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세계의 친구들 지식샘 시리즈
마이아 브라미 지음, 카린 데제 그림, 이재원 옮김 / 샘터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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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딱 안녕~ 세계의 친구들! 반가워~’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이네요. 전세계에서 날라온 편지를 보는 기분이랄까요? 22개국에서 보내온 편지를 읽다 보면, 마치 어린 시절 잠시 했었던 펜팔친구가 다시 생긴 거 같은 즐거움을 주기도 하네요. 아이들이 세계의 어린이들과 만날 수 있는 좋은 책이지만, 어른이 읽어도 충분히 재미있어요.

아이의 초상화와 사는 곳의 풍경, 그리고 자신의 일상과 나라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 나라의 언어로 혹은 자기 민족의 언어로 인사와 마지막 인사를 하는 편지라 더욱 맘에 듭니다. 주석으로 잘 모를 수 있는 그 나라의 전통도 소개해주고 있어서 저도 덕분에 많은 것을 알게 되었어요. 캐나다에서는 이누이트족인 조이 말리나의 편지가 왔어요. 조이가 사는 곳은 북극지방의 누나부트인데, 누나부트는 이누이트 자치구역으로 우리의 땅이라는 뜻을 갖고 있대요. 환하게 웃고 있는 조이 주변에 그림들이 무엇인가 했더니, 가족들과 함께 자연이나 전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드는 조각상이었네요. 이렇게 아이들을 그린 그림과 풍경에는 그 나라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놔서,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불가리아에서 사는 파벨이 보낸 편지도 기억에 남아요. 이상한 괴물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는데, 불가리아의 가면행사인 쿠케리때의 모습이었더라고요. 31일에는 봄을 기다리며 서로의 건강과 행복을 빌며 교환하는 장식품인 마르테니차를 만들어 갖고 다닌다고 하는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우리 전통의상에 다는 노리개 같기도 해서 더욱 반갑더군요. 그래서 또 찾아보니 우리의 노리개 역시 그 무늬와 형태로 다양한 의미를 담아냈다고 해요. 저도 이렇게 여러 가지를 찾아보며 재미를 느끼는데, 아이들은 얼마나 즐거울지 미루어 짐작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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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왕잉 지음, 오혜원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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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철학잡학사전>, 처음에는 책제목을 보고 저도 정말 좋아하는 TV프로그램인 알쓸신잡,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의 패러디인가 했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보다 더 적절한 제목이 있을까 싶네요.

프랑스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가 볼테르, 그는 행동하는 양심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인데요. 그는 자신이 계몽사상과 문학창작에 열중하기 위해 물질적인 안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생각해보면 자신이 경제적으로 궁핍하면, 결국 자신의 철학은 위정자들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밖에 없겠지요. 그는 자신의 사상적 자유를 위해 그 무엇보다도 노력했더군요. 심지어 복권을 여러 번 맞기도 하고, 그 자본을 바탕으로 투자를 해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해요. 볼테르 하면 내가 있는 곳이 지상낙원이라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물론 어려운 시절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은유적인 표현이지만, 그냥 문자 그대로 이해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했어요.

서양뿐 아니라, 중국 철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양하게 소개됩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나무 아래를 거닐며 학문을 탐구했다 하여 붙여진 소요학파와 닮은 느낌을 주는 죽림칠현이 있습니다. 그들은 대나무 숲에 모여 문학과 철학을 담론했던 위진시대의 대표적 학자들인데요. 죽림칠현이라는 말만 들었고 자세히는 몰랐어요. 일곱 명의 학자들이 각기 자신들의 입장을 취했고, 특히나 정치적인 면에서는 더욱 그러했는데요. 그 다름을 인정하고, 대화를 통하여 자신들의 생각을 가다듬어갔다는 것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아무래도 정치와 종교에 대해서는 가족끼리도 이야기하지 말라는 것에 익숙해서 그런지도 모르죠.

