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는 춤추고 싶다 - 좋은 리듬을 만드는 춤의 과학
장동선.줄리아 크리스텐슨 지음, 염정용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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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가끔 기분이 좋으면 막춤을 추기도 하는데요. 이상하게 되도 않는 몸짓을 하면서 기쁨이 더 커지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아요. 사람들은 때로는 춤을 추고 싶어하고, 춤을 추면 행복해진다고 막연하게 알고 있지만,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책은 처음 본 것 같아요. 바로 뇌과학자 장동선과 심리과학자 줄리아 F.크리스텐슨의 <뇌는 춤추고 싶다>입니다.

 뇌과학 박사 장동선은 알쓸신잡2’에서 유쾌함이 돋보였는데, 책에서도 그러하더군요. 글도 그렇지만 정말 춤추고 싶게 만드는 표지와 각자의 논리를 펼치고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등장하는 캐리커처까지도 유쾌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과학도서임에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춤을 배우거나 추면서 사람들의 뇌에서는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그리고 다른 사람과 함께 춤을 출 때, 두 사람의 뇌에서는 어떠한 공명이 이루어지는지 알수록 더욱 신기하더라고요.

 결혼하고 얼마되지 않았을 때, 공통의 취미를 가져야 한다는 강박감에 남편과 함께 춤을 배우러 다닌 적이 있었어요. 물론 책을 읽다 보니, 춤을 리드하는 역할을 남자가 맡기 때문에 더 많은 부담감을 가졌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서, 내 맘대로 안 되는 내 몸 때문에 투정을 많이 부렸던 것이 미안하기는 하지만요. 서로고 이해하고 공감하면 생기는 뇌파의 싱크가 같은 움직임으로 춤을 추면서 생기는 뇌파 싱크와 유사하고 심지어 더욱 강렬하다니,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결혼 초기에 발생하기 쉬운 갈등이 별로 없었던 이유였을까 싶기도 해요.

 고대 중국의 책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을 동이족이라 하여 춤도 잘 추고 노래도 잘 부르고 했다고 기록했더군요. 물론 그건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는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점점 더 책상에 묶여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휴식을 위해서 쇼파와 한 몸이 되기도 하고 그런 현대인에게, 춤이라는 것이 정말 좋은 치료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뭐 정 안되면 TV에서 연예인들이 추는 춤을 보면서 따라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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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수업 - EBS 다큐프라임 특별기획, 우리 미래가 여기에 있다
EBS <100세 쇼크> 제작팀 지음, 김지승 글, EBS 미디어 / 윌북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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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70세 사망 법안, 가결이라는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65세의 노인이 20%가 넘어섰고, 이제는 75세 이상의 후기 고령자 숫자가 전기 고령자보다 많아지는 중고령사회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일본이기에 나올 법한 소설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 역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로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남의 이야기 같지만은 않았습니다.  한때는 장수를 축복으로 여겼지만, 요즘은 딱히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하지만 나이가 드는 것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저 역시 노년의 삶에 대해 조금은 두렵기도 하고, 막막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더욱 노년의 삶에 대한 책을 챙겨 읽게 되고, 이번에 읽은 <100세 수업>은 그 중에서도 참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 사회의 현상황을 진단하고, 그 누구도 아닌 지금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볼 수 있었거든요. 또한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시니어 모델로 카메라 기자로 제 2의 인생을 살고 계신 분들도 많더라고요.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가꾸는 것을 보면서, 이를 통해서 사회적 비용도 아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냥 가만히 있다 보면 절로 무기력해질 수 밖에 없으니 말이죠. 또한 기억에 남는 것은 일본에 있는 노인을 위한 공동체 아파트입니다. 인구 절벽에 부딪치면서 빈 집이 늘어가고 있는 도쿄에서 시행되고 있는데요. 새로운 요양시설을 늘려나가는 것보다, 노인들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공동체를 만들어 주는 것이죠. 사후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예방적 차원으로 접근하는 것이 더욱 좋지 않을까 싶어요.

