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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의 필로소피 - 계속 잘나가는 사람들의 비밀
최형렬 지음 / 쌤앤파커스 / 2024년 6월
평점 :
보통 대학을 졸업하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취업일 것이다. 최근에는 꼭 취직이 아니더라도 개인사업을 하거나 다른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대부분 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한다. 졸업 후 천신만고 끝에 취직을 하고 신입 시절이 지나 어느 정도 일이 익숙해지면 이 일이 내 적성에 맞는 일인가, 이 회사에 계속 머물러도 될까, 같은 일만 계속 하다가 도태되지 않을까 등등 다양한 고민이 시작된다. 내 주변의 동료나 친구들이 모두 직장인이지만 막상 이런 고민에 대해 상담하려고 하면 마땅히 이야기를 나눌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와 비슷한 직급, 연차의 동료라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선배와 대화 하자니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처럼 비춰질까 쉽사리 얘길 꺼낼 수가 없다.
그렇다면 나와 비슷한 고민을 이미 겪어봤고, 그 고민을 잘 해결하고 성장한 선배와 대화를 해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좋은 방법은 오프라인에서 직접 그런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해보는 것이지만 사실 쉽지 않는 일이다.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그들이 겪어왔던 길에 대해 설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책을 통해 나만의 길을 찾아보는 것이다.
아마 「내 일의 필로소피」도 그런 선배들의 조언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 책은 굴지의 글로벌 기업인 SK,알리바바,쿠팡 등을 거친 저자가 자신의 일과 관련된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갔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이력 자체가 화려하다보니 평범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나에게도 도움이 될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책을 끝까지 읽고나니 일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와 개인의 성장에 대한 열망은 기업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될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첫 번째는 해결, 두 번째는 성장, 세 번째는 실력, 네번째는 공부, 다섯 번째는 이직을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해결 챕터에서는 동료라면 누구나 같이 일하고 싶고, CEO라면 누구나 붙잡고 싶은 인재가 되는 방법을 다루고 있는데 주로 회사 내 문제를 해결하고 그것을 통해 인정받는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두 번째 성장 챕터에서는 자신의 현재 실력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성장하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업무 통제력을 키우고 개인적 차원에서 조직 내 실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세번째 실력의 필로소피 편에서는 삶과 일에 대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성과가 나도록 제대로 일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네 번째는 직장인으로서 어떤 공부를 해야 업무적으로나 업무외적으로나 성장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마지막으로는 이직과 관련된 주제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 회사에서는 도저히 내가 성장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 때 어떻게 이직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한다.
직장인이라면 이 5개의 챕터 중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챕터가 적어도 1개 이상은 될 것이다.
어느새 직장인이 된지도 십여년이 넘어가다 보니 업무에도 익숙해지고 스스로 정체되어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성장에 대한 욕구는 컸지만 어떻게 해야 굳이 회사를 옮기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는지 마땅한 방법을 알지 못해 답답하던 차였기 때문에 성장에 대한 챕터가 가장 눈에 띄었다.
성장의 필로소피에서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이 내 일에 실질적으로 잘 반영됐는지 파악하기 위해 목표와 지표라는 도구를 이용할 것을 추천하는데 회사의 비전이 담긴 가장 최상위 목표 설정에서부터 차상위 목표 - 차차상위 목표 - 실무자 목표까지 어떤 식으로 설정해야 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업무와 방식이 지표인데 혹시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지표를 얼마나 잘 설정하고 충실히 이행했는지 복기 과정을 통해 실패의 원인을 알아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지표를 잘 설정하고 이행했다면 목표는 자연스레 달성되기 마련이므로 개인적인 지표 설정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개인의 실력을 키우기 위해 매일 수행하는 업무를 관찰하고 기록할 것을 추천하는데 이는 자기객관화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업무상 변수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 자신의 에너지가 정확히 어디에 얼마만큼 쓰이고 있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이 생각보다 드물기 때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지만 그 기록을 통해 업무에 부하가 걸리는 부분은 어디인지, 어떤 점에서 정체되고 있는지 등 기록을 세세히 검토하려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회사 내에서 뿐만 아니라 회사 밖의 자연인인 개인으로서의 기록도 필요하다고 하는데 건강관리나 자기계발, 취미, 소비, 투자 등 회사 밖에서의 내 삶 또한 회사 내 실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잦은 음주를 즐기고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고, 취미생활도 없는 삶을 살고 있다면 커리어를 오랜시간 성공적으로 이어나가기 어려울 것이란 것은 굳이 기록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취업만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는 생각을 했던 취준생 시절과 달리 막상 직장인이 되어보니 진로와 성장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끝내지 못한 숙제처럼 따라오고 있다. 물론 직장을 다니는 동안 생계에 대한 걱정은 덜하겠지만 월급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았고, 고민에 대한 답은 어디서도 속시원하게 얻을 수 없었다.
회사는 전쟁터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드라마의 대사처럼 회사나 회사 밖이나 어느 곳도 녹록치 않다. 어딜 가도 힘든 것이 현실이라면 막연히 파이어족으로서의 삶을 꿈꾸며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버티는 직장인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나를 찾는 직업인으로서의 삶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