소크라테스가 이야기한 물질의 유혹 앞에 너무나 약할 수 밖에 없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도 기억에 남습니다. ‘알쓸신잡을 보면서, 유시민님이 호화로운 물건들로 채워진 공간에서 소크라테스가 경계했던 것이라는 식의 말을 했던 기억도 떠올랐거든요. 그때는 무슨 뜻인지 명확하게 몰랐는데, 소크라테스는 진정한 행복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잊고, 물건에 집착하는 것에 우려의 말을 했었더군요. 아무리 많은 물건을 사도, 심지어 저 것만 사면 정말 행복할 거 같은 이상한 집착을 해소해도, 이상하게도 참 그때뿐이더군요. 도리어 내가 갖지 못한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오기도 하고요. 어쩌면 저 역시 올바른 인격을 통해 저절로 마음에 깃들 진정한 행복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아니죠.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푸라기 하나가 낙타 등을 부러뜨린다라는 속담에 맞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나름대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변화의 양적인 면을 채워서 임계점에 닿으면, 질적인 변화로 이어질지도 모르죠. 책을 읽다가 홀로 좌절하고 홀로 희망을 찾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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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경영 - 한국을 깬 골프장, 스카이72 이야기
황인선.SKY72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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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과 KT&G에서 일하며 문화마케팅 전문가가 된 황인선의 시선으로 바라본 골프와 골프장에 대한 이야기 <동심 경영> 어른아이의 마음이라는 동심과 왠지 어른들의 비정한 세계인 것만 같은 경영’,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라는 생각을 먼저 했는데요. 이러한 동심 가득한 마케팅으로 차별화에 성공한 골프장 스카이72 골프 앤 리조트를 보니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만 같네요.

상당히 잔인하고 어두운 세계관으로 느껴졌던 슈퍼히어로 데드풀을 영화로 만들면서,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로맨틱 스타일로 만든 포스터를 공개했던 적이 있어요. 사실 크게 관심이 가지 않던 영화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는데요. 이렇게 유머는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효과가 있지요. 스카이72에도 유머가 넘쳐흐르고 있었는데요. 골프라는 것이 운동이기도 하지만, 저는 사교의 시간이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에, 분명 골프장에서 만들어내는 이런 다양한 이벤트와 유머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충분한 윤할유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기본에 충실하지 않다면, 이런 것들은 모두 잔재주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스카이72는 국제 LPGA 대회를 8년 연속 진행한 국내 유일 골프장이고, 선수들도 만족해하는 시스템을 갖춘 곳입니다. 또한 책에서는 골프장에 방문했던 사람들의 글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아름다운 풍경과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이벤트로 입소문이 절로 나게 만드는 골프장이라는 것이 흥미롭더군요.

스카이72의 성공 포인트 9가지를 살펴보면 지속가능한 경영시스템을 만들어낸 스카이72와 이를 마케팅 전문가의 눈으로 다시 점검해보는 과정이 일목요연하게 들어옵니다. 그 중 7번째 ‘Social’을 살펴보면, 스카이72의 사회기여가 소개됩니다. ‘스카이72 러브 오픈을 통하여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인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다면 저부터도 참가하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또한 골프를 보다 대중적으로, 그리고 가족 중심 스포츠로 만들기 위한 그들의 노력 역시 눈에 들어왔는데요. 저 역시 부모님과 함께 처음 골프를 접했고, 가족이 함께 즐기고 특히나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조금 더 이런 흐름이 넓게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더군요. 붕어빵 골프장으로 유명한 스카이72, 붕어빵을 먹으며 오래 전 추억에 잠길 수도 있지만, 가족과 함께 그 추억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면 더욱 좋을테니까요. 단순히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성공한 한국의 기업을 만나는 단계를 넘어서, 경직되어 있는 우리나라의 골프문화의 흐름을 조금씩 바꿔나가는 골프장을 만난 것 같아서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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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인문학 - 그 골목이 품고 있는 삶의 온도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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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건축가인 임형남과 노은주가 만난 골목의 풍경, 그리고 골목이 품고 있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 <골목 인문학> 사진이 아니라 그림으로 담겨 있는 것이 더욱 그 멋을 더하는데, 그래서인지 아직도 가끔은 꿈에서 보는 어릴 때 살던 동네가 절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우리 집에서 친구네 집으로 향하던 그 길을 여전히 뛰어다니고 있을 때도 많고, 함께 가지고 놀려고 주머니에 넣어둔 공깃돌의 묵직함까지도 그저 행복함으로 다가오곤 하죠.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이기에, 지금은 사라졌을 골목길이죠. 하지만 제 추억 속에는 영원할 것이니 다행스럽기까지 하네요.

