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반말 영어 - 현지인이 매일 쓰는 리얼한 영어회화
kazuma 지음, 유인애 옮김 / 북클라우드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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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학창시절 배우던 영어는 교과서적이다보니, 다양한 스타일의 영어를 익히기 위해 노력할 수 밖에 없는데요. 저는 미국 드라마를 즐겨봤고, 나중에는 제가 좋아하는 캐릭터의 대사를 대신 칠 정도로 공부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언어라는 것은 가변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꾸준히 표현을 익히고 입에 붙이면서 노력할 수 밖에 없지요. 이번에 만난 kazuma <오늘의 반말 영어>는 읽을수록, 좋은 표현들을 정말 많이 익힐 수 있었는데요. 10대에 미국으로 간 저자는 미국 브루클린 등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러운 회화 표현을 배우기 노력했고, 트위터를 통해 이러한 경험을 나누었다고 해요.

매일의 대화, 진짜 기분, 일상생활, 금단의 슬랭, 대화를 위한 문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문법이 제일 뒤로 간 것도 좋았고, ‘~의 경우에는 이 용법을 취하지 않는다.’라는 식의 설명을 싫어한다는 말에도 공감이 갔습니다. 저 역시 그런 책은 학창시절에 암기해야 했던 맨투맨영어나 성문영어가 떠올라서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문법 역시 꼭 필요한 것을 상당히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어서 더욱 유용하게 느껴집니다. 캐릭터를 설명하는 방법, 예를 들면 가식남‘Cheesy guy’인데요. 만약 이 표현을 들으면 ‘Cheesy’라는 표현을 알고 있기 때문에 대충 이해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제가 사용은 못할 거 같은데, 이렇게 정리된 책들을 통해서 보면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되죠. 맛을 표현하는 방법, 10대의 슬랭, 인터넷상의 욕설, 거기다 연애슬랭처럼 다양한 주제로 정리해놓은 것도 좋고요. 연애 슬랭에 나온 자기야라는 뜻의 ‘Bae’는 두가지 유래가 있던데, 저는 축약어로 추정되는 ‘Before anyone Else’라는 표현이 딱 좋더라고요. 예전에 취향저격을 영어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서 열심히 설명을 해서 배웠던 표현 ‘It hit the spot’이라는 표현도 나와서 반가웠습니다.

또한 우리가 사전적으로 암기하는 표현들을 실생활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알 수 있는데요.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알고 있는 ‘badly’‘so bad’가 있습니다. 이 뜻은 긍정적인 의미로도 사용이 가능한데요. 우리가 부정적인 수식어로 더욱 강렬한 표현을 하는 것과 비슷하죠. ‘I want it badly’너무할 정도로 원해’, ‘I like it badly.’몹시 마음에 들어가 되는 것이죠. 또한 ‘He is so bad.’그 녀석 너무해라고 해석이 가능하지만, 뒤에 나오는 문장을 통해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로 나뉠 수 있으니까요. 재미있는 영어 표현을 많이 배울 수 있고, 크기도 작아서 휴대하기도 좋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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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는 저녁 - 서양철학 50 철학이 있는 저녁
리샤오둥 지음, 이서연 옮김 / 미래타임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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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을 대표하는 철학을 쉽게 이해하고, 철학자들의 삶도 살펴볼 수 있는 <철학이 있는 저녁>

저는 철학은 시간적으로 보자면 저녁과 잘 어울리는 거 같아요. 삶에 있어서도 그 정도의 시점에 비로서 철학이 제대로 보인다고 할까요? 그렇게 열심히 암기하고, 여러 책을 읽어도 그 때는 약간 공염불처럼 느껴지고, 제 삶의 시간이 쌓여야 철학이 어느 정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이 번에 처음 알게 된 로저 베이컨이 떠오르네요. 저 역시 철학과 베이컨이라는 이름을 연결시키면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말한 프랜시스 베이컨이 먼저 생각나거든요. 철학자이자 과학자인 로저 베이컨은 시대를 잘 못 타고 난 인물이 아닐까 해요. 그는 무지개가 신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자연 현상이라는 것과 그 원인을 분석해냈고, 동력으로 움직이는 물건들이 등장할 것을 과학적으로 추론해내기도 했거든요. 또한 그는 인류에게 필요한 것인 지식이고 이를 방해하는 4가지 원인을 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이와 같은 치명적인 역병이 인류가 저지르는 모든 죄악의 근원"이라고 했는데, 이성에 근거하지 않은 권위와 관습 그리고 편견과 무지를 감추는 행위로 봤습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결국 이단이라는 오명으로 이어졌고, 무려 25년동안 연금생활을 했다니, 안타깝기 그지 없더군요. 과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계속 로저 베이컨이 떠올랐던 것 같아요.

