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다발은 독
오리가미 교야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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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읽기 전부터 엄청난 반전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 읽는 내내 어떤 반전일까라며 계속 의심하며 읽었다.

그래서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반전에 대한 평보다는 조금 충격이 덜했지만 그래도 반전이 뛰어난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아마 반전에 대한 걸 의식하지 않았다면 더 크게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이야기는 평범한 중학생인 주인공 기세의 친척형이 학폭 가해자에게 뺏긴 할아버지의 시계를 찾는 일을 기타미 리카라는 동급생에게 맡기면서 시작한다. 기타미 리카는 돈을 받고 친구들의 사건을 의뢰받아 해결해주는 탐정 같은 일을 하고 있었다. 기세는 형이 이런 사실을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알리지 않고 수상한 친구에게 돈을 주고 의뢰를 하는 것이 마땅치 않았지만 형의 뜻에 따라 지켜보기로 한다. 며칠 후 어떤 방법을 썼는지 기타미는 뺏긴 시계를 찾아왔고, 친척형은 추가로 학폭을 멈추게 해달라는 의뢰를 하게 된다.

결국 이번에도 의뢰를 충실히 이행한 기타미 덕분에 친척형을 괴롭히던 가해자는 누명을 쓰고 전학을 가게 됐고, 그 과정에서 기세는 기타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가지게 된다.

이후 시간이 한참 흘러 기세는 법대생이 되었고, 학창시절 자신을 과외했던 의대생 형 마카베를 우연히 만나 누군가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양심이 있으면 결혼하지 마라."

단 한 줄의 문장이었지만 과거 어떤 사건으로 학교마저 관두고 인테리어 가게의 점장으로 일하며 곧 연인과 결혼을 앞두고 있던 마카베에게는 엄청난 위협으로 다가왔다.

어린시절 동경하고 좋아했던 형이 처한 위험을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기세는 중학생 시절 인상 깊었던 기타미를 기억해내고 그녀의 이름과 똑같은 '기타미 탐정 사무소'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 곳에서 중학교 시절의 그녀와 다시 재회한다.

이후 이야기는 기세의 의뢰를 받은 기타미가 기세와 함게 마카베를 협박하고 있는 범인이 누구인지 찾아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카베가 숨기고 싶었던 과거의 사건과 주변인물들의 비밀도 함께 밝혀 진다.

기세는 검사장인 아버지와 고등법원 판사인 할아버지, 법원서기관인 어머니를 둔 법조인 집안의 아들로 누구보다 정직하고 솔직한 성격이다. 그래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조금의 불합리와 부정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 과연 진실과 정의만이 정답인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선택이 맞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중학생 시절의 범상치 않았던 행보를 보여줬던 기타미가 탐정이 되었다고 해서 뭔가 특별한 수사과정을 거친다기 보다는 오히려 평범한 뒷조사(?)가 주를 이룬다. 무작정 집 앞에서 잠복해서 기다린다던가, 당시 관계자들과 한 명 한 명 약속을 잡아 과거 사건에 대해 물어보는 등 다소 평범하게 조사를 이어 나간다. (뭔가 기상천외한 추리력과 미스터리한 해결능력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

하지만 이 과정이 절대 지루하거나 밋밋하게 묘사되지 않고 묘하게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흥미진진하게 흘러갔다. 그래서 처음 책을 읽기 시작할 때는 한 100페이지만 읽을까라던 계획이었는데 결국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350페이지가 넘는 꽤 장편의 분량이었지만 중간에 한순간도 지루하다고 느낀 적 없이 마지막까지 쭉 흡입력을 잃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었다.

흡입력 있는 추리소설로 흔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을 많이 추천하는데 이 책은 오히려 그보다 더 재밌으면 재밌지 절대 덜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크게 임팩트 있거나 혹은 피가 난무하는 살인사건이 등장하는 것도 아닌데 묘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이런 걸 보면 자극적인 소재나 사건들이 꼭 재미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주로 주인공인 기세와 탐정인 기타미의 시점으로 사건이 서술되는데 시점이 고정되지 않고 2명의 시점으로 전개되어 서로 다른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기세와 목적을 위해서는 다소 불법적이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기타미라는 양 극단의 성향을 가진 인물들을 통해 작가는 어떤 것이 진짜 옳은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결말과 반전이 키포인트인 작품이라 결말에 대해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는 결말을 보고 '이게 뭐야?'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었던 작가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본다.