왠지 왠지 큰 길의 풍경은 지나가는 느낌이지만, 골목길의 풍경은 추억이 어려있는 느낌을 주곤 해요. 책의 표현 그대로 생활이 가득 찬 거리이기 때문이겠죠.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 있는 골목길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저도 언제부터인가 여행을 가면, 화려한 관광지보다는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골목길에 시선을 두곤 해요. 그래서 책에서 소개된 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었네요. 특히나 생활의 어수선함이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궁금해하는 일본의 풍경에는 너무나 공감하네요. 저 역시 나중에 홍콩에서 길을 걸을 때, 일본과 극과 극으로 대비되는 느낌 때문에 나름대로는 이렇게까지 다른 풍경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오래 묵은 시간/먼저 와서 기다리는 집/백 년쯤 뒤에/다시 찾아와도 반갑게/맞아줄 것 같은 집/세상 사람들/너무 알까 겁난다

나태주 시인이 잠자리가 놀다 간 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에 남겼다는 이 시를 이 책에 소개된 공간에 더해주고 싶네요.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꾸면서 변해가는 골목이 아닌, 국가에서 도시 재정비라는 이름으로 변화시키는 골목은 확실히 매력이 떨어집니다. 이상할 정도로 어딜가도 비슷비슷한 풍경으로 채워지니까 말이죠. 백 년은 아니라도, 십 년쯤 뒤에 다시 찾아가도 여전히 그 정취가 살아있는 공간이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기를 바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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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 그들에겐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결정에 관한 실전 수업
애니 듀크 지음, 구세희 옮김 / 에이트포인트(EightPoint)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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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결정 전략가 애니 듀크, 그녀는 상당히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는데요.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지심리학 석사와 박사과정을 하며 이론의 기틀을 잡고, 프로 포커 선수로 포커 월드 시리즈 챔피언을 차지할 정도의 경력을 통하여 실전감각을 쌓아온 것이죠. 결정 전문가로 다양한 경력을 쌓아온 그녀는 이러한 경험을 집대성하여 <결정, 흔들리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Thinking in Bets>를 집필하였습니다.

사실 저도 결정장애가 있다라는 말을 종종 사용하는 편이라, 더욱 궁금할 수 밖에 없는 책인데요. 이 책을 읽는다고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바로 현명한 결정을 착착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정 잘하는 법을 꾸준히 익히면 성공한 사람들처럼 견고한 결정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것을 보면 충분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어떠한 훈련을 해야 하는지도 잘 알려주고요. 생각해보면 저는 결정 자체보다는 결정으로 만들어지는 결과에 대한 부담감이 컸었던 거 같아요. 그 결과를 책임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회피를 해온 것이죠. 하지만 그걸 반복하면 그 어떤 것도 배울 수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도 포커를 좀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 포커는 약 2분정도로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지는 경기이지만, 그 사이에 스무 번 정도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진다고 해요. 그리고 그 결과를 바로 알 수 있기 때문에 피드백도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지요. 의사결정 과정을 반복하여, 결과를 통해 과정에 어떠한 문제가 있었는지를 따져보고, 고쳐나가면서 습관을 만들기에 딱 좋은 게임이 아닐까 합니다. 딱히 포커가 아니더라도, 그 동안 결정을 회피하면서 성공의 경험도 실패의 경험도 쌓아놓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경험을 쌓을 기회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개인적으로 제가 밑줄을 긋고 싶은 부분은 바로 이것입니다. ‘불확실성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불확실성이 발생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이 것을 수용하지 못하면 저처럼 결정을 회피하게 되는 것이죠.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주어진 정보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이 과정이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제가 제대로 노력해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저는 주위에 자꾸 물어보고, 대신 해달라고 조르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시간을 조금 더 미래지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어요. 사실 이건 좀 어려운 부분이기는 하지만요. 최고의 나를 만들어가는 현명한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나쁜 결정을 통해 배워나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이기 때문에 꼭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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