다양한 주제어를 제시하고 철학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고민을 통해서 골라볼 수 있기도 한데요. 사실 저는 요즘 스마트기기의 노예가 되는 거 같아서인지 기계가 나를 지배할 때라는 주제와 함께한 18세기 계몽주의 철학자 라 메트리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읽었거든요. 읽고 나서는 내가 나비인가, 나비가 나인가라고 했던 장자가 떠오르며 내가 기계인가, 기계가 나인가라는 샛길로 빠지기도 했지만요. 물론 그 것이 철학의 매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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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언어
장한업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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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어를 통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역으로 언어는 우리의 생각을 그 틀에 가두는 역할을 할 때도 있습니다. 이화여대 다문화-상호문화협동 과정을 설립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주임교수를 담당하고 있는 장한업의 <차별의 언어>를 읽으면서, 언어가 갖고 있는 역기능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네요.

저는 다문화가정’, ‘단일민족그리고 우리라는 단어에 갇혀버린 한국인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저 역시 얼마 전에 임진왜란 때 조선에 투항하여 왜군과 맞선 일본인인 항왜의 대표적인 인물인 사야가를 역사에 녹여낸 팩션을 읽은 적이 있는데요. 그 소설에서도 사야가가 어쩌면 한국인일 수도 있다는 출생의 비밀을 슬쩍 끼워놓기도 했어요. 그 때는 별로 의식하지 않았는데, 어쩌면 그 역시 단일민족의 신화에서 나오는 자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이전에 삼국유사;에 나오는 처용 설화에 처용이 아랍인이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는데, 저 역시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라는 큰 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거 같아요. 이는 단순히 이야기가 아니라 9세기 페르시아 지리학자 이븐 쿠르다지바와 10세기 역사학자 알 마수디 역시 신라에 많은 아랍인들이 살고 있었다는 기록을 남겼다고 하네요. 심지어 단일민족이라는 말이 처음 문헌에 등장한 시기 역시 1933년 이광수의 조선 민족론’, 그리고 대단히 단일한 민족으로 기록했다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뿌리깊은 믿음이 퍼져있는지 모르겠네요.

이러한 생각들은 결국 우리라는 단어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우리라는 틀 안과 밖의 경계를 긋고, 나와 다른 사람들은 밀어내고, 심지어 차별하는 상황이 말이죠. 심지어 그 우리는 개인이 우리를 대표할 수 있다는 생각에까지 뻗어나가기도 하죠. 생각해보면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아니죠. 이것뿐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사용하던 언어 속에 은연중에 숨어있던 제 생각 그리고 그 것을 듣는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차별에 대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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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이브스 3 - 5천 년 후, 완결
닐 스티븐슨 지음, 송경아 옮김 / 북레시피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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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인 이론과 상상력이 어우러지는 하드SF’, 그 동안 아이작 아시모프와 테드 창 그리고 호시노 유키노부의 작품을 좋아했었는데, 이번에 엄청난 내공을 보여주는 작가를 만나서 반갑네요. 바로 닐 스티븐슨입니다. 그는 1996년에 이미 ‘SF계 최고상인 휴고 상을 수상했으니, 제가 도리어 늦게 알게 된 편인데요. 이번에 읽은 <세븐이브스>는 빌 게이츠가 권한반드시 읽어야 할 과학도서 11중 유일한 소설이기도 하고,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이자, ‘타임지 선정 10권의 책이기도 합니다. 저는 3, ‘5천년 후부터 읽었는데, 1편과 2편이 궁금해서 바로 주문을 했지만, 명절연휴라 배송이 늦어져 아쉽기만 하네요.