잔인한 진실과 달콤한 거짓 사이에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온전히 독자의 몫이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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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의 필로소피 - 계속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밀
최형렬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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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대학을 졸업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취업일 것이다. 최근에는 꼭 취직이 아니더라도 개인사업을 하거나 다른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부분 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졸업 후 천신만고 끝에 취직을 하고 신입 시절이 지나 어느 정도 일이 익숙해지면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인가, 이 회사에 계속 머물러도 될까, 같은 일만 계속 하다가 도태되지 않을까 등등 다양한 고민이 시작된다. 내 주변의 동료나 친구들이 모두 직장인이지만 막상 이런 고민에 대해 상담하려고 하면 마땅히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와 비슷한 직급, 연차의 동료라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선배와 대화 하자니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비춰질까 쉽사리 얘길 꺼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이미 겪어봤고, 그 고민을 잘 해결하고 성장한 선배와 대화를 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그런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는 것이지만 사실 쉽지 않는 일이다.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그들이 겪어왔던 길에 대해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을 통해 나만의 길을 찾아보는 것이다.

아마 「내 일의 필로소피」도 그런 선배들의 조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SK,알리바바,쿠팡 등을 거친 저자가 자신의 일과 관련된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화려하다보니 평범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나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일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개인의 성장에 대한 열망은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첫 번째는 해결, 두 번째는 성장, 세 번째는 실력, 네번째는 공부, 다섯 번째는 이직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해결 챕터에서는 동료라면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고, CEO라면 누구나 붙잡고 싶은 인재가 되는 방법을 다루고 있는데 주로 회사 내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을 통해 인정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성장 챕터에서는 자신의 현재 실력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업무 통제력을 키우고 개인적 차원에서 조직 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세번째 실력의 필로소피 편에서는 삶과 일에 대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성과가 나도록 제대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네 번째는 직장인으로서 어떤 공부를 해야 업무적으로나 업무외적으로나 성장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마지막으로는 이직과 관련된 주제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회사에서는 도저히 내가 성장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 어떻게 이직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한다.

직장인이라면 이 5개의 챕터 중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챕터가 적어도 1개 이상은 될 것이다.

어느새 직장인이 된지도 십여년이 넘어가다 보니 업무에도 익숙해지고 스스로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성장에 대한 욕구는 컸지만 어떻게 해야 굳이 회사를 옮기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지 마땅한 방법을 알지 못해 답답하던 차였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챕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성장의 필로소피에서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이 내 일에 실질적으로 잘 반영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목표와 지표라는 도구를 이용할 것을 추천하는데 회사의 비전이 담긴 가장 최상위 목표 설정에서부터 차상위 목표 - 차차상위 목표 - 실무자 목표까지 어떤 식으로 설정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업무와 방식이 지표인데 혹시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지표를 얼마나 잘 설정하고 충실히 이행했는지 복기 과정을 통해 실패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표를 잘 설정하고 이행했다면 목표는 자연스레 달성되기 마련이므로 개인적인 지표 설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개인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수행하는 업무를 관찰하고 기록할 것을 추천하는데 이는 자기객관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업무상 변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자신의 에너지가 정확히 어디에 얼마만큼 쓰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드물기 때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그 기록을 통해 업무에 부하가 걸리는 부분은 어디인지, 어떤 점에서 정체되고 있는지 등 기록을 세세히 검토하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 밖의 자연인인 개인으로서의 기록도 필요하다고 하는데 건강관리나 자기계발, 취미, 소비, 투자 등 회사 밖에서의 내 삶 또한 회사 내 실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잦은 음주를 즐기고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고, 취미생활도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커리어를 오랜시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란 것은 굳이 기록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취업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생각을 했던 취준생 시절과 달리 막상 직장인이 되어보니 진로와 성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끝내지 못한 숙제처럼 따라오고 있다. 물론 직장을 다니는 동안 생계에 대한 걱정은 덜하겠지만 월급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았고, 고민에 대한 답은 어디서도 속시원하게 얻을 수 없었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회사나 회사 밖이나 어느 곳도 녹록치 않다. 어딜 가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 막연히 파이어족으로서의 삶을 꿈꾸며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나를 찾는 직업인으로서의 삶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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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 대로 말할 수 없어 답답했던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 - 체계적인 정보 정리부터, 보고서·기획서·설명서의 구체적인 작성법과 테크니컬 라이팅까지
카이마이 미즈히로 지음, 안동현 옮김 / 프리렉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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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출판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출판사와 세계 최대 규모의 서점가를 자랑한다. 그만큼 다양한 책들이 출판되고 특히 실용서 중에는 이해하기 쉽고 실질적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을만한 좋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데 지금까지는 회계, 주식과 관련된 주제의 책들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책도 읽자마자 업무에 바로 적용해볼 수 있는 책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고, 제목만 봐도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명확했다.

