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공간, 없는 공간
유정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로나로 비대면이 활성화 되면서 집 주변의 많은 상가들이 공실이 된 것을 보았다. 코로나 전만 하더라도 기존 가게가 빠지자마자 다른 가게가 들어왔던 자리인데도 공실이 한참 이어졌다. 이런 상황은 집 주변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땅값 1위라는 명동도 마찬가지였다. 그 비싼 자리 조차도 공실이니 더 안 좋은 입지의 작은 상가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어떤 가게가 들어온다고 하면 버선발로 뛰어나가 맞이해야 할 상황인데 임대한 가게가 장사도 잘 되고 심지어 핫 플레이스가 된다고 하면 임차인은 그야말로 귀인 중에 귀인이 되는 셈이다.

이런 귀인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 글로우서울의 유정수 대표이다. 글로우서울 이라는 이름은 낯설 수 있지만 글로우서울에서 만들어 낸 브랜드나 공간을 이야기하면 대부분 알 것이다. 도넛정수, 청수당, 온천집, 송암여관 등이 있는 익선동 한옥거리 부터 시작해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타임빌라스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F&B 브랜딩에서부터 공간기획까지 분야를 넘나들며 핫플레이스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우서울은 흔히 볼 수 없는 차별화된 F&B 브랜딩과 스타일리시한 공간 기획에 강점에 있는데 이 책에서는 브랜딩 보다는 공간 기획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같은 공간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몰려드는 핫플이 될 수도 있고 그저 그런 평범한 매장이 될 수도 있는데 사람들이 어떤 공간에 매력을 느끼는지에 대해 그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핫플을 만드는 공간 기획의 법칙을 총 6가지로 설명하고 있는데 1. 6대4의 법칙 2. 선택과 집중의 법칙 3. 차원 진화의 법칙 4. 최대 부피의 법칙, 5.경계 지우기의 법칙, 6.세계관 구현의 법칙 이다.

첫 번째 6대 4의 법칙은 영업 공간과 유휴 공간의 비율로 전체 면적 대비 유휴 공간의 면적을 최소 40%는 확보하고 그 유휴 공간이 고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업 공간을 더 늘려야 매출이 오르지 않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가격 경쟁력 면에서 온라인 쇼핑 시장보다 메리트가 없는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일단 고객들이 일부러라도 찾아올만한 요소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한 기껏 40%나 확보한 유휴 공간을 적절한 위치에 배치해야 하는데 가장자리가 아니라 사람들의 눈에 잘 띄는 중앙에 두어 이용객들이 그 공간을 향유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야 한다.

선택과 집중의 법칙에서는 힙플레이스에서 자주 보이는 노출 콘크리트 인테리어가 왜 유행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사실 노출 콘크리트는 단순히 힙해 보이려고 해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영세한 자본을 가진 창업자들이 비용을 절약하고 낡은 외관과 어울리는 내부를 살리기 위함이었다고 한다. 내부 마감에 아낀 비용을 콘텐츠에 투자하기 위해 비롯된 것인데 최근에는 무작정 노출 콘크리트면 힙하다는 인식에 마감도 제대로 하지 않아 먼지가 풀풀 날리는 매장들도 많아 아쉬운 점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한정된 예산 안에서 공간의 어떤 부분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지 잠실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과 강남 '조선 팰리스'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실제 비용은 조선 팰리스가 소피텔보다 몇 배나 더 많이 들었을지 몰라도 사람들의 만족도나 인기는 조선 팰리스나 소피텔이나 별 차이가 없다. 그건 소피텔이 주 고객층의 욕구를 잘 파악해 비용을 적절한 부분에 잘 투자했기 때문인데 소피텔의 자세한 전략은 책을 통해 확인해보자.