소위 낀세대라고 하죠. 부모를 부양하고 자식을 키우느라 자신의 노년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자식의 부양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래서인지 우리나라는 꽤 오랫동안 OECD국가 내에서 노인 자살률 1위를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그런 부분들 역시 잘 정리해두었고, 사회적인 문제뿐 아니라 감성적인 문제까지 다 아우르면서 살펴보는 부분들이 좋았어요. 왜 미리 노년을 생각하지 못했을까?, 그런 자문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냥 막연하게만 두려워하고 있지만 말고, 저 역시 조금 더 구체적인 계획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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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여행 -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유쾌한 노부부의 여행 이야기
홍일곤.강영수 지음 / 라온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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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부부에게는 공동의 취미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취향이 극명하게 갈려서, 뭐라도 만들기 위해 배우기까지 했던 적도 있었죠. 그나마 두 사람 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여행을 하는 취향은 또 달라서 티격태격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여행을 하다 노부부가 다정하게 여행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면, 늘 그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우리도 저렇게 함께 나이 들어 가자고그래서 더욱 < 완벽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여행>에 끌리게 되네요.

6개국어를 구사하며 마케팅리서치에 종사했던 문과 남자 홍일곤과 수학교사로 일하다 교장으로 은퇴한 이과여자 강영수, 70대의 그들은 지금도 일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보낼 정도로 여행을 즐기고 있는데요. 여행을 다니면서 SNS로 친구들에게 그 감상을 공유한 것을 모아 책으로까지 나올 수 있게 되었다고 하네요. 스스로 일정을 짜서 여행을 시작한 것은 이십 대 초반이었었는데, 정말 그때는 관광명소는 다 봐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렸던 거 같아요. 그래서 같이 갔던 친구와 꽤 다투기도 했을 정도로요.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 역시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궁금해지고, 유명한 곳보다는 골목길에 더욱 발길이 갑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관광지를 찾기보다는 그 나라에 관련된 몇 권의 책을 읽으며 준비를 하고, 그래서 의미 있는 장소나 박물관 그리고 함께 어울리는 느리지만 인생의 깊이를 만들어가는 여행을 즐기는 부부의 여행기에 빠져들게 되더군요. 정말 제목처럼 완벽하지는 않지만 참 괜찮은 여행이죠. 그리고 여행은 처음부터 완벽할 수 없는 것이기도 해요. 꼼꼼히 계획을 세운 적도 정말 많고, 그대로 해보려고 애썼던 시간도 많았지만, 실제로 다 이루어낸 기억은 전혀 없거든요.

미국에 처음 갔을 때, 너무 뻔한 표현이지만, ‘천혜의 자연환경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지구를 느끼는 순간이라는 표현에 더욱 공감하게 되네요. 존 스타인벡의 <분노의 포도>에서 엘로스톤 국립공원으로 연결되는 이야기도 참 좋았고요. 또한 제가 가보고 싶다고 늘 생각 중인 쿠바에서의 시간도 기억에 남습니다. 올드카 퍼레이드를 딱히 가지 않더라도 공항에서 나서는 순간부터 클래식 카 퍼레이드라니 남편이 너무나 좋아할 것이 눈에 선하네요. 그리고 쿠바 사람들의 소박한 매력까지, 빨리 다녀와야 할 나라가 된 것 같아요. 또한 여행을 많이 다녀서인지 기차에서도 그 번호를 보며 호기심을 불태우는 모습도 기억에 남네요. 저 역시 왜인지 궁금해서 찾아보기도 했지만 그 답이 딱히 안보이던데, 다음에 그리스를 가면 칼란파카에서 테살로니로 가는 기차를 타서 물어봐야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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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빈 공간 - 영혼의 허기와 삶의 열정을 채우는 조선희의 사진 그리고 글
조선희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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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조선희, 사실 그녀에 대해서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여러 방송에서 본 단편적인 모습 정도였어요.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그녀를 떠올려봤는데, 사진에 열정적이고, 조금은 허스키한 목소리, 그리고 화통한 웃음소리와 소탈한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었네요. 그래서 그녀의 책 <내 마음의 빈 공간>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모습이 조금은 낯설었지만 매력적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어요.

