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리는 습관, 죽이는 습관 - 불안과 욕심으로 소모되지 않는 건강한 인생 수업
조승우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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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건강한 삶을 위해서 몸과 마음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알려주는 책이 나왔어요.

《나를 살리는 습관, 죽이는 습관》 은 조승우 한약사의 첫 자기계발서라고 하네요. 저자는 은행원으로 살다가 큰돈을 벌고 싶은 마음에 커피 사업을 시작했고, 그 사업을 하면서 건강과 인간관계를 잃어버렸다고 해요. 사업을 접고 부모님의 계신 고향으로 내려갔을 때는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상태라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삶이 언제든 끝날 수 있겠구나 생각했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살아있음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는 것, 무엇보다 나 자신을 가장 먼저 챙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뒤로는 건강 회복을 위해 한의학을 공부하면서 몸과 마음에 대해 공부했고, 진짜로 삶을 살리는 방법은 건강한 습관을 갖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하네요.

이 책은 몸과 마음을 살리는 습관이 무엇이며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일단 건강하려면 건강을 결정하는 세 가지 조건을 효과적으로 잘 관리해야 해요. 60퍼센트가 음식, 30퍼센트가 수면, 그리고 10퍼센트가 운동인데, 먹는 것은 살아 있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 중심으로 한 식단이 좋고 가급적 가공식품을 먹지 말아야 해요. 수면은 하루 7~8시간을 약물이나 술의 도움 없이 푹 잘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가져야 해요. 잘 자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야 하는데 불안이나 스트레스를 느낀다면 우선적으로 마음을 돌봐야 해요. 또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운동을 하면 돼요.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건강상식이고,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자기 성장과 건강 자신이 되는 습관을 만드는 거예요. 매일 반복되는 루틴이 쌓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요. 기상 후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고, 배가 고프면 간단하게 사과나 바나나를 먹고 가능하다면 채소·과일 주스를 마신 다음, 점심시간 전까지 커피를 포함한 가공식품은 일절 먹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면 수월하게 간헐적 단식을 실천할 수 있어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지금 바로 실천하는 거예요. 살리는 습관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그 습관을 통해 건강한 삶을 되찾게 된 저자의 경험이 소중하다고 볼 수 있어요.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도 실천하지 않으면 내 것이 아닌 거예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어요. 건강하고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원한다면 나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 시작이며, 자신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습관으로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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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 있을 줄이야 -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
클라라 그리마 지음, 배유선 옮김 / 하이픈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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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수학자는 신발 끈을 조이는 순간에도 고민에 빠지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그 고민이란 바로 끈을 매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신발 끈 매는 법은 과연 몇 가지나 존재할까? 그리고 그중 최선은 무엇일까?

(37p)


《수학이 일상에서 이렇게 쓸모있을 줄이야》 는 수학자 클라라 그리마의 책이에요.

저자는 수학연구원이자 스페인 세비야대학교 수학교 교수인데 수학의 재미를 알리고자 블로그를 만든 것이 스페인에서 대성공을 거뒀다고 하네요. "수학이 재밌는 건 수학이 원래 재미있기 때문이다." (10p)라며 수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수학의 즐거움을 증명할 기회를 달라는 저자의 자신만만함이 멋지게 느껴져요. 어쩐지 <톰 소여의 모험>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톰은 담벼락 페인트 칠을 억지로 해야 하는 노동이 아닌 즐거운 놀이로 바꿔버렸고 동네 아이들은 페인트 칠할 권리를 얻으려고 자신이 갖고 있던 것들을 내놓기까지 했어요. 톰의 말대로 페인트 칠은 어른들의 일이라서 아이들에겐 해본 적 없는 경험이니 틀린 말은 아니었어요. 중요한 건 어떤 일이든 즐길 수 있다면 놀이처럼 재미있어진다는 거예요. 수학은 일종의 게임이고, 탄탄하고 경이로운 놀이이자 세상을 설명하는 언어, 세련되게 논리를 판단하는 도구, 우리가 사는 우주를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정의한 저자의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수학이 지긋지긋하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재미난 수학 이야기예요. 부제가 "신발 끈을 매다 수학이 생각났다"여서 저자의 경험담인 줄 알았더니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된 논문 이야기였어요. 2002년 호주 모나시대학교의 버카드 폴스터 교수는 '수학적으로 신발 끈 매는 법'이라는 논문에서 세 가지 질문을 다루고 있어요. "첫째, 신발 끈 매는 법은 모두 몇 가지나 존재하는가? 둘째, 끈이 가장 적게 드는 방식은 무엇인가? 셋째, 가장 견고한 방식은 무엇인가?" (39p) 신발 끈을 매는 일상적인 일도 방정식을 통해 모형화할 수 있고, 최적의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수학이 가진 힘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학으로 가득 차 있는데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뿐이에요. 그러니 수학을 포기하면 언젠가는 위험해진다는 저자의 경고를 가벼이 넘겨선 안 된다고요. 괜히 겁먹을 필요는 없고 재미 삼아 이 책을 읽으면 돼요. 수학 하나만 잘 배워도 인생이 술술 풀린다는 걸 보여준 장본인, 클라라 그리마의 재미있는 수학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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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팅 워즈 라임 어린이 문학 47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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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비밀로 했니?"