세 번째 차원 진화의 법칙에서는 제일 처음 말한 40% 유휴 공간을 어떻게 꾸며야 효과적인지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챕터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포토 스팟'과 '원더'인데 포토스팟은 특정 장소에 고정된 자리, 위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벽에 그려진 날개 모양인데 보통 그런 벽면이 있으면 사람들은 정확한 위치에 맞춰서 정면에서 사진을 찍곤 한다. 하지만 이 포토 스팟은 말 그대로 정면에 정해진 위치에서만 봐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그에 반해 원더는 뷰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어느 위치, 어느 각도에서 봐도 의미가 있고 그림이 된다. 그러기 위해선 후미진 벽면이나 가장자리가 아니라 중앙 위치로 나와야 한다. 첫 번째 챕터에서 유휴 공간을 중앙에 두어야 한다는 원칙이 나오게 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네 번째 최대 부피의 법칙은 최근 많은 사람들이 핫하다고 하는 장소가 대부분 대형공간인 이유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챕터이다. '더티트렁크'나 '문지리 535' 등 요즘 인기 있는 빵집이나 커피숍 중에는 규모가 엄청나게 큰 곳이 많다. 옛날 공장이나 식물원과 같이 층고가 높고 면적이 넓은 장소들이 인기인데 아파트나 소형 주택에 사는 것이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는 넓은 시야가 확보되고 일시적이더라도 그 공간을 사용하는 동안은 내가 이 곳을 점유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공간이 인기인 것이다.

이 챕터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수직적, 수평적 공간을 인지하고 느끼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어 실제로는 그다지 넓지 않은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면 사람들이 넓게 느낄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얻기에 좋았다.

다섯 번재 경계 지우기에서는 사람들이 어떤 공간을 선호하고 욕망하는지와 '자연스럽다'는 감각에 대해 설명한다. 자연스럽다는 것은 나무, 바다, 산 등 자연 환경을 말하기도 하지만 어떤 것이 튀거나 어색하지 않고 물 흐르듯이 매끄럽고 편안하다는 감각을 말하기도 한다. 한 동안 인공적이고 기계적인 구조물이 유행한 적도 있었지만 인공적인 생활환경에서 나고 자란 현대인들은 오히려 인공적인 공간이 자연과 흡사한 형태로 구현된 것을 선호하는 추세이다. 어항이나 수중 조경이 유행하거나 차박, 캠핑, 등산이 유행하는 것 또한 이런 경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볼 수 잇다.

여섯 번째 세계관 구현의 법칙에서는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짧은 시간만 머무르는 상업공간의 특성상 컨셉을 극단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긴 시간을 머무는 주거 공간과 달리 1~2 시간의 짧은 시간만 머무르는 상업공간인 경우 강한 인상을 주기 위해 주제의식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이 오히려 성공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한다.

다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컨셉을 밀어붙이려고 할 경우 완성도 또한 높아야 눈에 거슬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퀄리티를 높이려는 노력 또한 필수적이다.

이제 더 이상 건물주가 갑인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브랜딩과 공간 기획력만 있다면 건물주들이 무료로 임대할테니 우리 건물에 들어와 달라고 사정하는 것이 더 흔한 일이다. 건물주가 들어와 달라고 사정하는 임차인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3 해커스 전산세무 2급 이론+실무+최신기출문제 12회분 - 4주 합격|동영상강의 122강 무료|빈출분개+연말정산 미니북 제공|인강 할인쿠폰 수록 해커스 전산회계/세무
이남호 지음 / 해커스금융 / 2023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한 4~5년 전이었던가 자기개발에 심취해 회계 공부를 시작했었다. 전산 회계 1급까지 무난히 취득하고 연이어 봤던 전산 세무 2급에서 쓰디쓴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한동안 전산세무 2급 시험은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우연찮은 기회로 해커스 전산세무 2급 문제집을 접하게 됐다. 이것은 하늘의 뜻이려니 하고 시험일정을 보니 마침 2개월 뒤라 공부 기간도 적당하고 해서 8월 초에 전산세무 2급을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최근에 본 공부법 책 중에 풀 수 있든 없든 기출 문제나 연습 문제부터 먼저 여러차례 풀어보고 어떤 문제들이 나오는지 경향이 대충 파악이 되면 그 뒤에 이론으로 넘어가는게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아무래도 무작정 이론부터 공부하다가는 어떤게 중요한지도 파악하기 어렵고 쓸데없는 내용들까지 공부하게 되니 문제를 풀려면 어떤 내용을 알아야 하는지 파악한 뒤 필요한 것들만 공부하는게 수험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이번에는 그렇게 해보리라 다짐 했었는데 이 책에서는 딱히 그런 노력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일단 이론 중에서도 시험에 출제된 것과 관련된 내용들만 추려져 있었고 해당 이론이 지금까지 총 몇 번이나 출제 됐었는지까지 따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다보니 이론을 먼저 보더라도 출제 횟수가 높은 이론들을 중점적으로 볼 수가 있었고 출제 횟수가 낮은 이론들은 조금 덜 신경 쓰고 넘어갈 수 있었다.