책의 제목은 「개발자를 위한 생각의 정리, 문서 작성법」 으로 다소 길지만, 어떤 내용인지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는 제목이라 굳이 읽지 않아도 충분히 내용을 짐작해볼 수 있다. 다만 제목에서 한 가지 잘못된 부분을 정정하자면 저자는 개발자를 위해 썼을지 몰라도 굳이 개발자가 아니라 보고서나 문서를 작성할 일이 있는 누구에게나 필요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IT개발자라 복잡한 IT 정보를 이해하기 쉽게 논리적으로 구조화하고 보고서로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책에 등장하는 예시가 IT 와 관련된 내용일 뿐 굳이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이해하는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는 IT의 I 자도 모르고 백프로 문과형 인간이지만 예시가 이해가 되지 않는다던가 IT와 관련없는 업무를 하고 있으니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일단 IT개발자든, 일반 사무원이든, 혹은 마케터든 하는 일은 다 달라도 결국 논리적으로 생각을 전개하고 보고서를 이해하기 쉽게 작성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이 아니라 공부하는 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책에서 저자가 설명한대로 생각을 정리할 줄 안다면 배운 내용을 정확하게 숙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책은 크게 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번째는 '정보 정리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사고방식' 을 주제로 상사가 이해할 수 없는 보고서를 예로 들어 어떤 점이 문제인지 지적하며 복잡한 정보를 어떻게 분류하고 구조화하는지, 그리고 논리적 사고란 어떻게 전개하는 것인지에 대해 알려준다.

두 번째 파트는 '문서에 따른 정보 정리 패턴' 으로 보고서와 기획서·제안서, 교육용 문서 등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써야할지 이야기 하는데 각 문서별자주 발생하는 패턴들을 나누고, 각 패턴마다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구성해야하는지 설명한다. 예를 들어 기획서나 제안서를 작성할 때 목표·현상·정책·성과가 드러나는 패턴으로 써야할 때와 요점·이유·증거·예시를 드러내야하는 패턴일 때에 따라 글의 구성과 내용에 차이를 두고 작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정보정리와 문서 작성 노하우'인데 문제해결 프로세스와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보를 도해로 나타내기 위한 구체적 표현방법과 글을 쓸 때의 기본적인 문법과 주의사항에 대해 설명한다. 앞선 두 파트가 논리적인 사고 전개와 좋은 보고서 작성을 위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뤘다면 세 번째 파트는 문서 작성시 유의하면 좋을 세세한 팁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보고서 작성에 관한 내용보다는 생각을 정리하고 논리적 사고를 전개하는 방법에 대한 주제가 좋았는데 보고서는 업무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나올 수 있는 반면 논리적 사고는 업무의 특성과 관련없이 공통적으로 적용되기도 하고 일상적으로 겪게되는 다양한 고민과 문제의 해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방법인 MECE(중복없이, 빠짐없이) 와 로직트리를 어떻게 전개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하지만 일반 법칙이랄게 없을 때에는 논리적 사고는 답을 구하는 방법이라기 보다는 효율적으로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방법이라고 말하는 점이 신선했다.

저자는 아무리 논리적으로 생각해도 올바른 답을 못 찾을 수도 있고, 현실에서는 법칙은 있지만 알 수 없을 때가 흔하다며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실패하더라도 효율적으로 실패하고 검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이야기한다.

MECE 나 로직트리와 같은 방법으로 논리적 사고를 전개할 줄 안다면 모든게 다 해결된다고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로 실패확률을 낮추고 실패 패턴을 검증해 일반법칙을 찾아낼 수 있다라는 말에서 저자에게 더 큰 신뢰가 갔다.