나는 이 여자가 내 대답을 기록하기 위해 질문했다는 걸 단박에 알아차렸다.

이 여자는 내 얘기를 진심으로 알고 싶어 하지 않았다.

"수키 언니가 그래야 한다고 해서요. 우리는 달리 갈 데가 없었어요. 어디에서라도 살아야 했다고요."

(153p)


《파이팅 워즈》는 킴벌리 브루베이커 브래들리의 소설이에요.

이 소설에서는 부모의 보살핌을 받지 못한 어린 두 자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딜리셔스 네바에 로버츠라는 이름을 가진 열한 살 소녀 델라에겐 수키 그레이스 로버츠라는 이름을 가진 열일곱 살의 수키 언니가 있어요. 델라와 수키는 아빠가 누군지 몰라요. 엄마는 오래전에 두 아이를 버렸어요. 감옥에 갇혀 있는 데다가 마약에 중독되어 정신분열증이라는 병을 앓고 있으니 스스로를 돌볼 능력조차 없는 엄마에게 뭘 바라겠어요. 그래서 자매는 위탁모인 프랜시스 아줌마와 살고 있어요. 그 전에 살던 클리프턴 아저씨네 집에서는 탈출했어요. 수키와 델라가 왜 클리프턴 아저씨네 집에서 도망쳐야 했는지, 그리고 수키 언니가 왜 클리프턴 아저씨에 관해 말하고 싶어하지 않는지를 델라의 시선에서 들려주고 있어요.

수키 언니는 델라에게 옐로스톤에 있는 늑대들에 관한 영상을 보여줬어요. 늑대는 옐로스톤에서 오랫동안 자취를 감춘 상태였는데, 1955년 사람들이 늑대 열네 마리를 옐로스톤에 데려왔고 그 뒤로 생태계가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비버가 돌아오고, 여우와 토끼, 쥐도 돌아오고, 강둑도 더는 무너지지 않았고 강은 더 깊이 안정적으로 흐르게 됐어요. 늑대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었어요. 수키 언니는 델라에게 영상을 보여준 뒤, "몇 마리 안 되는 늑대들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지." (295p)라고 말했고, 엄마 이야기를 꺼낸 델라를 꼭 안아줬어요. 델라는 수키 언니에게, "언니, 늑대처럼 살면 정말 멋질 거야." (296p)라며 용기를 내어 그 이야기를 했어요. 내내 숨기고 참았던 그 진실에 관해 목소리를 내기로 결심하는 이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네요. 수키 언니의 세미콜론, 그것은 생존의 상징이자 희망의 상징이라는 것. 저자의 말처럼 우리 모두 늑대처럼 강해지길, 성적 학대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고 다시 새롭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길 진심으로 바라네요. 이 소설을 읽다가 최근 시사프로그램에서 언급된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아니 생존자의 목소리가 생각났어요.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고 행복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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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가 된 어느 흑인 사형수 - 가장 악명 높은 감옥의 한 무고한 사형수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자비스 제이 마스터스 지음, 권혜림 옮김 / 불광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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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과 함께>를 보면 죽은 사람은 망자가 되어 저승에서 재판을 치르는 장면이 있어요.

주인공이자 소방관인 김자홍은 아이를 구하다가 죽음을 맞이했기에 귀인으로 분류되었지만 재판 과정에서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죄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돼요. 저승에서조차 한 사람의 죄를 판가름하기가 이토록 어려운데, 현실에서는 오죽할까요. 소소하게 드러나지 않는 잘못들을 끊임없이 저지르는 인간과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고 회개한 인간, 둘 중에서 누가 더 나쁠까요. 문득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누군가에겐 끔찍한 지옥일 수도 있구나,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어요. 어린 시절부터 폭력과 학대로 얼룩져 있던 소년은 열아홉 살에 저지른 강도 사건으로 샌 퀜틴 교도소에 수감되었고, 교도관 살해 공모 혐의 누명을 쓰고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그는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무죄를 믿고 구명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붓다가 된 어느 흑인 사형수》는 자비스 제이 마스터스의 책이며, 논픽션 작품이에요.