이론 내용에도 총 몇 회 출제됐는지 표시


해커스라고 하면 토익이나 토플로 오랜 기간 동안 수업을 해봤던 교육기업인만큼 시험에 대해서는 많은 데이터가 쌓인 상태일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문제집 또한 수험생들의 편의성을 고려한 부분이 많았다. 일단 책이 두꺼운 경우 가지고 다니니기가 불편하고 무겁기 때문에 여러 개로 분절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책은 아예 상, 하권, 최신기출문제, 빈출분개 총 4권으로 나눠져 있어 따로 분절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고 최신기출문제는 답안지만 따로 뺄 수 있게 되어 있어 문제를 풀고 일일이 맨 뒤로 가서 답을 확인해야하는 불편함이 없었고 나머지 상, 하권에 수록된 연습문제도 바로 아래에 답안이 기재되어 있어 답안 페이지를 따로 펼쳐보는 수고를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4주 합격, 6주 합격에 해당 하는 학습 플랜을 미리 세워놓았기 때문에 해당 진도대로만 따라간다면 굳이 별도로 스케줄을 세울 필요도 없었다. 괜히 스케줄러 쓴다고 쓸데없이 시간 쓰지 말라는 저자 분의 배려가 아닐지 ㅋㅋ

또 원래는 해커스 금융에서 강의료를 내고 들어야하는 이론 + 실무 강의를 짧은 기간이나마 무료로 수강할 수 있어 책으로만 이해가 안가는 수험생들은 동영상 강의를 통해 보충할 수도 있었다.

물론 몇 개월간 무제한 수강은 아니고 수강신청 후 7일간만 수강이 가능하니 본인이 집중에서 여러 강을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 뒤에 빠르게 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그래도 최신 기출에 대해서는 수강기간 제한없이 무료로 수강이 가능하니 이 최신 기출 강의만 보더라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신 기출 강의는 2010년 기출 문제부터 모두 무료로 볼 수 있다.)

몇 년전 전산세무 2급 시험에 탈락할 당시 수험서와 이번 해커스 책을 비교해 보니 괜히 해커스가 아니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기초가 없는 수험생들도 6주면 충분히 합격할 수 있다는 저자의 자신감처럼 철저히 시험에 초점을 맞춘 구성으로 초보라도 책의 구성대로만 따라가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 경제적 자유를 앞당기는 120가지 원리와 전략
엠제이 드마코 지음, 이영래 옮김 / 토트 / 202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마 재테크에 관심 좀 가진다 하는 사람이라면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책은 읽어보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것이다. 부의 추월차선은 미국에서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국내에 출간된지 10년째인 현재에도 여전히 회자되고 있는 책이다.

부의 추월차선이라는 제목 때문에 재테크 책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재테크보다는 사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래서 미국 아마존에서는 금융·사업 분야의 베스트셀러 1위이기도 하다.

저자는 처음부터 근검,절약이나 꾸준한 적립식 투자와 같은 방식으로는 재정적 자유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명확히 밝히고 시작한다.

좋은 소식은 더 이상 "부자로 은퇴하려면 50년 동안 매달 100달러씩 저축하라" "대학 졸업장을 따서 좋은 직업을 얻어라" "창업은 대단히 위험하다" 등 쳇바퀴 유지를 위한 거짓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p.11

젊은 시절 몇 십년 동안 알뜰살뜰 모으고 모아 은퇴할 때 즈음 겨우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정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살이라도 더 건강하고 즐길 수 있을 때 경제적 자유를 이뤄 쳇바퀴 같은 삶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매달 따박따박 나오는 월급이 주는 평범한 편안함에서 벗어나야 하고, 언젠가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리라,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해봐야지라며 영원히 오지 않을 '언젠가'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당장 이 순간 시작해야 한다.