책에서는 대부분의 내용을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예시를 통해 저자가 설명하는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논리 전개 방법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IT 개발자'로 한정짓는 듯한 제목만 보고 혹시나 비개발자들에게는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오해하지 않길 바라며, 논리적인 전개로 읽는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보고서를 쓰길 바란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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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엔비디아 쇼크웨이브 - AI 반도체 전쟁의 최후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백종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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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나 반도체에 대해 평소 관심이 없었더라도 애플이나 엔비디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애플은 스마트폰 때문에 모를래야 모를 수 없는 기업이지만 엔비디아는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그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기업은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엄청난 주가상승과 반도체 부족 현상 등으로 뉴스에서 그 이름이 심심찮게 언급되고 이제는 주식이나 반도체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까지 모두 아는 기업이 되었다.

AI, 반도체,암호화폐, 챗 GPT 등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이런 단어들이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심지어 돈을 싸들고 서로 투자하려는 분야가 된 것을 보면 이 기업들에 대해 더 이상 무심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된 책에서는 제목대로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늘 날의 영광을 이루기까지 어떤 발자취를 걸어왔는지 조명하고, 그 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CEO인 젠슨황이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것에 반해 기업에 대해서는 그리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았는데 GPU에서 출발해 3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는 제법 오래된 기업이었다. 젠슨황이 창업에서부터 61세가 된 지금까지 현역으로 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드문 케이스로 한 기업이 이렇게 가파른 성장을 거두는데 CEO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애플의 경우 아이팟, 아이폰, 에어팟, 아이패드, 맥북까지 스마트폰이나 PC로 유명한 기업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2007년 첫 아이폰을 소개하던 중 스티 잡스는 "소프트웨어에 '진심'인 사람은 하드웨어도 직접 만들어야 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당시에는 이것이 어느 정도의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특히 그 하드웨어에 반도체까지 포함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기존에는 인텔, 모토로라, IBM 등 반도체에 있어서만큼은 다른 기업들에 종속되어 있었다면 2020년 드디어 인텔의 CPU에서 벗어날 시스템온칩을 소개하기에 이른다.

스티브 잡스는 이미 고인이 된 때였지만 스티브 잡스의 정신은 애플 실리콘을 통해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애플 실리콘의 가장 큰 특징은 애플이 자체 설계하기 때문에 애플 기기에만 탑재된다는 것이다. 다른 여러 곳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기업들과 달리 수급문제나 단가 등 여러 면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특히 스마트폰과 PC를 모두 다루는 기업답게 기존 PC의 문법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칩을 만들어냈다.

반도체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예상하고 미리 준비한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선구안은 다른 기업들 입장에서는 엄청난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다.

책의 제목은 「애플 엔비디아 쇼크웨이브」 이지만 애플과 엔비디아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지는 않다. 저자의 궁극적인 목표는 AI 반도체 전쟁의 최후의 승자를 예상해보자는 것이기 때문에 이 분야의 선두격인 애플과 엔비디아를 비롯해 TSMC, 삼성, 인텔, 구글, AMD, 퀄컴 등 다양한 기업들을 소개하고 그들이 미래의 반도체 패권을 잡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이야기한다.

이 중에는 테슬라도 포함되어 있는데 테슬라를 단순한 전기차 회사로만 알고 있는 사람들은 테슬라가 AI 반도체 패권과 무슨 관계인지 의아할 수도 있다. 테슬라의 최종목표인 자율주행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운행정보와 데이터를 처리할 컴퓨팅 능력이 필수적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슈퍼컴퓨터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데, 그 슈퍼컴퓨터에는 칩이 필요했고 여러 기업들에게 칩을 공급하는 엔비디아의 공급속도를 기다릴 수 없었던 머스크는 자체적으로 칩을 설계하기에 이른다. 물론 현재로서는 테슬라가 설계한 칩이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칩만큼의 성능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지금까지는 엔비디아의 약진이 돋보였지만 전 세계의 다른 기업들도 엄청난 투자와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섣불리 어느 기업이 우세할 것이라고 점치기는 쉽지 않다. 과연 10년, 20년 뒤 AI 반도체의 왕좌를 어느 기업이 차지하게될지, 넥스트 엔비디아로 각광받는 기업은 어디가될지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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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로 말하는 사람들 - 최고의 퍼포먼스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성장의 모멘텀 시리즈 1
안데르스 에릭손 외 27인 지음, 신예용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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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려면, 지금보다 더 발전하려면, 뭐가 됐든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질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자기계발서를 뒤적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자기경영으로 유명한 피터 드러커나 자기계발서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는 데일 카네기까지 자기계발로 유명한 저자들과 그들이 집필한 주옥같은 책들이 있지만 진짜 핵심적인 노하우라고 볼 수 있는 내용들은 몇 십 페이지 혹은 한 장으로도 요약할 수 있다.