이 책은 자비스가 힘겹게 써내려간 자신의 인생 이야기예요. 독방에 수감된 사형수인 자비스가 글을 쓰기로 결심할 수 있었던 건 명상에서 배운 인내 덕분이에요. 열아홉 살에 샌 퀜틴에 수용된 자비스는 4년 후인 1985년 교도관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약물주사형 사형을 선고받았어요. 살인 재판을 받는 동안 자비스는 전혀 몰랐던 과거들을 알게 되었어요. 엄마가 얼마나 오랫동안 학대를 당했고, 어두운 거리에서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자비스와 형제누이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중독자 생활을 얼마나 오래 했는지 등 엄마의 과거를 알게 되면서 자비스는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궁금해졌고 감옥에서 내가 나를 도울 수 있는 길이 뭔가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때 자비스의 사건을 담당하던 민간 조사관 수잔이 명상하는 방법과 고통과 아픔을 다루는 방법에 관한 책을 보내줬고, 불교 잡지에서 티베트 불교 영적지도자 라마인 차그두드 툴쿠 린포체가 쓴 글을 읽고 출판사에 편지를 보냈다고 해요. 그 뒤에 린포체를 만날 수 있었고, 린포체는 자비스에게 넓게 생각하고 "무해함, 유익함, 순수함"을 위해 지성을 사용하라고 격려했어요. 린포체는 자신이 있는 곳이 감옥이든 바닷가 저택이든 매 순간이 원인과 조건이라는 업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방법인 이 세 가지 약속을 실천할 기회라고 상기시켰고, 이런 식으로 마음을 단련하면 수많은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으며, 이는 한 사람을 돕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어요. 그의 조언 덕분에 자비스는 의심스러운 생각을 다스리고 불교의 길에 더 깊이 헌신할 수 있었어요. 샌 퀜틴의 지옥 속에서 자신에게 더 큰 고통을 주지 않는 법을 배운 거예요. 모든 존재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영적 수행에 전념해온 자비스에게도 위기는 있었어요. 그때 면회 온 다르마 스승은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자비스, 자네가 처음에 마음속으로 느낀 바로 그 분노가 바로 이 사회의 거의 모든 사람들, 사형이라는 제도를 믿고 사형 집행을 외치는 모든 이들이 자네에게 느끼는 감정이라네." (410p) 아주 적확한 표현인 것 같아요. 사형수인 자비스가 정말로 결백한지 안닌지 판단할 수는 없지만 과거 불우했던 삶을 보며 연민을 느꼈고, 영적 수행을 통해 견뎌내는 모습에서는 감동했어요. 자비스가 다른 이들에게 끼친 피해와 고통에 대해 깊이 후회하고 반성하는 것이 진심이라면 그 마음을 지지해주고 싶어요. "내가 얻은 진리, 내가 다른 모든 아이들로부터 얻은 진리는 아이들은 자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믿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삶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믿고 싶어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나와 함께 자란 젊은이들, 그리고 어떤 이유로든 나만큼 혹은 그 이상의 고통을 겪었거나 겪게 될 수많은 젊은이의 숨은 외침이 이 책에 담겨 있기를 바란다. (···) 몇 번이고 날개를 잘렸다고 해도 그와 상관없이 아이들은 소중하고, 세상을 바꿀 힘이 있으며, 날 수 있다는 진리가 그들의 손을 잡고 있다." (448-449p) 마지막으로 자비스가 "저 새가 내 날개를 갖고 있으니까!" (447p)라고 했던 말이 화살처럼 날아와 가슴에 꽂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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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 - 당신은 혼자 있는 시간을 무엇으로 채우는가?
조윤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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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몇 시간이나

나로 살았을까?"

옛사람들은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마다

자신만의 방으로

스스로를 초대했다.

