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CEO - ‘보통 사람’을 세계 일류 리더로 성장시키는 4가지 행동
엘레나 보텔로 외 지음, 안기순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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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회사에서 같은 시간을 일하고 있지만, 누군가는 CEO가 되지만, 누군가는 그렇지 못한 채로 퇴직하게 됩니다. 저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이 뭔가 대단해 보이고, 자신과는 전혀 다른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하곤 합니다. 그래서 더욱 <이웃집 CEO>라는 제목이 아이러니하게 여겨졌는데요. 원제가 무엇일까 했더니 옆집에 사는 친근한 여자아이를 뜻하는 ‘the girl next door’의 변주인 ‘The CEO Next Door’이더군요. 그렇다면 평범한 사람을 CEO로 성장하게 하는 힘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저자인 엘레나 보텔로와 킴 파월은 ‘CEO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는데요. 방대한 양의 성공한 CEO를 대상으로 한 심층적인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그 자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하고 정리하여 말 그대로 CEO의 유전자 지도를 그려낸 것이죠. 이들의 연구는 2017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의 커버 스토리로 다뤄졌을 정도로 큰 반향을 이끌어냈다고 하네요.

책은 강해져라’, ‘정상에 올라라’, ‘결과를 산출하라라는 3단계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1장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매 장이 끝날 때면 요점이 정리되어 있고, 각 단계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주어서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아무래도 단편적으로 이해하다가, 이를 다 정리해주는 부분이 있어서 그러한데요. 예를 들면 제가 1단계에서 가장 신경쓸 수 밖에 없었던 과단성이 있지요. 과단성이란 아무래도 책임이 늘어나기 때문에 더욱 결정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는데, 그 위험성을 감수하면서도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제가 결정에 어려움을 느껴서 여기에 시선을 많이 팔았었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강해져라를 정리하면서 CEO 게놈 행동인 과단성, 영향력 확대를 위한 관계형성, 엄격한 신뢰성, 주도적 적응은 연계되어 있기에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면서 적어도 한 가지 이상의 행동에는 강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죠. 아무래도 약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책을 읽다 보니,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CEO가 되기까지 평균적으로 걸린 시간인 24년보다 빠르게 CEO가 된 사람들을 표본으로 하여 만들어낸 단거리 주자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들에게 동력이 된 것을 분석하여 경력 추진기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요. 적합한 역할을 밭아서 성과를 달성하고 그 성과로 인해 두각을 나타내는 경력추진기에서 자신의 경력을 선택하는 최적의 방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경력을 앞으로 당신이 안착할 직업의 연속으로 생각하지 말고, 당신의 결정을 앞으로 구축해갈 경험의 포트폴리오로 생각하라라는 말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책을 다 읽고 나면, 과연 책에 등장한 인물들이 이웃집 CEO’라는 말을 들을만한가라는 의문도 살짝 생기기는 하지만요. 그 빛나는 성취보다, 과정에 더욱 시선을 주어야, 우리도 멀게만 보이는 그 자리로 갈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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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서영인 지음, 보담 그림 / 서유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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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에세이를 즐겨 읽게 되요. 서영인의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은 제목에 관심이 먼저 갔었죠. 나름 바쁘게 하루를 보낸 거 같은데, 막상 일기를 쓰려고 보면 뭘 했는지 잘 기억도 안 나곤 해서 더 공감이 갔나 봐요. 서울에서 혼자 살아가는 쓰는 사람서영인의 이야기를 읽으며 많이 웃기도 하고, 때로는 감탄하기도 하고,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네요.

