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눈부시게! - 김보통의 내 멋대로 고민 상담
김보통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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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책을 고를 때 제목에 끌릴 때가 많아요. 특히나 이 책이 그러했는데요. 만화가이자 수필가인 김보통이 들려주는 내 멋대로 고민상담’ <살아, 눈부시게!>입니다. 자존감에는 네 인생 네 멋대로’, 관계에는 대충 살아, 진로에는 뭐가 되든, 되지 않든’, 위로에는 응원할 테니까그리고 연애에는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이라는 설명이 더해져 있어서 더욱 궁금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니, 문득 이 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행복은 셀프

구성 자체는 아주 간단해요. 누군가 고민을 보내고, 작가가 만들어낸 고독이, 미묘, 노골이가 등장하여 그 고민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자신만의 답을 전해주는 형태이거든요. 아주 간단하게 구성된 것들도 있지요. “세상에서 가장 아픈 고통은?”이라는 질문에 노골이가 등장하여 노골적인 표정을 지으며 말합니다. “나의 고통문득 우문현답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르는 순간이라고 할까요? 뭐 저도 그렇고, 제 주위 사람들도 그렇고, 세상 가장 힘든 일인 것처럼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는 하죠. 하지만 그 고통은 오롯이 자신만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도 평가할 수 없고,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길게 이야기를 풀어가는 경우도 있어요. “한심하게도 하고 싶은 게 하나도 없어요라는 요지의 질문에 대한 답이 그러하죠. 솔직히 고민을 보낸 사람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민이기도 하죠. 저는 지금까지도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그게 보통입니다라고 답해주는 고독이를 보며 저 역시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여기에 덧붙여진 이야기도 기억에 남아요. 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한 말이라고 하는데요. “‘축구 선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았다가 아닌 열심히 살다 보니 축구 선수가 되었다쪽이 더 재미있지 않나 싶다”, 어쩌면 열심히 산다는 것 그 자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로 나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때로는 유쾌하지만 명쾌하게, 때로는 당신이 이상한 게 아니에요라며 모두가 겪고 있는 상황을 설명해주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만 바꾸면 또 다른 것이 보인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해요. 그래서 많이 웃기도 하고, 공감하기도 하고, 제 생각을 조금씩 바꿔나가기도 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말해볼래요. “행복은 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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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8-09-2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더 히브릴레스키의 <폴리, 나 좀 도와줘>라는 책도 고민 상담을 해 주는 칼럼집입니다. 누군가가 고민을 써 보내면 폴리가 답변을 해 주는 형식의 책이에요. 독자로 하여금 위로를 받게 해 준답니다.

<기타노 다케시의 생각 노트>라는 책을 재밌게 읽은 1인입니다.