그 책들의 정수, 핵심을 알기 위해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책들을 모두 읽는다면 아마 1년 내내 자기계발 서적들만 읽어도 모자라겠지만 「성과로 말하는 사람들」 에서는 그런 책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읽을 필요없이 각 책들의 액기스를 한 권에 모아두었다.

수십, 수백 명의 뛰어난 석학들의 오랜 고민과 연구 결과 중 더 나은 성과, 성취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만한 핵심적인 내용들만 실었기 때문에 이 책 한 권만 읽어도 웬만한 자기계발서들은 모두 읽어본 것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같은 시간을 투입하고도 사람마다 결과물은 다르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은 과연 우리와 어떤 점이 다른 것인지 이 책에 등장하는 27명의 석학들의 조언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 있다.

27명의 석학들 중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킨 「1만시간의 법칙」의 저자인 안데르스 에릭손과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인 제임스 클리어도 포함되어 있다.

안데르스 에릭손은 총 12개의 챕터 중 가장 첫번째 챕터에 등장하는데 " 하루 2시간의 연습이 전문가를 만든다." 편 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방법으로 아래 3가지를 꼽았다.

1. 의도적으로 연습하라.

수 십년간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연습이 아니라 자신이 잘하지 못하거나 전혀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기 위한 의도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반복되는 연습에 소홀해지고 평소하던대로 습관적으로 대응하기 마련이라 의도적인 연습과 생각에는 본능을 거스르는 엄청난 집중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의도적인 연습은 긴 시간이 아니라 정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만 연습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시간적으로는 짧을지 몰라도 긴 시간 생각없이 연습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2. 필요한만큼 시간을 투자하라.

앞서 말한 의도적인 연습도 물론 중요하지만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훈련 기간이 필요하다. 탁월한 음악가들의 경우는 평균 15~25년간 꾸준히 연습한다고 하니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고 의도적인 연습을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 투자는 반드시 필요하다.

3. 도움을 줄 코치와 멘토를 찾아라.

의도적인 연습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보조하기 위해 건설적이지만 고통스러운 피드백과 올바른 방법을 알려주는 전문적인 코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뛰어난 천재로 알려진 모차르트 또한 그의 아버지가 유능한 작곡가이자 음악교사로 모차르트가 4세가 되기 전부터 교육을 시작했다. 현재의 여느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마찬가지로 어린시절부터 전문가에게 교육을 받은 셈인 것이다.

두 번째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인 제임스 클리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습관에 대해 "2분 습관이 생산성을 결정한다" 고 이야기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목표를 이루기 위한 어떤 습관이든 '2분 이내'로 할 수 있는 일로 축소해 행동을 잘게 쪼개 단순화하면 이 습관을 유지하기가 쉽다고 한다. 예를 들면 1년에 책 10권 읽기가 아니라 하루에 1쪽 읽기, 혹은 매일 요가하기가 아니라 매일 요가매트 꺼내기와 같이 2분 이내로 할 수 있는 아주 작고 손쉬운 행동으로 쪼개 습관화하는 것이다.

또한 목표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책을 몇 권 읽을지, 체중을 얼마나 감량할지, 돈을 얼마나 벌지 등 결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결과를 달성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그들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습관을 가지고 있을지에 초점을 맞춰 그 사람처럼 행동하면 결과가 저절로 따라오게 된다는 것이다.

그 밖에도 독보적인 인재가 되는 법, 탁월한 경력을 설계하는 법, 최상의 나를 찾는 법,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 등 최상의 성과를 이루는데 도움이 될만한 여러 내용들이 있으니 자기계발에 관심이 있지만 딱 한 권만 읽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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