망원동에 자리를 잡는 이야기 세상에는 별별 집이 다 있다로 시작하여 편의점 공동체로 다정함과 무심함 사이 망원동 주민으로 살아가게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다채롭게 펼쳐지니까요. 달리다 보면 고통이 사라지고 희열이 찾아온다는 러닝하이는 없었지만 마라톤까지 섭렵하면서 즐기는 달리기와 혼자 살아가는 것의 분기점을 요리로 생각하며 한때는다양한 음식을 만들어내던 이야기도 기억에 남고요. 저와는 정반대로 끼니때는 밥을 먹어야 하는 식성이라, 까다로운 기준과 생존이라는 조금은 안 어우러지는 목표를 갖고 백반집을 찾아 다니는 길을 함께하고 싶기도 하고요. 채식과 육식사이에서 쉼 없이 갈등하며 자신의 채식 취향을 단련하는 그녀가 꿈꾸는 과욕의 채식의 날이 올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망원동의 다양한 상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편파적이며 주관적인그 취향을 보여주죠. 서점 역시 그러한데요. 망원동에 있는 동네서점에서 낯선 책을 만나는 이야기에 왠지 가슴이 설레는 기분마저 들더군요. 예전에 <오키나와에서 헌책방을 열었습니다>를 읽으면서 지역의 색을 살리는 출판문화를 부러워했었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도 책의 제국 아래에 은밀하게 만들어진 언더 그라운드의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더욱 좋았고요. 기본에 충실하고 맛있는 음식점들이 장사가 잘 되어서 오래오래 함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도 기억나네요. 오래간만에 예전에 즐겨 찾던 음식점에 다녀왔는데, 주인할머니의 포근한 미소처럼 그대로 그 맛을 지키고 있는 것에 왠지 모르게 감사하다는 마음이 들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할머니가 건강하게 오래 사시길 바라던 제 마음 역시 무심함과 다정함 사이 그 어딘가였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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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주 가는 길 - 사진가 김홍희의 다시 찾은 암자
김홍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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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희의 <상무주가는 길>, 처음에는 암자가는 길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왜 상무주일까? 책을 읽다가 함양 지리산에 자리잡은 상무주가 등장하자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곳에서 빛과 스님 그리고 사진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고 나니, 어쩌면 저자에게 가장 강렬한 기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역광 뒤로 숨어있던 이야기까지 털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 그가 이 책에 담고 있는 진심을 더욱 밀도있게 느껴지게 하더군요.

김홍희는 2008년 일본 니콘의 세계 사진가 20에 선정된 사진 작가이기도 한데요. 그가 사진 작업에 참여한 책을 보니 만행’, ‘인도기행과 같이 저의 집에 있는 책도 참 많더군요. 미처 몰랐지만 오래된 인연처럼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네요. 읽는 책과 보는 책 사이에 조화로움을 추구했다는 설명이 헛되지 않게 참 좋은 사진과 글을 만날 수 있기도 했고요. 흑백사진이라 그럴까요? 산사와 그를 둘러싼 자연의 질감이 더욱 잘 느껴지고, 그 곳에 켜켜이 쌓인 시간이 사진 속에서 흘러나오는 듯 하더군요.

암자에 가는 길은 참 만만치 않습니다. 하동 지리산의 상선암은 숲 사이로 난 외길을 40분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요. 그 곳에서 그는 고요함이 주는 두려움까지 느끼기도 하죠. 그리고 여러 번 찾아간 고창 선운사의 도솔암 역시 구슬땀을 흘리며 걸어야 하는 곳이고요. 그래서일까요? 아무리 걸어도 보이지 않는 경주 남산의 칠불암에서는 서산 너머로 지는 햇빛을 아쉬워할 틈도 없이 사진에 남아낼 방법을 찾아내기도 하죠. 사진을 보면 너무나 궁금하지만 걷는 것을 싫어하는 제가 과연 이 책에 소개된 암자에 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절로 생깁니다. 이럴 때 불일암 암주셨던 법정스님의 말이 떠오르네요. "저기 대나무 숲 입구가 참 마음에 듭니다"라던 피천득 선생에게 "가지고 가시라라고 답했던 법정스님, 어쩌면 이 책은 저에게 암자를 가지고 갈 수 있는 길일 수도 있겠어요.

또 기억에 남는 곳은 해인사 원당암입니다. 눈과 어우러지는 암자의 풍경이라 그러했고요. 그 곳에서 불교 공부를 오래한 지인이 마음공부를 스마트폰에 비유하여 설명해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거든요. 우리의 마음은 켜져 있지 않은 스마트폰과 같을수 있다는 것, 그 것을 켜고 어떠한 앱을 실행하면서 거기에 집중하여 그 앱이 마치 자신인 것처럼 생각한다는 것인데요. 마음공부까지는 못 해내도, 부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있을 때, 떠올리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좋은 사진과 좋은 글이 정말 잘 어우러져 있어서,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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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 루시퍼에게
정진향 지음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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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사 루시퍼에게

당신은 나의 천사입니다. 나를 살렸고, 나를 살게 했고, 나를 진짜 나로 살고 싶게 했으니까요. 당신이 누구에게 어떤 식으로 불리든 상관없습니다.(312P)