(9-10p)


《신독, 혼자 있는 시간의 힘》은 고전연구가 조윤제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그동안 우리에게 고전에 담긴 지혜를 전해줬다면, 이번 책에서는 수많은 고전에서 언급된 개인 수양의 최고 경지인 신독의 가치를 알려주고 있어요. 우리 삶에서 왜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할까요. "혼자됨의 시간, 오직 한 가지에 집중하면 반드시 뜻을 이룬다." (19p) 어떤 일이든 인생의 목적을 이루는 비결이기 때문이에요. 바쁜 일상 속에서 혼자됨의 시간을 갖는 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시간을 낼 수 있어요. 중요한 건 스스로 혼자됨의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일 거예요. 외로움에 몸부림치는 고통의 시간인지, 아니면 내 인생을 바꿀 기회로 삼을 것인지는 모두 자신에게 달려 있어요.

이 책은 혼자됨의 시간, 즉 신독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어요. 혼자 있는 시간을 무엇을 채울 것인가는 각자 결정해야 할 일이지만 저자는 고전의 가르침에서 가져온 일곱 가지를 제안하고 있어요. 첫째, 신기독야는 혼자일 때 더욱 삼간다, 둘째, 반구저기는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본다, 셋째, 지자자지는 나를 알고 나를 사랑한다, 넷째, 절차탁마는 배움에 미침은 없다, 다섯째, 지지능독은 멈출 줄 아는 자는 바라는 것을 얻는다, 여섯째, 오우아는 나 자신을 벗 삼는다, 일곱째, 지천명은 하늘의 뜻을 깨닫는다, 라는 문장이 각 장의 주제가 되어 그 의미를 자세하게 풀어내고 있어요.

하루를 마치면서 감사 일기를 써도 좋고, 일상적인 내용을 적는 것도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일 거예요. 다만 책에 나온 내용들을 곱씹으면서 차분하게 성찰한다면 마음을 바르게 갈고 닦는 시간이 될 거예요. 자신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은 독서이며, 좋은 책을 찾아서 늦은 밤이나 이른 새벽에 읽고 필사를 하면 돼요. 바로 이 책을 통해 고전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 내용을 필사할 수 있어요. 책 맨뒤에 부록처럼 '삶의 내공을 기르는 신독 필사노트'가 있어서 저자가 선별한 명문장을 직접 써가며 마음에 새길 수 있어요.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소개하고 싶어요. 《장자》에는 정나라의 재상이었던 자산과 형벌로 다리가 잘린 신도가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두 사람은 당대의 스승이었던 백혼무인에게 수학했다고 해요. 하지만 자산은 불구가 된 신도가와 함께 배우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나가 달라고 요청하자, 신도가는 이렇게 말했어요. "스승님의 문하에 정사를 집행하는 자와 아닌 자를 가르는 구분이 있습니까? 그대는 자신이 정사를 집행한다고 해서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이었습니까? 듣기로 '깨끗한 거울에는 먼지와 때가 남아 있지 않고, 남아 있으면 밝게 비출 수 없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어진 이와 있으면 허물이 없어진다고 하는데, 덕이 높은 스승과 함께함에도 이같은 말을 하니 어찌 허물이 아니겠습니까?" (153p) 지위도 높고 덕성도 뛰어나 백성들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받고, 공자에게 은혜로운 사람이라는 칭송을 받던 자산이 이토록 교만하게 굴었던 건 마음의 거울을 제대로 닦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깨끗한 마음의 거울로 자신을 봐야 본래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고 다른 사람 역시 바르게 볼 수 있다는 거예요. 또한 신도가는, "스스로 자기 잘못을 변명하며 발이 잘리는 형벌을 받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그 잘못을 변명하지 않고 애초에 발이 있어서는 안 되었다고 말하는 자는 드뭅니다. 형벌을 당한 것이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음을, 운명으로 받아들여 마음을 평안히 하는 것은 오직 덕이 있는 사람만 할 수 있습니다. 세상 사람 중에는 내게 다리가 없다고 비웃는 이들이 많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들으면 화가 나지만 스승님께 갔다 오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습니다. 나는 19년 동안 스승님과 함께 지내왔지만 내가 다리가 없다는 것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그대와 나는 마음으로 사귀는데 그대는 오직 겉모습에서 나를 찾고 있으니 어찌 잘못이 아닙니까?" 이 말을 듣고 자산은 자세를 고치며, "자네, 부디 그만해주게나." (154p)라고 말했대요. 끔찍한 형벌을 받았으나 원망하거나 한탄하는 대신 운명에 순응하며 덕을 키워나간 신도가를 보면서 다산 정약용의 통찰과 쇼펜하우의 철학이 떠올랐어요. 그대 자신의 운명을 사랑하라, 아모르 파티 Amor fat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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