 영성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볼 수 있네요. 가우디에게 건축은 단순한 직업이 아닌 기도이자 삶의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사그리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첫 삽을 뜬 지 14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여러 전문가들이 성당 건축을 위해 땀 흘리고 있고, 이들의 감독이자 교과서는 여전히 가우디라는 것, 모든 작업 과정에서 늘 뒤따르는 질문이 있어요. '가우디라면 어떻게 했을까?'라고요. 서둘러 뭔가를 완성하는 데에 집착하지 않고, 진정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 노력한 가우디의 철학을 되새겨보게 되네요. '더 빠르게, 더 높이, 더 많이'를 외치며 달리는 우리를, 가우디의 건축은 잠시 멈춰 세우네요. 천천히 걸으며 내가 어떻게 걸어왔고 어디에 서 있으며 어디를 향해 걸어가야 하는지... 건축의 미학 속에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게 만드는, 그야말로 인생 수업을 받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