하나 2018-09-20 14:10   좋아요 0 | URL
앗.. 저도 폴리 나 좀 도와줘 정말 좋아해요. 기타노 다케시 책 찾아봐야겠네요
 
은수의 레퀴엠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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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배달부라 불리던 소년이, ‘속물변호사로 알려진 사람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미코시바 레이지의 입지는 협소해질 수 밖에 없네요. 기민한 판단력과 과감한 행동력을 갖춘 그는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조직폭력단을 잘 변호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사건은 소년범이기에 제대로 심판 받지 않았던 그에게 속죄의 의미와 그 길을 알려준 교관 이나미 다케오가 벌인 살인사건입니다. 교관님을 구하고 싶다며 보호받을 권리를 말하는 미코시바에게 이나미는 처벌받고 싶다며 속죄할 권리를 내세우는데요. 어쩌면 그에게는 가장 절실하게 매달리고 싶은 사건이지만, 모든 혐의를 인정하는 의뢰인을 변호한다는 것은 가장 어려울 수 밖에 없는 사건이 아닌가 싶네요.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는 나카야마 시치리가 심판받지 않은 죄라는 테마로 집필하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형법 37, 긴급피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침몰하는 한국 여객선을 버리고 떠나버린 선원들, 솔직히 특정 사건이 떠오를 수 밖에 없었는데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인 그 곳에서 다른 사람의 구명 조끼를 강제로 빼앗아 살아남은 일본인 남성에게 적용된 법이었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책임을 외면할 수 있었던 남자는 속죄의 길에서 완전히 벗어나 또 다른 악행을 이어가고 있었지요. 그래서 그럴까요? 저는 이 시리즈를 읽으면서 거기에 더해 법률로 규정하는 죄와 가슴으로 이해하는 죄에 대한 딜레마를 느끼곤 합니다. 사건뿐 아니라 주인공이 갖고 있는 양가적인 이미지도 그러하죠.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의 뒤를 이은 은수의 레퀴엠, 恩讐の鎭魂曲에서는 은혜와 원한이라는 대척점과 그 사이에 수없이 나열되었을 사람들에게 과연 법이라는 것이 레퀴엠 즉 안식을 전해줄 수 있을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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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회화 10분의 기적 해커스톡 : 유명인처럼 말하기 - 핫한 유명인이 쓰는 진짜 실생활 표현으로 말하기 | 하루 10분으로 왕초보 탈출 | 무료 해설강의/MP3 | 모바일 스피킹훈련 프로그램 해커스톡 영어회화 시리즈
해커스어학연구소 지음 / 해커스어학연구소(Hackers)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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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동안 유명인 30명의 스피치를 통해 유용한 표현을 배울 수 있는 <해커스톡 영어회화 10분의 기적 유명인처럼 말하기>

해커스에서 나오는 기초영어 시리즈라고 하던데, 책 제목 그대로 공부할 분량도 딱 10여분 정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직장인들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기초영어회화를 익히고자 할 때 딱 좋은 구성이네요. 왕초보라면 매달 하루에 10분씩 반복하다 보면 지루하지 않게 유용한 표현들을 입에 붙일 수 있는 것도 장점이죠. 인물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QR코드로 소개된 스피치 영상을 볼 수 있고요. ‘한 문장씩 짚어가며 들어보기’, ‘한 문장씩 음성을 따라 말하기’, ‘우리말만 보고 말해보기3단계 역시 음성자료를 제공하고 있어서 귀로 듣고, 입으로 말하는 반복학습을 통해 패턴 영어를 익힐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표현에서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예문도 정리해놔서 생활영어회화에도 바로 사용할 수 있지요. 물론 이 역시 QR코드로 통해 원어민의 발음을 듣고, 따라 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의 최고 운영 책임자인 셰릴 샌드버그의 스피치에서는 “turned out to be, (알고 보니) ~인 것으로 밝혀졌다라는 표현을 기억해두고 있다가 많이 사용했었는데요. 전 퍼스트 레이디이자 변호사인 미셸 오바마 스피치는 그 자체도 참 기억에 남더군요. 내용이 따듯했고, 또 발음이 귀에 쏙쏙 들어와서였던 거 같아요. 저는 책에서 주목한 표현도 좋았지만, “it still move me to tears, 이것이 여전히 저를 눈물 나게 한다라는 표현이 참 마음에 들었어요. 마치 눈앞에서 그 장면이 그려지는 듯하기도 하고 시적인 표현처럼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어서 더욱 좋았고요. 알리바바 그룹 회장 잭 마의 스피치에서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라도 자신감있게 말하는 그의 모습이 기억에 남더군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영어도 익히고, 말 그대로 삶을 긍정적이고 진취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서 일석이조였네요. 12대 세계은행 총재인 김용의 말처럼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have your own ‘good morning handsome’ moment, 당신만의 좋은 아침이야, 멋쟁이라고 말하는 순간이 저에게도 필요한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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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랑 - 김충선과 히데요시
이주호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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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의 <역랑>은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하는 팩션인데요. 저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광해, 왕이 된 남자>를 작가 이주호는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부제인 김충선과 히데요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보통 임진왜란 하면 떠오르는 이순신, 류성룡, 그리고 선조가 아닌 다른 인물에 초점을 맞추는데요. 선조에게 직접 충성스럽고 착한 忠善사람이라 하여 그 이름을 받은 김충선, 어디서 이 이름을 봤다고 생각했는데, 예전에 읽은 역사저널에 등장했던 인물이었더군요. 그 때의 기억과 제가 즐겨 읽었던 야마오카 소하치의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서의 일본의 전국시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제가 알고 있던 임진왜란에 대한 역사적 지식들을 모아 읽다 보니, 거대한 역사적 사실 사이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틈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참 잘 채워 넣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김충선은 역사에서 임진왜란 당시 조선에 귀화한 항왜장수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일본 역사에서 가장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가 불던 전란의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갔을 사야가, 그 위험한 힘이 결국 밖으로 쏟아져 나온 임진왜란이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그는 왜 조선을 선택해야 했을까? 작가는 그 물음표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탐구를 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만들어진 역랑은 김충선이라는 이름으로 김해 김씨의 시조가 된 인물의 일대기를 그리고 있는데요. 그는 귀순한 왜장 김충선이기 이전에 일본 정예 뎃포부대의 선봉장 사야가였고, 사야가이기 이전에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천대받던 히로였고, 세살배기 어린 아이로 어머니의 희생으로 밀항을 했던 김석운이었지요. 일본에서도 뎃포 즉 우리는 조총이라고 불리는 것은 전쟁의 문법을 다시 써 내려갈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갖고 있는 무기였는데요. 그 뎃포에 해박하던 히로는 군웅할거의 시대였던 전국시대에서 자신의 작은 바람조차 지킬 수 없게 되었지요. 역사의 소용돌이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몰아갈 수 있는지 생각해볼 수 있었네요. 정말 재미있는 역사소설이고, 작가의 전작처럼 영화화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분량도 상당하고 거기다 일본분량이 많다는 것이 조금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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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정원
닷 허치슨 지음, 김옥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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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한테 문신을 새기나요?” “정원엔 나비가 있어야 하니까.”

