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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묻고 고전이 답했다 - 예측 불가능하고 불안한 삶을 이기는 68가지 고전문답
김헌.김월회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3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고전이 들려주는 말을 오늘날 우리의 언어로 알기 쉽게 이야기해주는 책이 나왔어요.
단순히 고전 작품을 소개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을 철학적 질문으로 바꾸어 고전의 지혜로 풀어내고 있어요.
《삶이 묻고 고전이 답했다》는 서양 고전학자 김헌 교수와 동양 고전학자 김월회 교수의 책이에요.
우선 이 책은 크게 4개의 질문,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누가 시대를 움직이는가.', '세상은 왜 이토록 불완전한가.','앞으로 어떻게 살아 낼 것인가.'으로 나뉘고, 그 질문 아래 서른네 개의 키워드를 다루고 있어요. 내면 강화, 자존, 성장, 배움, 카르페 디엠, 언더독, 목적, 운명, 지혜, 자기 경영, 처세, 권력, 열린 마음, 안목, 분별, 품격, 혐오, 차별, 불공정, 야만, 미완성, 욕망, 가짜, 소멸, 생존, 태도, 책임, 평화, 연대, 돌봄, 인간다움, 원칙, 자기 주도적 삶이라는 키워드는 각각의 질문을 던지고 고전 속에서 답을 말해주고 있네요.
'목적'이라는 키워드에는 "반복되는 일상을 어떻게 견딜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네요. 알베르 카뮈는 <시지프 신화>에서, "산 정상을 향한 투쟁 자체가 한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우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시시포스가 행복하다고 상상해야만 한다." (83p)라고 말했고, 연암 박지원은 <능양시집서>에서, "저 까마귀를 보자. 깃털이 그것보다 까만 것은 없다. 그러다 홀연 젖빛이 감도는 금색을 띠기도 하고, 다시 진한 녹색으로 빛나기도 한다. 해가 비치면 자줏빛이 튀어나와 눈에 어른거리다가 비췻빛으로 바뀐다. 그렇다면 내가 푸른 까마귀라고 불러도 괜찮고, 다시 붉은 까마귀라고 말해도 또한 괜찮을 것이다. 그 새는 본디 정해진 빛깔이 없는데도 내가 눈으로 먼저 정해버리고 만다." (86p)라고 말했고, 송대의 대문호 소동파는 <적벽부>에서, "변하지 않는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 변하는 것은 없고,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87p)라고 말했네요. 되풀이되는 우리의 일상을 단순한 반복으로 바라보면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연암이 바라본 까마귀 깃털처럼 햇빛과의 관계에서는 다른 빛깔로 바뀌듯이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내가 다르고, 어느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매번 다른 것을 포착할 수 있어요. 그러니 우리는 변화하는 관계와 맥락 속에서 일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2500여 년 전 지중해 동쪽의 작은 나라 아테네가 거대 제국 페르시아를 어떻게 이겨냈는지를 기록한 헤로도토스의 <역사>에는 "냉혹한 관계 속에 있을수록 약자에게는 자유를 지키는 용기가 필요하다." (282p)라고 기록되어 있어요. 자유를 위해 목숨을 걸 각오로, 강자에게 당당하게 맞설 용기를 갖는다면, 그 자체가 이미 스스로 강자임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내는 힘이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네요. 인생의 큰 그림 속에서 고전은 삶의 본질적 의미와 가치를 성찰하게 만드는 설계도이자 나침반 역할을 하네요. 인간과 세상 그리고 운명에 대해 수많은 질문에 대해 고전이 내놓는 답은 단 하나뿐인 정답이 아니라 생각의 틀을 확장하고, 자신의 길을 찾도록 돕는 토대가 되어주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