알 수 없는 이유로 달이 폭발하고, 그 잔해가 지구로 쏟아지면서 하드레인이 시작되는데요. 인류는 멸종을 피하기 위해 노아의 방주와 떠올리게 하는 클라우드 아크를 만들어 우주로 발사를 합니다. 우주에서 이런저런 일을 겪으며 남은 생존자는 단 여덟 명, 그 중에 폐경기를 넘은 여성을 제외하고 일곱 명의 여성으로 다시 인류의 역사는 시작됩니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바로 책 제목이기도 한 세븐이브스이죠. 일곱 개의 종족으로 발전하게 된 인류는 우주거주지에서 나름의 문명을 만들어나가고 그렇게 5천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지구 역시 사람들이 다시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서서히 변화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구를 다시 살리기 위해 테리폼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 때도 사람들의 입장이 나뉘면서 대립을 하게 됩니다. 또한 지구에서 어두운 광산과 깊은 바다 속으로 대피하여 살아남은 디거와 핑거족이 등장하며, 자신의 입장에 따라 편가르기와 세력 다툼이 심화되게 되는데요.

예전에 은하영웅전설을 읽으며 드러나있는 미래 배경을 덜어내면, 그 속에 남는 것은 역사서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븐이브스 역시 그러하더군요. 멸종을 피해 결국 우주에서 살아남은 인류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마치 인류의 역사를 압축하여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자신과 다른 생각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 혹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발전해온 사람들과의 반목 그리고 이합집산, 끝없이 만들어지는 갈등은 마치 지금 다시 5천년 전의 지구가 재현되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물론 다행히 그 안에서 공존과 번영의 길을 찾아나가기에 안심을 했고, 어쩌면 우리 역시 그러지 않을까라는 희망도 생기더군요. 물론 과학이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이기에, 머릿속으로 바로 그려지지 않는 이야기들도 많고, 때로는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도 많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과학적으로 이 정도까지 구현은 가능한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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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습관 - 도리스 레싱 단편선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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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스 레싱의 단편선 <19호실로 가다>에는 20편의 소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19호실로 가다> 11편이 수록되어 있었고, 이번에 나온 <사랑하는 습관>9편이 수록되어 완성이 되었지요. 저는 2권을 다 읽어보았는데, 참 매력적인 작가라는 생각이 들어요. 섬세한 감정묘사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면서도 분명한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표제작인 사랑하는 습관사실 사랑이라는 단어에 붙지 않기를 바라는 단어 중에 하나가 바로 습관이 아닐까 해요. 사랑이 습관이 된다,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나 안타까운 느낌이 들 거 같아요. 그리고 그 말을 들은 남자가 있죠. 바로 조지입니다. 그는 자신을 간병해주는 여인에게 이런 말을 듣게 되는데요. 그의 삶에 잠시 겹쳐지면서, 저는 뜬금없지만 그 역시 나쁘지 않다라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어쩌면 사랑이라는 것만큼 중독성이 강한 것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요. 제가 막연하게 갖고 있던 생각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소설이었네요.

그리고 제리라는 소년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동굴을 지나서라는 소설도 기억에 남습니다. 정말 치열하게 그 시기에 필요한 성장을 해내기 위해 노력하던 소년을 응원하고, 그가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 하나하나에 감탄하기도 했고요. 그리고 그가 이뤄낸 성취에 함께 감동하다, 문득 그가 툭 돌아섰을 때, 처음에는 ?’하며 저 역시 멈춰서게 되었어요.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제리가 정말 어른이 되었구나, 스스로 자신의 삶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삶의 중심에 섰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정말 감각적인 묘사가 아름다웠지만, 정말 어려웠던 소설 와인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단편을 만날 수 있었던 책입니다. 이렇게 도리스 레싱의 단편선이 마무리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지만, 20편의 단편을 처음부터 다시 읽어볼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져요. 이처럼 잘 쓰여진 단편은 생각할거리를 정말 많이 던져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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