"진짜예요. 필요한 만큼 진짜."

“유효기간이라도 있다는 거야? 스물한 살?”

정원사는 아름다움을 낚아챌 수 있을 때 낚아채야 했어요

닷 허치슨의 <나비 정원>을 읽으면서 내 마음에 남았던 등장인물들의 대사들을 쭉 나열해보니, 어떻게 배열해도 작가가 만들어낸 독특한 공간인 나비 정원을 배경으로 한 하나의 에피소드가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물론 나비 정원은 파괴된 채로 이야기는 시작되지만 말이죠. 도심에 자리잡은 저택에는 높은 벽으로 둘러싸여 사람들의 눈에서 벗어난 정원이 있습니다. 무릉도원이라고 해도 될까요? 향기로운 꽃과 나무로 아름답게 가꿔진 그 정원에는 당연히 나비들도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비로 살아가기를 강요 받은 소녀들도 살아가고 있지요 폭파사고로 사람들의 눈에 들어온 정원에서 발견된 소녀들의 등에는 정교한 나비 문신이 있었습니다. 실종되었었던 소녀들은 웬일인지 입을 열지 않습니다. 리더처럼 보이는 마야라 불리는 소녀와 인터뷰하는 FBI 요원들이 주고받는 이야기와 마야의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면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사실 마야라 불리고 싶은 소녀가 벌이는 심리게임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하지만 저는 이상하게 정원사라는 존재에 빠져들었습니다. 물론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쉬울 수도 있겠지만요. 그래도 궁금해지는 인물이기는 합니다. 타자의 눈으로 보여지는 정원사가 아니라 그의 이야기 자체가 듣고 싶었거든요. 사회적 지위와 부를 움켜쥐고 겉으로는 자상한 가장으로 살아가는 그가 가꾸는 곳이 나비정원이라니요. 심지어 나비가 된 소녀들이 나이가 들면 자신이 가꾸었다고 믿는 나비의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극한의 수단까지 사용하니 말입니다. 그리고 그 정원에 어떻게 보면 포식자처럼 군림하는 존재일 수 있는 자신의 두 아들까지 풀어놓죠. 하지만 실상은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며,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비틀린 정원의 규칙에 맞춰서 살아가는데요. 어쩌면 정원사를 자처한 그는 자신을 절대자라고 생각했던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작품은 이미 영화화가 결정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분명 마야라고 불리고 싶은 소녀가 주인공이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겠지만, 정원사를 어떠한 배우가 하게 될지에 따라서 작품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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