[편안한 고통의 원리]

평범한 편안함을 제공할 만큼의 보수를 주는, 그럭저럭 참을 만한 일자리를 주면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려는 사람이 생긴다.

p.36

'언젠가'는 거짓말이며, '절대 오지 않을 내일을 생각하며 오늘을 외면하기 위한 정신의 변명' 이라는 저자의 말에 나 역시도 뜨끔했다. 항상 다음주, 혹은 내년, 혹은 언젠가 라는 핑계를 대며 해야한다고 생각했던 일들을 미루기만 했는데 결국 이런 변명이 내 인생을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주문이라는 생각에 초반부터 뼈를 맞고(?) 책을 읽어 나갔다.

『부의 추월차선 위대한 탈출』 이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작가의 전작이었던 『부의 추월차선』과 『언스크립티트』 와 궤를 같이 하는 시리즈이다. 그래서 전작들에서 저자가 했던 이야기들이 반복되기도 하는데 앞선 책들과의 차이점은 저자의 전략을 어떤 식으로 적용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스토리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는 트로트만 부부가 등장하는데 남편인 제프는 제약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맡고 있고, 아내인 사만다는 응급실 간호사이다. 그들은 열심히 공부하고 취직해 쉬지 않고 일하며 돈을 벌고 있지만 항상 여윳돈 없이 쪼들리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근사한 집이 있고 최신형 자동차를 몰았지만 대출빚에 시달렸고, 임신한 아내가 일을 쉬게 되면 상황은 더 안 좋아질 게 뻔했다. 그러던 차에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설상가상 제프까지 직장을 잃게 되자 결국 살던 곳에서 나와 허름한 집으로 옮기게 되었다. 딸까지 태어나 모든 비용을 줄여 알뜰하게 살아봤지만 티끌은 티끌일 뿐이었고 뻔한 끝이 훤히 보였다. 결국 그들은 죽을 때까지 똑같은 생활을 계속하며 고통받는 것에서 벗어나 남들과는 다른 길을 가기로 결심하면서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책은 크게 2개의 구성으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트로트만 부부가 어떻게 쳇바퀴에서 탈출하는지 그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고, 두 번째는 부부의 사례를 통해 저자가 쳇바퀴 부수기 원리와 전략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이다.

전작들에서는 저자가 말하는 원리와 전략이 이론으로만 설명되어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트로트만 부부의 사례를 통해 원리와 전략을 실제로 어떻게 적용해야 되는지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고 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께에서도 알 수 있지만 저자가 말하는 부의 추월차선 전략이 120가지나 되다 보니 내용이 방대하다. (목차만 해도 6페이지이다 ㅎㄷㄷ) 그래서 책을 읽다보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놓칠 수도 있는데 각 전략의 마지막 페이지마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핵심 개념을 한줄씩 정리해놓아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게 없었으면 뭔 내용이었더라 라며 돌아가서 다시 몇 번 읽을 뻔 했다ㅎ)

책에 등장하는 트로트만 부부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가 처음으로 사업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초반에 몇 번의 시행과정을 거치면서 사업 아이템을 찾게 되는데, 만일 내가 이 상황이었다면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다.

책 속에서는 비건인 사만다가 비건이 아닌 사람들까지도 홀릴만한 맛있는 스프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레시피를 통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이렇게 맛있는 음식 하나, 혹은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재주 한 가지씩은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나라면 뭘 했을까라며 감정이입하며 보기에 좋았다.

그리고 트로트만 부부의 사례를 통해 작게 시작하는 사업이라도 모든 것을 본인 스스로 할 필요 없이 다른 경로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더불어 처음에 직장부터 덜컥 관두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성이 충분히 확인된 뒤에 직장을 관두고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것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이 저자의 전략을 본인에게 적용했을 때 위험성을 줄여줄 수 있다.

물론 실제 사례가 아닌 허구의 이야기이다 보니 주인공들이 큰 실패없이 바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 동화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트로트만 부부의 사례만 보고 자신의 사업이 쉽게 성공하리라는 기대를 하는 독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사업을 해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템이 아무리 좋더라도 트로트만 부부처럼 바로 성공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저자의 120가지 전략을 모두 성실히 실천했다면 실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약간은 동화같은 성공스토리 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막하게만 느껴지는 저자의 120가지 원리와 전략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인 사례로 보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다만 사업에 대한 계획이 없거나 혹은 저자의 전작들에 대해 이해가 깊다면 굳이 적용사례까지 읽어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원리와 전략이 실제 내 사업에 어떻게 적용해야할지 막막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 정답이 없는 시대 지성을 구하는 독학자를 위한 공부 철학
야마노 히로키 지음, 전선영 옮김 / 머스트리드북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의 제목이기도 한 『삶의 문제와 마주하는 법』 으로 저자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것'을 제시한다.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공부가 필요하고 공부를 위해선 독서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눈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고 지식을 쌓는 것만으로 제대로 된 독서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읽고 책 속의 정보를 기억하는 것이 독서이고 공부라고 생각할 것이다. 저자 역시도 책을 많이 읽으면 지식이 누적되고, 그 지식이 사고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다독의 결과로 자기 생각을 잃어버리고 혼란에 빠졌다고 한다.