타락천사라 불리는 루시퍼, 그가 하늘에서 추락하게 된 이유는 자기 혀’, 즉 자신의 욕망을 드러낸 말 때문이라고 하죠. 그런 루시퍼가 인간의 몸에 갇혀서, ‘하연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을 갖고 시작하는 이야기 <나의 천사 루시퍼에게> 이 소설은 제 4회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하는데요. 조금 복잡한 관계망만 잘 정리하며 보면 상당히 흥미진진한 이야기인 거 같네요. 천 명의 인간을 치유해야 다시 구원의 재판을 받을 수 있는 루시퍼는 심리상담소를 운영하며 마지막 100명을 치유하고 있었어요. 그의 치유 방식은 그가 타락천사가 된 이유인 자기 혀가 관련이 있는데요. 키스로 사람들의 상처를 빨아내거든요.

그렇게 재판에서 증명자료로 사용할 악마의 계약서를 열심히 모아가던 하연에게 뜻밖의 여성이 나타나게 됩니다. 마음의 틈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 틈이 보이는 루시퍼는 길을 걸을 때도 고개를 숙이며 다닐 수 밖에 없었는데요. 그에게 나타난 고려라 불리는 여성은 아무런 틈도 없는 순결한 심장을 갖고 있었거든요. 고려는 입양된 가족들에게 ’, ‘’, ‘이라고 불렸다는 이야기가 그냥 나온 말이 아닌 것처럼,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하고, 또 다른 존재이기도 하고 상당히 복잡한 인물이었어요. 물론 지상과 천상이 겹치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이야기 구조가 조금은 복잡한 편이라, 처음에는 꽤 방황하기도 했지만, 판타지와 사랑이 잘 어우러진 재미있는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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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도 우리처럼 -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있을까
아베 유타카 지음, 정세영 옮김, 아베 아야코 / 한빛비즈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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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서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제목부터 참 낭만적이네요. <우주에도 우리처럼>, 밤하늘을 올려다보는 존재가 있을까? 그리고 푸른 공간 가운데 푸른 행성 지구가 있는 표지는 마치 누군가 우리를 올려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저자인 아베 유타카는 지구 말고도 생명을 가진 별이 있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상상하며 지구물리학자로 성장했는데요. 루게릭병을 앓게 되면서, 기후연구자이자 아내인 아베 아야코와 함께 이 책을 3년간 집필하였다고 해요. 평생 자신의 삶에 화두로 삼아온 질문에 대한 답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내는 것으로 자신의 삶의 마침표 그리고 같은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연결점을 찍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미있는 것은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있을지 연구하는 과정은 지구를 이해하는 길과 같았는데요. 그래서인지 정말 광범위한 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가 담겨 있는데요. 그가 속한 도쿄대학 대학원 이과계 연구과 지구행성과학 전공에서는 지구행성물리학, 지질학, 광물학, 지리학을 통합하였기에 이렇게 포괄적인 연구가 가능한 것이더군요. 사실 다양한 생명이 살아가고 있는 지구와 같은 환경을 찾기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한 과정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 움직이는 지면, 대륙, 산소, 바다행성과 육지행성, 행성의 거대 충돌, 대기와 물의 보유, 크기, 궤도와 자전 그리고 다른 행성, 항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책을 읽다 보면, 지구를 기적의 행성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하지만, 기적이라는 생각이 계속 들 정도로 경이롭게 다가오더군요. 어떻게 보면 지구가 우리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에 맞추어서 진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렇다면 다른 행성에는 다른 방식으로 진화한 생명체가 있을 수도 있겠죠? 이런 생각은 제가 예전부터 갖고 있던 외계생명체에 대한 방향으로 돌아가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저의 생각을 마치 읽었다는 듯이 맺음말은 드레이크 방정식을 넘어서로 마무리합니다. 저자의 말처럼 생명의 별이 갖춘 조건이 명확해져야 우리와 같은 생명체를 만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겠지요. 만약 우리와 다른 생명체이고 다른 소통방식을 사용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존재 여부를 인식하지 못할 확률도 있으니, 먼저 선결되어야 하는 조건임에 분명해 보이기도 하네요. 외계에도 우리와 같은 생명체가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갖고 읽기 시작해서, 지구와 인간에 대해 더욱 많이 알게 되는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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