남편이 워낙 사진에 관심이 많아서 여러 사진 작가의 책을 갖고 있었어요. 그 책들을 읽다 보니 저 역시 사진작가의 글에 호감이 생기더라고요. 나의 서재와 다른 사람의 서재가 합쳐지면 이런 좋은 작용이 나오기도 하죠. 사진작가란 자신의 생각을 글 뿐만 아니라 사진으로도 풀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생각하게 되었어요. 조선희 작가 역시 자신의 생을 채워나가는 생각의 번짐을 사진과 글로 기록한다고 표현을 하던데, 그 느낌도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내 삶을 내 것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방법이 내 생각이니까 말이죠.

욕심과 열정 사이, 게으름과 시간낭비의 차이를 잘 모르는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으며 참 이런 저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예전에는 분명 이런 분들을 부러워하고 저 자신을 돌아보며 후회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하지만 이제는 그녀의 표현처럼 그저 다른 삶이라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내는 여유도 가진 나 자신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항상 비교하기에 바쁘기만 하던 마음을 조금 내려놓게 된 것이었으면 좋겠네요.

생이란 순간순간이 쌓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글과 함께 수록된 사진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그냥 그 글을 봤다면, 많이 본 듯한 느낌이 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하지만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만들어진 자연을 함께하니 그 글이 갖고 있는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지더군요. 인간의 삶도 그렇지만 자연에도 우여곡절이 많잖아요. 그 시간들이 다 모여서 저렇게 아름다운 구조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하기도 하고, 또 힘을 얻기도 합니다.

사진 찍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 이 오늘과 내일의 관계가 본능적으로 몸에 스며들게 된다이 말은 사진작가들이야 말로 제대로 체감하고 있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가끔 저도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사진기를 들이대곤 하죠. 하지만 그 순간이 사라져 있을 때도 많고, 그 감각이 사진으로는 담기지 않는 아쉬움을 느끼기도 해요. 사진작가인 그녀에게는 더욱 그런 순간들이 많았으리라고 미루어 짐작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 순간에 온 마음을 다하며 작업을 하고, 그것이 삶에도 많이 녹아내렸겠지요.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실천하는 것은 참 어렵죠. 문득 저도 그 순간에 오롯이 집중하여 사진을 찍어보고 싶어질 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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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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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뉴스가 없는 상태에서 뉴스를 만들어 냈어요. 거짓말을 하지 않고 말입니다" (190p)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0> 그저 그것만으로도 읽어야 할 소설이 된 작품이네요. 제 기억이 정확한지 몰라도, 어떤 전집을 샀을 때 <바우돌리노>를 받았었던 거 같아요. 어렵지만 재미있었던 책, 그래서 이어서 <장미의 이름>을 읽고,에코를 좋아하게 되었지요. 물론 그의 에세이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아마 그 이유는 그래도 내용이 쉽기 때문일 것입니다.

 

<0>는 시대적 배경이 현대이고, 저 역시 요즘 시대의 문제로 생각하고있었던 언론의 역기능에 대한 이야기라 더욱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제목부터 의미심장하죠. 모든 것의 시작이 될 수 있는 ‘0’ 하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이될 수 있는 ‘0’이니까요. ‘내일이라는 뜻을 가진 도마니라는신문의 창간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기록하게 된 콜론나와 도마니에 고용된 여섯 명의 기자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저부터가 더 좋은 내일을위해 살아가지만, 우리가 꿈꾸는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을 수 있기에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명확한주제의식 속에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무솔리니의 죽음에 대한 진실이 아닌 그저 대중을 자극하고 권력자들을견제하기 위한 이슈를 만들려던 기자가 살해당하면서 이야기는 더욱 긴장감을 더해나갑니다.


사실 창간되려던 도마니라는 신문 자체가 그런 작업이었는데요. 자금을대주던 사람 역시 자신의 세력을 과시하려는 용도로 이 신문을 사용하거든요.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그저씁쓸한 마음만 들었어요. 저 역시 어느 신문에 보도되었다고 하면, 신빙성있게 생각하곤 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내내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들이 숨겨놓은 행간을 읽어내고, 그들이 보라는 곳을 보는 것이아니라, 그들이 그 곳을 보라고 하는 이유를 먼저 생각하리라고 말이죠.그냥 그래야 한다고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이렇게 소설을 통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니더욱 그 위험성이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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