이런 저자에게 독서법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해 준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철학자 쇼펜하우어이다. 그는 자신의 책에서 독서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독서는 말하자면 자기 머리가 아니라 남의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다.

끊임없이 독서를 계속하다 보면 어김없이 타인의 사상이 내 머리속으로 흘러든다. ~

독서는 타인의 생각을 가져오는 일이다. 책을 읽는 우리는 타인이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더듬어갈 뿐이다. ~ 하루 중 대부분을 다독으로 보내는 부지런한 사람은 차츰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간다.

p35~36

이 글은 저자에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왔지만 나에게도 역시나 충격적이었다. 여러 매체에 등장하는 석학들도 모두 독서의 중요성, 특히 다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오히려 독서가 내 생각을 잃어버리고 남의 생각을 주입하는 행위가 된다는 것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소극적인 읽기 행위만으로 기대만큼 사고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긴 했었다.

쇼펜하우어의 책을 접한 이후 저자는 다른 사람의 사색의 흔적을 탐닉하고 남의 생각을 따라가는 대신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스스로 생각하고 답을 찾아 나가는데는 아래의 다섯가지 힘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1. 질문을 이끌어 내는 힘

  2. 분절하는 힘

  3. 요약하는 힘

  4. 논증하는 힘

  5. 이야기화하는 힘

개인적으로는 이 중에서 "질문을 이끌어 내는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질문이 있어야만 좋은 답변이 있을 수 있고, 좋은 질문을 하려면 그만큼 많은 고민과 풍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학창시절 선생님이 수업시간 마지막에 질문이 있냐고 물어볼 때 질문하는 아이들은 꼭 그 반의 우등생들이었다. 나는 질문을 하고 싶어도 딱히 질문거리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그건 궁금한게 생길만큼 제대로 깊이 알지 못해서였다.

질문을 이끌어내는 힘은 능동적으로 사고하는 첫 걸음인데 막상 제대로 질문을 하려면 어떤 질문을 해야될지조차 막막하다.

그래서 저자는 아래와 같이 사고의 출발점이 되는 아홉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p.57



아홉가지 이지만 크게는 판단의보편성, 구체성, 가치관 탐구 이렇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에게라도 적용되는 보편성이 있는가, 추상적이지 않고 장면을 명확하게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인가, 마지막으로 판단의 전제가 되는 가치관을 공감하거나, 혹은 공감할 수 없더라도 나의 가치관과 공존이 가능한가이다.

여기까지만 설명했을 때는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질문해야하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책에서는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이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고 쉽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분절하는 힘과 요약하는 힘은 별도로 보기보다는 사실상 세트로 움직이는 것이나 마찬가진데 요약하기 위해선 먼저 분절하는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책에서 자세히 어떻게 분절하고 요약하는지 다른 책의 지문을 실제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는데 아마 책을 보다 보면 뭔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분절하고 요약하는 힘은 우리가 국어시간에 배웠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단을 끊고 중요한 내용이나 주제에 밑줄을 긋고 반대되는 내용에는 다른 색으로 표시하거나 핵심 키워드에는 동그라미나 네모를 치는 등 중고교 국어 시간에 했던 방식과 비슷했다.

우리는 수능을 준비하면서 알게 모르게 자연스레 분절과 요약하는 힘을 훈련해 온 셈이다. 다만 대학에 입학하는 순간 더는 그런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한 동안 잊었던 것 뿐이다.

수능과 같이 시험을 준비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 독서를 할 때도 수능 공부 하듯이 표시를 해가며 읽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절하는 힘과 요약하는 힘이 정보의 덩어리를 수집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이라면 논증하는 힘은 재구성된 정보로 논거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무피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추론을 통하여 판단을 추가하는 것으로 분절과 요약을 통해 타자의 관점을 뽑아내고, 질문을 통해 자신의 의견과 논거를 정립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처음 살펴봤던 질문을 이끌어내는 힘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된다.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기 위해선 신뢰할만한 여러가지 자료를 찾아보면서 그 자료의 정보를 요약하고 중요한 정보를 가려내야 하므로 분절력과 요약하는 힘이 또 다시 필요하게 된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다섯가지 힘은 어느 하나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마지막, 이야기화하는 힘은 남에게 제대로 전달하기 위한 기술이다. 어떤 중요한 이야기라도 남에게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면 그 의미가 퇴색된다. 그리고 남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이야기는 자신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만일 자신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면 어떤 주제라도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은 어딘가 미처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대로 진짜 이해한 사람은 아무리 어려운 지식이라도 초등학생도 이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들 말하는 것이다.

복잡하고 어려운 지식을 쉽게 풀어내려면 일단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눈에 보이듯이 구체적으로 풀어내야 하므로 이번 장에서는 추상적인 주제를 이야기처럼 쉽게 풀어내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은 크게 원리 편과 응용편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여기까지가 원리 편이고, 이어서 응용 편에서는 원리 편에서 배웠던 다섯 가지 사고법을 응용해 타인과의 대화법을 세 단계로 나눠서 설명한다. 원리 편이 혼자서 연습과 노력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었다면 응용 편에서는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터득해 나가야 한다. 앞선 내용들이 원리인 것은 다섯가지 사고법이 결국엔 모두 타인과의 대화를 제대로 하기 위한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굳이 타인과의 대화가 왜 필요하냐고 질문할 수도 있지만 혼자서 활자와의 소통만을 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독단적이고 편협한 사고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 고정관념에 빠지지 않도록 항상 경계해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 그 모든 우연이 모여 오늘이 탄생했다.
슈테판 클라인 지음, 유영미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 의 주제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우리가 운명이라고 불렀던 것들은 사실 운명이 아닌 우연이 가져다 준 선물같은 착각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과학 저널리스트였기 때문에 책을 읽기 전부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운명"이 사실은 우연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치리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모름지기 과학자, 수학자 같은 이과인(?)들은 과학적,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들은 믿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던가. 



역시 내용은 예상한대로 사람들이 흔히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이 사실은 희박한 확률의 우연이 반복된 것일 뿐이며 "이 세계가 어떤 규칙이나 운명에 맞춰 굴러갈 것이라는 믿음은 사랑스러운 착각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살다보면 도저히 우연이라고는 볼 수 없는, 신의 의지가 개입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는 일단 가장 먼저 누가 봐도 운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사례들을 소개하며 운명같은 우연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리고 왜 생겨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양자역학이나 카오스 이론같은 물리학과 통계학을 통해 설명하고 있지만 최대한 전문적인 용어는 배제하고 쉽게 설명하고 있어 관련 지식이 없어도 이해하는데 무리는 없었다. 



파트 1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 중 배리 백쇼라는 인물의 사례가 인상 깊었는데 이건 도저히 운명이 아니라고는 볼 수 없었다. 군인이었던 배리 백쇼는 아들이 5살일 당시 홍콩에서 근무하던 중 아내의 외도로 이혼했고 그 이후 30년 동안 한 번도 아들을 만나지 못했다. 이혼 후 부상으로 전역하고 원래 살던 곳에서 멀리 떠나 택시 운전사로 일하게 되었고 아들을 못보고 산지 30년이 지난 어느날 손님으로 남녀 한 쌍을 태우게 됐는데 그 승객 중 남성이 바로 자신이 그 동안 애타게 찾았으나 만나지 못했던 아들이었다. 아들은 남아프리카로 이민을 갔다가 불과 며칠 전에 귀국했고, 자신이 사는 곳과 멀지 않은 호텔에 매니저로 취직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니 이 정도면 운명이 아니라고 할래야 아닐 수가 없다. 어떻게 그 많은 택시 중 하필이면 그 택시를 타게 되었고, 또 하필이면 먼 나라에 이민 갔다가 며칠 전에 취직한 곳이 아버지의 집 근처일 수가 있을까. 이 정도면 운명이 두 사람을 그 날 그 장소로 인도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데 저자는 이것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기대 밖의 일일수록 놀랍게 다가온다. 어떤 일을 놀랍게 여기는 것은 우리의 개인적인 시각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놀랍게 다가오는 것은 사건 자체가 아니라 사건 속에 담긴 의도하지 않았던 연관이다. 이런 연관은 그 사건의 배후에 깊은 뜻이 숨어있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게 한다. 우리의 뇌는 숨겨진 계획을 찾도록 만들어져 있는 것이다.

( p.24 )



즉 다른 사람에게는 별 의미없을 수도 있는 일이 그 개인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사건으로 느끼게 되면 우연 속에서 신의 계획이나 운명과 같은 의도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파트 2에서는 인간의 진화와 공룡의 멸종 등 생명의 탄생과 소멸, 진화에 우연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지구가 생겨나고 몇 억만년이 지나는 동안 어떤 생명체는 살아남고, 또 어떤 생명체는 소멸했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인간이 살아남은 것을 과연 우연으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아마 대부분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겠지만 인간 모두는 우연의 산물로 태어났으며, 어떤 목적성이나 사명을 가지고 운명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인간은 우연에게 간택되었을 뿐, 우연이 인간을 간택하지 않았더라면 지구는 인간이 아니라 공룡이 차지하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게 되는 이 과정도 순전히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인데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사람들에게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일 수 있다. 저자는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요인을 미국의 심리학자 도로시 테노프의 연구를 빌어 설명하는데 테노프에 따르면 사랑이 싹트는 순간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을 알아차린 순간"이라고 한다. 스스로가 누군가의 욕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상대방도 욕망이 깨어난다고 하는데 흔히 사랑은 타이밍이라고 하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즉 같은 시점에 사랑을 주고 받는 상태로 전환하는, 그 시점이 서로 맞았을 뿐 어느 한쪽이 다른 데 정신이 팔려있었다면 사랑이 싹트지 못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자녀 또한 마찬가지다. 자녀가 태어날 때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지는 우연이 결정하는 것이며, 사실 자녀가 어떤 사람으로 자라는지에 대한 부모의 영향은 생각만큼 크지 않다고 한다. 지능이나 성격같은 복합적인 특성은 수백 개의 유전자의 조합으로 이루어지며, 유전자와 환경 간의 상호작용 또한 일정 조건으로 통제하기엔 우연이 개입할 요소가 아주 많다. 또한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으로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부모 또한 자녀에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부모가 원하는대로 자식을 키우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사 부모가 아이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미치더라도 아이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성격보단 그 때 그 때마다 닥친 상황이 아이의 행동에 더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양육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양육이 자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요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를 안정적이고 고무적인 환경에서 키우려고 노력은 하되 아이를 부모가 원하는 인생대로 살도록 만들수는 없다.



파트 3에서는 인간이 왜 그토록 운명을 믿고 싶어하는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하고 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인간의 본성이 모든 일에서 이유와 규칙성을 찾고자 하는 강박을 만들어내는데 사람들은 누구나 연관이 없는 상황들에서도 우연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이것과 관련된 실험으로 동전을 20번 던질 때 앞이나 뒤가 연달아 같은 면이 나올 확률이 얼마나 될지 예상해서 기록하는 실험이 나온다.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당연히 50:50의 확률로 앞과 뒤가 나오기 때문에 한 번은 앞면, 한 번은 뒷면이 균형적으로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동전을 던져보면 한쪽면이 연속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우리는 우연이 질서를 지킬 거라고 기대하지만 실제 우연은 무질서하게 일어난다. 그래서 인간이 우연을 흉내낼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 4번째 파트에서는 불확실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우연의 위험에서 나를 지키고 우연이 주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할지 조언한다. 



우리가 계획할 수 없는, 의도가 없는 순수한 우연은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므로 인간은 이런 우연의 불확실함에 불안과 스트레스를 느낀다. 그런데 이런 불확실성은 일상이 단조롭던 농경사회보다 복잡한 현대사회에 올수록 더 커지므로 신과 같은 더 높은 존재에 기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에서 중심을 잡고 살기 위해선 안정성과 운명에 대한 믿음에 기대기 보다는 우연에 대해 더 잘 알고 우연 속에 숨겨진 원칙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통해 우연이 제공하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